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7화 〉67화. 퇴각 (67/106)



〈 67화 〉67화. 퇴각

< -- 77. 퇴각 -- >



[쿠와아아아앙!!!!!]

"씨이이이발!!!!!"

병사의 뒤에서 공격하려는 늑대인간의 등에 검을 박아넣었다. 황급히 뽑고서는 앞에서 달려오는 놈의 손톱공격을 막아냈다. 랄라와 델타의 합동공격에 내게로 몰려드는 놈들의 공격을 어느정도 막아낼 수 있었다.


검에 피를 묻혀가면서 상황을 빠르게 흝어보았다. 말에 탄 병사들이 괴물들의 손에 의해 강제로 땅바닥에 곤두박질 쳐지고 있었으며 백인대의 깃대는 꺾인지 오래였다.


이대로 있다가는 뜷리는건 시간문제다.

"백인대 전원! 내려와서 대형을 갖추어라!!"


격전의 한복판에서 대대장 파비오가 위에서 아래로 착지하더니, 무서운 기세로 괴물들을 도륙내기 시작했다. 검을  번 휘두를때마다 놈들의 몸이 두동강이 났고, 주먹을 꽂아넣을 때마다 놈들의 두개골이 박살나버렸다.

대대장의 지원으로 한츰 녀석들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으며 가까스로 침입을 저지하는데에 성공했다. 2백인대는 녀석들이 더 이상 들어오지 못하게끔 막고 있었다. 목책 위에는 모험가들과 소수의 병력만이 남아있는 상태였으며 출입문 앞에는 대형을 갖춘 병사들이 서있었다. 파비오는 그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나감과 동시에 밀집대형을 갖추어라!!"
"오늘 리치와의 전투처럼 맥없이 무너지면 죽을 목숨인 줄 알아라!!"


"알겠습니다!!"

"기병대가 먼저 출입문으로 돌격, 1백인대 선두다!"

"백부장 다리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모험가들한테는 따로 지시를 안내린것을 보면 우리들은 진지를 방어하기만 하면 되는가보다. 십 년 감수했다.

기병대가 돌격함과 동시에 나는 목책위로 올라갔다. 1백인대는 백부장 다리오의 돌격과 함께 기병대가 뜷어놓은 길목을 향해 돌진해갔다.

목책 위는 벌써 괴물들 천지였으며, 소수의 병력만이 가까스로 막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얼른 그들과 합세해 목책을 되찾기 위해 싸웠다. 쉴새없이 올라오던 놈들은 백인대의 출진탓인지 점점 그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덕분에   돌릴 틈이 생기면서 밖의 전장터를 쳐다보았다.


백인대들은 방패로 둘러싼 밀집대형을 유지한채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진군하고 있었다. 땅에 꽂혀진 불화살들이 혼란한 전장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괴물들의 한복판에 당도한 그들은 밀집대형을 풀고, 방패를 앞세운채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괴물들은 방패에 밀려 점차 뒤로 밀려갔으며 그렇게 백인대만의 영역이 마련되었다.

"돌격!!!!!"

그 광경을 지켜보던 도중, 아랫쪽에서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기병대들이 방패에 떠밀리고 있는 놈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내부를 빼앗김과 동시에 외부에서 기병대의 돌진공격으로 안과 밖 모두에서 무너져내렸다.

두 다리가 양단된 오우거들이 땅바닥을 기어가는 모습과 함께 괴물들이 숲의 어둠속으로 사라져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찌저찌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드디어 끝났네..."

"남편, 힘들어?"

델타의 물음에 나는 아무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의 가슴팍에 내 얼굴을 끌어당겼다. 코끝에서 향긋한 냄새가 났다. 전투로 인해 피냄새가 날텐테도 불구하고 그녀의 살결에서는 포근한 냄새가 났다.


"기분좋아?"


"응"


"이 년이 지금 네가 어떤 처지인지 잊었어?!"

갑자스러운 힘에 의해 그녀의 가슴에서 떨어졌고, 이내 구릿빛 가슴에 파묻혀졌다. 이 냄새는 분명 랄라의 것이었다.

"니는 지금 흡혈귀라고"
"그러니 우리들하고 그 어떠한 관계도 아니란 말이야"


"나는 남편 아내야!"

"하아... 누가 새대가리년 아니랄까봐"


"늑대년!"

"뭐야?!!"

(또 이러네...)


황급히 그녀들을 만류하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가까스로 막았다. 한 번만 더 싸우면 앞으로는 절대 살을 섞지 않을 것이라 말하니 그녀들 모두 입을 꾹 다물었다.

