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화 〉두번째 랭크게임 (16/207)



〈 16화 〉두번째 랭크게임
“모든 플레이어들이 요원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데  거절한 겁니까? 더군다나 무척 좋은 조건이었을 텐데.”


“전 어디 얽매이는게 싫은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수가  주어지니 좋은  아닙니까?”


“전 아닙니다. 보수보다 자유로운게 더 좋습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골드티어라면 평민이다.
모습은 비록 젊은 25살에서 멈춰졌지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도태자는 넘어섰기에 나보다 최소한 10년은 더 살았을 터다.
아니 수백년은 더 살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요원이 존대를 하자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두 요원은 가는 중에도 국장의 명령이 있었는지 나를 무척 존중해 주었다.

얼마 후 집에 도착해 나는 집으로 곧장 들어가 곧바로 자리에 누웠다.
중앙 기관을 다녀오는 사이 시간은 늦어져 벌써 10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반나절을 넘게 일반게임을 하고 기관을 다녀오니 정말 피곤해서 누운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다음날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일반게임으로 거의 하루 종일 수련하고 집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랭크게임에 참가하기 이틀 전 수련을 한 후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은지에게 전화가 걸려와 저녁에 그녀를 만났다.


이제 이틀 후면 다시 게임에 참가해야 된다는 것 때문에 그녀는 조금 기대를 하는 눈치이면서도 약간은 어두운 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왜 그런 것인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기대를 하는 것은 혹시 레벨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었고, 약간 어두운 빛을 띠고 있는 것은 역시 게임에 참가하면 강간을 당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외계생명체 중 인류와 비슷한 생명체는 무수히 많았기에 은지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게 된다면 죽이기 전에 강간을 하는 것은 거의 당연하다고  수 있었다.
첫 게임에서도 그녀는 분명 강간을 당해봤을 것이다.
비록 지구의 육체는 그대로이고 게임에 참가할 맵에 생성되는 새로운 육체는 소멸할 때마다 다음 게임에는 새로 생성이 되지만 아무래도 정신적 충격은 그대로 지니고 있을 터다.


물론 그런 일에 대한 정신적인 컨트롤을 조절하는 방법은 교육생 시절 모든 여 플레이들에게 교육을 했기에 정신적인 충격은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 충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시대에서는 여자 플레이어들이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할 숙명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는 게임에 참가하게 되면 일상적이고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해야한다.
물론 참가한 티어 중 1등을 하게 된다면 그런 것은 면할 수 있게 되겠지만 그것은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려운 일이라 할  있었다.


그런 것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해줄 말이 없었기에 위로도 할 수 없었고, 은지도 그걸 알기 때문에 얼마 후에는 간단하게 카이스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이틀 후에는 네가 얼마나 레벨이 올라가 있을지 정말 궁금해.”

은지가 이번에는 나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채 내 얼굴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첫 게임 때보다는 조금 쉬워지겠지.”

이제 3레벨로 게임에 참가하니 전에 1레벨보다 레벨을 올리기는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은 당연했다.

1,2레벨은 물론 이제 3레벨을 만난다고 해도 나는 자신 있다고 감히 말할  있었다.
레벨이 낮을수록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많으니 내가 속한 맵에 나보다 낮은 플레이어들이 많이 정해진다면 그만큼 다시 레벨을 올리기는 쉬워질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 랜덤의 운이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했다.
첫 게임에서는 1레벨을 만나지 못해 운이 지지리도 없었지만 그래도 3레벨까지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나도 그 동안 일반게임으로 수련을 열심히 했는데 이번에 2레벨로 올리고 싶어.”

