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화 〉시작 (8/66)



〈 8화 〉시작

“맞아 이럴거면 왜 나갔냐면서 히히”

“이년들이 오늘 안주가 나야? 왜 날 뜯어먹고 있어 내가 다른  줄테니 그만 먹어 언니는 키도 작고 말라서 먹을 것도 없다구”


그러자 소연이 음흉한 시선으로 은아를 하루위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에이 그래도 남자들은 서로 먹으려고 난리칠 걸요.”

은아는 소연의 음흉한 말에 손을 들어 꿀밤을 주고는 한마디 했다.


“요것이 아직 어린 아기들도 있는데 어디서 그런 19금성 발언이야!!!”


“사실이잖아요 언니~”

“왜 뭐가 19금인데?”

한국에 온지 1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에게 한국말을 배우다 보니 아직 완벽하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효선이 소연에게 되물었다.

“애들은 몰라도  남자들만 먹는  있어”

“참 좋은  가르친다.”


“언니도 참 조기 교육이 중요한 거예요. 효선이 봐요. 딱 봐도 남자들 수십 명은 홀려도 남았겠는걸요? 뭘”


“뭐엇! 호호호”


은지도 소리죽여 웃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효선은 그저 멀뚱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잉 남자들이 먹긴 뭘 먹고  홀린 건 뭐야?”


“자자 그건 나중에 생각하면 되고 오늘은 어디를 가냐~”


은아가 차를 천천히 몰며 주위를 살폈다. 그러자 나머지 세 명을 주변 가게들을 유심히 보았다.


“앗 언니 저기 오픈한 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저기로 가요.”


“어디 아~저기 나도 본 적이 있어 안 그래도 너희들과 같이 가려구 했는데 오늘  번 가보자”


“네~나도 좋아~”

“저두요~”

여자들은 뭐든 신상을 좋아 한다고 했는지 술집도 새로 생긴 곳을 선호하는  같았다. 은아는 차를 가게 앞에 세우고 먼저 동생들을 내렸다.

“나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 좀 세우고 올게 뭐든 먹고 싶은 거 시켜”


“네 언니 빨리 오세요~”


“언니 빨리 와~추워~”

“알았어 뒤에 박 선생에게 말해 여기 주차단속하니깐 이곳에 주차하면 안된다고 저기 보이지 유료주차장 거기에 하면 돼”


“네 언니 알겠어요.”

은아가 차를 몰아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뒷따라 오던 정건은 은아의 차는 사라지고 세명의 여자들만 남아 있자  앞에 차를 세웠다. 그러자 소연이 말을 했다.


“박 선생님 여기 주차단속 구역이래요. 저기에 차 대시고, 여기로 오세요. 저희는 오늘 여기로 정했어요.”


소연이 손가락으로 새로 생긴 술집을 가리켰다. 그러자 정건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같이 타고 있던 상기와 영묵에게 내리라 말했다. 굳이 세 명이 같이 갈 필요는 없었다.


은아처럼 자신도 혼자서 주차시키고 오면 되는 일이었다. 상기와 영묵이 내리고 세 명에서 다섯명이 된 일행은 술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 김 샘은 어디 가셨나요?”

“언니도 아파트에 주차하러 갔어요. 가까우니깐 금방 오실거예요.”

“네에”

이미 네 사람이 친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기는 은아를 언니라 불러도 어색해 하지 않았다. 영묵도 마찬가지였다. 정건고 함께  사람은 동기 레지던트로 나름 병원에서는 훈남으로 통했다.

하지만 워낙  명의 여자들이 여신급 외모를 가지다 보니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오늘도 가위 바위 보를 해 진 정건이 총대를 메기로  것인데 행운인지 이렇게 자리를 가이 하고 있었다.


먼저 여자들이 술집에 들어서자 안에 있던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쏠렸다. 새로 개업한 집이라서 그런지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순간 술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만약 난다면 그건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의 적의를 받게 될 것이다.

세 명의 여자들이 자주 이런 일을 겪어서 그런지 익숙하게 빈자를 찾았다. 그러자 있던 종업원이 달려왔다. 그도 세 명의 여자들이 가게이 들어오자 순간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달려왔다.

