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10화입니다.
영진은 희미한 의식 속에서 방황했다.
이따금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것을 제어할 수 없었다. 사각거리는 소음과 귀에서 시작되는 고통이 정신을 좀먹었다. 그나마 이릴의 목소리만이 정신을 조금이나마 맑게 해주었다.
그렇다고는 하나여전히 안개 낀 듯 흐릿했다. 또다시 멋대로 움직이는 몸을 따라 영진은 이리저리 흔들렸다.
"어이."
그리고 새로운 목소리가 머리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릴의 목소리가 아닌 누군지 모르는 타인의 목소리였다. 그것을 따라 흐릿한 시야가 이동했고.
잡혀있는 이릴의 모습에 안개가 걷어졌다.
순식간에 말끔해진 정신으로 영진이 중얼거렸다.
"이릴?"
"이 녀석의 이름이 이릴인가 보지?"
"넌 뭐야."
"손에 든 걸 내려 놓는다면 알려주지."
"손에?"
그제야 영진은 자신이 단창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피범벅인 단창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손을 놓고 말았다.
기억이 애매했다. 고문 당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난 뒤부터 그랬다.
어째서 자신이 창을 들고 있는지도 저들이 왜 이곳에서 이릴을 인질로 잡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요구한대로 놨어. 이제 이릴을 놔 줘."
"그럴 순 없지. 네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뭐? 약속과는 다르, 크윽!"
무어라항변하려는 순간 뒤에서 트레오가 영진을 덮쳤다. 그는 빠르게 영진의 두 팔을 뒤로 향하게 하고는 밧줄로 꽁꽁 묶어버렸다.
“비겁한 새끼들!”
분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내질렀으나 트레오는 코웃음 칠 뿐이었다.
“비겁하다니 그거 참 고맙군.”
그는 아예 꼼짝도 못하게 있는 힘껏 밧줄을 묶었다. 팔을 조이는 고통에 영진이 작게 신음했으나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던 우노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보다 딸려온 노예 중에 백토 공주가 있다는 얘기는 못들었는데.”
“우리가 알아 봐야 좋을 거 없다 이거겠지.”
트레오가 그의 말을 받으며 말했다.
하기사 그들은 경매 전까지 탈출하는 노예가 없는지 정도만 감시하면 될 뿐이었다. 우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영진의 턱을 붙잡았다.
이글거리는 눈빛에도 아무렇지 않게 이리저리 둘러보며 말했다.
“그 백토 공주라 그런지 얼굴은 최상급이군.”
“설마 오늘은 그녀석이냐?”
“난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보는데.”
두에스와 트레오가 그리 말했으나 우노는 이미 결정을 내린 듯한 표정이었다.
트레오는어깨를 으쓱이며 두에스를 보며 말했다.
“두 개 가져와. 저 하프 엘프도 쓸 거니까.”
두에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깥으로 나갔다. 두 사람 다 퍽 익숙한 행동이었다.
영진은 그 모습들을 보며 이를 갈았다. 이미 다 잡은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놈들에게 당장이라도 한 방 먹이고 싶었으나 등을 짓누르는 힘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게다가 여전히 이릴은 붙잡혀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로 저들이 무슨 짓을 하던 얌전히 당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으로 나갔던 두에스가 돌아왔다.
“젠장, 전에 쓰고 그냥 처박아 둔 놈이 누구야?”
두에스가 인상을 찌부리며 들고 온 것은 개구기였다.
투박한 형태였으나 그 기능하기에는 무리가 없어보였다. 우노가 그것을 받아들고 냄새를 맡더니 대번에 질색을 하면서 멀리 떨어뜨렸다.
“썅, 진짜 좆같은 냄새군. 대체 어떤 새끼가 쓰고 안 씻은 거야?”
“난 안하련다. 저런 걸 썼다간 병걸리기 딱 좋다고.”
트레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전에 한 번 매독에 걸린 뒤로 청결을 중시하게 되었다.
우노 역시도 찝찝한 표정이었으나 이내 곧 결정을 내리고는 몸을 일으켰다. 두에스가 질색하는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진짜 그거 쓰게?”
“병 걸리는 게 좆 짤리는 것보단 낫겠지.”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까딱 거렸다. 하던대로 하자는 신호였다. 두에스는 고개를 저으며 트레오를 바라봤다. 그 역시도 어깨를 으쓱이며 영진의 등 뒤에서 물러났다.
등을 짓누르는 압력이 사라지자 영진이 재빠르게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그보다 두에스와 트레오가 양 팔을 붙잡는 것이 더욱 빨랐다.
얼굴을 붉게 할 정도로 발버둥을 쳤으나 두 사람 분의 힘을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씨발! 이거 놔!”
“놔라고 하면 잘도 놓겠다. 머저리 같은 년.”
“아윽!”
트레오의 우악스러운 손에 머리카락을 붙들린 영진이 짧게 비명을 질렀다.
