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레벨업을 하라
두 놈이 죽을가봐 걱정하고 있는 사이 빌어먹게도 곧바로 또다시 폭탄이 내 근처로 떨어져 내리며 파면이 바로 나에게 튀어왔다.
쿠쿠쿠꽝
텅!
“으흑!”
순간 머리와 등에 강력한 충격이 가해지며 체력이 70%로 떨어진 채 내 몸은 급격이 나무에 곤두박질쳐졌다.
다행히 머리에 맞은 파편은 헬멧 덕분에 경험치가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만약 헬멧이 없었다면 분명 치명상으로 체력이 50%이상은 더 줄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한번 방어구가 작용하자 헬멧은 자동적으로 사라져 이제 내 머리도 완전히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
이제 70% 남은 체력으로 레드존에서 버티고 두 놈 또한 죽여야 할 상황이다.
사방에서 터지는 폭발음을 잠깐 뒤로 하고 공터의 두 놈은 힐끔 보니 두 놈 모두 쓰러져 일어나지는 못한 채, 연속해서 터지는 폭탄의 파편을 무방비 상태로 계속해서 얻어맞고만 있었다.
“제길!”
저대로 두었다가는 그냥 골로 갈 것이 확실했다.
잠시 기다리니 이제는 조금 뜸해진 폭격에 재빨리 나무들을 방패막 삼아 놈들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공터로 다가갔다.
쿠쿠쿵
다시한번 공터에 폭탄이 터지고 두 놈 모두 여기저기 파편이 박혔지만 아직까지 죽지는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곧바로 한 놈에게 뛰어가 고통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놈의 다리 한쪽을 잡아 질질 끌고, 다른 놈 또한 다리를 잡아끌며 기어이 공터를 벗어나 나무 뒤로 은신 할 수 있었다.
공터에서 바로 죽일 수도 있었으나 그러면 그사이 나도 위험해 질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우선은 두 놈을 안전한 곳으로 끌고 와야 했다.
한 놈은 이제 죽을 때가 다 되었는지 정신을 완전히 놓고 있었지만, 다른 한 놈은 그래도 체력이 남아 있는지 파편이 이제 박히지 않자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고, 고맙다. 너는 특별히 고통 없이 죽여주마.”
정신을 조금 차린 놈이 헛소리를 하자 나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머금었다.
“미친놈.”
놈의 헛소리에 내가 욕을 해주고 곧바로 품속에서 부적을 꺼내 단검을 생성시키자, 아직까지 정신을 완전히 차리지 못하고 입만 나불댄 놈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놈이 완전히 정신을 차린다면 나를 공격할 것이 확실해, 나는 놀란 놈의 얼굴을 바라보고 빙긋 한번 웃어주고는 단검을 움켜쥐고 그대로 놈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푹 푹 푹 푹
네 번을 찔렀는데도 놈이 죽지를 않고 두 눈을 시뻘겋게 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자, 이내 가슴에서 단검을 뽑아 이번에는 목구멍을 향해 연속해서 찔러댔다.
푹 푹 푹
“크르르르.”
그렇게 세 번을 더 찌르니 그제서야 놈이 가래 끊는 소리를 내며 온 몸이 유리알처럼 부서진 채 반짝하고 사라졌다.
헌데 내가 한 놈을 죽이는 사이 다른 놈도 서서히 정신이 드는지 내가 하는 행동을 멀건이 지켜보며 아직 움직일 수 없는 몸을 꿈틀거려 나를 공격하려고 했다.
푹 푹 푹 푹 푹
더 볼 것도 없이 내 검이 다시 놈의 목을 다섯 차례 찌르자, 놈의 눈알 또한 시뻘개진 채 기어이 몸이 바스라지며 이내 맵에서 사라져 버렸다.
두 놈을 또다시 운 좋게 죽이고 나자 이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바로 빠져나가기 보다는 차라리 이곳의 큰 나무에서 은신하고 있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아, 이제는 하늘만을 바라본 채 폭탄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만 온 정신을 집중했다.