은지가 조금은 자신감에 차서 말했지만 역시 랜덤의 운이 좋아 그녀와 같은 1레벨의 플레이어들이 같은 맵에 많이 정해지기를 고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랜덤의 운이 따르지 않는 어떤 플레이어들은 몇 년을 그대로 1레벨에 머무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물론 그런 자들은 도태자가  확률이 높은 플레이어들이었다.
은지도 졸업 당시 B+를 따냈기 때문에 같은 1레벨을 많이 만나기만 한다면 2레벨로 혹시 올라갈지도 모를 일이다.
그녀에게 내가 했던 방식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역시 그것은 나만의 방식이라 알려줄 수가 없었다.
혹시 아는가.
그녀에게 나만의 방식을 알려주었다가 나중에 그녀와 같은 맵에 정해져 그녀가 그런 방식으로 날 죽이게 될지.

밖에서는 친구였지만 랭크게임 안에서는 적일뿐이다.
물론  체력이 줄어들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조금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역시 게임 안에서는 적일뿐이었다.

그녀와 이런저런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이제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그녀와 술집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랭크게임에 대해 잠시 생각해본다.
이 게임은  자체만으로도 무척 잔인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보다  잔인한 일면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남녀사이에 아기가 태어난다면 아기는 바로 교육원으로 보내지게 되어 부모와 자식 간에 얼굴도 서로 모른다는 점이었다.
만약 게임 안에서 부모를 만난다고 해도 부모와 자식 간에는 서로 알아볼 수가 없어 죽기 살기로 서로를 사살하려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잔인한 것은 자식이 부모를 혹은 부모가 자식을 강간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남녀가 결혼해서 부부가 되어도 같은 맵에 정해진다면 서로를 죽여야 한다.
그때에는 당연히 체력이 줄어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서로를 돕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그래서 지금 시대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플레이어들이 거의 대다수였다.

랭크게임을 만든 알 수 없는 존재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 존재는 무척 잔인한 성정을 지녔거나, 그게 아니라면 생명체를 무척 하찮게 여겨 그 존재가 마치 즐기기 위해 이런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닌가 생각됐다.


하지만 전 우주의 수많은 첼린저 중에서도 100년간 1위를 한다면 엄청난 보상이 주어진다고 했으니 어쩌면 다른 어떤 목적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까지 첼린저 티어 중 1위를 100년간 연속으로 차치한 첼린저는 없었기 때문에  엄청난 보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 보상이라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보상이라는 것은 전우주의 모든 플레이어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다음날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오전에만 간단하게 수련을  후 하루 종일 집에서 쉬며 정신적 충전을 했다.


마침내 다음날이 되자 나는 집에서 책상에 앉아 마음의 준비를 하며 정오가 되기를 기다렸다.

번쩍


드디어 정오가 되자 모든 시간이 정지되고 나를 비롯한 수많은 영혼들이 전처럼 거대한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헌데 거대한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얼마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  한곳으로 다시 흡수될 때, 이번에는 나와 같이 빨려 들어가는 지구의 영혼이  명 있는 것이 포착됐다.

같은 지구인이 한 맵에 정해진다는 것이 조금은 반갑기도 했지만 역시 적이라 생각하자 그 영혼의 레벨이 어느 정도 될지 궁금하기는 했다.


잠시 후 저 멀리 시작의 섬이 보이자 내 영혼이 이미 대기하고 있던 새로 생성된 육체에 곧바로 빨려 들어갔다.
물론 몸이 빨려 들어가기 전 다른 지구인의 영혼이 어느 육체로 들어가는지를 확인한 것은 당연했다.

“으음.”

육체에 들어오자 누구나 그렇듯 역시 제일 먼저 한 일은 100명의 플레이어들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첫 게임에서는 나를 죽였던 정말 얄밉도록 재수 없는 여자인 10레벨의 인간형 외계 생명체를 놓친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꼼꼼히 백 명 모두를 놓치지 않고 살펴보았다.

역시 지구에서 같이 온 지구인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아니 그녀는 여자였는데 서양인으로 갈색 머리칼에 제법 반반한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또한 조금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을 보니 1레벨은 분명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파악   있었다.

