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하드랭크 게임
7레벨에서 신수 한 녀석이 죽어버린다면 체력이 20%가량 줄어든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어느 정도 녀석들이 강해지기 전까지 될 수 있으면 사신수 모두는 소환하지 않기로 했다.
보스의 경험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보려면 현재 경험치가 얼마나 되는지 필시 확인해 봐야 했기 때문에, 잠깐 놈과 대치하는 사이 상태창을 열어 경험치만을 확인한 후 재빨리 다시 닫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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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브론즈
레벨 : 7
경험 : 420/700
능력치 P: 도력 : Lv 7
특수능력 P : 도술 : Lv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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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개미 한 놈당 경험치가 얼마 되지 않아 그렇게 처치했는데도 420점 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보스를 지금 죽인다고 해도 다시 레벨업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것은 놈이 브론즈 티어에서 제일 상급인 10레벨자보다 경험치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헌데 다시한번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반 불개미의 경험치가 15점인 것에 미쳤다.
일반 불개미 한 마리의 능력은 분명 1레벨자보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져 있었지만 경험치만은 0.5배 높았다.
그렇다면 혹시 보스도 10레벨자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해도 경험치만은 더 높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보스 한 놈을 더 처치한다고 해도 레벨업은 택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보스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10레벨의 능력은 고사하고 지금의 나를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 거의 확신했다.
그것은 왠지 모를 자심감과 본능 그리고 느낌이었다.
하드 맵에서 만약 불개미 보스 한 놈이 7레벨자를 이긴다면 하드맵에 떨어진 상위 레벨자는 플레이어들끼리 싸워보지도 못하고 죽어나가는 자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기에, 그것은 알 수 없는 존재의 의도가 아닐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내가 상태창을 확인하고도 한동안 나를 노려보듯 쳐다보던 놈이 잠시 후 드디어 나를 공격하려는 듯, 두 눈빛을 반짝이며 앞다리 한 쪽이 순간 앞으로 뻗어 나왔다.
나도 도착하자마자 이미 킥보드는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곧바로 오러 검을 생성시켜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앞에 치켜 올린 검을 더욱 굳게 잡고 나 역시 한발을 앞으로 디밀었다.
그것이 기폭제가 된 듯 보스가 한순간 그 큰 몸집을 번개같이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순식간에 내게 엄청난 양의 액체를 발사했다.
푸슝!
황소만한 덩치답게 과연 일반 불개미가 발사하는 양의 3-4배는 족히 되는 양이었다.
허나 양도 양이었지만 쏘아져오는 속도 또한 굉장했다.
한순간 놈이 내 머리 위를 뛰어넘었지만 나는 날아오는 엄청난 양의 액체를 향해 오러가 잔뜩 주입된 검으로 일도양단하듯 재빨리 가운데를 향해 일검을 그었다.
쉬익.
파슉!
순간 조금은 진득한 액체가 반으로 갈라지며 내 몸 양쪽으로 지나쳐버려 나는 재빨리 뒤를 돌아 놈이 떨어져 내릴 방향으로 눈길을 돌렸다.
헌데 놈이 내 생각보다 훨씬 멀찍이 떨어져 내리더니 이번에는 뭉텅이가 아닌 가는 줄기로 물총과 같이 끊임없이 액체를 쏘아내는 것이 아닌가.
쏘아지는 속도는 너무 빨라 거리가 엄청 멀었는데도 포물선이 아닌 일직선을 그리며 날아오고 있었다.
순간 나는 오러검을 치켜세워 손가락 굵기로 쏘아져오는 액체를 행해 검 손잡이를 살짝 틀어 검 면으로 액체를 막아냈다.
푸시시.. 푸시시식
강력한 에너지인 오러에 닿자 다른 곳으로 튀지도 못하고 액체는 곧바로 증발이 되며 지독한 악취와 함께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헌데 액체가 쏘아져 오는 속도가 너무 빨라 비록 두 손으로 검자루을 쥐고 있었지만 발바닥이 나도 모르게 뒤로 미끄러지듯 밀려나고 있었다.
놈의 이런 공격을 보고난 나는 한순간 주작은 보스가 죽였다는 것을 확신했다.