그 사이 다시 파편을 허벅지와 어깨에 맞아 체력이 45%까지 줄었지만, 잠시 후 폭격이 끝난 듯 해 맵을 열어보니 다행이도 생성됐던 레드존 표시는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이 정도 체력 소모로 두 놈을 동시에 잡았으니 정말 행운중에 행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두 놈의 경험치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폭격이 끝나자 바로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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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브론즈
레벨 : 3
경험 : 230/300
능력치 P: 도력 : Lv 3
특수능력 P : 도술 : Lv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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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놈 합쳐 경험치가 120점 주어졌으니 한 놈당 6레벨이었다.
첫 게임에서 2레벨로 6레벨을 잡은 적도 있었으니 지금 3레벨에서 잡았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번에는 레드존 때문에 나도 조금 고생을 하긴 했지만 어찌됐든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잡은 셈이다.
다른 하급 플레이어들은 왜 이러지 못할까 잠시 자문해 보았지만 역시 용기나 결단력 부족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나 같은 생각은 감히 하지도 않는다는게 보통 일반 하급 플레이어들의 생각인 모양이었다.
상태창을 확인한 후 곧바로 레드존 때문에 잠시 접어두었던 두 놈이 죽은 자리에 생성된 보물상자가 눈에 띄어 열어 보니, 역시 조금은 상급 레벨답게 별다른 아이템은 챙기지 않았고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포션만이 두 상자에 하나씩 들어 있었다.
지금 내 체력이 45%밖에 되지 않으니 지금으로서는 나에게 그 무엇보다 필요한 아이템이었다.
[띠링! 40% 체력 회복포션을 획득했습니다.]
[띠링! 30% 체력 회복포션을 획득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체력회복에 대한 포션이나 카드를 획득하면 인벤토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체력이 소진되면 그때 마시 모양이었지만, 나는 절대 그러지 않기로 첫 게임부터 작정하고 있었다.
혹시 나 같은 놈이 또 어디에 존재할지 모르는 일이었고, 또 이번 게임이 끝나면 다음에는 쓸 수도 없는 것을 왜 저장해 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역시 단숨에 두병을 한꺼번에 마시고 나니 혼자만의 느낌이었지만 힘이 불끈 솟는 기분이다.
[띠링! 체력이 115%로 상승했습니다.]
레드존에 가해진 폭격을 맞기전의 체력으로 다시 돌아와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해보는 거다.
경험치 70점만 더 추가하면 또다시 레벨업이 된다.
힘을 내야한다.
체력이 많이 줄어든 4레벨의 적과 만난다 해도 이제 굳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내 체력이 지금 115%이니 만약 50% 정도 체력을 지닌 4레벨자를 만난다면, 내가 두 번 공격을 받을 동안 한번만 놈에게 공격을 적중시켜도 내가 더 유리한 싸움이 된다.
더군다나 부츠까지 있어 속도면에서도 4레벨자에게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었다.
물론 4레벨자 이상자와 정식으로 싸운다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었지만.
생존자수는 이제 59명으로 줄어 있어 이번 레드존 생성에서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사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부츠가 있어 레드존을 빠져나오려고 마음먹었다면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테지만, 다른 레드존 안에 있었던 플레이어들은 모두 죽거나 아니면 나처럼 은신해 있었다고 해도 체력이 무척 많이 줄어들어 있을 것이라 짐작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이런 기회가 나보다 약간 높은 상위 레벨자를 처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나는 곧바로 원거리 공격구인 돌격소총을 오른 손에 꺼내들고 왼손에는 송곳 채찍을 집어든 후, 안전지대로 향하지 않고 레드존이 형성됐던 지역을 아주 조심스럽게 정찰하기 시작했다.
헌데 정말 멀지 않은 곳에 한 놈이 무차별 폭격에 당한 듯 쓰러져 있다가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저놈도 밥이군.’
폭격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일어나는 플레이어는 아직 정신을 완전히 차리지 못한 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있었다.
오른손에는 돌격소총을 그리고 왼손에는 송곳 채찍을 들고 곧바로 쓰러져 일어나려는 놈의 뒤쪽으로 다가가, 10여 미터 길이의 기다란 채찍을 먼저 놈에게 날려 몸체를 한번 휘감았다.
촤르르르
“아으으윽.”
갑자기 자신의 몸이 송곳 채찍에 휘말린 채 뾰족한 송곳이 살 속에 박혀들며 꼼짝을 하지 못하자 놈이 괴성을 질러댔다.
