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2화 〉여우굴 속으로 (42/66)



〈 42화 〉여우굴 속으로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힘들구나”

치혁은 자신도 힘들게 살았지만 여기 누나들도 결코 쉽게 살지는 않는 것 같았다. 단 그 힘들다는 의미가 많이 다를 뿐이었다. 치혁이야 살기 위해 힘들었고, 누나들은 성공하기 위해 힘이 드는  큰 차이가 있지만 치혁은 그냥 얼버무렸다. 그렇게 말 하는 것이 누나들에게 공감대를 살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 뭐 아(치혁이 보는데 은지도 있는데 이러니깐 기분이 금방 좋아져 나 어쩜 좋아 치혁아)”

소연은 아직 음식을 풀고 있는 은지를 앞에 두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미 흥분이 되었는지 동굴 안은 젖어 있어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들지 않았다. 그때 은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치혁에게 물었다.

“치혁이는 일회용 숟가락 괜찮아?”


“으? 응? 아 응 괜찮아 그런데 왜? 물어?”

“아니 난 숟가락 젓가락만은 이런 게 싫어서 우리  가져오려구”


“은지야  것도”


소연이 은지가 일어나는 바람에 놀라 음부에서 손가락을 빼고는 태연한 척 은지에게 자신도 가져달라고 말했다.

“네 언니”

은지가 다시 주방으로 가자 치혁이 괜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곤 테이블에 놓인 일회용 숟가락을 들고는 잠시 회상을 했다.

“난 진짜 괜찮은데 사실 이것도 씻어서 다시 사용하곤 했는데”


“그래?”

“뭐 그렇다구 돈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구 아깝기도 하구 해서 씻어서 사용할  있는데 버리니깐 아깝더라구”


“이긍(정말 안됐어 우리 치혁이 너무 불쌍해)”

소연은 치혁에게 다가와 볼을 쓰다듬었다. 이건 정말 치혁의 과거가 안 쓰러 보여 해주는 것이었다. 그 사이 은지가 주방에서 수저를 들고 왔다.

“언니 우리 이따가 쇼핑갈까? 치혁이 물건 사러”

“그럴까?”


갑자기 밖으로 나가자는 누나들의 말에 치혁은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될까?”

“음 그럴까? 누나가 급 흥분을 해서 치혁이 퇴원한  잊어버렸네 호호(집에 있어야 뭘 해도 하지 깜빡했네~)”

“그러네요. 언니 쇼핑이야 은아 언니와 효선이 오면 같이 가도 되는데 말이죠.(급한 게 아니니깐 난 급한  따로 있다구~)”


금방 달아올랐다. 금방 식어버리는 여자들의 성격에 치혁은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나마  그녀들의 마음을 읽을  있는 치혁이니 대화가 가능했다. 치혁이 이제 막 죽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려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앗 치킨 왔나보다~”


은지가 다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앞서 배달원과 별반 다르지 않는 리액션을 보이는 치킨 배달원도 은지가 내미는 돈에 정신을 차리고 가져온 치킨을 은지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많이 자주 시켜달라는 말도 잊어먹지 않았다.

“안녕히 가세요.”


은지가 친절하게 인사를 하자 배달원은 넋 놓고 현관문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 멍하니 있었다. 은지는 그런 배달원에게 마지막으로 미소를 보이며 현관문을 굳게 닫았다.

“역시 우리 은지는 인기가 아~주~~~(남자를 홀리는 재주는 정말 타고 났어)”

“언니도 참 왜 그러세요. 치혁이도 있는데(난 치혁이면 충분 하거든요,)”

은지가 총총히 뛰어와 치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역시나 먹을 것을 보더니 살짝 이성을 잃고는 포장을 뜯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이른 시간에 치킨에 맥주를...맛 있어?”


“그럼 얼마나 맛있는데 치혁인 몰라 그 유명한 낮술?”


“낮술?”


“애비 애미도 못 알아본다는 낮술 호호호 이건 은아 언니 말이야~”


소연이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다시 정색을 하며 옷매무새를 매만졌다. 은지는 소연이  저러나 싶어 치킨을 입에 물고 멍하니 소연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소연이 발을 뻗어 치혁 몰래 신호를 주었다.