손가락 굵기로 쏘아져오는 액체가 이 정도 압력인데 만약 그보다 더 가늘게 쏘아 낸다면, 족히 허공 위 150여 미터 정도 되는 자기장 아래에서 날고 있던 주작을 충분히 떨어뜨릴 수 있는 거리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끊어져서 쏘아져 오는게 아닌 물총처럼 끊임없이 이어져오니, 주작이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없는 이상 액체가 계속 주작의 몸을 따라가며 적중 했을 것이란 생각 또한 들었다.
한동안 뒤로 밀리던 나는 발 한쪽에 도력을 주입해 땅을 깊이 누르며 버팀목 작용을 해 간신히 제자리에 멈춰 설수 있었다.
쏘아져 오는 액체가 오러에 의해 계속 증발해 버리자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누가 오래 버티나 해보자!’
놈의 몸속에 들어 있는 액체는 한계가 있을 터.
설사 몸속에서 계속 생성해 낸다고 해도 이렇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양은 감당하지 못할 것은 분명했다.
헌데 놈도 내 생각과 같았는지 이내 쏘아 보내던 액체를 멈추더니 멀리 있던 몸을 쏜살같이 움직여 내게 달려오는 것이었다.
액체 공격이 먹히지 않자 육체적인 힘으로 싸우려 한다는 것을 한순간 알 수 있었다.
곧바로 나도 마주 달려 나가며 왼손을 품속에 넣어 자동 생성되는 노란 부적을 급히 한 장 빼내 들었다.
‘냉각파!’
한순간 부적이 놈을 향해 날아가다 불타오르자 그 자리에 공기중의 수중기가 급격히 모여들며, 급작스럽게 얼어버려 드럼통만한 앞이 뾰족한 얼음 결정체가 생성되어 달려오는 놈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푸시시싯
하지만 얼음 덩어리는 곧바로 쏘아낸 놈의 액체에 맞아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었다.
역시 도력을 낭비할 필요 없이 놈과는 순수한 육체적 물리력을 사용해 결판을 내야 할 것 같았다.
놈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더 이상 나에게 액체는 쏘아 보내지 않고 그대로 달려와 몸체를 나에에 부딪쳐오려 했다.
‘어림없다!’
놈이 그대로 밀고 들어오자 나는 다리에 도력을 주입해 허공으로 떠오르며 공중에서 한바퀴 재주를 부려 검 끝을 아래로 향하게 했다.
순간.
그그그극..
손 끝에 짜릿한 손맛이 느껴지며 놈의 괴성이 들려왔다.
크르르륵..!
땅에 착지해 재빨리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놈의 등이 길게 찢어져 초록의 피가 뭉실뭉실 흘러나오고 있었다.
‘됐다.’
놈은 플레이어들처럼 체력바가 없어 한번 생긴 상처가 곧바로 아물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잠깐의 여유도 주지 않고 내가 다시 검을 곤추 세우며 놈에게 달려 나갔다.
내가 검을 앞세워 달려 나가자 놈도 질수 없다는 듯 이내 나를 향해 달려 나왔다.
헌데 내 앞에 거의 다가오던 놈이 돌연 속도를 늦추더니 뒷다리를 중심삼아 앞다리를 번쩍 져드는 것이 아닌가.
쳐든 앞다리 두 개는 마치 강철과 같이 단단하고 날카로워 발톱에 한번 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살갗이 성하지 않을 것 같았다.
놈의 행동으로 보건데 아마도 내 검과 직접 겨루고 싶은 것 같아 나도 마다하지 않고 놈 앞에 멈추어 서서 그대로 놈을 향해 일 검을 그어갔다.
차창!
놈의 발톱과 검이 부딪치자 의외로 쇳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큼 발톱이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놈이 두 앞발을 마구 휘저어오자 나 또한 검 끝을 빙글빙글 돌려 놈의 연이은 공격을 방어해 나갔다.
놈의 공격은 격식이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휘젓고 있어 7레벨 수준의 검로가 이미 머릿속에 그려진 나의 상대는 되지 못하고 있었다.
