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화 〉6장 : 어둠 속의 댄서 Dancer In The Dark (8)

― 저기요.

― 저기요, 일어나보세요.

― 어떡해……. 죽었나 봐…….

깜빡여도

― 아니야, 숨은 쉬어. 저기, 일어나요. 일어나…….뭐지.

괜찮아요?

“……세요.한 저기, 괜찮아요? 일어, 앗.”

깜빡여도

새까만 천장이 쏟아지듯 눈에 들어왔다.

한 아니,번, 두 번. 세런은 가볍게 눈을 깜빡였다. 뭐지.천장뿐이었다. 이게 뭐지. 아무리 눈을 깜빡여도 보이는 건 여전히 암흑천지와도스멀스멀 같은 천장뿐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어째서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은 왜, 어째서 들어왔다.저런 낯선 천장을세런은 보며 누워있던 눈을것일까.

아직 정신이 몽롱했다. 뒷목과 등허리, 아니, 온몸으로 스멀스멀 냉기가 올라왔다. 몸에 힘이 잘 번.들어가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움찔댄 손가락이 돌 긁는 소리를 냈다. 눕혀진 바닥은잘 차갑고, 축축했다. 검은 천장. 차가운 돌바닥.

그 때 시야의 구석에 갈색 ―피부의 예쁘장한 소녀가 비집고두 들어와 얼굴을 뭐지.내밀었다.

잔뜩 겁을 집어먹은 표정이었다.



“저, 저기. 어째서괜찮아요? 정신 들어요?”

눈을
아니,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기운이 있었다면 세런은 그리쏟아지듯 대꾸해주었을 것이다. 세런이것일까. 보기에 소녀는 남을 펼쳐진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자기부터가 눈에 생기라곤 없고, 뺨도 살짝 패인 것이 꽤 이해가여위었다. 저 정도라면 아마도 몸도.

무심코 아래로 내려가던 시선이 소녀의 목에서 멈춘다.
낯선
목걸이.

붉은 저기요.빛이 깜빡이는, 무쇠 목걸이.

시야가 점점 넓어졌다. 이제 소녀가 걸친 옷이 눈에같은 들어왔다. 금테에 속이 비치는 벨벳을 달았을 뿐인 옷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그 무언가. 멸시받기죽었나 위한 옷. 경멸받기 위한 옷. 능욕당하기 위한 옷.

노예의 옷.

누워있던

― 아.

펼쳐진

그로부터 빠르게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의식이 돌아올수록 구멍 난 댐처럼 서서히 불안감도 차올랐다. 옆에서는 소녀가 여전히 괜찮아요,천장뿐이었다. 괜찮아요를 연발하고 있었지만, 세런은 그녀에게 대답하는 대신이해가 힘겹게 손을 들었다. 파들거리며 떨리는 손을 떨어뜨리듯 눈앞에가슴에 일어,얹었다.

찰싹하고 살을왜, 때리는 소리와, 짤랑거리며 금테가 흔들리는 소리가 함께 울렸다.


― 그래, 나는. 분명히, 경매장으로 숨어들기 위해 노예 옷을일어나요. 입었고, 그리고.


가슴에 얹은 손을 좀 더 위로 옮겼다. 손바닥이 쇄골을 쓸고 지나가, 차가운 무언가에 닿는다.

목걸이.
자신은
쇠, 목걸이.이해가

노예의, 폭탄 목걸이.

봐…….
일어,꿈이, 아니다.
등허리,




아직
“……저기, 정신 들었으면 일단 일어나봐……꺄악!”힘이

죽었나

갈색 피부의 소녀가 비명을 지르며 나동그라졌다. 저마다 눈에무리를 지어 방 곳곳에 쭈그려 앉아있던 헐벗은 여인들이쉬어. 파리한 눈빛으로 이쪽을 응시했다. 세런은 그들에게 어떤 말도 건네지 않았다. 벼락처럼 몸을 일으켜, 홱홱 고개를 뭐지.돌려가며 주변을 온몸으로노려보았다.
뭐지.
트레일러 안이 아니다. 제대로 된 조명도 하나 없는 어두운 공간. 돌로 만들어진 벽, 축축한 돌바닥, 시커먼 천장. 금속으로 된 문.아니,

뿌득, 이 갈리는 소리가저기, 세런의 왜,입 밖으로 새었다. 고요한풍경이 방 안에 그 파열음이 섬뜩할 정도로 울렸다. 나동그라진 갈색 피부의 소녀는 이제 겁에 냉기가질려 세런을 새까만올려보고 있었다. 이 애, 뭐야. 이상해. 무서워. 멀찍이 구석에 앉아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래도 개중 성숙해 보이는 여인이 세런을 만류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열고, 굳었다.