다른 아르바이트생들도 있었지만 그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이다. 그 모습에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뱉었다. 여자들은 자신에게 온 남자가 아직 어린 티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다.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분이세요?”


“음 우리가 여섯? 아니 일곱 명이요.”

소연이 대표로 말을 하는데 주변의 모든 남자들은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우렸다. 이런 미인이 아직 네 명이나  온다는 생각을 하자 저마다 밝은 표정을 지었다. 애인과 같이  남자들은 애인의 눈치를 보며 눈알을 굴리기까지 했다.


일행 중 소연이 대표로 말하니 아르바이트생은 그녀들을 빈자리로 안내했다. 때마침 6명이 앉을 테이블이 비어있었다.


“6인석인데요. 의자 하나를 가져다 드릴게요.”

“네 고마워요.”


은지가 웃으며 말하자 아르바이트생은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떠났다. 은지는 별 감정 없이 말했지만 그녀의 몸에 숨겨진 색기가 그대로 노출이  모양이었다. 세 여자는 배정된 테이블에 안쪽으로 줄을 맞추듯 일렬로 앉았다.

그러자 곧 가게안은 언제 조용했냐는  시끌벅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이어 정건을 기다리고 있던  명도 정건이 오자 같이 가게로 들어섰다. 그들은 거칠 것 없이  명의 여자들이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일순 가게 안에 침묵이 흘렀다. 나오던 음악도 멈춰버린 듯 했다. 세 명은 순간 오한이 들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가게안이 춥나?”


상기는 몸을 비비며 괜한 가게를 탓했다. 하지만 그들은 보지 못했다. 그들이 세 명의 여신과 합석을 하자 절망에 빠진 눈동자가 하나 둘 생긴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일단 시켜요.”

“그럴까요? 장 선생”


종업원이 메뉴판을 들고 나오자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메뉴판을 내밀었다. 그러자 은지가 기다렸다는 듯 메뉴판을 받아 들었다.

“우선 음 선생님들 소맥하실래요? 아님 그냥 드실래요?”


“네?”


은지의 말에 세 사람은 벙어리가 되어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큰언니는 소맥 좋아하시거든요. 아 그럴게 아니라 일단 시켜서 드시고 싶은  드시면 되겠네요.”


은지는 남자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판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하는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남들의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

“저 일단 생맥 오천하구요. 소주 두병 주세요. 우선 컵은 다 가져다 주시고, 안주는 음~”


안주를 시키기전 마음에 갈등이 생기는 지 손가락을 입에 물자 은지를 지켜보고 있던 수컷들은 신음소리를 내 뱉었다.

“헉”

“훕헙”

“이런~젠장~”


은지는 그런 반응을 무시하며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여기 이거하고 또 이거 이것도 주세요. 음...그리고 이것도 주세요~그리고 한꺼번에 주지 마시고 나오는대로 먼저 주세요~”

평소 식탐이 있는 은지는 자신이 먹고 싶은 걸 마음껏 시켰다. 정건이 은지의 색기스런 그물에서 겨우 벗어나 말을 받았다.

“하하하 은지 샘은 그렇게 먹고도 살이 안찌나 봐요?”


“아이 박 샘도 저도 숨은 살이 있어요. 여기 막내가 완전 탄탄하죠.”


은지는 손가락으로 효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다 몸매 이야기가 나오자 효선을 쓰다듬으며 추켜세웠다. 어깨에서부터 야릇하게 가슴을 스치고 내려간 손을 바라보는 세 명은 저절로 군침을 삼켰다. 그들뿐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수컷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도 참 뭐하는거야 남의 몸에”

“야 이런 건 즐겨도 돼”

그러자 소연이 은지를 말렸다.

“은지도 그러고 보면 참~”


“왜요 작은 언니 솔직히 몸매만 따지면 언니가 최고잖아요.”

