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화 〉49화. 즐거운 시간 (49/106)



〈 49화 〉49화. 즐거운 시간

그녀들이 모든 준비를 마치자마자 나는, 그녀들을 이끌고 재빨리 병사들이 모여있는 연병장으로 집합했다. 수많은 병사들이 대열을 이룬 채 서있는 모습이 현역 때, 연병장에서 보았던 아침점오 모습과 흡사했다.

그런 곳에 우리들은 수천명은 되어보이는 병사들 사이에서 어느 곳에 서있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어디 서야 되는거야?"


"이봐, 거기 모험가 날 따라와라"

우두커니 서있던 우리들에게 병사  명이 다가오더니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에 냉큼 뒤를 쫓아갔다. 쫓아간 곳에는 다리오 백부장이 서 있었다.

"빨리 백인대 뒷줄에 서라고, 조금 있으면 시작할 모양이니깐"


그의 말에 병사의 안내를 받아 뒤에 섰다. 그의 왼편에는 [4-2-1]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있는 기수와, 오른 편에는 독수리 조각이 박힌 창대를 꼬나쥔 기수가 서 있었다. 다른 백인대의 맨 앞줄에도 이런 모습들이 보인것을 보면, 깃발은 부대 구분을 위해, 창대는 제국의 상징을 뜻하나보다.

"존나 귀찮게 이딴걸 왜 하는거야?"


옆에 서 있던 랄라가 궁시렁대자 얼른 주의를 주었다. 군대를 갔다온 나로서 그녀의 이런 마음을 이해 못하는바 아니었지만 어쨌든 우리들은 지금 여기에 일하러 온 것이니 잠자코 따르는게 옳았다. 점호는 신성한 의식이라고 간부가 말해줬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그랬고 오늘까지도 정말 참신한 개소리처럼 느껴졌다.

[대대장들은 보고하라!]


연단 위에서 반디트가 소리를 지르자, 양 옆에 넓게 펼쳐진 날개가 달린 독수리 투구를  남성이 복명복창을 하며 백부장들에게 인원파악을 명했다. 인원파악이 끝난 뒤에는 자신이 들고있던 창대를 높이 들어올렸고, 다른 자들도 모두 창대를 들어올리자 반디트는 다시 보고를 명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거야?"

"제발 좀 조용히 하고 계세요"

 제지에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팔짱을 끼고서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대대장들이 보고를 끝마치자 반디트는, 쌍두 독수리 투구를 쓴 머리로 한 번 끄덕인  입을 열었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됐다, 제국과 황제께 충성을 다하면서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도록]
[신병들은 앞으로 나와라]

그가 손짓을 하자 옆에 서 있던 병사들이 줄지어 앞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하더니 오와 열을 맞추며 쭈욱 늘어섰다. 멀리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다.

(나도 자대에서 전입신고식  때 저랬었지)


[올해 4군단에 배속된 신병들이다. 대대장들은 행정관을 찾아가 특기와 적성에 맞게끔 부대에 편입시키고, 백부장들은 신병들이 적응할 수 있게끔 잘 챙겨주도록]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병사들은 모두 박수와 환호성을 질러댔다. 내 앞에 서 있던 병사는 막내탈출을 한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었으며, 그 옆에 있던 병사는 어떻게 골려먹여줄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있었다.

[오늘 밤...]


반디트가 입을 열자마자 돌연 장내가 조용해졌다.

[내일부터 시작될 대대적인 작전에 무사완수를 기원하는 의식을 치를 것이다]
[각 대대장과 백부장들은 점오가 끝나는 즉시 내 천막으로 찾아오도록. 이상!]


그가 연단을 내려가면서 점호는 끝이 났다. 이후 각 부대의 장들은 군단장의 천막으로 향했고, 병사들은 서둘러 아침식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신병들은 병사의 안내를 받아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소속된 백인대를 따라가 음식들을 건네 받은 뒤,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씨발 드디어 끝났네!"

랄라는 모닥불 근처에 풀썩 앉더니 군장에서 날고기를 꺼내고서는 씹어대기 시작했다. 이 년은 날고기를 군장에 가득 채워놓은 건지 계속해서 나왔다.


"포루로 족은 원래 날고기를 먹습니까?"

"왜?"


"제가 알기로는 포루로 족은 날고기보다는 익힌 고기를 선호한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 그래서 뭐?"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녀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한 채 나는 서둘러 반합에 받았던 음식들을 넣고 수프를 끓이기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반합에서 고소한 냄새가 나면서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하연 씨, 여깄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릇에 한 국자를 퍼 그녀에게 건네준 뒤, 이어서 랄라에게도 수프 한 접시를 내밀었다.