“외제니이!”

몸에

분노에스멀스멀 가득 찬 찢어질 번.듯한 높은 고함이 축축한 공기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이게채 건말릴 새도 없이잘 세런이일어나요. 철문을 향해 몸을아니, 날려 어깨를뭐지. 부딪쳤다.

뭐지.

― 쿵.


―

노예들의 얼굴이 경악에 물들었다.

물론 풍경이겨우 가냘픈 소녀 천장을하나가 몸을 날린왜, 정도로 철문이 열릴잘 리는 없었다. 철문은 단지 웅웅거리며 떨렸을 뿐이고, 여전히그 소녀, 세런은 여지없이 뒤로 튕겨나가 바닥을아니, 굴렀다. 하지만 소녀는 곧바로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 아름다운 외모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악귀나찰 같은 기세로, 또 한 번 뼈마디가 아직부서지도록 철문에 몸을뒷목과 날렸다.


― 쿵.

―
힘이
똑같이 나동그라졌다. 또한천장을 똑같이 벌떡 일어섰다.

세런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음을어떡해……. 느꼈다. 뒷목과끝 간 데 없는 분노가보이는 속을 좀먹었다. 울컥거리는 피가 심벽을 닥치는 대로 할퀴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찢어발겨질 것 같았다.

왜.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까지.

이렇게까지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해? 그래, 외제니?천장을
냉기가


다시 어째서문으로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몸을 날리는 대신 두 주먹으로 미친 듯이 철문을 두들겼다. 광기마저 느껴지는 봐…….둔탁한 타격음이 고막을 울렸다.가지 이쪽을 향해오는 수많은 시선들이, 일어나요.겁에 질린 시선들이 느껴졌다.봐…….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충혈된 저기,눈을 번뜩였다. 미친 여자처럼,올라왔다. 냉기가목이 터져라 찢어지는 고함을 내질렀다. 아니, 절규했다.


“열어, 이 새끼들아! 열어어어엇!”


온몸으로

천장뿐이었다.
아무리쿵, 쿵, 쿵.

소녀의 주먹질이 계속될수록, 철문이깜빡였다. 계속해서 쿵쿵댈수록 다른 노예들의 여전히표정은 경악에서 공포로, 눈을다시 불안감으로 빠르게 변해갔다. 불안감의 원인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저런다고 해서 철로천장이 천장을된 두터운 문짝이 어찌될 리 번.없다. 어찌되는 게 있다면, 축 나는저런 아직게 있다면, 그건 소녀의 이해가몸 뿐이다.

저대로라면 손뼈가. 뼈마디가 전부 가루가 되고들어왔다. 말 온몸으로것이다.
몽롱했다.
말려야 할까. 어차피 보며앞으로 몇 시간이면 저마다 낯선팔려나가 저기,흩어질 몸인데, 같은그런 의리까지 지킬뭐지. 필요가 새까만있을까. 어떤 여인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어떤 여인들을 눈을 감아버렸다. 일어나요.그 정도로 소녀의 모습은 섬뜩했다. 않았다.그 정도로 소녀의뭐지. 모습은 처참했다.

그 악몽과도 절규의 향연을 끝낸 건 문뒷목과 위쪽의 작은 틈새였다. 철컥 소리를천장을 내며왜, 열린 틈새. 간신히 눈만 드러날 정도의 구멍으로, 시커먼 안대에 가려진 왼눈과 짜증 그득한쉬어. ―오른눈이 어떡해…….방 안을 살폈다.


“뭐야? 젠장, 대체 이게 무슨아무리 난리야?”

“너!”

천장이

시야 바로 아래서,앗.” 분노에 찬누워있던 자줏빛 눈을 이글거리며 한 소녀가 몸을 일으켰다.

역시나 이 년이었군.깜빡여도

눈을노예상은 탄식을 참아내며 물었다.


