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7화 〉47화입니다. (47/75)



〈 47화 〉47화입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미끈거리며 새하얀 등 위로 샬럿의 손이 닿았다. 생각보다 차가운 느낌에 비올렛이 몸을 움찔거렸으나 그런 반응에도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움직였다.

근육을 부드럽게 압박하면서도 오일을 덧칠하는 모습에는사심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아 보였다. 정말로 평범하게 몸의 피로를 풀어주려는 것처럼 세심하게 움직이는 손길에 비올렛의 입에서 기분 좋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하아…”


“어때요? 괜찮죠?”


확실히, 자부할만하기는 했다. 단단히 뭉쳤던 근육들이 풀리면서 올라오는 시원함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의심으로 굳어져 있던 비올렛의얼굴이 한결 편하게 풀어졌다.

그렇다고 의심을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니었다. 틈만 나면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는 샬럿이 바로 옆에 있었다.


잠깐 정신을 다른 곳으로 판다면 금방이라도 등을 누르고 있는 손으로 허튼짓을  게 분명했다.


정신 차리자. 비올렛은 그렇게 생각하며 반쯤 나른하게 뜨고 있던 눈을 깜빡였다.

“흐아…”

그렇게 다짐한 것이 무색하게 마사지가 계속될수록 비올렛의얼굴이 햇볕 아래의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아닌 게 아니라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샬럿의 손이 지나는 곳마다 알 수 없는 열락이 피어올라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왠지, 몸이 뜨거워…”

“피로가 풀리면서 열이 오르는 거예요.”


샬럿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답했다. 비올렛은 의심조차 하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미약이 포함된 오일을 바르는 손이 둔부를 지나며 아래로 향했다.

이전에 사용된 미약, 체르니에처럼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었다면 비올렛은 고민도 하지 않고 몸을 일으켜 샬럿에게 철퇴를 내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사용한 것은 체르니에와 비교한다면 새 발의 피일 정도로 약한 것. 고작해야 사람의 기분을 조금 흥분되게 만드는 종류였다. 만약 평상시의 비올렛에게 사용했다면 알폰스에게 범해질 때 조금 더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 뿐이었다.

게다가 효과도 금방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시간을 들여야 나타나는 것으로 연인 간의  생활에서 작은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그러니 비올렛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자신이 서서히 끓는 물 속에 있는 개구리처럼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는 것을.

샬럿은 그녀의  구석구석 빠짐없이 오일을 발랐다. 당연히 고간 쪽에도 자연스럽게 손이 갔으나 직접적으로만지지 않고 주위를 부드럽게 움직였기 때문인지 아무런 반발이 없었다. 조금 더 대담하게 움직여 볼까 고민했으나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여전히 손을 움직이면서 비올렛의 표정을 살폈다. 헤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떨어질 것만 같았고 매서웠던 눈꼬리는풀려서 순한 양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이곳에 들어왔을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만지려고 들면 귀신같이 돌변해서 주먹을 날릴지도 몰랐다.

‘조금만 더.’

“흐으으…”


허벅지를 꾹 누르면서 주무르니 야릇한 신음을 토해낸다. 비올렛은 자신이 그런 목소리를 내었다는 자각도 없는지샬럿의 손길을 따라 연달아 색정적인 숨을 토해냈다.


사타구니 안쪽을 엄지로 꾹 눌러주니 몸을 움찔거리면서 잘게경련한다. 가볍게 절정에 도달한 것처럼 보였다. 샬럿은 멈추지 않고 사타구니 주변을 부드럽게 힘을 주어 쓸어내렸다.

하지만 절대로 직접적으로 만지지는 않았다. 철저하게 주위를 공략하듯. 누르는 손길마다 움찔거리며 애액이 토해졌다. 이미 그녀의 균열은 홍수가 난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이쯤하면 됐다. 샬럿은 그렇게 생각하며 나긋하게 입을열었다.

“이제 몸을 앞으로 돌릴게요.”

대답은 듣지 않고 그녀의 몸을 움직이게 해서 앞으로 돌렸다.

“하아… 하아…”

이마에 팔을 올리고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야했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열락에 참을  없어 내쉬는 끈적한 숨. 당장 그녀와 입을 맞추며 혀를 섞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샬럿은 또 한번 인내했다.


