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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화 〉돈이 필요해 (37/207)



〈 37화 〉돈이 필요해

[준수야, 오늘 약속 있어?]

“아니.”

[그럼 오늘 만나자, 내가 한잔 쏠게.]


“혹시 무슨 좋은 일 있어?”


[오면 얘기해 줄게.]


“이거 궁금해서라도 봐야 되겠네. 알았어.”


[그럼 저번에 동기들과 만났던 곳에서 저녁 7시에 보자.]

“그래.”


7시라면 2시간이 조금 넘게 남아 있었다.
집에 가면 얼마 있지 못해 바로 다시 나와야 하기 때문에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방향을 돌려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혹시 레벨이 낮은 도태자라도 나타나면 좋겠는데.’


은근히 기대를 하며 천천히 걸어갔지만 직원의 말대로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 그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긴 키드맨 요원들이나 권한증을 지닌 플레이어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나 공격할지 모르는데 이런 대도시에는 있을 리가 없겠지.’

모든게 발전한 시대였지만 자연 환경은 오히려 먼 과거보다 더  보존되어 있었다.
인간은 이미 환경파괴의 위험성을 깨닫고 언젠가부터 지구의 환경을 복구하기 시작해, 산림은 이전의 지구보다 더 울창해지고 벌모지는 나무들이 무성해졌다.

또한 오래전 지구는 한번의 지각 변동으로 기존의 섬들이 많이 가라앉기도 했지만, 대신 크고 작은 무수한 섬들이 다시 생겨났다.
때문에 지금 지구의 바다에는 크고 작은 무인도들이 제법 많이 생성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대륙 또한 전과는 판이하게 바뀌어져 신생 대륙이나 마찬가지였다.

도태자들은 주로 그런 섬이나 아니면 깊은 산림 속에 들어가서 다시 골드로 올라가기만을 고대하고 있었지만, 10년 동안 하지 못한 승급을 단 시간에  리가 없어 거의 도태자로 살다가 요원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자들이 거의 대다수라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주 가끔이지만 설마 설마하다가 처음 도태가가 된 후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한 초짜 도태자가, 도망을 가지 않고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는 자들도 있어 그런 자들은 어김없이 요원이나 권한자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얼마  6시가 되어 술집으로 들어가니 이미 은지가 먼저 자리를 잡고 내게 손을 흔들었다.

“준수야, 여기야!”


내가 자리에 앉자 그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거리고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표정이 궁금해 내가 곧바로 물어보았다.

“무슨  있어? 통화 할 때부터 네 표정이 심상치 않던데?”

“응, 아주 큰일이 생겼지, 물론 좋은 쪽으로.”

은지에게 좋은 쪽으로 큰일이 생겼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그 일이란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남자 친구가 생겼나?
아니면 지금 시대에는 가족이라는 단위가 없으니 가족에 대한 일은 아닐 테고.

역시 그 하나 밖에 생각할 것이 없었다.


“혹시 이번 게임에서 레벨업..?”


내가 말하자 그녀가 단번에 더욱 화사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맞아, 아주 턱걸이로 1레벨 승급했어.”

“아야, 축하한다, 두 번째 게임 안에 레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하던데 그걸 해냈네. 그러고 보니 넌 플레이어에 대한 자질은 있는 것 같다.”

내가 짐짓 오버하며 축하를 해주자 그녀가 밝게 웃으면서도 나를 귀엽게 흘겨보며 입을 열었다.


“너 그거 자기 자랑인거 알지?  첫 게임에서 3레벨까지 승급했잖아.”

“그야 뭐...,”


“내가 자질이 있다면  천재적이란 말이잖아. 뭐 그건 나도 인정하는 바지만.”


그러고 보니 말이 그렇게 됐다.
하지만 은지가 레벨업을 했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혹시라도 10년 뒤 은지가 도태자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녀를 내 손으로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역시 마음이 놓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설사 그녀가 도태자가 되더라도 내 손으로 죽이지는 않겠지만, 두 번째 게임에서 1레벨을 달성했다는 것은 그녀가 그만큼 도태자가 될 확률이 적어졌다는 뜻으로, 동료를 잃지 않을 확률또한 높다는 뜻이기도 해서 마음이 놓이는 것이리라.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그때까지 도태자를 죽이러 다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런 생각은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때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은근히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다시 입을 열었다.