“그래, 뭐냐?”

뭐냐, 라고?

들불 같은 몸에분노에 휩싸인 가운데서도 실소가 ―터졌다. 뭐냐고? 뭐냐, 라고?




저기요.“이 개 같은 자식. 뭐하는 짓거리야?쉬어. 이게 뭐하는 짓거리냐고!”

“뭐하는 세런은짓거리긴. 일하는 거지.”

뭐지.

침착하게 대답하며, 눈으로는 소녀의 모습을 ―살폈다. 주먹이나 어깨가 붉게 달아오르긴 했지만등허리, 다행히 아직 피가 나거나 뼈가 나간 건것 같지는등허리, 않았다. 혹시 멍 정도는 올라올 수도 있겠지만, 뭐 그건 어쩔 수 없고. 복장도 아까와 변함없고, 폭탄 목걸이도 이상들어왔다. 없어 보였다.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천장뿐이었다.

않았다.
―
“이쯤 되면 너도 알잖냐? 아델라이데 아가씨가 널 우리한테건 괜찮아요?팔았어. 몸값은…….”
힘이
“닥쳐, 힘이이 버러지 같은 새끼야!”


악에― 뭐지.받힌 고함소리가, 귀를 찢을 듯 파고들었다. 노예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앗.”
이 미친년이. 오냐오냐했더니 어디까지 기어오르려고.

이번에는 명백한 적의를 담아, 착 깔린 목소리로 내뱉었다.

“야, 이 잡년아.”

괜찮아요?


숨이, 턱 보며막혀왔다.

한
풍경이

―
“잡……?”

“그래, 씨팔. 어디 정신병자일어나요. 잡년이 주제도 모르고……좋게좋게 말하니 내가 우습든? 아까는 오줌이라도 지릴 것처럼 흐끅대던 게 철문이 눈을가로막고 있으니까 용기가이게 솟아나냐? 응?”



세런은 채저기요, 말을 잇지 못했다.

용서할 수 없는 폭언이었다. 저 외눈의 남자는 루치아노도, 외제니도, 예신도, 몸에아니킬라시온의 함대장도 뭣도 것일까.아니다. 그저 한낱 노예상이다. 이 도시에서는 발에 채면 차이는, 그들 ‘세계’의 주민이 보기에는 그가 파는 노예와 그닥 들어왔다.다를 것도 없는가볍게 비천한 남자다.눈앞에

경악과 분노가 목을 옥죄었다. 가지이 따위 작자가 저지르는 이 따위 무례에저런 대체 어째서어떻게 답해야 할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내뱉은 폭언만이 아니다. 눈빛 또한 그러했다. 반항하는 가축을 보는눈에 듯한, 경멸과눈을 멸시, 가소로움이 가득한 그 눈.
눈을
감히 노예상 따위가,가볍게 그런 눈으로 자신을,두 세런 레오네를 쳐다볼 수는 숨은없었다.

잘 나오지 않는 올라왔다.목소리를 어떻게든 끌어냈다. 핏발뒷목과 천장을선 눈과 붉어진 뺨으로, 갈 곳 없는눈에 분노에 진저리를 치면서 한 글자 한풍경이 글자 목소리를 짜냈다.

“너……너, 내가, 누군지, 일어나…….알고…….”

잘

흥.

노예상의 두코웃음 소리가, 귀로 날아와스멀스멀 박힌다.보이는
어떡해…….
―

번.

“그래, 누군데?”

“난!”
냉기가

눈을
핏대를 세워가며 온몸으로외치려다가, 누군가 뒤에서 낚아챈 듯 자신은멈춰 섰다. 뒤늦은 깨달음이, 이미 뻔히보며 알고 있었지만눈을 뒤늦게 떠오른 깨달음이 뒤통수를 강하게 않았다.후려쳤다.

말할 수, 없다.
나의 이름을.

놈은 믿지 않겠지. 미친년이라 더욱 비웃겠지. 설령 그렇지 않다 일어나보세요.해도, 왜,놈이 누군가에게 자신이 레오네라 주장하는 미친 노예계집이 있다고 말이라도 스멀스멀흘리는 깜빡였다.순간 루치아노가 득달같이 달려오겠지.

그렇기에 천장뿐이었다.말할 수 없다.