잠시 서로를 둘러보는 사이 그녀의 눈빛이 한순간 나와 마주쳤다.
그녀도 분명 작은 구멍에서 빠져나와 육체로 전이 될 때 나를 확인했을 터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나를 조롱하는 듯 입가에 살짝 비웃음을 머금은 채 눈빛에 이채를 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싸우기 전에 기 싸움을 하자는 것으로 보여져 그녀의 레벨이 결코 낮지 않음을 증명했다.

‘도대체 얼마나 자신이 있기에 저렇게 도전적인 눈빛일까?’


그녀의 눈빛을 지나쳐 다른 플레이어들을 확인하니 조금은 겁먹은 듯한 플레이어들이 몇  눈에 띄었다.
그들을 보는 순간 내 입술이 나도 모르게 한쪽으로 치우쳐 올라갔다.

‘밥이다.’


그들의 모습을 보니 분명  참가자일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그리 높지 않은 플레이어들이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챌  있었다.
물론 다른 플레어들도 그들을 밥이라고 생각할 것이었다.

잠시 후 100명의 영혼이 모두 들어차 맵에 떨어지고 나면 상위 플레이어중 먼저 그들을 발견한 자가 임자라 할 수 있었다.
 또한 운이라 할 수 있어 나는 제발 그들과 가까운 지역에 떨어지기를 고대할 수밖에 없었다.
헌데 그들 중에는 지구인은 아니었지만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도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랭크게임에는 전과 달리 인간형 외계생명체가 다수 끼어 있었다.


‘첫 게임 때보다 그림은 좋군.’


첫 게임 때에는 이족보행의 도롱뇽 같이 우락부락하고 이상하게 생긴 생명체들이 거의 전부였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인간형 생명체가 다수 있어 전보다는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어느 정도 백 명을 자세히 훑어보니 플레이어들의 행동하는 모습은 대체로 세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우선 레벨이 낮아 보이는, 제 딴에는 표정 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약간 어리숙하고 겁먹은 표정을 살짝 내비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그 한 종류였다.
두 번째는 제일 숫자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 조금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백 명을 훑어보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종류는 무척 소수였지만 주위를 살피지도 않고 그냥 묵묵히 먼 하늘만 바라보는 자들이었다.
당연히 그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소수는 싸움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저런 플레이어들과는 마주치지 않는게 최선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명의 영혼이 모두 들어오고  한쪽에 다시 커다란 구멍이 반짝하고 빛나더니 곧바로 백명의 플레이어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군.’

몸에 힘을 최대한 빼고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조금은 긴장감이 들어 마음을 단단히 먹기로 했다.


‘이제는 숲이로군.’


전에는 초원지대였지만 이제는 사방이 울창하게 우거진 숲이었다.
고개를 드니 하늘로 우뚝 솟아있는 수많은 나무들의 높이가 대력 50여 미터는 족히 넘어 보였다.

우선 취해야 할 행동은 당연히 맵을 열어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맵’

마음속으로 맵을 외치니 곧바로 맵의 지도와 함께 우선 맵 전체를 둘러싼 파란생의 자기장이 눈이 제일 먼저 들어왔다.


‘첫 게임의 맵보다 훨씬 넓군.’


전에는 내가 위치해 있는 장소에서 안전지대까지 124키로 거리였지만 이번에는 그 두 배에 육박하는 208키로로, 지역 또한 두 배로 넓은 것은 당연했다.


안전지대 또한 점점 줄어들겠지만 역시 전에 비해 두 배 크기인 반경이 29키로나 되었다.
맵에 도착한 모든 플레이어들은 처음에 모두가 맵의 외각 지역에 떨어지기 때문에, 이 넓은 지역에서 우선은 만날 확률이 그리 높지 않아 먼저 보물 상자부터 찾아 무장을 해야 했다.
또한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은 모두 초기화가 되어 사라졌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것은 당연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