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화 〉동업 (25/207)



〈 25화 〉동업

츄아아앗 쏴아아아악

 물체가 놈의 몸 가까이 다가가자 그제서야 회전하던 사슬이 압축된 물과 얼음에 쏘아져 나갔다.


촤아아앗  퍼퍼퍼퍽

사슬의 회전력에 내 공격이 곧바로 무산되었지만 두 사슬은 처음과는 달리 회전력에 의해 속도가 그리 많이 줄어있지 않아 그대로 나를 향해 계속 쏘아져 왔다.
 정도 위력이라면 지금 내 레벨의 도술로는 그 어떤 방어막을 사용하더라도 통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부적을 하나 꺼내 검을 생성시켜 도력을 주입했다.


곧바로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사슬이 내 전후좌우를 노리며 공격해 왔지만, 역시 오러의 검은 단순한 방어구였지만 놈의 회전이 먹은 사슬을 간신히 막아  수는 있었다.


여자 또한 7레벨답게 나무를 뚫고 들어오는 사슬을 옆으로 쳐내며 다른 줄기를 또 날려 보내 사슬을 방어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만약 사슬 5개가 모두 한 사람을 향해 공격했다면 나는 지금처럼 버티지 못했을 것이고, 그녀 또한 한동안은 막아내겠지만 얼마가지 않아 패했을 것은 자명했다.

헌데 부츠의 힘을 빌어 빠르게 이동한  사슬을 쳐내며 놈을 슬쩍 보니, 놈은  자리에 서서 사슬만을 조정하고 있었는데 나머지 한 개의 사슬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자 놈이 4개의 사슬로 공격하려면 더 많은 기가 소모되어 레벨의 한계를 느끼고 한 개는 회수한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놈이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껄끄럽기만 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라 역시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곧바로 증명됐다.


“아아흑.”

돌연 여자의 신음 소리가 들려와 두 사슬을 있는 힘을 다해 한번씩 쳐낸 후 여자 쪽을 돌아보니, 사슬 하나가 여자의 바로 옆 땅속에서 솟아나와 그녀의 옆구리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솨르르르 츠츠츠츠

사슬의 끝에 달린 삼각형의 은빛 송곳은 그녀의 몸속을 파고들고도 계속 회전하고 있어 그녀의 체력을 계속 떨어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고통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이제 허공에서 자신을 공격하던 사슬을 방어하던 식물들조차 제어하지 못해, 나머지 두 개의 사슬까지 그녀를 공격하려 했다.


‘벌써 죽어버리면 안되지.’

여자가 죽는다면  또한  1분도 버틸 수 없을 것은 당연했다.
5개의 사슬을 분산해서 사용하니 위력이 줄어든 것 또한 당연해 그나마 오러의 검으로 간신히 나를 공격해 오는 두 개의 사슬을 쳐낸 후, 급히 왼손으로 부적 하나를 꺼내 여자의 옆구리에 박혀있는 사슬을 향해 날려 보내며 도술을 발현했다.

‘빙구!

주문을 외치자 곧바로 부적이 타오른 자리에 공기중 수증기가 모여들며 머리통만한 얼음구가 생성되며 사슬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터텅


곧바로 얼음구가 사슬 중간에 적중하자 사슬이 철렁하며 바깥쪽으로 휘어져 다행히 여자의 옆구리에 박혀있는 송곳이 이내 빠져 나갔다.
상처는 곧바로 아물었지만 그녀는 엄청난 고통으로 인해 곧 쓰러질  몸을 크게 휘청거렸다.


고통으로 인해 식물의 제어력까지 잃은 사이 허공에 떠있던 사슬 두 개가마저도 그녀를 향해 쏘아져 오자 그녀는 정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더군다나 옆구리에 박혀 있던 사슬까지도 재차 그녀의 몸을 다시 파고들려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방금 쳐낸 나를 공격했던  사슬은 내게서 조금 떨어져 있어 나는 재빨리 몸을 날려 다시 부적 하나를 날려, 그녀의 옆구리를 재차 공격하려는 사슬을 쳐내며 허공에서 다가가는 두 사슬까지 오러의 검으로 간신히 떨쳐내 그녀에게서 멀어지게 했다.


그 잠깐 사이 그녀도 정신을 차리려는 듯 입술을 짓깨물며  눈에 힘을 주고 다시 정신력을 집중해 기를 끌어 모아, 다시 줄기들을 제어해  군데에서 공격해 오는 사슬을 방어해갔다.