내가 앗.”세런 레오네라고, 말할 수 있을괜찮아요? 리가, 없다.

등허리,



―천장을 어휴, 씨팔.




눈을
봐…….
예상했던 대로,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깜빡여도

점점 고개를 떨어뜨리며,눈을 창백해진 입술과 주먹 쥔 손을 부들부들 떠는 그 정신천장을 나간 노예 계집애를, 노예상은 경멸의아무리 눈빛으로, 아니,하지만 천장뿐이었다.약간은 동정을 담아 바라보았다.

―그는 후회하고 있었다.

않았다.
저기,

― 하여튼, 젠장. 아델라이데 아가씨 부탁만 아니었어도 두이딴 년은 취급하는 게 눈에아닌데.

보이는

아델라이데 영애에게 미리 귀띔을 받았다. 눈을정신병이 있다고 했다. 생긴 건 기가 막히고, 몸도 그쪽 취향들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는데, 자기를 어디 고귀한 집안의 영애로 착각하는 정신병에 이해가걸렸다고 했다.

처음에는 않았다.거절했다. 아무리눈앞에 겉으로 보기에도 그럴 듯해도 머리가 돌아버린 노예는 천장이밑바닥 슬럼의 홍등가에서나저기, 거래되는 눈앞에품목이다. 그 아니킬라시온의 함대장들이 저기,줄줄이 천장뿐이었다.늘어선 자리에 올릴 상품이 못 되었다. 저런헌데 그날따라 아델라이데깜빡였다. 영애가 집요하게 굴었다. 반드시, 반드시 구매자가 있을 거라며, 한저기요, 둘도 아니고이해가 꽤 많은 함대장들이이해가 억만금을 치르고라도 그 몸에소녀를 사들이려 할 거라 했다.


― 정신병 걸린 계집애를요? 번.대체 왜요?

― 그건 당신이 알 바 아니고. 아무튼, 한 번만 내 말 믿어봐. 별 거 아니잖아? 걔 말하는 일어나요.대로 적당히 장단만 좀 맞춰주다가, 기절시키면 되는 거야. 그 다음은 저런늘 하던 일이고.
천장뿐이었다.

그래도 ―이쪽이 망설이자 이번에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저런가격에 풍경이넘겨주겠다고 나섰다. 혹시 무슨 이게일이 터지면 자신이 나서서 뒷목과수습해주겠다고도 했다. 아델라이데의 명예를 걸고아직 그리하겠다고 했다.

아델라이데 컴퍼니는 저런뒷세계 노예거래의 큰 손이고, 아델라이데 앗.”영애는 낯선꽤나 일어,많은 노예를 사들인이게 VIP 고객이었다.온몸으로 그렇게까지 나오는데 거절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실제로 물건을 보니 확실히 겉모습은 진국이었다.
가볍게
비록 정신 상태는 요가지 모양 요 꼴이지만.


깜빡였다.“……야, 임마.”

보며
같은
입안에앗.” 쓴맛이 돌았다. 다행히 소녀는 그 사이 좀 진정이 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새까만있었다.

보이는
누워있던
“어차피 넌 좀들어왔다. 있으면 팔려나갈 거고.여전히 나도 곧 팔릴여전히 상품에다가쏟아지듯 뭔 짓어째서 하고 싶지는것일까. 않아.”


그러면서 소녀의 순번을 눈을확인한다. No.28. 꽤 일어나요.뒤쪽이긴 하지만, 그래봐야 앞쪽 번호들이랑 한 두 가지시간 차이다. 시선을 되돌렸다. 고개 숙인깜빡였다. 소녀에게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그는 손가락을 들어 소녀의 새까만목을 가리켰다.

“그깜빡여도 목걸이,아직 기본 기능은 원격 폭발이지만 조작하기에아무리 따라선 전류도 흘려보낼 아무리수 있다. 네가 계속 이딴 식으로 나오면 우리도아니야, 한어쩔 것일까.수가 없어. 기절하고도 남을 정류의 전류다. 그냥 쓰러지는 걸로는 안 끝나. 농담 아니고, 이번에는 진짜로 오줌을 지리게 될 거다.”

가지


깜빡여도

소녀의스멀스멀 광기는 힘이이미 잦아든 것 같지만, 그래도 하던 말은 끝까지 맺는다.

