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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화 〉각성? 각성! 각성(III) (60/66)



〈 60화 〉각성? 각성! 각성(III)

다음날 아침 운동을 다녀온 치혁이 누나들을 깨워 병원으로 보내고  청소를 했다.


“우와 정말 3일 아니 4일인가? 하여튼 겨우 4일 비웠는데 집이 정말 누나들 여자 맞아? 어떻게 남자인 내가 매일 청소며 설거지에 빨래까지...뭐   있지 그럼 방세도 없고. 먹을 것도 무료 당연히 해야지”

치혁은 지저분해진 집을 보며 투덜거리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효선을 보며 말을 돌렸다.


“치혁아  방금 뭐라고 했어?”


“아니아니 누나들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하자 뭐 그런 거”


“그래?”


“응 그런데 누나 왜 다시 들어왔어?”


“아 휴대폰 주고 가려고”


“휴대폰?”


“응 은아 언니 껀데 병원 오면 연락하라고 비밀번호는 풀었으니깐 그냥 사용하면 된데  그리고 은아 언니에게는 언니들이나 나에게 연락하면 되는데 소연 언니에게 해 그 시간이면 소연 언니가 가장 프리 할 시간이니깐”

“앙 알았어 누나 고마워”

“고맙긴 일루와 뽀뽀”


효선이 입술을 삐죽 내밀자 치혁이 다가와 입술에 뽀뽀를  주었다. 효선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치혁의 물건은 쓰다듬었고, 치혁도 효선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누나 늦어 다른 누나들도 기다릴 거 아냐”

“응 가야지 아 가야지 가야지 하는데... 가기 싫다.”


“어서 가세요. 난 청소해야 하니깐”


“그래 점심때 볼 수 있으면 같이 보구”

“응 누나”

효선이 문을 열고 나가자 치혁은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고선 빠르게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서두르다 보니 어느새 집안이 깨끗해졌다.

누나들 방도 청소를 해 주고 싶었지만 그곳은 프라이버시 공간이라 누나들이 정리하게 두기로 했다.


“무슨 매일 알몸으로 다니는데 프라이버시는 무슨 내가 하게 두면 누나들도 편하고 좋을테데”

치혁은 땀으로 흠뻑 젖어 샤워를 한 다음 거실 소파에 앉았다.

“보자보자 스마트 폰이라 나도 이참에 스마트 폰 살까?”


예전에 전화기가 없어 누나들이 많이 답답해했었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연락할  없다면 걱정을 했었는데 치혁은 딱히 불편함이 없었기에 나중으로 미뤘었다. 그러다 견물생심이라고 스마트 폰을 보니 살짝 욕심이 생겼다.

“돈은 충분히 있는데 오늘 하나 개통해버려?”


치혁은 은아의 폰을 만지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오호라 찾았다. 흐흐흐 확실히 스마트 폰이라 편해 하기야 요즘 다들 이걸 쓰지 나야 예전에 돈 아끼려고 그랬었고, 아 나도 하나 사야겠다.”

치혁은 폰을  참 만지작거리더니 무언가 적기도 하고 많이 바빠 보였다.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은행에 들렸다 가려면 서둘러야겠다.”


치혁은 옷을 갈아입고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병원이 가깝기는 하지만 걸어서 가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치혁은 절약이 습관이 되어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곤 했다. 하여 이번에도 병원까지 걸어서 갈 작정이었다.

“은행에 들려야지”

치혁은 병원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은행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은행 안은 사람이 별로 없어 치혁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번호표에 적힌 창구로 다가갔다.

“어서오세요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뭐야 이 남자 굉장히...멋있는데)”


“아 네 무통장 입금을 하려고요.(에휴)”

“네 알겠습니다. 입금표는?(아 너무 사무적이다. 말을 좀 더 나누고 싶은데)”

“여기 그리고 돈(어서 빨리 해라 응)”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치혁은 창구에 서서 은행원이 업무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서둘렀으면 좋겠는데 은행원은 세월아 내월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간단한 업무다 보니 늦게 하려고 해도 어느새 일이 끝나버렸다. 이제 복사본 명세표를 치혁에게 주면 끝나는 일인데 은행원은 내밀던 손을 빼고는 볼펜을 들어 명세표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저...”

치혁이 그런 은행원을 재촉하자 은행원은 혹시 주위에서 본 사람이 없나 확인을  후 치혁에게 명세표를 내밀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나 정도 미모면 충분하겠지?)”

은행원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치혁에게 인사를 했다. 치혁은 성의 없이 인사를 받고는 은행을 나섰다.

