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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하드랭크 게임 (42/207)



〈 42화 〉하드랭크 게임

물론 장단점은 있다.
안전지대로 빨리 다가갈수록 플레이어들을 만날 확률이 더 높겠지만 강자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되도록 늦게 움직인다면 비록 다른 플레이어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지겠지만, 그만큼 하급 레벨자를 만날 수 있는 확률 또한 조금은 더 높은 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참가한 맵에서 자기장으로 인해 고생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강자와 싸우다가 죽는 것이 자기장에 의해 덧없이 죽는 것보다는 당연히 낫다고 생각했다.


허나 어떤 맵이든 초반에는 항상 자기장이 아주 서서히 좁혀져오기 때문에 벌써부터 급하게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우선은 아이템을 획득할 기회를 주고자 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브론즈 티어 내에서의 최상위 레벨자들은 아이템보다 자신의 능력이 더 강하니 아이템은 획득하려 하지 않을 터다.

나도 이제 중간 레벨이었지만 아직까지는 아이템이 필요해서 화살표를 따라 서서히 움직이며 좌우를 열심히 살피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은 움푹 들어간 풀숲 사이에서 나무 상자 하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무엇이 들어 있으려나..?’

상자를 발견하게 되면 언제나 궁금한 것은 어쩔  없었다.
곧바로 다가가 상자를 여니 이번에는 검은 색의 철로 만들어진 쇠 옷이 하나 들어 있었다.
헌데 쇠로 만들어졌지만 옆구리 쪽은 매듭이 연결되어져 접었다 폈다를 할 수 있어 조끼처럼 입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쇠 옷을 잡으니 곧바로 머릿속에 알림음이 전해져 왔다.


[띠링! LV2 강철 방탄복을 획득했습니다.]

레벨2의 강철 방탄복이라면 처음 획득한 아이템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라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방탄복에는 세 종류가 있었다.
LV1 사슬 방탄복과 LV2 강철 방탄복 그리고 신의 금속이라고 불리는 LV3의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진 방탄복.
그중 사슬 갑옷과 강철 방탄복은 이렇게 보물 상자에서 획득할 수 있었고, 최고의 방어구인 아다만티움 방탄복은 우주선에서 지급해주는 상위 아이템이었다.


 가지 모두 기본 내구력이 100%였지만 방탄복에 따라 상대 공격의 방어력에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상대 총알을 사슬 방탄복에 맞았을 경우 내구력이 20%로 떨어지는 반면, 강철 방탄복은 10%로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이것은 체력은 그대로 남아 있는 반면 방탄복의 내구력만 떨어지기에 방어력 면에서는 상당한 위력이 있는 아이템이라 할 수 있었다.

헌데 방탄복을 바로 챙겨 입고 얼마간 전진하는 사이 문득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해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다.


찌르르.. 찌르르.. 삐이이.. 삐릿

전에 맵에서는 분명 이런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기 않았었다.
한마디로 전에 떨어진 맵에서 생명체라고는 플레이어들이 전부였다.
헌데 이곳에서는 다른 생명체인 풀벌레가 존재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예전 교육원에서 아레스 교관이 어느날 강의 했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보통 우리 플레이어들이 전투를 치러야 하는 맵은 일반적인 노멀맵이다. 하지만 아주 재수가 없는 경우에는 하드맵이라는 곳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 맵은 한마디로 헬 모드라고 생각하면 될거다.]

[하드맵이 뭡니까?]

한 교육생이 질문하자 아레스가 조금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 주었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 노멀맵은 일반적인 게임이고 하드맵은 노멀맵보다는 힘든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왜 힘듭니까?]

[그것은 일반 랭크게임인 노멀맵에 떨어지면 플레이어들끼리 싸우게 되지만, 하드맵에서는 플레이어들 외에 다른 생명체들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드맵이 너희 초짜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상위 레벨자들에게는 훨씬 유리한 맵이다. 아니 운만 좋다면 너희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겠지.]

[왜 그렇습니까?]