전투가 끝난  밖으로 나간 병사들은 진지로 복귀하여 재정비를 갖추었다. 부서지고 깨진 무구들이 많았으며 사람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상태에서 녀석들이 또 한  쳐들온다면 그때는 막지 못할 것이다.

지휘관들은 천막으로 들어갔고, 병사들은 목책 위에 올라가 휴식을 취했으며 모험가들은 아까처럼 출입문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흡혈귀들은 목책 부근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괜히 따라왔나 하는 후회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의 숫자는 처음 행군에 나섰던 수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어 있었다. 그들의 우두머리인 라이가는 거의 초주검 상태였다.


"남편, 얼굴에 피가 잔뜩 묻었는데?
"닦아줄테니깐 가만히 있어"

랄라가 천으로 내 얼굴을 닦아주었다. 덤덤히 받으면서 흡혈귀 무리에 섞인 델타를 슬쩍 쳐다보니, 그녀는 도끼눈을 뜬 채로 우리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랄라를 째려보고 있는 중이었다.

달려오려는 그녀를 한 손을 들어올려 오지 못하게끔 막았다. 시무룩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좋았다. 나중에 교국에 복귀하고 나면 잔뜩 달래줘야겠다.


(복귀할 수는 있을런지...)

"집합하라!"

불안한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 백부장들의 외침에 서둘러 집합 장소로 달려갔다. 다른 자들도 마찬가지로  곳에 모여서는 대대장의 지시를 기다렸다.


파비오는 엄숙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녀석들은 오늘 대규모의 군세로 우리들을 공격해왔다"
"이는 필시 깊은 곳의 마왕이 숨어있거나 이곳 부근의 영향력있는 우두머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더 이상의 임무 진행은 불가하다"
"따라서 4군단 숙영지까지 철수를 진행하겠다"

주변은 다른 사람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밖에 안들렀다.

"비록 우리가 두 번 가량을 이겼다지만 녀석들은 짧은 시간안에 다시 공격을 해 올 것이다, 그러니 대형을 이루어서 가는 것은 어렵다"
"분대별 퇴각을 진행하겠다"


"저희들은 어떻게 합니까?!"


흡혈귀들의 아우성에 그는 무표정으로 대꾸했다.

"너희들은  분대에 배치되어 우리들의 밤눈이 되어 줘야겠다"

그의 답변에 라이가는 뭐라 반박하려 했지만 곧바로 백부장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대대장의 모습에 입을 다물었다. 잠시후 델타는 다행히도 2분대의 편재됐으며 나와 랄라도 2분대에 편재됐다. 2분대가 동굴 때와 마찬가지로 선발조에 걸려들었다.

어김없이 다리오 백부장의 명이었다.

"좆같네"


알도도 이번만은 참을  없었는지 욕을 나지막하게 뱉어내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새벽, 2대대는 분대별로 각자 철수를 서둘렀다. 최종 목적지는 군단 숙영지이며 현재 목적지는 하피 부락이다. 거기서 재정비를 갖춘 후 다시 철수를 서두를 것이다. 물론 우리가 포함된 2분대는 다른 분대보다 더 앞서 도착해야된다.

"무운을 빌겠다"


대대장이 목책 위에서 출입문에 대기중인 병사들에게 행운을 빌어줬다. 그는 보조병과 같이 제일 마지막에 철수를 할 것이다.

을씨년스러운 무언가가  숲을 뒤덮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


"흡혈귀에다 포루로 족까지 있으니 이거 참 편하군"

어두컴컴한 밤길을 거침없이 나아가는 델타와 랄라의 모습에 알도가 만족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정도 속도면 하피부락에는 금방 도착하겠어"


"하피들한테도 알려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철수한다면 그녀들도 철수를 해야만 할 것이다.

"뭐, 그년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나?"

그는 심드렁하게 답변할뿐  신경도 쓰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하피의 어머니를 만나서 같이 철수하자고 말해야 되겠다.

[쿠워어엉!!!]


난데없이 옆에서 튀어나온  발톱에 얼른 뒤로 물러났다. 어둠속에서 빨간색 눈동자가 번뜩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와 마주치자마자 전투가 시작됐다.


병사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괴물들의 눈동자가 점점 더 빨갛게 물들어져 갔다. 다행히 녀석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 충분히 물리칠  있었다.

알도가 인원파악을 해보니 병사  명이 내장을 쏟아낸 채 죽은 것이 확인됐다. 남은 인원은 이제 5명. 연이은 전투로 인해 10명인 분대원이 이제는 5명으로 줄어들었다.


