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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화 〉하드랭크 게임 (57/207)



〈 57화 〉하드랭크 게임

한편으로는 이번 게임이 여기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자, 어떻게 해서든지 13명 남은 플레이어들  3명이 죽을 때까지 버텨야겠다는 생각은 여자가 다가오는 순간 이미 하고 있던 터였다.
또한 그것을 생각하니 이렇게 여자가 말을 걸어 싸움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고맙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내가 여자를 보며 조금은 자신감 있게 말하자 여자가 빙긋 웃으며 곧바로 입을 열었다.


“대단한 자신감이긴 한데 난 네 능력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거든, 7레벨? 아니면 8레벨..? 아참! 헌데 네가 코레일 출신이라고 하니 한 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어. 코레일 출신 중에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플레이어 한 녀석의 재능이 무척 대단하다고 우리 교육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거든. 네가 코레일 출신이라면 소문으로 들었던 아니면   기 후배든지 간에 그건 알고 있겠네?”


“.........,”


“솔직히 내가 방금 전 10레벨로 승급했거든,  내 자랑은 아니지만 나도 우리 키엘렌 교육원에서 배출한 교육생중  걸출하다는 소리를 듣는 편이야. 사실 지금 레벨까지 오르는데 겨우 2년도 걸리지 않았으니까 말야. 헌데 그 플레이어는 참가한지 고작 두 번째만에 5레벨로 승급됐다고 하더라고. 솔직히 자존심이 무척 상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잖아.”


각 교육원에는 기관처럼 지구상의 모든 플레이어들의 레벨을 알 수 있는 슈퍼 컴퓨터를 지니고 있어, 어느 출신 플레이어가 몇 번째 게임에서 얼마만큼의 승급을 올리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비록 교육원을 졸업한지는 2년 정도 흘렀지만 자질이 뛰어나 교육원에서 항상 관심 있게 지켜본다는 것을 한눈에  수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자질이 무척 우수하다는  얼굴에 자만심이 가득했다.
남을 깔보는 듯한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한방 먹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 역시 입가에 약간의 비웃음을 머금은 채 조용히 대꾸했다.

“난 이번 게임이 3번째야.”

내 말에 그녀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두 눈을 크게 뜬 채 한동안 멍한 표정만을 짓고 있었다.
그러더니 한순간 정신을 차렸는지 말까지 더듬으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내 입을 열었다.


“그, 그럼 네가 바로 그, 그 새끼, 아니 그 녀석이란 말야?”


“그런거 난 몰라, 하지만 네 말대로 그 새끼인 것은 맞는 것 같군.”

이것도 교육원간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할 수 있어 그녀가 입가에 고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보자, 키엘렌 교육원과 그녀의 자존심을 뭉갰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헌데 2년 안에 10레벨로 승급했다면 내가 알기로 그녀의 자질 또한 무척 뛰어난 편이다.
물론 3주만에 8레벨에 오른 나에게 비할 바는 되지 못했지만.

“그럼 넌 이 하드 맵에서 겨우 5레벨로 여기까지  거란 말이지? 그것도  승급해서 7-8레벨로..,”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다시한번 지은 채 드디어 두 눈빛에 살기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자신이 죽이지 못한다면 내가  다시 승급될 것이 염려 됐는지 곧바로 싸울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휘리리릿

마치 백의의 천사와도 같은 넓직한 흰옷이 바람에 나부끼듯 사방으로 흩날리며 입가에도 살며시 살기를 머금은 그녀가, 전과는 다르게 제법 살벌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뇌까리듯 조용히 말했다.


“아쉽지만 그만 죽어주어야겠어. 오랜만에 맵에서 지구인을 만나 조금은 반가웠는데  이상 시간을 끌면 안되겠지?”


예전 만난던 다른 지구인 여자와는 달리 그녀는 조금이나마 감성적인 면이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역시 내가 코레일 출신에 그 자질이 우수하다는 플레이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더 이상 시간을 끈다면, 10위안에 들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곧바로 나를 처치하려 마음먹은 모양이었다.