눈앞에는 개구기를 손에 쥔 우노가 다가오고 있었다. 개구기를 처음 본 영진이었으나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기에 어떤용도로 쓰일 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원래 자신이었더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라는 것도 말이다.
영진은 욕설을 내뱉는 대신 입을 꾹 다물었다.
“버티지 말고 쉽게 쉽게 가자고. 나는 한 발 빼서 좋고, 너는 괜히 힘 뺄 필요도 없으니 좋고 말야.”
‘말 같지도 않은소릴!’
우노의 말에 영진은 그렇게 일갈하고 싶었다.
세상 어느 남자가 다른 사람의 좆을 입에 물고 싶겠는가. 물론 세상은 넓고 인간은 많으니 그런 놈들이야 없진 않겠지만 적어도 영진에게 있어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영진이 입을 꾹 다물고 버티자 우노가 옅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옆에있던 두에스에게 시선을 줬다.짧은 시선 교환에두에스는 주저 없이 움직였다. 짧게 끊어치는 주먹이 갈빗대를 강타했다.
“캬학!”
방심하고 있던 영진이 숨을 토해내며 입을 열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트레오가 우악스럽게 턱을 붙잡고 손가락으로 양 볼을 짓눌렀다.
색색 밭은 숨을 내쉬는 영진을 보며 우노가 말했다.
“그러게 서로 편하게 갔으면 얼마나 좋아?”
그러면서 손에 든 개구기를 영진에게 가까이 했다. 착용은 순식간에 끝났다.고작 몇 번의 손놀림으로 영진의 입은 완전히 닫히지 않게 되었다.
영진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쇠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어우러져 스멀스멀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영진은 토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맑은 죽 같은 것만 먹었기에 위액 섞엔 하얀 액체를토해냈다. 몇 번을 헛구역질 하고 나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여전히 입에서는 냄새가 올라왔으나 인간이 적응의 생물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인지 그런대로 버틸만 했다.
그걸 보며 트레오가 말했다.
“얘도 얼마나 좆같았으면 토를 하겠어? 근데 정말로 여기에 박겠다고?”
“알게 뭐야."
우노는 그렇게 말하며 허리춤을 풀었다.
“벌써 난 준비가 끝난 상태라고.”
그 말대로 바지를 벗자 드러난 검붉은 자지가 잔뜩 화가난 듯 하늘을 향해 치켜서 있었다.
트레오는 혀를 찼고 두에스는 익숙하게 영진의 오금을 발로 찼다.
토악질을 하고 난 뒤였기에 영진은 그 발길질을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덕분에 영진은 자신의 눈앞에 드리워진 남성기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잔뜩 도드라진 핏줄이나 변색되어 까무잡잡한 표면, 그리고 제대로 씻지 않은 것인지 풍겨져 오는 악취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그 크기도 작지 않았기에 영진은 끔찍함을 느꼈다.
우노는 그런 영진의 반응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껄떡거리는 성기를 손으로 쥐고 얼굴을 문질렀다.
피부에 닿는 뜨거움에 절로 몸서리가 쳐 졌으나 머리를 잡혀 있는 통에 뒤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하… 매끈하고 좋은 피부군.”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하는 말은 평범한 칭찬과 다를 바 없었다. 영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에으에!”
죽인다. 라고 말하려 했지만 혀가 개구기에 고정되어 있는 탓에 문장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울음처럼 들려 우노가 코웃음쳤다.
“뭐라고? 빨리 입에 물려 달라고?”
옛다 하고 혀 위로 귀두가 올려졌다.
혀에 닿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입을 다물려 했으나 개구기에 막혔다. 그 사이 귀두가 혀 위로 이리저리 움직였다. 마치 맛을 음미라하는 것처럼 구석구석 움직였다.
피부를 핥는 듯한 감각과 다를 바 없었지만, 그것이 남자의 성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게다가 이상하게 쓴맛도 느껴졌다.
영진은 이리저리 몸을 틀며 그 끔찍한 물건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귀두는 점점 안쪽으로 밀고 들어왔다.
“으윽, 오옷…”
우노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허리를 움찔거리더니 한순간 튕기듯 찔러넣었다.
목젖을 두드리는 통에 순간적으로 헛구역질을 할 뻔 했지만, 그 마저도 목구멍을 밀고 들어와서 할 수 없었다.
“크훕, 풉!”
“어억, 옥…”
영진은 코로 공기가 빠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숨이 턱 막히면서 자의가 아니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우노는 뿌리 끝까지 영진의 입 안에 박아놓고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다가 겨우 거센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씨발, 이년 입보지가 장난 아닌데? 하마터면 바로 싸버릴 뻔 했어.”
목구멍을 압박하자 자지를 조여오는 것이 보통이 아니었다. 우노는 느릿하게 자지를 뽑아냈다. 입에서 완전히 흉물이 빠져나가자 영진은 몸을 웅크리며 거세게 기침을 해댔다.