크르르.. 크르르릇
어느새 휘저어오는 놈의 발톱 사이를 뚫고 검을 재빨리 찔러 넣어 배로 짐작되는 부분에 기어이 일검이 틀어박혔다.
확실히 마구잡이식 공격은 허점이 많아 얼마 지나지 않아 놈의 몸에는 여기저기 상처가 생겨나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져 갔다.
결코 그런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었다.
다시한번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두 발톱이 지나간 순간의 찰나에 이번에는 놈의 커다란 눈알을 향해 재빨리 검을 찔러 넣었다.
순간 놈이 엄청난 괴성을 내지르며 눈알이 푹 꺼져 들어가 이제는 싸울 의지가 없는 듯 고통스런 괴성을 질러대며 뒤로 연신 물러나기 시작했다.
곧바로 놈의 한쪽 눈알에서 초록색 피가 줄줄 흘러나와 이내 이마에 솟아난 촉수를 향해 검을 내리치자, 한순간 두 촉수가 중간에서 잘려나가 놈이 그때부터는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읍조린 나는 이내 놈에게 날아오르며 정수리를 향해 일검을 힘껏 내리쳤다.
퍼퍽.
쩌정!
한순간 수박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오러의 검에 의해 놈의 몸체가 정확히 일도양단됐다.
‘역시 7급으로 승급되니 모든게 강해졌어.’
확실히 5급과 6급을 거치며 7급이 되자 그 강함의 차이를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바닥에 두 쪽이 난 놈의 몸체를 잠시 바라본 나는 이내 놈의 경험치가 궁금해 다시한번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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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브론즈
레벨 : 7
경험 : 570/700
능력치 P: 도력 : Lv 7
특수능력 P : 도술 : Lv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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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씨발!’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일반 불개미의 10배인 고작 150점이 주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나와 욕은 했지만 사실 이것은 이미 집작하고 있었던 바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자 그 고생을 하며 잡은 것이 조금 허무하기는 했다.
하긴 이정도 노력으로 일반개미 10마리 죽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적은 경험치는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 사이 보스의 부하 또한 많이 죽였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이놈과 부하들로 인해 단숨에 5레벨에서 7레벨로 두 단계 승급한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게 사실이기는 했다.
허나 역시 혹시나 했던 생각이 150점이라는 숫자로 나타나자 실망감이 들기는 했다.
‘그냥 이것으로 만족하자. 150점이면 그래도 적은 경험치는 아니다.’
10레벨이 경험치 100이었으니 이치대로라면 방금 10레벨자 한명과 5레벨자 한명을 동시에 죽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실망만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나는 곧바로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사실 이번이 세번째 게임인데 그 동안 너무 수월하게 승급이 오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너무 욕심을 과하게 부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나 자신도 느끼고는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들을 생각해 봐라 이놈아.’
속으로 내 자신이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의미에서 내가 나에게 욕을 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우선 동기들만 보더라도 두 번째 게임에서 아직 1레벨을 벗어나지 못한 동기들이 수두룩했다.
은지 또한 두 번째 게임에서 2레벨로 승급돼 마치 세상을 다 얻은 듯이 기뻐하지 않았던가.
그것을 생각하자 세 번째 게임에서 7레벨이 됐다는 것은 정말 내가 생각해도 너무 터무니없는 결과였다.
더군다나 나는 아직까지 이 맵 안에 생존해 있어 또다시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지 않은가 말이다.
레벨업에 대해서 잠시 생각하자 나는 문득 한 가지 당연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확실하다고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일반적으로 처음 1레벨에서 2레벨로 올라가기는 무척 어려웠다.
그 이유는 당연히 경험치 삭감이라는 것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렙까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올라간다면 그 다음에는 승급을 하기가 한결 수월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당연하게도 그때는 자신보다 하급 레벨이 존재 했으니까.
그리고 설사 1-2레벨이 이런 하드 맵에 떨어졌다고 해도 승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솔직히 1-2 레벨자가 불개미들을 만났다면 기껏해야 한 두놈 처치하고 죽을 것은 뻔한 노릇이다.
만약 2벨자가 다섯 놈의 불개미만을 만난다면 처치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얼마 전과 같은 경우는 떼거지로 몰려오기 때문에 최하급 레벨자가 불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도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