"랄라 씨도 드시죠"

"안먹어"

"그럼 드시지 말든가"

내민 접시를 도로 빼고서는 식사를 시작했다. 그녀는 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를 째려보더니, 날고기를 베어 물고서는 쩝쩝소리를 내며 먹어댔다. 이 년 행동이 정말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 -- 55. 즐거운 시간 -- >








"고.레오 씨, 물어볼게 있는데요..."

상의탈의를 한 채, 운동을 하고 있던 내게 유하연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물어왔다.


"수색을 잘할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려울  하나 없습니다, 그냥 발자국이라든가 꺾어진 나뭇가지 등, 특이한 점들을 발견하고 추적하면 끝입니다"


"한 번도 안해봐서 잘..."


"직접 보시면 저절로 알게 될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내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시선을 회피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상의를 탈의하고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상의를 입는다는게 그만"


"아니에요... 몸이 엄청 멋지세요"

"... 감사합니다"

여자한테 멋지다는 소리를 들으니깐 묘한 기분이 들더니, 저번에 루나가 내 몸을 손가락으로 흝어주던 일이 떠올랐다.

(서버렸다)
"저는 이만 할 일이 있어서!"

"아,아직 할 말이..."


말할려고 하는 그녀를 스쳐지나간  재빨리 군장이 놓여진 곳으로 달려갔다. 도착한 뒤에는 군장에서 릴리와 루나의 속옷을 꺼내어  깊숙히 집어넣었다. 때마침 숙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재빨리 숙소에 들어가 바지를 내리고 그녀들의 속옷을 탐닉했다.

(하아~ 향기로운 냄새... 미치도록 보고 싶다)

겨우 하루 못봤을 뿐인데도 따뜻했던 그녀들의 품이 그리웠다.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그 말이 맞나보다.

속옷을 코에 묻은 채로 손으로 자지를 흔들기 시작했다. 어제 그녀들과 나눴던 성교가 떠오르자 성욕이 미친듯이 끓어올랐다. 그래서 자그마한 릴리의 속옷을 성기에 감싼 채 비벼댔다. 불현듯 아내가 남편의 짐에 자신의 속옷을 넣어주는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어딜 가더라도 항상 아내의 속옷을 보며 다시 아내 곁으로 돌아오라는 염원으로 그런것이 아니라 딴 여자와 몸 섞지 말고, 자신의 속옷으로 성욕을 해소하라는 아내의 남편에 대한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지금 그녀들의 속옷에 끈적한 액을 묻혀가면서 흔들고 있는 것을 보니, 효과는 아주 탁월했다.


(나온다! 나온다!)

그녀들의 향기로운 냄새가 정액냄새로 범벅이 되는게 싫어서 자지에서 팬티를 풀어 헤친 뒤, 빠르게 흔들었다. 사정감이 밀려오면서 정액이 막 분출되려고 하던 그때였다 .

"고.레오 씨, 다리오 백부장님이 찾으ㅡ"


천막이 열어젖히더니 유하연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와 동시에 사정했고, 쏘아진 정액은 그대로 그녀의 얼굴에 날라가 묻혀졌다.

"신다고...... 하셔서..... 알려드릴려고......."

그녀는 성기를 부여잡고 있는 내 모습을 쳐다보면서 자신의 얼굴에 묻은 정액을 손가락으로 쓰윽 닦은 후, 얼굴이 홍당무가 된 채로 나가버렸다.


"하아...... 씨발"

인생 참 좆같다.



-


"백부장님 찾으셨습니까?"

재빠르게 원상복귀한 뒤, 다리오가 머무는 천막으로 찾아갔다. 그는 의자에 앉은 채 책상 위에 놓여진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왔구만, 여기 앉게"

앞의 의자에 앉은 후 그가 들여다보고 있는 지도를 보았다. 카밀란스 산맥의 지형도였다.


"여기가 6군단이 참패를 겪었던 장소고, 여기 절벽울타리가 녀석들과의 복수전에서 대승을 거둔 장소지"
"지금 우리가 있는 장소는 절벽울타리에서 멀지 않고 말이야"


"제가 할 일이 뭡니까, 백부장님?"


"오늘 밤 의식이 끝나는 즉시 절벽 울타리쪽으로 향하는 길목 부근을 수색하게"


야간 수색은 위험할 뿐더러 제대로 조사하지도 못한다는걸 그도 알고 있을테니 필시 뭔가가 있을것이다. 내가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자, 그는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얘기를 꺼내놓았다.