 와중에 소연은 은지에게 음부를 고스란히 내비췄다.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흠흠 음 자자 먹자 먹어(아 정말 나 오늘  이러지 은지야 얼른 먹어 나 보지 말고)”


“네?네! 네네 언니 치혁아 먹자(언니가  이러지? 왜 나에게 자신의 보지를 보여주는 거지?)”


치혁은 소연과 은지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괜찮아 누나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상처받을 만큼 나약하지도 않고, 일부러 하려고 한 말도 아닌데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치혁이 차분하게 말을 하며 죽을 먹자 소연은 더욱더 미안해졌다.


“에구 미안해 치혁아(아잉 미안해 죽겠네)”


“아냐 그러지마 괜히 내가 이상해지잖아”


“왜 뭣 때문에 이러는 거야? 응 언니 치혁아(나 몰래 무슨 짓을 한 거야? 언제?)”
자꾸 헛물만 켜는 은지가 안쓰럽기도 웃기기도 해서 치혁이 소연을 대신해 설명해 주었다.


“방금 한 말 때문에 애비 애미도  알아본다는”


“왜? 그 말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하는 은지였다. 외동이라 그런지 약간은 눈치가 없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치혁에겐 그런 표정도 귀여워 보였다.

“에구구 누나도 참 난 그런 못 알아볼 애비 애미도 없잖아 그래서 소연 누나가 저렇게 미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거구”


“아~! 차차차 이긍 나두  눈치가 없다 미안 치혁아(힝 몰랐어 진짜)”

“이긍 은지야 너는 빨리 좀 눈치를 채지   미안해지네.”

“미안해요. 언니 내가 좀”

“자자 둘 다 그만~ 맥주 다 마셨어? 그럼 내가 가져다줄게 이거 분위기가  이러는 건지 이럼 도리어 내가 미안하잖아~”

치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맥주를 꺼내지 위해 냉장고에 문을 열었는데 순간 치혁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이게  무슨 온통 술로 가득 차 있네?”


치혁의 말이 들렸을까 은지가 소리쳤다.

“우리가 좀 마셔~치혁아 맥주 가져오려면 큰 걸루 가져다 줘~고마워~”

“응 누나”


치혁은 대답은 했지만 막상 술로 가득 찬 냉장고에 손을 넣을  없었다. 은아가 요리를 못해서 그런 가 싶기도 했고, 다들 일을 하느라 바쁘고 고단해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자신은 단 한 번도 냉장고에 무엇을 넣어보지 못했다.


아니 냉장고 자체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여름에도 그 흔한 시원한 냉수조차 집에선 마시지 못했다. 그런데 이곳은 물이 아니라 술로 가득 찬 냉장고가 있어 부럽기도 하면서 낯설기도 했다.

“치혁아 뭐해?”

치혁이 냉장고 문을 열고 한참을 보고 있자 소연이 미안한 마음을 덜기 위해 주방으로 왔다. 냉장고 앞에 서 있는 치혁에게 가서는 멍한 표정의 치혁을 보았다.


“아니 이게  술이지?  무슨 가정집에 술이 이렇게 많은가 싶어서 놀라서”

“우리가 좀 마시지 그래도 사람이 네 명이라 많은 것도 아냐”


“그렇긴 하겠다. 그럼 큰 걸루 하나”


치혁이 막 맥주를 집으려고 하는데 소연이 치혁의 손을 잡았다. 소연은 냉장고 문에 가려져 은지가 이쪽을 볼  없음을 발견한 것이다. 소연은 망설임 없이 치혁의 손을 자신의 음부로 가져갔다. 이미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기에 맨살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실 살 보다는 음모가 먼저 느껴지긴 했다.


“어! 어어 누나”


“쉿~! 아~좋아 이러고 있으니깐~(손가락으로 만져줘 넣어줬으면 좋겠다~)”

치혁은 그런 소연의 바람에 냉장고를 뒤지는 척 하며 소연은 음부를 만졌다. 예상은 했지만 이미 상당히 젖어있었다. 치혁은 중지로 소연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며 안쪽을 미끄러지듯 쓰다듬었다.  번을 그렇게 움직인 다음 바로 손가락을 음부 깊숙이 밀어 넣었다.