나야 물론 더 시간을 끌  있다면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것은 힘들 것 같아 역시 오러 검을 생성시킨 채 그녀의 공격에 대비했다.

곧바로 우측에서 나풀거리던 그녀의 옷 한쪽이 갑자기 길게 늘어나며 팔뚝 굵기의 넓이로 내게 쏘아져 왔다.

휘리리릭


빠르기는 마치 화살과 같아 보스 놀이 방심하고 있었다면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곧바로 몸을 날리며 우선은 그녀의 공격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부딪쳐보기로 했다.


쉬잇!

츠츳.. 츄리릿

옷자락의 끝을 오러검으로 내리치자  끝이 마치 검날과 같이 단단해지는 듯하더니 내 검을 쳐내고 마치 살아 움직이듯 이내 내 몸을 향해 다시 날아왔다.
급히 허공에서 재주를 몇 바퀴 부려 땅위에 내러서니 이번에는 좌측에서 펄럭이던 옷자락이 다시 날아와 협공을 해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두 손으로 기를 사용해 늘어난 옷을 조정하는지 연신 두 손을 앞으로  뻗고 접으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옷의 재질은 언뜻 보기에 평범한 흰색 천으로 만들어진 듯 한데도 무척 질긴 재질인지, 다시 날아온 옷자락을 쳐냈지만 끊어지지는 않고 이번에는 내 검을 휘감으려했다.


검이 감긴다면 10레벨인 그녀의 기력을 당해낼 수 없어 그대로 빼앗길 것 같아 급히 검을 회수해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옷자락이 보스 놀을 공격했던 때처럼 마치 손가락 굵기의 가는 흰 줄과 같이 얇아지며  좌우로 쏜살같이 쏘아져 오는 것이었다.

쐐에엑.. 쏴아아악

얇아진 옷이 마치 화살과 같이 날아와 내  옆구리를 꿰뚫으려 하자 나는 땅에 내려서자마자 다시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두 공격을 피해 냈다.
하지만  줄기 빛은 마치 살아 있는 듯 그녀가 두 손을 들어 올리자 곧바로 허공에 뜬 내게 그대로 쏘아져왔다.


허공에 뜬 상태로 나는 어떻게 할  없어 재빨리 품속에서 부적을 꺼내 급히 내 앞에 던지며 주문을 외웠다.


‘빙벽!’


순간  앞에 20여 센티 두께의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생성되며 쏘아져오는 얼음과 부딪쳤다.

쩌정.. 꽈르르륵!

잠시 막아주기는 했지만 곧바로 얼음이 옷자락 끝에 뚫리며 한순간에 갈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이에 나는 무사히 땅에 내려올 수 있어 한순간이지만 안도할  있었다.


‘어차피 이기기는 글렀다.’

확실히 10레벨인 그녀를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해 지금  수 있는 최선은 어떻게 해서든지 오래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헌데 내가 땅으로 내려서자 이번에는 그녀의 길게 늘어진 양쪽 소매마저 또다시 늘어나며 잠시 쉴 틈도 주지 않은 채 무차별 공격을 또다시 해오고 있었다.


이제 4대1의 싸움.

그녀는 내가 10위안에 들지 못하도록 최대한 빨리 나를 처치하려는 모양이었지만 그렇게 쉽게 당할 수는 없었다.

곧바로 두 소매에서 뻗어 나온 옷자락을 간신히 피하자 옷자락 끝이 뒤에 있던 나무를 파고 들어가 깊숙한 구멍을 내버렸다.


오러검으로도  정도 깊이를 파고들려면 쉬운 일이 아닌데 그녀의 옷자락은 정말 가공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됐다.

헌데 이때 다른  곳에서 날아온 또 다른 옷자락을 미처 보지 못하고 하나는 머리에 또 하나는 가슴에 정통으로 찍히게 되었다.


[방탄복 내구력이 0%로 감소했습니다.]

[아다만티움 헬멧의 내구력이 60%로 감소했습니다.]

