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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화 〉하드랭크 게임 (46/207)



〈 46화 〉하드랭크 게임
불개미의 습격에 플레이어들이 처음부터 너무 우왕좌왕해 기선을 제압당하게 되면 나도 살아남을 길이 없다.
때문에 어느 정도 전력이 맞아야 했기에 이렇게 소리를 쳐 알려준 것이다.

비명 소리와 함께 내가 소리치자 과연 안전지대 방향에서 넓게 포진하며 다가오는 붉은 개미들을 목격한 모든 플레이어들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인상을 잔뜩 일그러뜨린 채 곧바로 싸움을 멈추고 서로에게서 물러섰다.
그리고 잡풀 속에 숨어 있던 하급 레벨자들 또한 눈치를 살피면서도 상위 레벨자들이 싸웠던 장소로 재빨리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 다시한번 그리 크지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살아나려면 잠시 모든 플레이어들은 동업을 맺어야 한다!”

이 말은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리 될 것이지만역시 상황을 빨리 인지시켜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역시 고릴라가 이곳에서 제일 상위 레벨자인지 지금의 상황을 인지하고 내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굵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댔다.

“저놈들을 처치할 때까지만 모두 동업이다! 플레이어들은 지금 당장 모두들 싸움을 중지하랏!”

병신 육감을 떨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싸움은 멈춘지가 언제인데 저런 개소리를 짖어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놈도 소리친 후 주위를 둘러보더니 조금은 뻘쭘했는지 또다시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우선 내가 있는 곳으로 모두 모여랏, 놈들의 숫자가 너무 많으니 흩어져 있으면 우리에게 불리하닷!”

또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어차피 싸움이 벌어지면 자연스럽게 흩어져 각자의 능력대로 싸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 모든 플레이어들이 잠시 동안 동업이긴 했지만, 역시 랭크게임 내에서는 서로가 적인지라 자신의 등을 서로에게 맡길 수 없는게 현실이었다.


고릴라의 말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모여들기는 했지만 역시 서로 눈치를 보며 경계를 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서로 등을  채 불개미와 싸운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나또한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고릴라도 그걸 느꼈는지 또다시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조금은 풀 죽은 목소리로 다시 소리를 질러댔다.

“그럼 그냥 각자가 알아서 싸워랏!”

그런 말은 목 아프게 굳이 하지 않아도  말인 듯싶었다.

모여있는 플레이어들의 숫자를 세어보니 24명이 전부다.
이제 500이 넘는 숫자대 24명의 전투가 벌어지려는 순간이다.

곧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불개미들이 플레이어들을 덮쳐오자 이제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불개미의 숫자는 많았지만 능력은 확실히 플레이어들이 우위라 곧바로 사방에서 불개미들이 처참하게 나동그라지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불개미들은  방에 급소를 맞으면 죽었지만 플레이어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플레이어들이 비록 산성 공격을 받았다고 해도 곧바로 회복되며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는 죽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불개미들은 불리한 싸움을 해야 했다.

“커억! 카아악!”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숫적으로 압도하고 있는 수많은 불개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액체에 온 몸을 적중당한 하급 레벨자들이 속속 쓰러져가고 있었다.

슈아앙.. 화라라락..!

오른 손에 오러의 검과 왼손은 연신 부적을 꺼내 놈들에게 발사하며 처치하는 사이 내 눈빛이 한순간 반짝 빛났다.


‘드디어 6레벨로 승급했다!’


이 와중에 상태창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놈 죽이고 나자  몸에 확실히 도력 상승과 함께 머릿속에 몇 가지 새로운 도술이 각인됐다.
또한 검신을 타고 흐르는 오러 역시 한층 짙어져 있었다.


 뿐이 아니었다.
왼손으로 연속해서 날리며 쏟아져 나오는 여러 가지 부적 공격들이 방금 전보다 더욱 강력해 졌다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다.


‘주작과 청룡을 소환해 한번 시험해 봐야겠군.’


이제 6레벨이 됐으니 두 신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졌다.
현무와 백호는 날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불개미에게 포위를 당하면 아직은 위험해질  있었고, 또 플레이어들이 오해를 해 죽일 수도 있어  두 신수는 소환하지 않기로 했다.

곧바로 부적 두 개를 허공에 날려 보내 주작과 청룡을 소환하자 두 신수가 마치 세상에 나와 즐겁다는 듯 크게 괴성을 질러댔다.

크아아앙! 꾸워워워억!

날개만 불길에 휩싸여 있던 주작은 어느새 화려했던 꼬리와 길쭉하고 뾰족했던 발까지 새빨간 불덩이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구렁이와 같았던 청룡은 배 밑에 솟아난 발이 전보다 더 길쭉해져 있었고 발톱 역시 무척이나 날카로워져 있었다.
하지만 청룡의 속성은 번개였기에 온몸을 파란 전기가 감싼 듯한 모습이 무척 특이해 보였다.

소환되자마자 두 신수는 곧바로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금은 두 신수 모두 나와 공명하지 않고 알아서 공격을 펼치도록 했기 때문에, 이내 각자 흩어져 지상의 불개미들을 공격해가기 시작했다.

쿠우우우..!

청룡이 아직 세지는 않은 약한 번개가 흐르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불개미를 낚아채자, 불개미는 마치 전기가 흘러 몸이 움직일 수 없는 듯 꼼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발톱에 힘이 들어가자 불개미의 몸통은 그대로 바스러져 버렸다.

주작 또한 이제 불덩이가 된 발로 불개미를 잡아  허공으로 올라가니, 잠시 후 불개미는 새까만 숯덩이가 되어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잠깐 두 신수가 싸우는 장면을 보는 사이 갑자기 우측에서 불개미 한 놈이 내쏜 액체에 몸통이 적중 당했다.