하피부락에 도착하면 2대대 병사들의 수는 반절로 줄어들어 있을 것이다.

"걸음을 빨리 한다"
"온 숲에 녀석들이 깔려있어"


발걸음을 놀리면서 이따금씩 뒤에서 알 수 없는 비명이 들려왔다. 인간의 것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괴물의 것일거다. 점차 멀어져갈수록 비명소리는 환청으로 변해갔다.


새벽이 점차 지나가면서 하늘에 붉은색이 피어오를 무렵에 우리들은 저 멀리, 하피부락에 세워놓은 진지를 발견했다. 거의 다 왔다.


(조금만  가면 된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눈을 적셨다. 눈을 뜨기가 힘들었지만 악착같이 뜨고서는 걸었다. 마침내 진지 앞에 도착하자 목책 위에 병사들이 서둘러 문을 열어줬다. 알도는 들어가자마자 병사에게 서둘러 철수준비를 서두르라고 일렀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씨발! 시간 없으니깐 시키는 대로 해!!"

그가 살기어린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니 그제서야 병사들은 다급히 철수준비를 시작했다. 작업이 이루어지는 중간중간 온 몸이 만신창이가  분대들이 속속 도착하였고, 도착하자마자 인원파악을 실시했다. 최대가 7명이었으며 보통 4~ 5명 안팎이었다. 돌아오지 못한 분대도 파다했다.


나는 재빨리 델타의 도움을 받아 나무 위에 세워진 둥지로 올라갔다. 하피들은 둥지 위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며 아랫 상황을 쳐다보고 있었고, 하피의 어머니는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우리들을 대면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거냐?"

그녀의 호기심 어린 목소리에 침착하게 답해주었다.


"행군하던 도중 많은 수의 늑대인간과 전투를 벌였습니다"
"리치는 물론이고, 나중에는 대규모의 괴물놈들까지 공격을 해왔습니다"

"늑대인간?"
"그 놈들은 한참동안 이 부근에 나타난 적이 없었는데 별안간 어디서 나타난 거지?"

"혹시 산맥 깊은 곳에 마왕이 숨어있다는 소문이나 낌새 같은것을 느끼신 적이 있으십니까?"


"마왕? 애초에 마왕이 이곳으로 온 적이 있기는 하느냐?"

(그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괴물들이 같이 한데 뭉쳐서 싸운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마왕이나 강력한 우두머리가 있다면 모를까... 나는 필시 그것이 마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여기 올라온 목적이나 밝혀야지)
"하피의 어머니이시여, 저희들이랑 같이 이곳을 떠나셔야 됩니다"
"조만간 놈들이 저희들을 쫓아서 이곳으로 몰려 올 것입니다"


"흥! 제국군이 우리들을 걱정해주다니, 거  놀랍군"
"가서 전해라, 내 너희들한테 어쩔수 없이 복종하긴 했다만 우리들의 행동까지는 일일이 지배할 생각말라고"
"우리들의 앞가림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도 전해라"

"사실, 제국군은 아무런 말도 안했습니다"
"제가 걱정돼서 그러는 것입니다"


내 말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이내 음흉한 눈빛를 지으며 물었다.

"호오~ 내 딸 때문에 그런것이냐?"

"당연한  아니겠습니까?"
"델타는  아내니, 그녀의 가족들도 제 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 얼굴만을 지그시 쳐다보다가 돌연 날라와서는,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매혹적인 그녀의 입술에서 색기어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말 마음에 드는 수컷이구나"
"델타만 아니었으면  수컷으로 삼고 싶구나"

빨딱  그녀의 젖꼭지가 사슬갑옷 너머로 느껴졌다. 진짜로 느껴진게 아닌 기분상으로 느껴졌다. 델타와는 다른 성숙한 매력에 정신이 아찔해져왔다.

"어머니!!"


델타는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챈 것인지 자신의 어머니를 내 품에서 떼어놓았다. 그러고서는 얼른 자신의 음부에 내 얼굴을 밀어넣었다. 이번에는 젖꼭지가 아닌 음부라니... 뭐, 이건 이거대로 좋지만. 향긋한 과일냄새가 났다.

이성의 성기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다. 자신은 본인의 성기냄새를 지독하다고 여기는데 이성에게는 향긋한 냄새로 여겨지니 말이다.

"남편을 유혹하지 마세요!"

"수컷, 델타로는 성에 안차거든 날 찾아오거라"
"열번이고 백번이고 너의 씨를 받아줄 것이다"


(... 이럴 때가 아닌데)

일단 델타의 조갯살  맛보고나서 대화를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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