“너 설마 이번 게임에서 또 레벨업을 한 것은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내가 1레벨 올랐다고 자랑시키는 것이 무색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하나 마나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만약 내가 거짓을 말한다 해도 나중에는 필히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은지를 놀린 꼴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굳이 숨겨야 될 일도 아니다.
그녀는 그녀대로 축하를 받아야  일이고 사실 나도 누군가에게 축하를 받아 마땅할 일이었다.
기관의 국장이 아닌 은지 같은 동료에게 말이다.

“사실 이번에 나도 레벨업 했어.”

“또..!? 그럼 이제 4레벨이 된 거네. 내가 축하받으려고 널 불렀는데 오히려 내가  축하해 주어야할 상황이잖아. 두 번째 게임에서 4레벨까지 승급했다는게 정말 말이나 되니?


5레벨이라고 하면 그녀는 까무러칠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도 11위로 마감했다고 하면 그때는 확실히 까무러칠 것 같았다.

내가 레벨업을 한게 그녀에게 미안할 일은 아니지만, 은지 자신이 1레벨업이 되어 그래도 나에게 축하받고 싶어서 만난 것인데, 은지로서는 오히려 나를 더 축하해 줘야 할 분위기로 바뀔 것 같아 사실 조금 미안한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역시 나중에는 그녀도 알게 될 일이고  굳이 숨겨야 이유가 없어, 그녀의 놀란 표정을 보면서 조금은 머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실 나 4레벨이 아니고 5레벨로 승급했어.”


“미쳤어..! 그게 말이나 돼? 너 지금 나 놀리려고 그런 거지? 농담하는 거지..?”


내가 곧바로 어깨를 으쓱하자 내 말이 농담이 아니라고 생각한 그녀가 어이없고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헛웃음만을 짓고 있었다.

“나는 나고 네가 1레벨로 승급한 것은 정말 축하해. 그런 표정 그만 좀 지어라.”


“하도 어이없어서 그래. 난 1레벨 승급해서 너에게 축하 좀 받으려고 만나자고 한 것인데, 내가 오히려 널 축하해 줘야  상황이 됐잖아.”


“그럼 네가 나도 축하해 주고 나도 널 축하해 주면 되겠네. 자 그만 놀라고 건배나 한번 하자.”


“좋아,  이제 예외로 생각해야  것 같아. 나도 사실 두 번째 게임에서 2레벨로 승급한 것이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빠른 것은 사실이잖아.”

“그래 네 말이 맞아.”

11위로 마감했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어 그것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건배를 하고 몇 잔을 더 마시자 이제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않아 무척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주제는 역시 레벨업에 관한 얘기로, 은지는 틈만 나면 연신 나에게 대단하다는 말만을 연발하고 있었다.


하긴 두 번째 게임에서 5레벨까지 승급한 것은 내가 생각해도  자신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11위로 마감하면 과연 어느 정도의 경험치가 주어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 경험치로 인해 레벨이 다시 올라갈 것은 분명했다.

‘내가 너무 한번에 욕심을 내는 것이겠지.’


사실 11위로 마감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어서 그리 아쉬워해야  필요도 없었다.
비록 티르얀과 같이 마음이 맞는 다른 플레이어를 또 다시 만나 동업을  확률은 거의 없어, 다시 10위권 근처에 다시 갈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첫 게임에서 혼자 16위를 차치했으니, 다음에 정말 운빨이 또 터져 혼자 능력으로 10위권에 도달하지 못하란 법도 없다고 생각했다.


한 두잔 마시던게 어느덧 술병이 차곡차곡 쌓이며 그 사이 벌써 10병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시간은 벌써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은지는 기분이 무척 좋았는지 연신 술잔을 기울인 덕에 이제  볼은 붉어지고 눈까지 게슴츠레해져 있었다.
내가 한잔 마실 때  잔을 마신 꼴이라 나에 비해 그녀는 정말 많이 취해 있었다.

“그만 마시자, 너 취했어.”