순간 나는 재빨리 놈의 뒤로 다가가 총구를 뒤통수에 갖다대고 많이도 아니고 딱 세발만 갈겨댔다.
탕탕탕
순간 놈의 이마에서 피가 세차게 뿜어져 나오며 곧바로 원상복구가 되기는 했지만, 후유증은 정말 머리에 총탄을 세발 맞은 것과 같아 곧바로 다시 바닥에 고꾸라졌다.
‘끈질긴 놈이군.’
탕탕
머리에 세발 맞고도 죽지를 않자 쓰러진 놈의 대갈통에 두발을 더 쏘자 그제서야 놈이 사라지며 허공에 몸체가 흩어졌다.
아이템은 얻지 못했거나 모두 소진했는지 놈이 죽은 자리에 보물 상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시 상태창을 열어 경험치를 확인해보니 280/300이 되어있어 방금 죽은 놈이 5레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4레벨도 머지않았다.
물론 10위 안에 들지 못할 것을 생각해 죽은 후 삭감될 경험치까지 최대한 얻어야 한다.
놈을 죽이고 나자 더 자신감이 붙어 부상을 당한 놈들이 정신을 차리고 회복하기 전에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자, 이제는 인기척 소리도 감추지 않은 채 빨리 움직이는 데에만 주력했다.
역시 얼마 가지 않아 한 놈을 더 발견해 놈을 같은 방식으로 죽이고 상태창을 열어보니, 놈 또한 4레벨이라 나도 어느새 4레벨로 승급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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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브론즈
레벨 : 4
경험 : 20/400
능력치 P: 도력 : Lv 4
특수능력 P : 도술 : Lv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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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레벨 승급된다는 것이 이렇게 감격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 감격도 잠시. 나는 내친김에 최대한 속력을 내어 얼마 후 2레벨 한 놈과 3레벨 한 놈을 더 처치하고, 이제 폭격의 후유증이 모두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해 그때부터 조심스럽게 안전지대로 다시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자기장도 어느새 3키로로 좁혀져와 더는 이곳에서 시간을 끌 수도 없었다.
비록 자기장이 전보다는 느리게 줄어들고 있었지만 안전지대로 가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자기장과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두는 것도 플레이어들을 처치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했다.
이제 경험치는 다시 70/400으로 올라와 있어 내친김에 한 레벨 더 올릴 수 있다면 이번 게임은 충분히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내가 너무 욕심이 과한 것일까.
고작 두 게임 참가해서 5레벨을 노리고 있다는걸 다른 누군가가 알았다면 정말 나쁜 일이라고 욕할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동기들도 한번의 경험이 있으니 혹시 이번 게임에서는 1레벨 승급하는 동기가 한 두명 정도 나올지 모를 일이다.
들리는 말로는 나와 같이 졸업한 다른 조의 동기생 중 A++로 수석 졸업한 동기가 먼젓번 첫 게임에서 1레벨을 올렸다고 얼핏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보면 나는 한 순간에 정말 엄청난 성취를 이뤘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든 나하고는 상관없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나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대로 목표치를 잡고 그것에만 매진하면 그만인 것이다.
*
약 20분을 달려가 이제 안전지대까지 90키로가 남았을 즈음.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아래쪽에서 다리에 무엇인가 걸리는 것이 있어 무의식적으로 훌쩍 뛰어넘으려고 했다.
헌데 어쩐 일인지 뛰어 넘으려던 다리를 그 무엇인가가 휘감아오는 느낌에 급히 아래를 내려다보니, 넝쿨같은 줄기가 내 한쪽 다리를 휘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건 뭐지?’
잠시 주춤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넝쿨은 내 다리를 바싹 조여와 나를 거꾸로 매단 채 한쪽으로 급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내 모습은 마치 덧에 한쪽 발이 걸려 순식간에 허공에 매달린 꼴이 되어버렸다.
말은 이랬지만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로서는 한순간 어쩔 도리가 없어 이런 모습에 처하게 됐다.
헌데 넝굴의 길이가 다하자 이번에는 이동해 가는 방향의 다른 넝쿨이 다시 내 두 다리를 이어받아, 이번에는 두 다리를 함께 휘감아 올리는 바람에 나는 꼼짝없이 허공 1미터 정도 떠서 어쩔 수 없이 넝쿨이 이끄는 방향으로 가야만 했다.
“뭐야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