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3화 〉43화. 푸념 (43/106)



〈 43화 〉43화. 푸념

< -- 56. 푸념 -- >




기분좋은 마음으로 여관을 향하던 도중 갑자기 번뜩 하고 뭔가가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아내들하고 상의도 없이 무턱대고 장기 의뢰를 받고 말았다.


"TV프로에서 봤는데, 이렇게 멋대로 정하는 행동이 아내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라고 들었었는데... 아..."


착잡한 마음으로 여관문을 열었고, 계단을 올라가며 어떻게 변명해야 좋을지 짱구를 굴려댔다.


(그래, 일단 부딪혀보는거야)

끼익ㅡ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녀들은 씻은것인지 머리칼이 젖은 채로, 가운을 두르고 있었다.


"오빠~ 어디갔다 이제 온거야?"


"레오, 같이 점심 먹자"


그녀들의 향긋한 냄새에 하체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들에게 일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그녀들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내 얘기가 끝날때까지 덤덤히 들어주었다.


"아마도 한 달정도는 걸릴거야....... 아마도..."


"한달?"


루나는 꼬고있던 다리를 풀고서는, 무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오빠, 이리와서 앉아봐"

냉큼 달려가 침대에 앉아있던 그녀 옆에 걸터앉았다. 이내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서는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 우리 아직 결혼식도 안 올렸는데... 그런 상황인데... 딴 여자랑, 그것도 한달 동안 붙어다닌채 임무를 수행한다고?"

내가 의논도없이 혼자 장기임무를 받아들인  때문에 화가 난게 아니라, 딴 여자랑 같이 임무를 한다는 것에 대해 화가 단단히 난것 같았다.

"나는 오빠랑 첫날밤 치르고 이제 겨우 붙어 지낼 수 있게 됐는데... 그 여자는 이제  아내가 된 나보다 남편이랑 더 오래 붙어있게 됐네? 정말 웃기다~"


그녀는 미소를 띄우고 있었지만 눈만은 무표정을 유지했다.  모습이 무서워 나는 재빨리 그녀를 달래주기 시작했다.

"루나야 오빠 바람피고 그런 남자아니야! 믿어줘, 절대로! 아무 일도 없을테니깐!"


그 말을 하고서는, 서둘러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고서는 비벼댔다. 모성애를 자극해 화를 가라앉히게끔 하고자 했는데 이런  방법이 먹혀든것인지 그녀는, 크게 한숨을 한 번 내쉬고서는 내 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어주었다.

"오빠, 오늘도 말했지만 난 오빠의 아내가 몇 명인지 신경안써, 그러니 당연히 오빠가 아내를 몇명이나 데려오는지도 상관안해"
"하지만 나도 여자야, 오빠가 내가 아닌 다른 여자랑 웃고 떠들고 하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파온단 말이야. 더군다나 나하고 릴리언니는 오빠랑 한 달은 채 일주일도 같이 못있었잖아?"


그녀의 가슴냄새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그녀의 울먹이면서 하는 말에 기분이 우울해졌다. 그녀의 말이 백번 지당했다.

(고.레오 너란 새끼는 미친 새끼가 틀림없구나)

얼른 가슴에서 얼굴을 떼고 그녀를 달래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의 포근한 가슴속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어 그냥 얌전히 안겨있기만 했다. 그러던 상황속에 내 등에 뭉클한 감촉이 느껴지더니 릴리가 내 배에 팔을 둘르고서는, 어머니와도 같은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다.

"레오도 분명 임무를 가야만 하는 상황에 가슴아파할거야. 그렇지, 레오?"

"우웅"


나는 루나의 가슴에서 웅얼거리면서 답해주었다. 릴리는 그런 내 대답을 들은 뒤, 배를 쓰다듬어주며 등에 자신의 몸을 더욱 밀착시켰다. 등에서는 그녀의 자그마한 가슴이 뭉클거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하아ㅡ 릴리언니가 그렇게 말하면 더이상 어리광부릴 수 없잖아... 오빠 맹세해"

"응?"