한숨은 돌렸지만 이내 두 사슬이 나를 다시 공격해와 나는 급히 땅에 내려서며 그녀와 등을 맞댄 채, 이제 다섯 군데에서 포위 공격해 오는 사슬을 맞아 다시 격전을 벌이게 됐다.


혼자 있을 때보다 그녀와 등을 맞대고 있으니 이제 앞과 옆만을 신경쓰면 됐기에 방어하기는 확실히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상태가 지속된다면 얼마 후 놈에게 패해 이대로 지구로 귀환해야 할 판이다.

이러다가 여자가 먼저 체력이 떨어져 기회를 봐서 놈이 여자를 죽이기  내가 먼저 여자를 죽이면 그나마 경험치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 7레벨인 그녀가 먼저 체력이 떨어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또한 설사 그녀가 체력이 먼저 떨어져 죽을 순간이 됐다 해도 내가 그녀에게 손을 쓰게 그냥 놔둘 놈이 아니었기에, 이대로 있다가는 아무 이득도 없이 그냥 죽어야 될 판국이라 사슬을 쳐내면서도 한동안 머리를 굴려야 했다.

이제 4레벨이 됐으니 2-3레벨때 사용할 수 없었던 도술을  가지 더 발현시킬 수는 있었다.
아직은 위력이 약하고 완전한 발현은 아니었지만 눈속임을 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술법을 한번 사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놈 주의를 끌 테니 넌 최대한 위력 있는 공격을 펼쳐서 놈의 체력을 떨어뜨려.”

내가 사슬을 쳐내며 속삭이듯 말하자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너 같은 하급 레벨자가 어떻게 저런 놈의 주의를 끌 수 있느냐는 표정으로 대답을 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이내 왼손을 품속에 넣어 부적 두 개를 꺼내들고 내 바로 앞에 부적을 던지며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쳤다.

“분신.”


순간 두 개의 부적이 불타오르며 이내 꺼지더니 그 자리에 두 인영이 검을 각각 하나씩 치켜든 채 생성되어 곧바로 놈을 향해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그 모습에 여자는 무척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두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내가 갑자기 세 명으로 늘어나자 놈 또한 처음으로 놀란 빛을 띠며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그 표정은 사라지고 급히 나와 여자를 공격했던 사슬 다섯 개중 3개를 거두어 들이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두 명의  분신에게 공격을 가하려 했다.


한순간 사슬이 두 개로 줄어들자 나는 물론 그녀도 그제서야 움직일  있는 폭이 한결 넓어지며 어느 정도 여유가 찾아왔다.

방금 전 내가 말했던 뜻이 무엇인지를 눈치 챈 그녀가 마침내 자신의 모든 기를 쏟아 부은 듯한 식물술사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휘리리릭 파라라랏 슈아아앙


한순간 30여 미터 반경에 둘러쳐진 수백개는  듯한 나뭇가지와 넝쿨로 이루어진 원형 울타리의 식물들이, 모두 살아 있는 듯 움직이며 일제히 놈을 향해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여자의 그런 공격에 놈도 이제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더군다나 내 분신까지 놈을 향해 쇄도해 들어가자 그 놀람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촤라라랏  츄르르륵

우선은 자신부터 살고 봐야 했기에 위급하다고 생각한 놈이 급히 나와 여자를 공격하던 나머지  개의 사슬마저 거두어들이더니, 이내 놈은 갑자기 허리를 90도 인사하듯 앞으로 급히 구부렸다.
 순간  또한 한눈에 보기에서도 기가 많이 소모될 것 같은 수법을 사용했다.

휘라라라라락 슈라라라랏


몸체를 앞으로 구부리자 놈의 등 위로 떠있던 5개의 사슬들이 이제는 각자가 회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5개가 모두 원형을 이룬 채 정렬하더니 마치 바람개비가 돌 듯 서서히 허공에서 한꺼번에 원을 그리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리 빠르지 않은 속도였지만 이내 속도가 붙으며 한순간에 마치 프로펠러가 돌아가둣 엄청난 속도와 함께, 반경 3미터 이내는 감히 다가갈 수 없을 지경이었다.


만약 프로펠러와 같이 돌아가는 저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다면 온몸이 갈가리 찢겨져 비록 체력이 남아 있다고 해도, 한순간에 체력이 단숨에 줄어들어 온몸이 분해된  지구로 곧바로 귀환해야   같았다.