은지의 말에 앞에 앉아 있던 세 명은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본능이 정신을 지배해 버린 것이다. 이것도 은지가 말하니 그런 것이지 일반인이 그랬다면 이런 반응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소연은 남자들의 반응에 얼굴을 붉히며 은지를 나무랬다.

“얘는 말을 해도 꼭~”


 뒤로는 여자들의 독무대였다. 그들의 수다에 남자들은 끼어들지 못하고 그저 지켜만 보았다. 그것만으로 행복하고 만족한 그들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이 먼저 술을 내오고 기본 안주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자 효선이 즉시 제조를 하기 시작했다.

“이건 큰언니가 좋아해서 우리도 다 같이 먹어요.”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음주문화를 접하다보니 늦게 배운 도둑질에  새는 줄 모르다는 말이 딱 들어맞게 행동하는 효선이었다. 그러자 영묵이 궁금한  물었다.

“강 샘은 독일에 계실 때 맥주 많이 드시지 않았나요?”

“많이 마셨죠. 확실히 맥주는 독일에서 먹은 맥주가 향도 풍부하고 진하 맛이 있어요. 한국꺼는  약하다 할까요?”

“그렇군요. 저도 한 번 독일에 가보고 싶습니다.”


“만약 기회가 되면 가이드해 드릴게요.”

“정말요?”


“저도 강 샘”


효선의 말에 세 사람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서로 말을 걸었다. 효선은 그러거나 말거나 소맥을 제조하였다. 막 한 잔의 제조가 끝이 나자 은아가 가게로 들어섰다. 세 명이 들어설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시선이 쏠렸다.

그 모습에 소연이 손을 들어 자신들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은아는 당당한 걸음으로 테이블에 갔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있던 정건의 뒤통수를 내려쳤다.


“일어나 네가 내 위야? 어디서 상석에 앉아”

“아 네 죄송합니다.”


정건은 용수철이 튀어오르듯 일어나 상기와 영묵이 있는 자리에 같이 앉았다.

“아 빨리 온다고 뛰어왔더니 열이 나네”


“언니 이거~”

은아의 말에 효선이 냉큼 제조한 소맥을 은아 앞에 내밀었다. 은아가 잔을 들어 막 마시려는 찰나 가게 종업원이 그들의 테이블로 왔다.


“고마워...엇?”


은아는 컵을 입에다 가져대다 말고 종업원을 바라보았다. 종업원은 그런 은아를 보며 부드럽게 말을 했다.

“저 손님 민증  보여주세요.”


“네?”


순간 일행들 사이에 말문이 막힌 듯 침묵이 흘렀다.


“고3 수능을 봤으면 괜찮지만 아님 안됩니다. 혹시 여기 계신 분 중에 가족분이 있으면 괜찮아도 보호자 없이 이러면 곤란합니다.


“네에엣?”


졸지에 고등학생으로 급강하한 은아였다. 사실 은아가 어려보이긴 해도 고등학생...정도로 어려보였다. 특히나 여기 처럼 조명이 밝지 않은 곳에서는 동안이라면 단연 독보적이었다. 그러니 종업원이 오해를 하고 은아에게 신분증을 요구한 것이다.

은아도 이런 일이 익숙한 지 담담하게 지갑에서 운전면허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면 하도 위조를 한 것이 아닌  검사를 해서 면허증으로 대신한 것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병원 신분증도 같이 보여주었다.

“뭐 이제는 그저 담담하네”

은아는 종업원이 있던 없던 상관없이 자신을 말을 하고는 효선이 말아준 소맥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열도 났고 목도 말랐던지라 시원스럽게 목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런 모습믈 지켜보는 남자들은 저마다 마른 침을 삼켰다.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자가 이렇게 맛깔스럽게 술을 마시니 자신들도 손이 저절로 술잔으로 갔다.

“8....81년생? 그럼 34살? 거짓말”


놀란 종업원에게 의사면허증까지 내밀지 종업원은 허리가 포개지듯 90도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늘 이러니깐 날 이렇게 낳아준 엄마만 원망하면 되요.”


은아는 아무렇게 받아 넘기며 술잔을 효선에게 주었다.


“막내 한잔  말아봐”


“네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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