[하드맵에서 나타나는 생명체들은 어떤 존재가 나타날지 누구도 알  없다.  존재들이 하위 레벨자는 물론 상위 레벨자들까지도 죽일 수 있으니, 너희 초짜들은 거저 순위가 올라갈 수도 있지 않겠나? 물론 웬만큼 강한 생명체가 아니면 상위 레벨자를 죽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중급이나 중상위 레벨자는 죽을 수도 있으니, 만약 운 좋게 너희가 약한 생명체를 만나거나 아니면 아예 만나지 못한다면 순위는 너희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상위에 랭크될 수도 있다.]


[그 존재들이 어떤 존재들인지도 알려주시면 안됩니까?]


[어느 하드맵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틀려 나도 어떤 존재들이 나타나는지는 확실히 장담 하지 못한다. 하드맵만도 내가 알기로는 수백 종류의 맵이 있어 어떤 곳은  위험하고 또 어떤 곳은 상위 레벨들까지도 상대할  없는 생명체가 존재  수 있다. 그런 강력하고 위험한 맵을 우리는 하드맵중에서도  모드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런 것은 너희들이 나중에 직접 겪어봐야 하는 것들이다.]


[그럼 모든 플레이어들이 그 하드 맵에 자주 떨어지는 것입니까?]

[그것은 렌덤이기 때문에 나도 장담 못한다.  같은 경우에는 보통 5번중 1번 정도는 하드맵에 떨어졌다. 운이 나쁘다면 연속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 그리고 하드 맵에 나타나는 존재들은  우주에 이름이 알려진 것들도 있지만, 생전 처음 듣고 보는 괴수나 괴물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만약 그 존재를 저희가 처치하면 경험치는 주어지는 겁니까?]


[공짜는 없기 때문에 경험치는 당연히 주어진다. 사실 하드맵이라고는 하지만 그 맵에서 약한 존재들만을 사살해 하위 레벨자가 레벨을 올리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물론 재수 없게 처음에 강한 존재를 만나게 된다면 바로 지구로 귀환해야 되겠지만.. 그리고 각 생명체의 강약에 따라 주어지는 경험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점이라고는 여기서 말할 수는 없고 그것 역시 너희들이 직접 경험해 보는 수밖에는 없다.]


*

아레스의 말과 지금 상황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곳이 그 하드맵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 이전 맵 하고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 거의 확실하다고 자신할 수도 있었다.


‘재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좋다고 해야 할까..?’

어떤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알 일이다.
아레스 말대로 내가 약한 존재들을 만나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죽어나간다면 재수가 좋은 일인 것이고, 그게 아니고 지금 당장이라도 강력한 존재를 만난다면 재수가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것은 운이라고 봐야했다.


혹시라도 당장 강력한 생명체를 만나게 된다면 플레이어들과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말대로 정말 개죽음만 당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30여분을 더 전진하는 사이 다행히 다른 생명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헌데 얼마쯤 더 전진했을까.
화살표와 다른 대각선 방향에 벽돌로 지어진 반쯤 허물어진 폐가가 한  눈에 띠었다.
거리는 약 50여 미터 정도로 그리 멀지는 않아, 혹시라도 보물 상자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크아악! 살려줘.”


헌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누가 싸우고 있나..?’


비명 소리는 분명 내가 왔던 건물 반대 방향 밖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제법 넓은 건물을 수색하며 아이템을 찾기에는 시간이 걸리기에 우선은 몰래 밖의 상황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건물을 끼고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며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오러의 검을 생성시켜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


건물 모서리로 다가갈수록 이상한 소리가 비명 소리와 함께 은은하게 뒤섞여 들려왔다.

위이이잉.. 사사사삭

“크어억! 사람 살려..!”

마침내 모서리 부분으로 다가와 한쪽 눈만을 살짝 내밀어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는 어떤 존재들이 허공에 뜬 채 한 외계인 플레이어를 공격하고 있었다.


