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33화입니다.
사각사각. 부관은 쉬지 않고 펜을 움직였다. 점심도 간단하게 집무실에서 해결하고 오로지 일에 집중했건만 그럼에도 서류가 줄지 않았다. 하긴, 매일 해도 넘쳐나는 것이 일인데 일주일이나 자리를 비웠으니 당연했다.
그는 펜을 움직이던 손을 놓고 안경을 벗어 눈가를 문질렀다. 너무 종이만 보고 있었더니 눈앞이 침침했다. 손을 뻗어 옆에 놓아둔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
“아.”
잔은 비어 있었다. 언제 다 마신 건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니 무의식적으로 홀짝홀짝 마셨나 보다. 책상 옆에 있는 종을 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용인 하나가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잔을 들고 들어왔다.
이 저택에 있는 사람 중에 부관이 집무실에 살다시피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주인인 알폰스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모두 부관에게 맡겼으니 말이다. 그런 그가 있는 집무실에서 종이 울린다는 건, 단 한가지 경우밖에 없었다.
부관은 잔을 놓고 가는 사용인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는 잔을 들고 홀짝거리며 마셨다. 따뜻한 것이 들어가니 안쪽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의자에 늘어지며 앉아 있으니 철컹철컹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쇠사슬과 벽이 부딪치는 소리였다.
사실은 아까부터 들려오고 있었지만, 일하는 동안에는 다른 소음을 의도적으로 차단했기에 이제서야 들리는 것이었다. 부관은 커피를홀짝이며 벽에 연결된 쇠사슬에 묶여 있는 샬럿을 바라봤다.
그녀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눈은 넋을 놓은 사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고 아랫도리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다. 가끔 교성을 내지르면서 발작하는데, 쇠사슬 소리가 나는 것도 그 움직임 때문이었다.
“하앗♥ 힛♥ 또 간닷♥♥♥”
교성과 쇠사슬 소리가 샬럿이 절정했음을 알려왔다. 부관은 치마 아래로 쪼르륵 흘러나오는 액체를 보면서 멍하니 생각했다.
‘저 여자는 언제 죽는 거지?’
딱히 악의가 있어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다. 단지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샬럿이 알폰스의 명에 의해 강력한 미약을 마시고 저렇게 묶여 있는 것이 꽤 오래 지난 상태였다. 그동안 그녀가 바깥으로 내보낸 액체만 해도 수 리터는 될 것이었다.
그런데 저 여자는 탈수 증상을 호소하기는커녕 몇 번이고 계속해서 싸지르지 않는가. 인간이라면 벌써 죽거나 그에 준하는 상태가 돼야 정상이었다.
‘인간이 아닌가 보다.’
별 뜻 없이 그렇게 생각했다. 부관은 잔을 비우고 다시 종을 울렸다. 그러다 문득 제 주군을 떠올렸다.
‘도대체 언제 오실 생각이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
침대 위로 두 인형이 입을 맞추고 있었다.
“츄웁, 응…! 푸하! 그만…! 읍!”
비올렛은 손으로 입술을 부딪쳐 오는 알폰스를 밀어내려고 했으나 커다란 손이 두 손을 붙잡아 머리 위로 올렸다. 두툼한 혀가 비올렛의 혀를 옮아 매었다. 격렬한 입맞춤에 그녀는 어떻게 해서는 호흡하려고 애썼다.
이 짓도 몇 번 당하다 보니 어느 정도 요령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숨이 덜 막히는 방법이라던가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런다고 알폰스에게 유린당한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푸하아!"
길게 이어지던 입맞춤이 끝나자 비올렛은 크게 호흡했다. 폐가 아파졌고 심장이 방망이질하듯 쿵쾅거렸다. 알폰스는 그녀가 여유를 가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으며 문지르듯 키스했다.
“흐읏!”
비올렛이 몸을 떨었다.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그녀의 살 내음이 그대로 맡아졌다. 몸을 비틀며 알폰스의 숨결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게 꽉 잡고 있어서 피할 수도 없었다.
“이 짐승… 같은 새끼가!”
“칭찬으로 듣지.”
“아!”
힐난하는 말에도 아무렇지 않게 가슴을 그러쥐었다. 손안으로 알차게 들어오는 감각이 좋았다. 그는 목덜미를 자극하면서 손으로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비올렛은 신음을 내지 않으려 애썼다. 예전 같았으면 그의 손길에도 끔찍하다는 감정만 느껴졌을 텐데 어째서인지 스멀거리며 쾌락이 올라왔다.
이게 다 샬럿 때문이었다. 그녀가 제 몸에 무슨 짓을 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알폰스와 행위를 하는데 제가 느낄 리가 없지 않은가.