[띠링! 강철 방탄복의 내구력이 90%로 감소했습니다.]


체력은 그대로 100%인 상태에서 방탄복의 내구력만 감소하니 방탄복이 무척이나 쓸모가 있었다.
다행히도 플레이어들은  신수가 불개미를 처치하는 것을 보고 우군으로 생각했는지 공격을 하지 않아, 이제 두 신수도 거리낌 없이 플레이어들 옆에 있는 불개미들까지 공격해 들어갔다.

휘리릿.. 쏴아아악


내 양손은 검과 부적을 사용해 끊임없이 불개미들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너무 많은 놈들이 주위를 겹겹이 애워싸고 있어 산성과 같은 액체 또한 몇차례 몸통에 가격 당했다.


[띠링! 강철 방탄복 내구력이 60%로 감소했습니다.]


만약 방탄복이 없었다면 대신 체력이 내려갔을 터다.
헌데 그때 앞쪽에 있는 한 놈을 해치우고  후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와 급히 피했지만, 이내 옆쪽에서 다시 액체가 날아와 머리에 액체를 한방 맞게 됐다.

[띠링! 체력이 90% 떨어졌습니다.]

방탄복은 몸통만을 방어 했기에 다른 곳을 맞자 체력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이제 6레벨로 오르니 체력의 내구력 또한 강해져 머리를 맞았지만 10%밖에 체력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내가 놈들을 이제껏 10여 마리이상을 죽인  같았지만 불개미의 숫자가 너무 많아 이대로라면 나도 무사하지 못할  같았다.


곧바로 멀리서 불개미를 향해 내리 꽂히는 두 신수를 보며 이제 내 근처로 날아와 날 위협하는 불개미만을 처치하도록 명령했다.

잠시 후 두 신수가 내 머리위로 날아와 내가 미처 손이 가지 못한 불개미를 대신 처치해 주기 시작하자, 아직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내 수신위로서의 역할을 하는 두 신수를 보며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조금 여유가 생겨 주위를 둘러보니 확실히 상급 레벨자들은 근처에 수많은 불개미들이 공격해 왔지만 여유가 있었다.
특히 고릴라는 물론 그와 싸웠던 두 명의 플레이어는 한눈에 보아도 다른 자들에 비해 능력이 월등했다.
그것으로 보아 그들은 역시 10레벨과 9레벨이 확실해 보였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불개미들에게 에워싸여 공격을 받고 있는 사이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플레이어가 바닥에 쓰러진 채, 수 많은 놈들에게 피를 빨리며  죽을 듯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포착됐다.

‘풍파!’


곧바로 부적을 날려 마치 칼날과 같은 돌개바람을 일으켜 내쏘자, 플레이어의 몸에 달라붙어 있던 몇놈 중 두 불개미의 온몸이 난자되며 피떡이 되어 나동그라졌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그 쪽으로 달려 나가며 오러의 검으로 두 놈을  처치하고 쓰러진 플레이어를 내려다보았다.

“고맙다.”


순간 플레이어는 몸을 떨면서도 내게 인사말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주의를 슬쩍 한번 둘러본 나는 이쪽을 보는 눈이 없자 아주 자연스럽게 그를 일으켜주는 자세를 취하며 들고 있던 검을 그의 심장에 찔러 넣었다.


“컥! 왜..?”


‘왜긴 왜겠어.. 너도 잘 알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아직 죽지 않자 이번에는 찔러 넣은 검을 좌우로 돌려 심장을 아예 바스러뜨려 버렸다.
순간 그제서야 플레이어의 몸이 산산이 부서지며 허공중에 반짝하고 사라졌다.

혹시 누가 보았나 몰라 다시한번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플레이어들은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보였다.

두 신수가 비록 호위를 하고 있었지만 역시 아직은 힘이 약해 한 놈을 처치하는 데에도 약간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무척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어느덧 움직이다 보니 나와 그리 멀지않은 곳에 우주선에서 떨어진 지급품 하나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문득 들어온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 지급품이 떨어진 장소로 이동했다고 해야 맞는 말이다.

솔직히 저 멀리 있는 은빛으로 번뜩이는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는 전차가 탐이 났지만, 웬일인지 불개미들은 전차로 가는 방향에  많은 진을 치고 있었다.
모든 정황을 보건데 이 맵의 생명체는 아마 전에도 플레이어들과 전투를 벌인 적이 한두번은 아닌 듯싶었다.


‘하긴 전 우주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는데 아무리   없는 존재라 해도 매번 맵을 새로 창조할 수는 없겠지.’


전 우주의 브론즈부터 챌린저들이 100명씩 나뉘어 싸우는  맵만 해도 족히 수백 수천억 개가 넘을 것은 틀림없었다.
아니 어쩌면 수천억 조나 수억 경이 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존재의 능력은 가히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인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매번 맵을 새로 창조한다면 아무리 알 수 없는 존재라 해도 그건 엄청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이미 창조해 놓은 맵에 랜덤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우주선에서 지급되는 최상위 아이템이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한 나는, 조금씩 그쪽을 향해 앞을 막는 불개미들을 두 신수와 함께 처치하며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물론 다른 상위의 플레이어들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상자나 전차를 향해 다가가고는 있었다.
하지만 워낙 많은 불개미들이 앞을 막고 있어 모두들 몇 발자국 움직이기도 벅찬 형편이었다.

그것은 고릴라나 9급으로 판단되는 두 플레이어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불개미들을 뚫고 지급품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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