"갔다오고나서 우리들이랑 바로 결혼식 올릴 것! 절대로 임무중에 그 여자랑 야시시한  하지 않을 것!"


"오빠를 뭘로 보고, 이렇게 아름다운 두 아내가 있는데 그런 짓을 내가 왜 해?"


괘씸해서 젖꼭지를 사정없이 물고 빨았다. 그러자 루나는 교성을 토해냈고, 그 소리에 자지가 부풀기 시작했다.


(못 참겠다!)


점심내내 나는 그녀들의 보지에 종마처럼 박아댔다. 행위가 끝난 뒤에는 점심을 들고 방으로 올라가, 움직일 힘 조차 없는 그녀들을 위해 손수 숟가락으로 떠 먹여주었다.



-



저녁이 되자 그녀들은 행위에 대한 피로로 곤히 잠들었고, 나는 그런 그녀들에게 이불을 덮어주고서는 조심스럽게 방을 나간 후 중앙홀로 내려갔다. 중앙홀은 식사를 하는 손님들과 식사를 나르는 종업원들로 분주했다.


(남는 시간에 대장간에 가서 무구 좀 정비하고 와야겠다)

빠르게 식사를 마친 뒤, 서둘러 브람대장간으로 향했다. 아직 문이 열려있어야 될텐데...

다행히도 대장간의 창문에는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벌컥ㅡ

"브랙스, 나 왔다"


인사를 건네자 진열된 무기를 닦고있었던 그는 하품을 하며 대답해주었다.


"이런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온거냐?"

"우리 사이에 딱히 일이 있어서 오나"

"이봐 난 처와 자식이 있는 몸이라고"


"이 자식한테는 농담도 못치겠다니깐"


변함없이 그와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손에 들고있던 사슬갑옷과 검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내 체격에 맞도록 맞춤 제작된 검의 칼날에는 피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는데, 어제 정수리에 박힌 검을 제때 빼지않은것이 후회로 밀려왔다.

"고.레오 이 검으로 도대체 뭔 짓을 저지른거야?"

아니나다를까 그는 내 검을 보고서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물었다.


"미안하다 브랙스, 가능하면 빨리 정비해줬음 한다"

"왜? 어디 임무라도 나가냐?"

"청원의뢰가 들어와서 아마 한달 동안은  돌아올거야"


"도대체 어떤 의뢰이길래?"

그의 물음에 나는 청원의뢰에 대한 임무를 설명해주었다. 그는 내 설명을 다듣고서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고맙게도 우선적으로  검을 손봐주겠다고 해주었다.


이대로 가기도 뭣하고 해서 가만히 앉아 그가 진열된 상품들을 닦고 있는 것을 지켜보다가, 문득 브람의 부재를 느꼈다.


"그러고보니 브람은 어디가고 너만 혼자 있는거냐?"


"브람은 요즘 결혼 준비때문에 바쁘다고"

"결혼식은 아르베 교단에 있는 식장에서 하면 되는건데, 뭐 준비할게 따로 있는거냐?"

 세계의 결혼식은 아르베 성당에 있는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식은 가족과 친한 친구 몇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례자인 수녀가 축복의 기도문을 읊어준 뒤, 남녀가 서로 사랑의 맹세를 나눔과 동시에 반지교환이 이루어진다. 이후 남자가 여자 어깨에 망토를 둘러주고 입맞춤을 해주면 그걸로 끝이다. 왠만한 사유를 제외하고서는 이혼은 금지이다.


"결혼식 말고 구혼의식 때문에 그런거다"


"구혼의식? 그냥 남녀가 서로 몸 섞으면 그게 청혼인데 뭘 그거가주고 바쁘다는거냐?"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르더라구"
"요즘 젊은 애들은 제국에서 유행하는 구혼의식을 선호한다더라"

그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어서 말했다.