다행히 방탄복과 헬멧 덕분에 체력 손상은 모면 할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방탄복이 사라지며 이제 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공격 받는다면 남아 있는 체력 70%로 버텨내야한다.


곧바로 이번에는 네 개의 옷자락이 한꺼번에 내 전후좌우를 향해 날아와 나는 급히 품속에서  개의 부적을 꺼내 이번에는 불로 공격 겸 방어를 해보기로 했다.


‘천으로 만들어졌으니 불이 극성인지도 모르지.’

보기에는 일반 옷감으로 보였기에 불이라면 태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열파!’


네 방향에서 날아드는 옷자락을 향해 머리통만한 화염구를 생성해 곧바로 쏘아 보내자 잠시 후  군데에서 파격음이 들려왔다.


퍼퍼퍼펑!


불덩어리와 부딪친 옷자락 끝이 주춤하며 잠시 다가오지 못했지만 이내 불덩어리들은 산산이 부서지며 허공에서 화려한 불꽃을 터뜨리며 사라져 버렸다.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불에도 옷자락은 타지 않았다.

‘이런 씨발!’

또다시 고상한 내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왔다.
헌데 불덩어리를 뚫고 다가온 옷자락들이 어느 사이엔가 내게로 다가와  온몸을 뚫으려고 했다.
순간 본능적으로  개는 간신히 피했는데 나머지 두 개 중 하나는 내 목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배를 파고들려 했다.


급한 김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온몸을 비틀어 목에 다가온 옷자락에 순간적으로 머리통을 갖다대고, 나머지 하나는 간신히 배를 지나쳐 허벅지에 맞게 했다.


[아다만티움 헬멧의 내구력이 50%로 감소했습니다.]

[체력이 60%로 떨어졌습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희망이 없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이대로 곱게 당할 수는 없지!’

몇 번 공격이 성공하자 그녀가 자만의 미소를 지으며 재차 나를 공격하려고 또다시 손을 앞으로 내뻗으려 했다.
이때 나는 이판사판이라 마음먹고 부적 한개를 꺼내 허공에 내던지며 주작을 소환해 냈다.

꾸워워억!

주작이 소환되자 나는 곧바로 주작과 공명을 해 그녀에 날아가도록 했다.


화라라락


몸체에 약간의 불길이 일고 나머지는 활활 타오르는 불새가 된 주작이 이내 그녀를 행해 쏜살같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헌데 이때 네 개의 옷자락중 하나가 주작을 향해 방향을 틀어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것은 주작이 알아서 피하라고 지시한 후 나도 그녀를 향해 나는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비록 공격할 무기는  개였지만 지상과 하늘에서 동시에 다가오는 나와 주작을 볼 수 있는 눈은  개뿐이라, 두 군데 모두 공격을 하려면 아무래도 조금은 주춤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내 손가락 굵기의 옷자락이 주작을 향해 날아갔지만 주작은 용케도 빛살같이 쏘아져오는 흰빛을 요리조리 피하며 그녀에게 날아가고 있었다.
이때 내게도 3개의 옷자락이 쏜살같이 다가왔지만 두 개는 검으로 급히 쳐내고 나머지 하나는 다시 머리통으로 들이받아 그 공격을 모두 무마시켰다.

[아다만티움 헬멧의 내구력이 40%로 감소했습니다.]


물러난 옷자락이 다시 공격해오려 하자 나는 주작을 슬쩍 쳐다보았다.
헌데 주작의 공격력이 별개 있겠냐고 생각했는지 그녀가 주작에게는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듯했다.

그때 나는  눈빛을 반짝 빛낸 채 주작에게 최후의 명령을 내리며 나또한 품속에서 부적을 하나 급히 꺼내들었다.


꾸어어어억.. 꾸우우우욱!

주작이 한순간 괴성을 크게 내지르더니 힘찬 날개 짓과 함께 그녀에게 엄청난 빠르기로 쏘아져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나도 꺼내든 부적을 땅에 던지며 급히 비장의 주문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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