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화 〉시작 (9/66)



〈 9화 〉시작

이들의 자연스런 행동을 보자 종업원은  이상 있지 못하고 자리를 피했다. 은아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일행을 보았다.

“참 하여튼 왜 이렇게 앉아 있는거야 뭐 단체 미팅이라도 하는거야? 나는 주선자고?”

“아니..”

“크흠 큼”

남자들은 헛기침을 하며 은근히 은아가 하는 말을 기다렸다. 그러자 은아가 은지와 효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둘이 일어나 자리를 바꿔 이건 어색해서 술 맛이 안 나잖아”

결국 소연이 곁에 정건과 영묵이 앉고 상기 옆에 은지와 효선이 자리를 잡았다.


“이러니 얼마나 보기가 좋아”

“에이 큰언니는?”

“나야 이미 늙었고, 뼈마디도 쑤셔서 옆에 누가 없어도 괜찮아”


그러자 소연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은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은아가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냐며 물었다.

“왜?”

“언니 퇴근도 안하고 진료실에서 혼자 뭐했어?”


그러자 당황한 은아가 말을 더듬었다.


“머..뭐..뭘해 ..화..환자 차트 봤지”


“정말? 환자 차트만 본거야?”

“그..럼 내가 뭘 해?”


“그래? 그럼 그런 거지  언니는 말을 더듬고 그래 뭐 이상한 걸 한 사람처럼”


“내...내가 언제”


“아님 말구~그런데 내가  건 뭘까낭~”

“뭘 봤는데 이러는 거야~!!!”


소연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은아는 얼굴이 붉어져 말을 잇지 못했다. 당연히 일행은 무슨 일인가 하고 궁금해 하는 눈치였지만 때마침 주문한 음식이 나와 분위기를 바꾸었다. 그 중심에는 은아가 있었다.


“자자 그만하고 안주도 나왔는데 한 잔 하자고”

효선은 제조한 소맥을 사람들 앞에 내놓았다. 여자들은 익숙한지 잔을 들었고, 남자들 역시 지지 않겠다는 듯 똑같이 잔을 들었다.

“자 이렇게 모인 건 처음인가?”


“우리끼리는 많았는데 여기 선생님들과는 처음이네요.”

소연이 은아의 말에 답하자 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자 마시고 언제나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건배”


“건배~”


은아의 말에 맞추어 동시에 건배를 외쳤다. 내용만 들어봐도 이들이 병원에서 근무한다는 걸 모르면 간첩이었다. 은아는 시원스럽게 잔을 비워 테이블에 내려놓았고, 효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소연과 은지는 반만 먹고 반은 남겨놓았다. 아직 주량이 약한 그녀들만의 나름 살아가는 법칙이었다. 하지만 남자 의사들은 자존심이 있는지 그대로 다 마셔버렸다.

“우와 잘 마시네 술이 많이 고팠나봐~”

은아도 이들과 같은 과정을 겪었기에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었다. 하여 손수 소맥을 제조해 한잔씩 나눠주었다.

“앞으로도 고생하고 수고해”

“아닙니다. 샘”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래 그래”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자가 질투심인지 시기심인지 모를 마음에서 은아가 마치 나이 많은 사람처럼 말을 하자 웃긴지 웃음을 터트렸다.


“원 요즘은 고딩한테 술 먹이려고 연기까지 하나봐 정말 자연스러운데?”


워낙 큰소리로 말 했긴에 일행들의 귀에 생생히 들렸다. 하여 영묵이 해명을 하려하자 은아가 말렸다.


“다 내가 이렇게 생긴 죄지 괜한 문제 일으키지 말자구~”

“네 선생님”


둘의 대화에 여자는 맞받아치는 입을 열었다.

“이봐 이봐 꼭 짠  같잖아 얼마나 재미있을까?”

은아의 일행들은 화가 났지만 내색하지 않고 술과 음식을 즐겼다. 그것이 못마땅한 여자가 종업을 불러 훈계하듯 소리쳤다.