"자네는 우리들이 왜 여기 카밀란스 산맥에 군단을 이끌고 왔는지, 그 진짜 이유를 알고 있겠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미소를 짓고서는, 손가락으로 지도를 톡톡 두드렸다.

"산맥 도처에 '비아데나르'가 잠복해 있다는 정보를 들었어"

"비아데나르면 교황의 직속 근위대 아닙니까?"


비아데나르는 개종한 은퇴 모험가들을 대상으로 선발, 편성된 베테랑 부대로 오직 교황의 명만을 따른다.


"메리온 그 돼지 같은 새끼가 우리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아"
"우리 병사를 보냈다가는  녀석들이 눈치를 챌 수 있으니, 모험가인 자네가 가서 놈들의 흔적이라든가 동선같은 것들을 최대한 알아갔고 와, 혹시라도 마주치게 되거든 무슨 수를 쓰든지 간에 생포해서 끌고와주게"
"다른 백인대에 편재된 모험가들도 각자 배정된 곳들을 뒤질테니 자네는 아까 내가 말한 곳만 신경쓰면 돼"

(이걸 위해서 모험가들을 수색조로 모집한 거였군)
"복귀 장소는 어딥니까?"

"절벽울타리로 향하는 길목의 중간 지점에  휘하 정찰조를 매복시켜놓을거야, 그들하고 같이 합류해서 돌아오면 돼"


그는 봉랍된 종이를 건네주며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봉랍에는 데르트 제국의 국기가 찍혀있었다.

"정찰조한테 이걸 보여주면 자네를 의심하지 않을거야"
"꼭 자네 품 속에 깊숙히 집어넣고 있게, 비아데나르 놈들의 손에 들어가면 일이 성가셔지니깐 말이야"


"명심하겠습니다"


"좋아! 이제 가서 푹 쉬고 있으라고"

대화를 마친 후 앞으로의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오늘  의식이 끝나고 랄라와 유하연을 데리고 절벽울타리로 향한다. 수색 도중 유하연을 죽이면 될 것이다. 죽여야만 한다.

-

점심식사 시간이 오자 나는 모닥불 앞에 앉아 음식을 조리하면서, 그녀들에게 다리오가 말해준 임무를 얘기했다.

"그 새끼 또라이야?"
"야간 수색은 위험할 뿐더러 제대로 조사하지도 못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러는 건가?"


랄라는 표독스러운 눈빛을 내게 보내며 물어왔다. 그런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그저 명령이니 따르라는 말 이외에 딱히 해줄 말이 없었다.

"쳇ㅡ 뭐가 급하다고 그러는 건지..."

(이 년이 웬일로 날고기를 안먹는대?)

육포를 씹으면서 궁시렁대고 있던 그녀는 돌연 옆에 앉아있던 유하연에게 코를 들이밀고는,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킁킁킁... 너 얼굴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  냄새는 그러니깐... 무슨 냄새였더라?"


그녀의 말에 나는 얼굴이 굳어졌고, 유하연 또한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 비릿한 냄새의 정체는 내 정액이었으니깐.

(그녀가 안닦았을리도 없고, 후각이 예민해서 그런건가... 누가 늑대 아니랄까봐)

"니한테도 얘랑 똑같은 냄새가 나는데......."

"크흠ㅡ 헛소리 그만하고, 밥이나 후딱 먹읍시다"

내쪽으로 코를 킁킁대는 그녀에게 퉁명스럽게 말하며 식사 속도를 높였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는게 안전하다.


"......."


나와 유하연이 아무런 말 없이 묵묵히 식사를 하자, 그녀는 육포를 한 입에 욱여넣고서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어난 후에는 발로 땅바닥을 긁어대면서 흙먼지를 일으키더니, 이내 천막으로 들어가버렸다.


"케엑ㅡ 케엑ㅡ 씨발! 저 년이 진짜?!"


수프에 모래가 잔뜩 들어가 먹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모닥불에 쏟아버렸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으면  모양  꼬라지인지 부모 얼굴  한 번 보고 싶다.


"내가 참아야지..."

유하연을 슬쩍 쳐다보자, 그녀는 내 눈을 보고서는 고개를  숙인 채 식사를 이어갔다.

(내 손에 죽을 여자인데 신경쓴다는게 뭔가 괴리감이 크네)

모닥불에 장작을 더 넣어 불길을 피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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