이미 어느 정도 속마음을 읽었기 때문에 명세표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는 안보고 알 수 있었다.

“에휴 번개를 맞고 난 뒤로 왜 사람들이 나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지  변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치혁은 고개를 좌우로 까닥거리며 길을 나섰다. 명세표는 확인 할 생각도 없이 그냥 주머니에 넣고는 빠른 걸음에 병원으로 향했다.

빨리 걷다보니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였다. 몇 번 병원에 왔었고,  유명인사다 보니 안에 들어가는 것이 귀찮고 또 오해를 살까 싶어 밖에서 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  지금 병원 왔어”


-치혁이 왔어? 밥은 어디 병원 안이야?-


“아니 병원 밖에 있어 주차장에 안에 들어가면 괜히 귀찮아져서 그냥 여기서 기다리게”


-그래 나두 서류만 정리하면  은아 언니랑 같이 간다구?-

“응 그런데 다른 누나들은? 누나는 시간 돼?”

-응 나는 괜찮아 갔다가 점심 같이 먹으면 되겠다. 동생들에게는 내가 연락해 볼게-

“응 누나 그럼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추운데 조금만 기다려 금방 나갈게-

“괜찮아 천천히 일 꼼꼼히 보고 나와”

-알았어-

치혁이 막 통화를 끊고 주머니에 넣는데 불현듯 머릿속을 관통하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실제로 관통한 것이 아니라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예감이었다.

불길한 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온 몸이 전율할 정도였다. 치혁은 천천히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  여자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저 여자는 누구지? 왜 이상하게 신경이 가는 걸까?”

여자는 긴 생머리에 큰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누나들과 비교하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말이 조금이지 어디 가도 눈에 뛰는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운동을 많이 했는지 마른 몸매였지만 탄력적으로 보였다.  점이 여자를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훤칠한 키에 탄력적으로 늘씬한 여성은 어디가나 시선을 끌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치혁은 여자가 외국 사람처럼 느껴졌다. 겉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기분이 그런 생각을 들게 했다. 그러다 순간 여자가 마치 날카로운 면도칼을 보는 것처럼 변하고 있었다.


“어 뭐지  느낌은?”


등줄기에  방울 땀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치혁은 자신도 알 수 없는 미지의 힘이 뇌를 지배하는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몸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세포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느껴지고 모든 근육이 자신의 지시만 있으면 그대로 폭발할  같았다. 극도의 긴장감이 치혁을 맴돌고 있었다.

치혁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여자를 따라다녔다. 다행히 여자는 치혁을 발견하지 못하고 은행 정문을 배회하고 다녔다. 그러다 웬 남자들 무리가 나오자 그들을 뒤따랐다.

치혁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뒤따랐다. 남성들은 주차장으로 나오더니 차를 끌고 병원을 나섰고, 여자는 그런 그들은 천천히 걸으면서 따랐다.

여자는 마치 남자들의 목적지를 아는 것처럼 그들이 사라져도 서두르지 않았다. 그러다 택시를 잡더니 남자들의 차를 미행하는 것 같았다.

치혁 역시 마찬가지로 택시를 잡고 그녀를 따랐다. 지금 여자를 놓치면 굉장히 후회할 것 같은 느낌에 그런 것이었다.

10여분 갔을까 남자들이  차가 골목으로 들어가고 그것은 본 것인지 여자가 택시에서 내려 빠르게 차량이 사라진 곳으로 달려갔다.

치혁은 그녀를 놓칠세라 마찬가지로 빠르게 뛰었다. 그런데 그 속도가 엄청나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평소 같으면 이러지 않았을 것인데 오늘만은 치혁은 냉정함을 조금 흩어졌다.

그나만 다행인 건 골목에 접어드니 다니는 사람이 없다는 것과 여자의 꼬리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치혁은 빠른 속도로 여자에게 접근하였다.


어느 정도 거리가 좁혀지자 치혁은 혹시라도 들킬까 우려해 속도를 늦추고 조심조심 접근하였다. 여자도 행동을 멈추고는 병원에서 봤던 남자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남자들 무리와 여자 그리고 치혁의 거리는 이제 평이하게 말을 해도 들릴 정도의 거리가 되었다. 치혁은 숨소리마저 죽인채 여자를 살피는데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전화기가 울렸다.

“띠리링 띠리링”


“누구야~!!!”

전화기 소리에 남자들의 시선이 이곳으로 쏠렸다. 직선거리로 있다 보니 여자를 먼저 발견해 치혁을 보지는 못했다.