“아흑!”
발딱 선 돌기를 살짝 꼬집자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등허리를 관통했다.
알폰스는 그녀의 반응에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약한가 보군.”
“잠깐, 헉!”
그녀의 가슴 돌기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입으로 가슴을 빨았다. 아기가 젖을 빨듯 혀로 자극하며 빠니 비올렛의목소리에 점차 물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만, 제발…!”
비올렛은 애원하듯 외쳤다. 그가 당연히 들어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알폰스가 가슴을 자극할 때마다 찌릿한 쾌락이 자꾸만 머릿속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아래에서부터 무언가 올라오는가 싶었다. 비올렛은 본능적으로 그것이 절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나 막을 방법이 없었다. 심지어 알폰스는 그녀가 곧 절정에 도달한다는 것을 깨닫고 가열차게 애무를 했다.
“흐이익♥”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며 허리가 절로 들썩거렸다. 달뜬 교성과 함께 애액이 뿜어져 나와 시트를 더럽혔다.
예전의 비올렛이었더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저택에 있었던 지난 이틀 동안 샬럿에게 알게 모르게 개발된 탓이었다.
“많이 민감해졌군.”
샬럿이 비올렛을 노리고 있다는 것쯤은 진작 알고 있었다.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마음에 들어 했으니 아마 호시탐탐 기회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자신과 계약으로 묶여 있어 함부로 할 수 없으니 적당히 의존하게 만들려고 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알폰스는 비올렛의 젖은 비부에 손을 올렸다. 달뜬 목소리로 호흡하고 있던 그녀의 입에서 다시 한번 교성이 튀어나왔다.
“흐익♥ 잠깐, 거기는. 앗♥”
비올렛은 도저히 제 입을 통제할 수 없었다. 누르면 나오는 자판기처럼 알폰스의 투박하고 커다란 손이 비부를 꾹 누를 때마다 열락에 찬 신음이 튀어나왔다.
“햐악♥♥”
털 하나 없는 젖은 민둥산을 쓰다듬다 쿡 찌르듯 손가락을 질 안으로 삽입했다. 그러자 안이 꾹 조이며 손가락을 압박했다. 고작 손가락을 넣은 것만으로도 가볍게 가버렸다.
왕복할 때마다 찰팍거리는 물소리가 음란하게 울려 퍼졌다. 비올렛은 마구잡이로 올라오는 쾌락에 몸을 비틀며 교성을 내질렀다.
제가 무슨 목소리로 울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그저 하복부에서 올라오는 열락에 몸을 맡겼다.
손가락이 하나 더 쑤욱 들어오더니 아까보다 속도를 빨리했다. 물소리와 살결이 부딪히는 소리가 음란하게 들려왔다.
허리가 멋대로 하늘로 치솟았다. 알폰스의 손가락이 그녀를 놓지 않겠다는 듯 따라가 피스톤질을 했다.
“흐앗♥ 흐꺄악♥♥♥♥”
푸슛 하고 물방울이 튀어 올랐다. 마치 남자가 사정하는 것처럼 그녀가 쏘아낸 애액이 허공을 비상했다.
손가락을 꽉 물고 놓지 않는 보지를 헤치고 더욱 깊숙이 들어가 질 내부를 헤집듯 빙글빙글 돌았다.
미쳐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두 번째절정은 더욱 빨리 왔다.
아랫배가 꽉 조이는 느낌이 들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힘이 탁 풀려 주저앉았다. 방광이 제멋대로 열려 오줌을 내보내는 것이 느껴졌다.
비올렛은 침을 흘리며 간헐적으로 숨을 내뱉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저를 절정 시키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덜덜 떨리는 입을 열어 말했다.
“그만, 흐윽♥ 그만해에…”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우는소리를 하는 거냐?”
“아읏♥♥”
알폰스는 피식 웃으면서 작게 발기한 공알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그것만으로도 비올렛은 몸을 비틀며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었지만, 그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연속된 절정으로 녹초가 되어 밭은 숨을 내쉬고 있는 비올렛은 품에 안았다. 그리고는 살짝 몸을 틀어 어느 방향을 향해 움직였다.
반항할 체력조차 없어서 품에 기대고 있던 비올렛의 고개가 커다란 손에 붙잡혀정면을 바라봤다.
커다란 거울이 보였다. 다음으로는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는 알폰스의 얼굴이 보였고, 그 품에 안겨 있는 토끼귀를 가진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쾌락에 젖은 흐리멍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었다. 그것을 깨달은 비올렛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거울 속의 그녀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새하얀 피부는 울긋불긋했고 입술은 붉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가슴의 돌기는 빳빳하게 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고 다리가 쩍 벌어져 물기로 가득한 비부가 숨김없이 드러나 있었다.