하지만 우노는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새하얀 머리칼을 휘감아 당겼다.
“윽!”
“어디서 쉬려고? 이제 시작인데.”
증오가 일렁이는 눈이 우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코웃음치며 껄떡거리를 자지를 가져다 대었다. 곧장 공포로 점칠 되는 것이 그렇게 감미로울 수가 없었다.
집어 넣기 쉽게 일자가 된 통로에 우노는 주저 없이 삽입했다.
몸을 비틀며 쿨럭거리는감촉이 해면체를 통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우노는 지금처럼 저항도 못하는 노예를범할 때가 기분이 좋았다. 깊게 동굴을 파고 들어가는 고깃덩이를 육벽이 개걸스럽게 조여왔다.
“그럼 나는 저녀석으로 한 발 빼볼까.”
두에스는그렇게 말하며 이릴에게로 다가갔다.
그녀는 멍하니 우노에게 입을 범해지고 있는영진을 바라봤다.
다 자신 때문이었다. 만약 영진이 혼자였더라면 그렇게 순순히 잡히지 않았을 것이었다.
자신이 잡히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탈출을 감행할 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이릴은 다가온 남자를 올려다봤다. 두에스는 아까 전 영진의 입에 물려진 것과 똑같은 개구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
“너도 이렇게 더러운 건 쓰기 싫겠지?서로 윈윈하자고. 나는 한 발 빼서 좋고 너는… 뭐 저렇게 토하지 않아서 좋고?”
그의 말은 궤변이었으나 이릴에게는 달리 선택지라고 할 것이 없었다.
두에스는 허리춤을 풀고 바지를 내렸다. 우노와 비교했을 때도 꿀리지 않을 크기의 남근이 모습을 드러냈다.
“혹시나 하는데 깨문다거나 하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을 거야. 너희를 죽이지는 못해도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게 하는 건 일도아니니까 말이지.”
두에스는 그렇게 말하며 이릴을 어깨를 짓눌렀다.
그 압력에 버티지 못하고 털썩 무릎을 꿇자 눈앞으로 울긋불긋한 자지가 드리워졌다. 이릴은 그를 한 번 올려다보고는 손으로 그것을 붙잡았다.
“옷…”
자지에 닿는 서늘한 피부에 두에스는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목소리를 내뱉었다. 스윽스윽하고 훑는 손길은 그다지 익숙해 보이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것이 이릴의 모습과 매치되어 나쁘지 않았다.
“좋아, 조금만 더 세게 잡아봐. 오, 그렇지...”
마치 선생이 학생을 가르치듯 말했다. 이릴은 그 말에 굳이 대답하지 않고 아까보다는 좀 더 세게 자지를 잡고 흔들었다.
두에스는 만족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이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이릴의 시선은 그에 향해 있지 않았다. 옆에서 잔혹하게 범해지고 있는 영진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를 범하고 있는 남자는 전혀 배려라는 것이 보이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자지가 혀 바깥으로 나왔다가 다시금 단번에 목구멍 깊숙히 처박는다.
그것으로 끝이아니라 영진의 귀를 마치 손잡이처럼 잡고 흔들고 있었다. 아래에서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도 약을 한 사람처럼 허공을 바라보며 침을 튀기며 숨을 내뱉었다.
“헉, 흐억! 허억!”
“우극, 게엑, 켁…”
영진은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이미숨을 제대로 못 쉰지가 몇 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입 안을가득 채우는 자지가 빠질 때나 잠깐 짧게 숨을 들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쉴 틈 없이 목구멍을 압박하는 자지나 머리를 뽑아버릴 것처럼 움켜쥐고 있는 덕에 여전히 호흡이 곤란했다. 제 의사와는 상관 없이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는 바람에 눈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미 머릿속은 백지처럼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이 고통이 빨리 지나기를 생각할 뿐이었다. 그 바램이 전해졌는지 우노의 피스톤 운동이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영진은 직감적으로 곧 끝이 온다는 걸 깨달았다.
“오옷, 이제 싼다…!”
괴성과 함께 허리를 끝까지 처박는다. 영진은 머리를 뒤로 빼려 했지만 머리를 꽉 붙잡는 손에 옴싹달싹 할 수없었다. 목 안에서 움찔움찔 하더니 곧 정액을 토해낸다.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끈적한 액체의 느낌이 생생히 전해졌다.
눈이 절로 부릅 떠졌다. 하지만 우노는 그런 모습이 안중에도 없다는듯 주춤거리며 허리를 밀어붙였다. 더 이상 들어가지도 않는데도 그랬다.
덕분에 영진의 몸이 눕다시피 되었으나 괴성을 지르며 울컥 정액을 토해냈다.
“크어, 커어…”
마침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고 나서야 우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