“이봐요. 아무리 그래도 고딩에게 술을 파는 술집이 어디 있어요.”

“저희는 그런 업소가 아닙니다. 손님”

“참 나”

종업원이 돌아가자 여자는 어처구니가 없는지 은아 일행을 보며 이를 갈았다. 그리고는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조금뒤에 들어왔다.


“기다려봐 조금 있으면 재미난 일이 생길 거니깐”

30분쯤 지났을까 아니다 다를까 경찰복을 입은 두명의 사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종업원이 무슨 일인가 하고 갔더니 경찰이 작지만 다부진 말로 종업원에게 말했다.

“사장님  불러주시겠습니까?”

“네? 왜요?”

“아 다름이 아니라 신고가 들어와서요.”

“네에?”


“무슨 신고요?”

“미성년자 출입신고요 잠시 확인 좀 하겠습니다.”

“저희는 미성년자 안 받아요. 절대~”

“다들 그렇게 이야기 하시죠. 워낙 요즘은 신분증을 위조하다 보니 간혹 속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도 처음이시니 가게에 큰 지장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신고가 들어 왔으니 확인은 해야 합니다.”


그러자 종업원이 당황한  말을 이었다. 자신 역시 신분증을 확인한다고 했지만 자세히 하지는 않아 불안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앞에 있어 티느 낸지 못하고 도리어 강하게 나갔다.


“제가 다 확인했는데 그런 적 없습니다. 여기 미성년자 없다니깐요.”


불안해서 그런지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를 높이자 경찰도 움찔거렸다. 그러자 은아 일핼에게  좋은 말을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으로 은아 일행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여기 있어요. 고삐리”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가리키며 고삐리라고 이야기 하자 은아는 술을 마시다 말고 멀뚱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감흥도 생기지 않아 무시하고 술을 들이켰다.  모습이  얄미운지 여자는 경찰에게   목소리로 소리쳤다.


“뭐하시는 거예요. 여기 이렇게 버젓이 술을 마시는데.”


경찰은 들어온 신고를 누가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러니 저절로 여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길이 갔다. 그곳에 은아를 발견한 것이다. 경찰은 갑자기 움직임을 빨리하며 은아에게 다가갔다. 신고를 한 여자는 곧 사단이 일어나고 밝혀지겠지 생각을 하며 피식 얍삽한 웃음을 지었다.

“아~의사 선생님이 계셨군요. 이런 오해를 할만도 하네요.”

“참 이번에 의사 선생님 덕분에 저희 파출소가 우수 파출소로 지정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경찰은 은아에게 다가가 반가운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아~네 여기서 뵙네요.”


“의사 선생님들도 술은 마시나 봅니다.”


“호호호 이상한가요?”

“아닙니다. 그런데?”

경찰이 일행을 가리키며 묻자 은아가 기다렸다 듯 소개를 시켰다.

“아 여기는 제 병원 동료들입니다.”

“아 그렇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여기 선생님과는 조금 인연을 맺은 파출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일일 응급대원으로 말이죠”


“아 네”


경찰의 말에 대답을 하며 같이 웃어주었다.

“신고가 들어온  아무래 선생님 같습니다. 이거 괜한 허탕 질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유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저보다도 나이가 많으신데”

경찰이 연신 허리를 굽히며 말하고 또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는 말에 가게 온 손님들은 경악을 하였다. 자신들도 고등학생이나 아님 대학교 1학년으로 보았는데 그게 아닌 걸 알아버려 입이 저절로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거 근무 중이시라 술도  드리고”


“아닙니다. 확인 했으니 바로 복귀해야 합니다. 그럼 동료 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경찰은 정중히 은아에게 인사를 하며 자리를 떠났다. 은아는 별일 아닌 듯 행동했고, 나머지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남자 의사들은 다른가 보았다.


“참내 알지도 못하면서 은아 샘을 이상하게 만들고 말입니다.”