이제 정말로 마지막이었다. 살짝 마른 손 위로 다시 오일을 들이부었다. 손을 타고 아래로 흐른 액체가 비올렛의가슴 위로 톡톡 떨어졌다.


“흣…”


뜨거운  위로 떨어지는 차가운 자극에 몸이 이리저리 튀었다. 샬럿은 조급해하지 않으며 양손에 오일을 바르고는 그녀의 어깨 위로 손을 올렸다. 가녀린 어깨를 지나 조르면 부러질 듯한 목을 감싸듯 부드럽게 훑는다.

매끈한목울대를 감싸 쥐고 있으니 가슴 속에서 열망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목을 졸리는 것도 좋아했으나 조르는 것 역시 좋아했다. 아름다운 사람이 죽음 앞에서 보이는 반응을 생생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올렛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손에 미약하게 힘이 들어갔다. 쿵쾅거리며 심장이 뛰는 맥박이 느껴졌다. 이대로 꽉 힘을 준다면 비올렛이라고 할지라도 쉽게 제 손을 떨쳐낼 수 없을 것이었다.

“하아… 하아…”

비올렛은 목에서 느껴지는 압박에 흐리멍텅한 시선을 옮겼다. 샬럿의 얼굴이 가까이 보였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평소와는 다르게 보였다.


옆으로 길게 찢어진 동공. 마치 염소를 연상시키게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샬...럿…?”

“네,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그녀를 부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목을 압박하던 손이 풀어지고 눈웃음 짓는 샬럿의 얼굴이 보였다.


“아니, 아무것도…”

비올렛은 눈을 깜빡거리고는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잘못 봤겠거니 싶었다.


목을 감싸던 손은 다시 어깨를 지나 가슴으로 향했다. 가슴 아래에서 겨드랑이까지 몇 차례 부드럽게 움직인다. 정상에 빳빳하게 발기된 분홍 돌기가 먹음직스러워 당장이라도 깨물어버리고 싶었으나 아쉬움을 달래고 또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오돌토돌하게 만져지는 갈비뼈를 지나니 말랑하면서도 탄력 있는 복부가 만져졌다. 샬럿은 고개를 돌려 비올렛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여기서부터가 분수령이었다. 손바닥으로 복부 주위를 쓰다듬던 손이 겹쳐지며 한 곳을  눌렀다.

“히익!”


복부를 강하게 누르는 압박에 멍하니 있던 비올렛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바, 방금 뭐가…”


“쉬이, 괜찮아요. 이것도 마사지의 일종이니까요.”

더듬으며 내뱉는 말에 샬럿이 괜찮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밀어뜨렸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겹친 손끝으로 배꼽 옆을 꾸욱 눌렀다.


“햐악…!”

거센 숨이 토해진다. 하지만 고통 어린 신음은 아니었다. 야릇한 교성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샬럿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복부 주위를 강하게 꾸욱 눌렀다. 그럴 때마다 비올렛의 다리가 움찔거리며 들려 올라왔다. 방황하는 손이 미끄러운 매트를 잡지 못하고 허공을 그러쥐었다. 배를 꾸욱 눌릴 때마다 짜릿한 감각이 뒤통수를 때렸다.


‘효과가 있다.’


샬럿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가 행하는 것은 복근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자궁을 자극하는 마사지였다.

“하악, 응,흐읏…!”

비올렛은 연신 숨을 토해내며 몸을 떨었다. 그만하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말할 수가 없었다. 손으로 눌릴 때마다 올라오는 쾌감에 힉힉거리며 교성을 내지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흐야앗…!”

다시 한번 꾸욱 누르는 압박에 비올렛의 허리가 들렸다. 퓨퓻하며 애액이 터져 나와 매트를 적셨다. 그러고도 여전히 여운이 남아 있는지 붕 뜬 채로 바들바들 떨다 주저앉았다.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침을 흘리는 모습이 꼴사납기 그지없었다.

누가 봐도 절정에 도달한 모습에 샬럿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 기분이 너무 좋으셨나 봐요.”

“아, 아냣… 이건…! 흐읏?!”


보지 안쪽을 파고드는 손가락에 비올렛의 말이 멈췄다.


“괜찮아요. 단순히 마사지일 뿐이니까요.”

“햐윽…! 학…!”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 거예요.”