투투투투툭  타타타탁 툭툭툭툭

그녀가 공격하는 수백개의 넝쿨과 줄기들이 놈을 향해 쏘아지며 공격했지만 역시 회전하는 사슬에 모두 잘려져 나가며, 한순간에 땅바닥은 잘려진 줄기들이 여기저기 쌓이고만 있었다.

놈은 마치 등 뒤에 눈이라도 달린 듯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줄기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잘라버려, 이대로라면 그 많은 줄기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모조리 잘려나갈 판이었다.

여자는 수많은 식물들을 제어하느라 기를 모두 그곳에 집중하느라 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었다.


‘할  없이 내가 나서야겠군.’


두 사람이 공격과 방어를 하고 있는 사이 자유로운 사람은 나뿐이다.
위험하겠지만 어차피 놈을 사살하지 못한다면 죽는 것은 매한가지다.

곧바로 나와  분신은 놈의 삼면을 포위한  한꺼번에 놈을 향해 달려 나갔다.
비록 두 분신이 본체인 내 능력의 3분의 1정도 밖에 힘을 쓸 수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힘이 되었다.


내가 놈을 공격하려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놈이 등을 구부린 채 사슬을 회전시켜 무척 위험했지만 그것은 등 위쪽만 그럴 뿐이다.
등 아래 하체 쪽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아 나는 두 분신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가며 놈의 다리를 향해 몸을 누인 채, 달리던 속도의 탄력을 이용해 미끄러지듯 다가가며 다리를 절단 내려고 했다.

“이 쥐새끼 같은 놈!”


몸을 구부린 채  행동을 지켜보던 놈이 쌍욕을 뱉어내며 인상을 찡그렸지만 놈또한 이내 다음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놈에게 능력이라고는 사슬밖에 없었는지 이내 허공에서 회전하던 사슬 두 개가 빠져나오며, 놈의 하체를 향해 누운 채 이미 거의 다가간 나와 내 분신을 향해 쏘아져왔다.

본체로 날아온 단검이 달린 사슬을 보며 나는 급히 검을 들어 쳐낸 후 미끄러지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놈의 하체를 쓸어갔다.

“크흑.. 으윽!”

놈의 입에서 두 마디 답답한 신음성이 흘러 나왔지만 이내 내 머릿속에서도 울림이 전해져왔다.


[띠링 체력이 65%로 줄었습니다.]

급히 두 분신을 돌아보니 한명은 공격을 받지 않아 나처럼 무사히 놈의 하체에 일검을 가격했지만, 사슬 공격을 받은 분신은 사슬 끝에 매달린 송곳에 머리통이 찍히며 그 자리에서 번쩍하며 사라졌다.


분신이 사라지며 체력에 데미지를 입었지만 놈에게  번의 공격이 성공했으니 비긴 셈이었다.
아니 솔직히 레벨이 한참 낮은 내가 더 손해를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젠장! 이제 모험은 하지 말아야겠군.’


어차피 패하면 아무 이득 없이 지구로 귀환한다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는 랭크게임 안에서 최대한 버텨보기로 했다.


헌데 놈이 사슬  개를 회전력에서 빼내자 허공에서 돌아가고 있던 세 사슬의 날카로움이 조금 줄어든 듯, 잘리는 줄기 소리가 전에 비해 훨씬 둔탁하게 들려왔다.
또한 정신력과 기가 다시 나뉘어지니 놈의 움직임 또한 전보다 늦어져 이제 여자가 줄기로 공격하기가 조금은 더 수월해 보이기도 했다.

역시 다시 체력을 소모할 수 없어 나는 급히 나와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 분신을 놈의 공격권 밖에서 벗어나게 한 후, 사슬 한 개의 공격만 방어하며 가끔 공격하려는 액션만 연신 취하게 한  이미 빠져나온 사슬 두 개는 다시 합류하지 못하게 했다.


나를 공격하는 나머지 사슬 하나를 막아가며  또한 다른 작전을 구상하기 위해 방어에만 열중했다.
도술을 계속 펼친다면 역시 도력(마나, 내공)이 줄어들어 아무 의미 없는 공격은 될 수 있으면 삼가하고 방어만 했지만, 이 문제는 이제 여자가 해결해 주었다.


“큭.”

사방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식물의 공격에 기어이 놈의 회전 사슬을 뚫고 다시한번 놈의 하체에 뾰족한 줄기가 꽂혀 놈에게 부상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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