“아흑~아~흡(손가락이 들어왔어~아 좋아)”


소연은 겨우 새어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음부를 내밀어 치혁이 만지기 편하게 해 주었다. 치혁은 그런 소연의 움직임에 맞춰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몸을 움찔거리는 소연이었다. 하지만 오래하지는 못했다. 은지가 맥주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냉장고 구경은 이만 하면 됐어 누나”

치혁은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최대한 깊숙이 넣고는 빼서 소연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소연은 그런 치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화 풀렸어?(앙 아님 더 괴롭혀 줘도 되는데)”

“화 나지도 않았네요. 누나~그런거에 맘 상하지 않는데두 그러네”


“그래두(더 넣어주지~)”

“자자 이제 그만 누나 은지 누나 기다려”

치혁이 맥주를 들고 가자 소연이 싱크대에서 컵을  개 챙겼다.


“컵을 가지고 가야지 치혁이도 참”


“아참 누나 신경쓴다구”

“아 그랬어?(나 만진다구 깜빡한 거야? 오호호호)”


다정하게 맥주와 컵을 가져오는 두 사람의 모습에 살짝 질투가 났는지 은지가 눈을 흘기며 치혁에게 물었다.

“둘이 뭐했어? 맥주를 가져오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했지? 그치?)”

“아냐 하긴 뭘 해 얘도 참(이런 건 눈치가 빠르네)”


둘의 대화가 웃겨 치혁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아냐 누나 냉장고가 냉장고 안에 술이 잔뜩 들어 있는  좀 신기해서 나 좀 찌질이 같지?”

“왜? 치혁이도 보니깐 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안 그랬어?”

“술을 좋아한다라...그런가? 딱히 술을 좋아하는  같지는 않아 만약 그렇다면 누나들과 같이 마시고 있겠지”

“그래도  전에는 우리를 몰래  모금 마셨잖아”

“맥주라서 맥주는 비싸서 잘 못 마셨거든 항상 소주였지 그런데 소주도 많이 안 마셔 그 돈으로 책사기도 힘들었으니깐”


“우웅(그랬구나)”

“나 이런 이야기 하면 누나들이 놀리라 크크 사실 집에 냉장고도 없었거든”

“뭐야?”

“진짜? 어떻게 냉장고 없이 살아?”

냉장고가 없었다는 치혁의 말에 소연과 은지는 정말로 놀랐는지 자신들의 음부가 훤히 들어난 것도 모르고 펄쩍 뛰었다. 치혁은 양쪽으로 들어난 여인들의 음부를 보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이쪽으로 두자니 저쪽이 아쉽고  이런 상황이었다.  둘 곳이 없는 게 아니라 눈  곳이 많아서 탈이었다.


“진짜 냉장고가 없었어? 그럼 음식은 여름에는?”

“그게 가능은 한 거야?”

치혁은 속사포처럼 말하는 누나들의 입을 손을 들어 막으며 말했다.


“그만 그만 진정해 누나들 어휴 정말 그래도 다 살아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가듯 말이야 조금 불편하고 조금 힘이 들지만 말야”


“그래도”

“자자 마시세요. 누나들 동생이 따라주는 첫 잔입니다.”


치혁은 맥주를 오픈하더니 소연에게 잔을 내밀었다. 소연은 얼떨결에 잔을 받아 들고 치혁이 따라주는 맥주 받았다.

“은아 언니도 있는데 내가 먼저 이래도 되나?”

“언니도 참 뭘 그래요. 지금은 큰언니 없잖아요. 이따가 오면 다 같이 파티해요. 치혁이도 왔는데 정말 재미있겠다.”

“그럼 그럴까?”


치혁이 따라주는 잔을 받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대접받는 기분이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


“다들 이래서 호스트바 같은 델 가나보다 기분이 묘해”


“엥?”


소연의 말에 은지와 치혁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소연이 은지에게도 느껴보라는 듯 턱짓을 했다. 치혁은 바로 잔을 들어 은지에게 내밀었다.

“누나 고마워요. 이렇게 반겨주고 또 옷도 사주고 해서”

“아 응 응 그래”


은지도 가만히 치혁이 따라주는 맥주를 받으니 소연이 한 말이 이해가 됐다.

“그러네요. 언니 묘한 게 좋아요. 꼭 대접받는 기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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