깜빡여도

“이따 올라왔다.지린내 풍기면서 끌려 나가고 싶은― 게 아니면 그냥 얌전히 기다려. 어차피 이제 와서 네가 뭘 할 수 있는 건 없으니까.”저기요,


철컥.

같은머리 위에서, 알량한 틈새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철판 정신이긁는 소리가 세런에게는 단두대의 칼날이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렸다.

떨리는눈을 손목.암흑천지와도 핏기 없는 손바닥.왜, 등허리,제각기 들어가지움찔거리는 세런은손가락들. 그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잘손톱을 세운다. 흑, 흐끅. 뭐지.흐느낌인지 울부짖음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목에서 끓었다.

―

눈을

왜. 왜.
저기,
대체 왜.

눈을

다시죽었나 적막에 잠긴 방 안에서 세런에게 쏠렸던 저기요,시선들이 하나 둘 거두어졌다. 아니야,그들 얼굴에서 잠시나마 되살아났던 감정들이 도로 빠르게 번,사그라졌다. 이제부터는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절망과 비탄에 잠겨, 흐느끼며 가라앉는, 자신들도 냉기가이미 것일까.지나왔던 길. 떠올려봤자“……세요. 스멀스멀아무런 의미가 없는 고통의 기억. 간신히 죽인 슬픔을 되살려낼 뿐인암흑천지와도 기억.
몽롱했다.
천장이그런 그녀들의 귓가를, 앗.”다시 한 번 소녀의 울부짖음이“……세요. 찢어발겼다.


“아아아아악!”
앗.”


쾅. 쾅.

아연한 일어나…….눈빛을 한 여인들 속에서, 세런은 다시 철문에 몸을 갖다 박았다. 아까보다도 더욱 강하게.아무리 뼈마디가 모조리 “……세요.바스라지게. 차라리 베넷병신이 되어, 상품으로 저 위에 뭐지.올려 지는이해가 일은 없도록.

철문아니, 밖에서, 기어이 노예상의 고함소리가깜빡여도 들렸다.


「이 미친년이눈을 정말!」



눈을
― 파지지지직.

저기요,
눈에

이게
저런“앗, 커, 흑. 윽?!”


어떡해…….

노예상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기묘한 비명과 함께 소녀의 몸이 뒤틀렸다. 아무리격렬한 고통과, 진동이 뭐지.소녀의 몸을 덮쳐왔다.

다시 시야가 기울어진다.가지 검게 물들기 시작한다.

힘없이 축 늘어져 뻗은 자신의 팔끝을 보며, 세런은 정신을 잃어갔다. 이제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냉기가
그녀는 마지막 희망의 이름을새까만 스스로에게, 또한 그에게 속삭이며 눈을 감았다.아직


괜찮아요?

눈에
클라이드.

클라이드.

깜빡여도

-*-

세런은

몽롱했다.
―

“후우.”

눈을

가볍게

빌 클라이드는 툭툭 손을 털어냈다. 건장한 성인 남자를 기절시켜않았다. 화장실 것일까.안까지 천장이끌고 오는 건 노련한 카우보이인 그로서도 쉬운 뭐지.일은 아니었다. 그는 자못 뿌듯한 마음으로 변기에다잘 꽁꽁 묶어놓은 그의 ‘파트너’를 바라보았다.

“너무몸에 악감정쉬어. 갖지는 마쇼. 다들 사정이라는 게 정신이있는 거 아닙니까.”

스멀스멀

―
꽁꽁이해가 묶인 남자는 정신을 잃고 축 늘어져저런 있으니 들릴눈에 리는 없었다. 클라이드는풍경이 번.한 번 가볍게 스멀스멀고개를 끄덕이고는 화장실 일어,문을 닫고이해가 나왔다.

어쩔 수가 없던 일이었다. 시커먼 정장을 쫙 빼입고 경비조에 섞여 경매장 안으로 들어온 것까지는않았다. 좋았는데, 하필이면 둘씩 짝을보이는 지어 안을 이게순찰하는 뭐지.방식이었던 올라왔다.게 화근이었다. 클라이드와 짝지어진 남자는 덩치에 안 맞게 말이 많은 남자였다. 점잔을 왜,빼면서도 자꾸만 고향 얘기, 부대깜빡였다. 얘기, 선후배 얘기를아직 늘어놓으면서 말을 시키려 했다. 그래도죽었나 아무 일도 누워있던없었다면 좀 더 예예 하면서 그와 어울려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어떡해……. 아무 일도여전히 없었다면.앗.”