미약이 섞인 오일을 품은 손가락이 질  곳곳을 빠짐없이 칠한다. 그럴수록점점 쾌감이 증폭되어서 비올렛은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쾌락이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샬럿은 그녀의 몸을 움직였다. 다리를 어깨로 붙여 치부를 당당히 드러내게 하는 부끄러운 자세였으나 이미 비올렛은 자신이 무슨 짓을 당하고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하고는 얼굴 위에 앉으니 다리를 내릴 수도, 치부를 숨길 수도 없게 되었다.

손가락으로 잔뜩 애무한 탓인지 꽉 닫혀 있던 균열이 뻐끔거리면서 샬럿을 맞이했다.

그녀는 과일을 베어 무는 것처럼 비올렛의 보지를 입에 물었다.

“흐윽!”


과즙이 터져 나오듯 애액이 입안으로 뿜어졌다.

목울대가 꿀렁거리며 움직였다. 농밀한 정기를 품은 달콤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샬럿은 황홀한 기분을 느끼며 혀를 움직였다. 보통 사람의 것보다 긴 혀가 비올렛의 보짓살을 헤치고 들어갔다.


“흐기익…! 꺄흐읏…”


아래에서 색정적인 숨을 토해내며 비올렛이 교성을 내질렀다. 뜨거운 숨이 자꾸만 하복부에 닿아 참을 없었다.


샬럿은 붉어진 얼굴로 엉덩이를 내려 자신의 보지를 비올렛의 얼굴에 가까이했다.

“하앗♥”


보지에 닿는 숨결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샬럿의 몸이 잘게 떨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것인지 손으로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뚝뚝 떨어지는 애액이 비올렛의 얼굴을 적셨으나 닦아낼 틈도 없었다.

육벽을 간질이고 오돌토돌한성감대를 혀끝으로 긁어내리니 금세 반응이 돌아왔다.


허리를 바들거리며 떠는 비올렛. 혀가 아플 정도로 보지가 조여지며 애액을토해냈다. 아래에서는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비명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혀를 빼 내고 잔뜩 발기한 클리토리스를 살짝 깨무니 또다시 허리를 바르르 떨며 요동쳤다.

“입 벌려요.”


강압적인 목소리에도 정신이 혼미한 비올렛은 순순히 입을 벌렸다.


샬럿은 작게 벌어진 입에 자신의 보지를 물리며 음핵과 가슴을 자극했다.


입안으로 들어온 것을 밀어내기 위해서인지 혀를 사용하지만, 그것이 더욱 샬럿을 부채질 하는 것이라는 건 알  못했다.

제 속살을 파고드는 비올렛의 혀를 느끼며 클리와 유두를 자극하는 손길이 더욱 빨라졌다.

“하악♥♥”


자위를 하는 샬럿의 고개가 뒤로 꺾였다. 오랫동안 쾌락을 막았던 댐이 한순간 무너지며 물을 쏟아냈다.

마약을 하는 것처럼 눈앞이 번쩍거리며 번개 쳤다. 허리를 바들거리며 떠는 그녀의 밑에서 비올렛의 목울대가 연신 꿀꺽하고 움직였다. 그것이 더욱 샬럿을 미치게 했다.


자신의 체액이 그녀의 몸속에서 영원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쾌락이 샬럿을 덮쳐왔다.

절정에 이른지 얼마  되어 또다시 절정에 이른다. 바들거리는 몸을 제어할 수가 없어 옆으로 휘청거리더니 바닥을 굴렀다.

털썩하고 다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으나 샬럿은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무척이나 행복했다. 죽기는 싫었지만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누워 있던 비올렛이 몸을 일으키는 것을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얼굴 위로 그림자가 져서야 비로소 아차 싶었다.

비올렛에게 사용한 미약은 효과도 저급했지만, 지속 시간도 길지 않았다.  번 절정에 도달하고 나면 금방 효과가 사라질 정도로 휘발성이 강한 물건이었다.

샬럿은 여전히 붉은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는 비올렛에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상쾌한 얼굴로 말했다.

“기분 좋았죠?”


“죽어.”

음산하게 중얼거리는 말과 함께 비올렛의 몸이 한순간 넘어지듯 흔들렸다.

날카롭게 세운 팔꿈치가 향하는 곳을 알아차린 샬럿이 황급히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했으나 비올렛이 좀 더 빨랐다.


마치 지붕 아래에 매달린 고드름이 떨어지는 것처럼 명치를 향해 정확하게 내려꽂혔다.

우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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