"제국에서는 구혼의식을 신부집으로 벽을 타고 넘어가 청혼을 한다고 하더라고"


"그러다 병신되면 어쩌려고 그런다냐?"

"내 말이, 가뜩이나 새아기는  층에 사는데... 참 걱정이다"

"아하~ 브람 그 자식, 벽 타기 연습하느라 바쁜거였구만"


"제발 아무 사고 없이 끝났으면 좋으련만... 젊은 놈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사는 건지"


"뭐 낭만적이긴 하네"

그가 알려준 정보들을 재빨리 머릿속에 메모해놨다. 릴리, 루나와는 몸을 섞음으로써 청혼을 끝마쳤지만 그건 구시대적인 청혼이였으니, 요즘 유행에 맞춰서 청혼을 해줘야된다는 생각에서 그런것이다. 이 참에 그에게 결혼에 관한 여러가지 것들을 물어봐야겠다.

"브람은 반지  샀냐? 금반지 아니면 은반지?"

"악착같이 일해서 번 돈으로 금반지를 샀더라고, 솜씨 좋은 금 세공업자한테 맡긴 건지 아들 놈 상징이 기가막히게 박혀있더라"

남자는 결혼을 하게 될 경우 자신만의 독자적인 상징을 만들어 반지와 망토에 박아넣은 뒤, 결혼식 때 신부에게 건네줌으로써 다른 남자들로부터의 구애를 차단해준다.


(돈은 모아둔게 있으니깐 걱정은 없는데... 상징은 뭘로 하면 좋을까?)
"결혼식은 뭐 달라진거 없지?"

"딱히 없어"

"망토는 뭘로 샀대?"

"실크소재의 망토를 샀더라고, 내 아들이지만 정말이지 대단하다니깐"


실크는 카로른 대륙 최남단에서 생산되는 고급옷감으로 대륙 서부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매우 비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 비단 한 필에 금화 5닢은 받는데 망토면은 적어도 금화 2닢 값이다.


"그렇구만... 좋은 정보 고맙다"

내 끄덕임에 그는 의문섞인 표정을 지으며 농담식으로 물어왔다.


"왜 네놈도 결혼할려고? 꿈깨시지, 니 데려갈 여자가 있겠냐?"


"있는데? 그것도 두 명이나"


"뭐?"


내 말에 그는 눈을 휘둥그랗게 뜨면서 재차 물었다.


"두명이나 있다고?"


"그렇대도"


"몇 살인데? 성별은 여자 맞지?"


"씨발놈이, 예쁘고 착한 처자들이라고"


브랙스는 손질을 멈추더니 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히고서는, 술잔이 넘치도록 술을 따라줬다.


"고.레오  친구야, 저번 의뢰 때 머리를 다쳤어? 아니면 노총각 동정이라 그런 망상을 해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거냐?"
"호기심의 대천사 오리에르 교단의 한  가보는게 어때? 가서 정신수양을 하고 오는게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썅! 진짜라니깐?!  부랄 두짝을 건다!"


"진짜로?"


술잔을 한 번에 들이킨 뒤, 그렇다고 답하자 그제서야 그는  말을 믿어줬다.

"도대체 왜 노총각 모험가 아저씨인 너를 좋아하는거지?"

"다 잘난 외모와 능력 덕분 아니겠냐?"

"염병하고 있네, 돈많은 상인이나 귀족이 아니고서는 젊은 아가씨가 너를 좋아할리가 없지"


"젊은 아가씨가 그 새끼들만 좋아하라는  있냐?

"그건 아니지만..."

"그것보다 브람 결혼식은 언제 하냐?"

"내일 구혼을 치르고 그 다음날에 결혼식을 치를건데, 그때 올래?"


"당연히 가야지, 뭐 사갔고 가면 되겠냐?"