그에 비올렛이 다급하게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으나 그것을 두고 볼 알폰스가 아니었다.
다리로 오므리는 것을 막은 그가 속삭였다.
“보기 좋은 광경이지 않나?”
“보기 좋기는…! 아!”
비올렛이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지분거렸다.
손으로 그것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있을 체력이 전부였다. 피부를 훑는 감촉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토해냈다.
‘이런 거 기분 나쁘기만 할 텐데...!”
어째서 아랫배가 저릿한 느낌이 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비올렛은 입을 꼭 다물며 팔로 알폰스의 머리를 붙잡았다. 어쩔 줄 모르는 감각에 뭐라도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알폰스가 작게 웃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응을 참을 필요 없다.”
“누구, 좋으라고…! 읏♥”
가슴을 붙잡는 손에 절로 달콤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가슴 양쪽을 우악스럽게 잡는 손길에 고통이 느껴져야 하건만 쾌락만이 가득했다.
“흐윽♥ 잠깐, 아♥♥”
“가슴은 조금 아쉽군.”
한 손에 알맞게 들어오는 알가슴이었으나 그는 좀 더 풍만한 것을 선호했다. 가령 샬럿처럼 잡았을 때 손으로 전부 잡을 수 없을 만큼 말이다.
뭐, 아쉬운 건 아쉬운 것이고. 알폰스는 가슴을 움켜쥐던 손으로 빳빳하게 발기한 돌기를 잡아 그대로 당겼다.
“히이익♥♥♥"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비올렛이 몸을 비틀었다. 제 의지와는 관계없이 머리를 두드리는 쾌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몇 번이고 돌기를 손가락으로 비비며 잡아당기니 금세 절정에 달했다.
비부에서 울컥 토해진 애액이 알폰스의 바지춤을 적셨다. 벗지 않는 바지 위로거대한 윤곽이 껄떡거렸다. 이제 참는 것도 한계였다. 한껏 억눌려 있던 자지를 해방시키니 가볍게 튀어올라 비올렛의 하복부를 통 두드렸다.
“흣!”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에 절정의 여운에 잠겨 있던 비올렛이 깜짝 놀라 거울을 바라봤다. 아래에서 솟아난 알폰스의 물건이 배꼽까지 올라와 잔뜩 성난듯 움찔거리고 있었다.
“자, 잠깐…”
너무 크잖아 이건. 비올렛은 다급히 입을 열려고 했다. 다만 알폰스의 행동이 더욱 빨랐다.
품 안에 안겨 있는 그녀를 가볍게 들어 올려 질구와 귀두의 끝을 맞췄다.
"크읏, 가악…!"
아래에 맞닿는 감촉이 느릿하게 비올렛의 꽃잎을 해치고 들어왔다.
"흐음, 여전히 좁군."
"크으, 하악… 하아…"
비올렛은 가쁘게 숨을 내쉬며 배 위로 손을 올렸다. 육안으로 봐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비현실적인 광경이었으나 알폰스가 몸을 들어 올리자 현실로 다가왔다.
“아악…!”
비올렛의 입에서 고통어린 신음이 터져나왔다. 속이 끌어내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한순간 가장 깊은 곳을 두드렸다. 천천히 움직이던 것이 점차 속도가 붙었다.
아무런 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속을 때려대는 육봉에 구역질이 올라왔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만, 흑, 아프다고!”
“이렇게 젖었으면서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비웃는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쳐올려진다. 비올렛은 눈을 크게 뜨며 입을 벌렸다. 맨살이 쓸리는 듯한 격통이 머리를 흔들었다.
팔을 휘저으며 발버둥 쳤으나 알폰스가 뒤에서 껴안으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우윽, 크잇… 캬윽…”
우악스럽게 몸을 조이며 허리를 부딪쳐오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고통 속에서 비올렛은 단말마 같은 신음을 연이어 내뱉었다.
그런 반응과는 별개로 찔릴 때마다 애액은 잘만 나왔다. 아침 목욕 때 몸에 덕지덕지 발랐던 미약이 섞인 향유 때문이었다.
미끌거리는 육벽이 구불거리며 자지를 조여왔다. 알폰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날 위해서 이런 소리로 울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지.”
물론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위해서 그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단순히 고통스러워하는 비올렛을 놀리기 위해서였다.
“크읍, 큭!”
비올렛 역시도 그것을 알았으나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격통에 무어라 대답할 수 없었다. 미약하게 반항이랍시고 입을 꾹 다물었으나 찔릴 때마다 잇새로 억눌린 신음이 터져 나왔다.
전희는 쾌락이었으나 행위는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