허공에 떠서 교대로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놈들은 20여 마리로, 희한하게도 생김새는 개미와 아주 흡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몸체가 전부 횐색에 어린아이와 같이 거대했고, 마치 잠자리와 같은 얇은  같은 날개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계속 팔랑이고 있다는 것뿐이다.

아니, 또 있었다.
놈들의 머리에는 회색빚 뿔이 하나씩 솟아나온 채  이빨 양쪽이 밖으로 삐죽 튀어나와 있기도 했다.


놈들은 그 이빨로 플레이어의 피를 빨아 먹으려는  연신 몸 여기저기에 달라붙어 뾰족한  이빨을 드러낸 채 몸을 물어뜯고 있었다.

헌데 플레이어의 주위에는 7마리의 괴상한 흰개미들이 이미 죽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아마도 처음에는 개미들을 죽이다가 이제는 기력이 소진되어 저렇게 당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언뜻 보니 이제 체력도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얼굴빛이 무척 힘들어 보였다.


‘공격 받고 있는 플레이어의 레벨은 기껏해야 3레벨이다. 헌데 그 능력으로 7마리를 죽일  있었다면 5레벨인 나는 어쩌면 모두 죽일  있을지도 모른다.’

이론상으로는 내 생각이 맞았다.
아레스의 말대로라면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처치해도 경험치가 주어진다고 했으니, 저 정도 놈들을 그냥 두고 간다는 것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모르니 우선은 살려둬 이용을 해 먹는 수밖에.’

결정을 내린 나는 오른 손에 든 오러의 검을 치켜들고 왼손에는 부적 한 장을 꺼내들었다.


‘열화파!’

곧바로 건물 모서리에서 튀어나와 개미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 나가며 부적을 날린  속으로 주문을 외쳤다.

역시 개미들에게는 불이 극성이라고 생각해 단순하지만 그래도 제일 유용한  공격을 쏘아냈다.


화라라락.


순간 날아가던 부적이 타오른 자리에서는 마치 화염 방사기와도 같은 불꽃이 생성되어 10여 미터 앞으로 쭉 뻗어나갔다.


커커컥,, 캬가가각.

한순간 허공에 떠 있던 3마리의 개미가 불길에 이글거리며 타올라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공격에 허공에  있던 개미들은 물론 외계 플레이어를 공격하던 개미떼마저도 위협을 감지했는지 모두 나를 바라보았다.

위이이이잉.. 사사삿.


한순간 플레이어의 몸에 달라붙어 있던 4마리의 개미까지 떨어져 나오며 나를 향해 모든 개미떼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같이 이 놈들을 죽이자!”


내가 외치자 괴상하게 생긴 외계 플레이어가 이제야 살았다고 생각했는지, 얼굴이 밝아지며 고개를 끄떡인 후 나에게 날아오는 개미 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휘리릿.. 쏴아앗.

오러의 검이 지나칠 때마다 개미들의 몸이 두 토막 나며 바닥으로 연신 떨어져 내렸다.
역시 개미들은 그렇게 강한 생명체가 아닌 듯 잠시 후 6마리만이 남아, 이제는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도망가려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하지만 저런 밥을 그냥 놓아 줄 수는 없는 일.

곧바로 품속에서 부적 두 개를 꺼내 놈들이 도망가는 방향을 향해 내던지며 주문을 외쳤다.

‘주작! 청룡!’

 신수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신수였다.
비록 레벨이 아직 미천해 완전한 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두 신수 능력이라면 충분히 도망가는 흰개미 6마리는 처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곧바로 부적이 불타오르며 그 자리에 날개만이 불타오르는 주작과, 이제는 보통 구렁이의 두배는 됨직한 청룡이 소환됐다.
청룡의 몸체 밑에 달려있는 두 개의 발에 솟아난 발톱은 레벨업과 함께 어느새 무척 날카로워져 있었다.

‘도망가는 놈들을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모두 죽여라.’

나와 정신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자 두 신수는 괴성을 지르며 도망가는 개미들을 곧바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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