더 이상 마시다가는 걸어갈 수도 없을 것 같아 내가 제지했지만 소용없었다.

“괜찮..아아, 나 아직 취하지 않았다고오.. 나도 오늘은 레벨업도 했고 우리 사랑스런 준수는 자그마치 5레벨로 승급했으니 마음껏 취해보고 싶단 말야. 그러니 오늘은  취하게 내버려둬..어.”

혀까지 약간 고부라져 있어 발음이 꼬이고 있었다.
보기에 취한 것 같았지만 자기가 괜찮다고 하니 내가 남친도 아니고 말리기도 뭣해 마시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술이 술을 먹는다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그녀가 이제  꼴이 되어보였다.
헌데 안주가 입술 주변에 묻었는데 은지가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모르는 듯 그냥 술을 계속 마시고 있어 보기에 조금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야, 입술 주변에 안주 묻었다, 더러우니까 닦아.”


“뭐야..! 나도 몰라. 닦으려면 니가 닦아.”

드디어 이제 완전히 맛이 갔다.
더 이상 마신다면 이제 정말 걷지도 못할 것 같았다.


입술에 새빨갛게 묻은 안주가 거슬려 티슈를 꺼내 닦아주려고 한마디 했다.


=============작품 후기 =================






처음에 이 설정을 잡게된 배경은 역시 베그를 하고난 후 이런 소재는 어떨까 하고 무작정 설정을 잡아보게 됐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것이라 전체적인 설정 또한 급하게 잡았습니다.

전체적인 틀만 잡고 나머지 세세한 점은 써가면서 잡아보자고 한게 설정 오류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한가지 많이 지적해 주시는 것이, 모든 인간들이 태어나자마자 교육원에 맡겨져 25살 때까지 게임에 대한 기초교육을 받는데 세상 일은 누가 하느냐 하는 설정입니다.


11화에 잠깐 설명이 나갔지만 너무 눈에 들어오지 않게 설명을 해놔서 더 읽으시다 보면 그걸 잊으신듯  이렇게 그것을 찝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많이 허황된 설정이지만 어차피 상상의 글이니까 이해 부탁요^^)


모든 일은 휴먼 안드로이드가 일하는 설정이고 인간들은 태어나자마자 무한적으로 죽어라 랭크게임만 하게 됩니다. 물론 랭크게임이 아닌 현실에서 죽으면 영원한 소명이고요.

안드로이들은 식당이나 술집 종업원부터 공장, 당구장, 골프장(직업 예를 든 것임) 등등 모든 방면에서 인간 대신 일을 합니다.

그리고 11화에서 설명했듯이 인드로이드들이 못하는 일은 기관에서 고용한 인간들이 기본적으로 나오는 월급외에 수당을 더 받고 일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인간들은 안드로이드들을 부리는 오너 수준이겠지요.(도태자를 벗어난 골드티어 이상)


이 댓글이 가장 많이 나와서 이렇게 따로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갑자기 잡은 설정과 갑자기 내지른 글이기 때문에 미비하고 설정 오류가 앞으로도 많이 나올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저도 물론 최선을 다해 설정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지만 너무 갑작스럽고 광범위하게 잡은 설정이라,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설정 오류는 앞으로 계속 나올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꼭 지적해 주시면 최선을 다해서 바로 잡아보겠습니다.


끝으로 미천한 필력이나마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제글이 투베에 계속 머물러 있어 너무 감격스럽기만 합니다.

이것이 모두 독자님들의 은혜라는 것을 누구보다  알고 있습니다.


아참 그리고 한가지 더요.


이글은 설정을 설명해야해서 대화로는 힘들어 설명충이 될 수도 있답니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되고 설정이 어느정도 잡히면 대화로 풀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너무 사랑을 주셔서 꼭 완결을 짓겠습니다.




미비한 필력을 조금이라도 끌어 올리고 오글거리는 대사를 최대한 줄여보도록 노력하며, 마지막으로 독자님들 하시는 일 항상 잘 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돈 마나마나 버시구요.^^


독자님의 추천 하나 하나가 순위에 무척 소중하게 반영되니 추천 마니마니 눌러주시면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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