치혁은 얼른 전화기를 들어 수신거부 돌렸지만 여자가 남자들의 눈을 피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여자는 낭패한 표정을 짓더니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품에 갈무리 했다. 그녀도 치혁의 벨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치혁의 존재를 눈치 챘다. 하여 고개를 돌려 치혁을 보는데 치혁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와우 대박인데 그럼 도망치면 안 되겠네’

‘...’

여자의 생각과 동시에 남자들 중 리더로 보이는 이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뭐야 저년 잡아 도대체 누구야?”

“네!!!”

남자의 명령에 건장한 남성들 셋이서 여자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치혁은 조금 이질감을 느꼈다. 남자들은 한국말을 하는데 억양이 조금 이상했다.

마치 북한사람 말투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것을 따질 경황이 없었기에 바짝 긴장한  앞을 주시했다.

다행이 치혁은 벨이 울리자마자 몸을 숨겼기에 여자에게만 자신의 존재가 발각되고 남자들은 모르고 있었다.


치혁이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도망치려는 찰나 남자 세 명과 여자와의 현란한 격투가 시작되었다.

치혁이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지극히 평범한 두려움 때문이었지만 네 명이 어울려 마치 영화를 보는  같은 장면에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남자들 세 명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여자는 그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마치 뒤에도 눈이 달린 것처럼 남자들의 발과 주먹을 피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지 여자를 붙잡을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누가 쓰러지냐의 문제로 바뀌어 버렸다.

앞의 남자가 오른손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을 여자가 고개를 숙이며 피하는 것과 동시에 몸을 360도 직각으로 회전시켜 발뒤꿈치로 남자의 얼굴을 가격하였다.


크게 한 대 맞은 남자는  뒤로 발라당 넘어져 정신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좌측에 있던 남자가 여자의 옆구리를 노리고 발을 휘둘렀다.

여자는 몸을 공중으로 띄워 몸을 가로로 수평이 되게 눕고는 남자의 발을 피하고 우측에 있던 남자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일명 슈퍼맨 주먹지르기였다.


남자는 여자의 움직임을 이미 보고 있었기에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하여 기회를 노려 여자의 주먹을 받아칠 생각에 몸에 힘을 잔뜩 주고 있었다.

여자의 주먹이 남자의 팔에 닿는 순간 남자의 팔이 기형적으로 꺾이며 뒤로 날아가 버렸다.

“뭐지 방금 그 빛은?”


치혁은 여자의 주먹이 남자에게 닿는 순간 하얗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순간 강렬한 에너지가 흘러나오는 느낌도 같이 들어 의구심이 생겼다. 여자는 세 명 중  명을 날려버렸다.

여자는 땅을 디디고 있던  쪽 발을 튕겨 뒤돌기를 하더니 다른  발로 뒤에 있던 남자의 정수를 그대로 가격하였다. 그것으로 상황은 정리가 되었다.


그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화려해 치혁의 혼을 쏙 빼놓기에 충분했다. 길게 설명은 했지만 실제로는  초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여자는 남자 셋을 눕히고 나서는 치혁에게 잘 보이는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며 예쁜 척을 했다. 그리고는 치혁을 보며 윙크를 날렸다.

그 순간 치혁의 입에서 다급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 안 돼 위험해~!!!”

여자가 치혁을 보고 있는 사이 남아 있던 마지막 남자가 손에 사시미 칼을 들고 평범한 사람이면 낼 수 없는 속도로 여자를 찔러왔다.

치혁 여자 그리고 사시미 남자가 일렬로 섰기 때문에 여자가 치혁을 보고 있으니 사시미 남자를 놓치고 말았다.

치혁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리가 먼저 움직였다. 하지만 자신의 움직임으로는 이 상황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보자는 심정으로  힘을 다리에 집중했는데 그 순간 발로 디딘 땅바닥이 터지는 소리가 나며 치혁의 몸이 잔상을 만들며 여자와 사시미 남자사이에 끼어들었다.


“윽 으윽”

치혁은 여자 대신 몸으로 사시미 칼을 받았다.


“뭐야 이 개새끼는?”

“꺄~ 아ㅓ러렏ㅈㄹ데러”


“윽 뭐라는 거야?”

치혁은 여자들 전매특허인 ‘꺄’비명소리만 들리고 나머지 뒤에 말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치혁의 몸은 점점 핏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시미 칼이 치혁에게 막혀 있어 남자가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는 사이 여자가 정신을 차리고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다.

“엇 뭐지 저 빛은? 금속인가? 강철의 느낌이 나는데 으윽 젠장 누나들과 즐기려고 입금까지 했는데 이게 무슨 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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