달리 말하자면 지금은 등허리,뭔가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귀고리 통신기가, 불통이다.여전히

같은― 제발,저런 제발 아무 일 없어라, 응?

눈에

마음이 급해졌다.

좌우를 두리번대며 빠른 걸음으로가지 스멀스멀복도를 걷는다. 여전히이 경매장은 정말이지 빌어먹게도 거대했다. 스타디움이었다면 경기가 벌어질천장을 가운데의 ‘경기장’ 깜빡여도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몇 층이나 되는 외곽의 통로들만으로도 어지간한 빌딩 누워있던내부에 필적할 듯싶었다.

그 녀석은 컨트롤룸으로 가 있을깜빡였다. 거라고 누워있던했다. 그 엿 암흑천지와도같은 컨트롤룸이 어디 눈에붙어있는지는 눈을알 수 없었지만, 찾아내야만― 했다.번,



― 부탁이다, 제발…….

보며

잘 닦인 바닥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삑삑대며 고무 긁히는 소리를 눈앞에낸다.

그 소녀는, 이전에도풍경이 한 번 통신기를 앗.”일부러 끈 적이 있다. 라헬에서 예신 도련님을일어, 꼬드겨낼눈에 때.앗.” 그 때는 녀석이 나름대로 판단을 내려 통신기를 껐었다. 클라이드는 이번에도뭐지. 그런 것이길 간절히 바랐다. 가볍게이곳은 그때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가볍게 요소가 많았다.

심장이 눈을쥐어 짜이듯풍경이 조여 왔다.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걸음이 빨라졌다. 초조함에 쯧쯧거리는 소리가 계속 입에서 새었다.

컨트롤룸이면, 그래. 보통 위쪽일거다. 우선은 엘리베이터부터 찾아야.
몸에

아니,


“에이잘 씨, Fuck.몽롱했다. 번.넨장할. 허리 끊어지겠네.”



모퉁이 저편에서 들려오는 걸진정신이 않았다.욕설에, 클라이드는 재빨리 걸음을 멈추고 몸을 숨겼다.
뚜벅, 뚜벅, 뚜벅. 네다섯 사람은 족히 넘을 번.구둣발 소리들이 가까워졌다.

새까만

“대체 얼마나 눈을하셨기에 그러십니까?”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한앗.” 목소리. 그러자 일어나보세요.걸진 욕설을 내뱉었던 그 목소리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봐…….

어째서
온몸으로
쉬어.
“Shit. 몰라. 기억이 하나도 안 나.들어가지 어떻게 박아댔는지도 모르겠어. 젠장, 일어나보세요.바트리님이랑은 진짜 쏟아지듯오랜만에 한 거였는데. 기억이 하나도번. 안 난다니, 손해가암흑천지와도 이만저만이 아니구만.”죽었나

“바트리님은 꽤 만족하신등허리, 것처럼 보이시던데요.”

뭐지.
뭐지.또 다른 목소리가앗.” 하나 끼어든다.

여전히바트리, 바트리라. 바트리가 누구지. 손톱을 깨물며 끙끙대던 클라이드의 머릿속에,이게 이름 하나가 스쳐지나간다. 바트리 엘제뷔트. 은하의냉기가 미녀. 소돔 컴퍼니 총수.

아니킬라시온 제 9함대장.

그늘 속으로 몸을 당기며, 클라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저 놈들, 9함대로군.

9함대면.

“……세요.

저기요,
왜,
“Hey. 당연한 소리.누워있던 너,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깜빡였다.나 던스타야. 세상에서 1:1로 바트리님을 쉬어.만족시킬 수 있는 몇 뭐지.안 풍경이되는 남자라고.”
―

봐…….
여전히그 걸걸한 목소리에, 클라이드의 얼굴이 빠르게 굳었다. 뒷목과익숙한 이름이다. 너무나, 너무나 익숙한 이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이름.

스멀스멀

저기,
던스타.눈을
눈에
던스타, 킴.

건


마담의, 원수.

클라이드의 손이, 그의 풍경이리볼버에 닿았다.천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