"몸만 와라, 와서 우리 아들부부 축복도 해주고 식사도 같이 하고"

그렇게 한참동안을 나는, 그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에 여관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들어가자 릴리와 루나는 서로를 부둥켜안은채 곤히 잠자고 있었다. 부러운 마음에 옷을 홀딱 벗고서는, 억지로 그 사이를 낑겨 들어가 잠을 청했다.



-


댕ㅡ 댕ㅡ 댕ㅡ

"뭐야... 벌써 아침인가?"


종소리에 눈을 뜬 뒤, 양 팔에 안겨있는 그녀들의 등을 쓰다듬으며 오늘의 할 일들에 대해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여섯번째 날은 브람의 결혼식을 가야되니깐 오늘은  미친년하고 만나서 출발계획을 짜야겠군, 일곱번째 날에 출발할테니깐 오늘말고는 시간이 없겠어)

미친 년하고 만날려면 몸을 일으켜야 하는데, 피부에서 느껴지는 그녀들의 따뜻한 살결로 인해 침대에서 벗어나기가 싫었다. 설상가상으로 성욕이 미친듯이 끓어오르는 탓에 자지가 아플정도로 우뚝 솟아있었다.


"끄으응..."

"레오 무슨 일이야?"


몸을 뒤척이자 왼편에 안겨있던 릴리가 졸린 눈을 한채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때마침 깨어난 그녀에게 나는 부탁 하나를 했다.


"릴리 내 거 좀 만져줄 수 있어? 아파서 그래"

 물음에 그녀는 이불을 슬쩍 들어올려 내 발기된 자지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손을 갖다대고서는 살짝 움켜쥐어 줬다.


"남자는... 거기가 커지면 아파?"


"응, 그러니깐 릴리가 만져줬음 좋겠어"


릴리는 고분고분 내 음경을 쥐었다 폈다 했다. 그녀의 이런 순수함이 나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레오, 더 커진거 같은데? 이러면 더 아픈거 아니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올려다보는 그녀의 표정에 나는, 손으로  쥔  위 아래로 흔들어달라고 했다. 이번에도 그녀는 고분고분하게  말을 따라줬다.

"이러면 되는거야? 이젠 별로  아파?"


"조금 나아졌어"

"안 아플때까지 내가 계속 만져줄게"

"사랑한다, 릴리"


자그마한 손으로 열심히 문질러주고 있는 그녀가 기특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그와 동시에  손에 의해 가슴이 만져지고 있는 루나 또한 사랑스럽다.










< -- 57. 미친년 -- >





"이 층은 올라가기 싫은데..."

조합 계단앞에서 서성인 채 올라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남자모험가가 2층에 올라가면 여자 모험가들의 조롱과 멸시는 기본이다. 워낙에 1층이 개판이라 뭐라 할 말은 없긴하지만 그래도 사람대우는 해줘야  것 아닌가.

그치만  미친년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쩔  없이 올라가야만 한다.

"그래, 이것도 다 동메달레스트가 되기 위한 과정이야"

퉁퉁퉁

2층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여자 모험가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나마 수녀님들만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내주었다. 나는 그런  종류의 시선을 받으면서 재빠르게 미친년이 있는지를 흝어보았다. 미친년은 구석진 곳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년 반경에는 사람의 존재가 없었다.

(대낮부터 술을 처 마시고 앉아있네... 그건 그렇고  저렇게 멀리 쳐 떨어져있는거야!)

속으로 씨발씨발 거리면서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미친년에게 걸어갔다. 그녀들이 앉아있는 구역에 당도하자마자 따가운 시선은 곧 살기어린 시선으로 바뀌어졌다. 도대체 다른 남자 모험가들은 수녀를 구한다고 쳐도, 이 좆같은 곳을 어떻게 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수가 있는거지?

동메달레스트가 되면서 자신만의 모험단을 꾸려, 수녀를 구할 때 이 살얼음판을 걸어야만 한다는 암울한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미친년 앞에 당도해 있었다. 나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랄라 씨, 좋은 아침입니다"


"씨발, 이름 부르지 마"

이년은 진짜 미친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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