“그러게요 저희랑 같이 있는데 말이죠.”


그 말은 들은 여자 손님은 민망한지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원성은 그들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 그녀의 주변에 있던 남자 손님들이 다들 한마디씩 했다.

“저  얼굴도 못생긴 게 꼴값 떤다고 분명 질투나 나서 저런 걸거야. 워낙 차이가 나잖아”


그 남자는 손바닥을 펼쳐 얼굴 앞에 아래위로 흔들었다.


“야 생겨도 더럽게 못생겼다. 꿈에 나올까 두렵다.”

“야 난 술  버려 쳐다보지도 않잖아”

얼굴이 점점 붉어져 터질  같은 여자는 황급히 계산을 하고는 일행과 함께 빠르게 가게를 나갔다.

“휴우~속이 다 풀리네”

영묵이 휘파람을 불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작 당사자인 은아는 별일 아니라는 듯 술을 마시고 안주를 먹었다. 사장은 서비스라며 음료수와 추가 안주를 내어주고 갔다.


“뭐 큰언니랑 같이 있으면 흔한 일이니깐”

“맞아”

여자들 역시 많이 경험을 한 탓인지 술과 안주를 먹는데 집중하였다. 그러다 소연이 생각이 난 듯 은아에게 물었다.

“언니 왜 이번에 들어온 낙뢰 환자 말이에요. 살 수 있어요?”


“왜?”

“아니 사람이 벼락을 맞고도 살 수 있나 싶어서요.”

“맞아 나두 궁금해 거기 병실은 아무나 들어갈  없잖아 언니”

“나도 아직 확답은 못해”


은아는 의사답게 알지 못하는 부분을 명시했다.


“김 선생님 저도 궁금해요. 저희들도 소문만 들었지 직접 보지는 못했거든요.”

“네 들리는 소문에는 온 몸이 3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다던데 살아있다는 게”

“왜 피부과  샘이 그러는데 완전 바싹 탔다고 하던걸요?”

“어허 이것들이 사람에게 못하는 말이 없어~!!!”


정은이 의사들에게 소리치자 그들은 저절로 목을 움츠렸다.

“겉모습은 그런데 내부는 말짱한 것 같아. 괜한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궁금해 하지도 말어. 그냥 오늘은 마시고 즐기면 돼”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정작 은아는 환자가 정말로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그런 현상과 상태가 지속될 수 있는지 말이다.


“맞아 큰언니 우리 오늘 마셔요~내일 어차피 쉬니깐~”


“부어라 부어라 마셔라 마셔라~”


효선이 어디서 배웠는지 음주가를 부르며 소맥을 제조하였다.

그 시각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병실에서는 이상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낙뢰사고로 들어온 환자였는데 손가락의 자극 균열에서 시작된 빛은 점점 온몸으로 퍼졌다. 당연히 균열도 거미줄 치듯 서서히  몸으로 번져갔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기도 했고. 시간이 다들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그것을  리 없는 은아와 일행은 죽어라 술을 들이켰다. 그  발군은 단연 효선이었다.

외국에서 살았고. 반은 독일인의 피를 물려받아서 인지 알코올 분해요소가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많은 것 같았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일행은 2차를 가자면 소리쳤지만 효선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미 다들 취해버려 2차를 가면 자신만 고생할  같았다. 하여 남자들이야 집에 가든 말든 그녀는 언니들만 챙겨 가게를 나왔다. 남자들은 여전히 가게 앉아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술인지 물인지 술에 물탄 듯 물에 술   말이다.

웃긴 건 이 와중에도 은아는 신용카드를 꺼내 계산을 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효선은 흔히 있었던 일인 듯 언니들을 이끌고 은아의 아파트로 향했다. 어차피 아파트 앞의 상가이기 때문에 집에 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곧 은아의 아파트에 도착한 효선은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고 언니들을 집 안으로 밀어 넣어다. 이미 집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언니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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