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 〉38화. 엇갈린 마음
< -- 49. 엇갈린 마음 -- >
그녀는 볼을 빨갛게 물들인 채 금색의 눈동자로, 품에 릴리를 껴안고 있던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난 그저 어색한 웃음만을 지을 뿐이었다.
"으음, 그러니깐 그게... 훔쳐볼 마음은 없었어요... 그냥 불침번 교대를 위해서 왔는데 우연히..."
"아... 그러시구나..."
분홍색 머리카락에 부드러운 눈매를 가진 그녀의 말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침낭을 끌어올려 릴리를 감추었다. 이윽고 나는 침낭 안에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불침번에 관한 것을 까맣게 잊고있었다.
"빠,빨리 옷 갈아입고 교대해드리겠습니다"
"천천히 하셔도 돼요... 아무한테도 말 안할테니깐, 걱정마세요"
고맙게도 그녀는 뒤돌아 선 채, 얌전히 기다려줬다. 만약에 그녀가 아니라 더크나 조이 같은 년놈들한테 걸리면 그 날로 평생 술안주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황급히 옷을 갈아입은 뒤, 릴리의 젖가슴을 한번 쓰다듬고서는 서둘러 침낭 밖으로 나갔다.
(괜히 만졌나? 또 하고 싶어지네)
"여기 폴이요"
나는 비안이 건넨 모래 주머니를 받아들고, 불침번 자리로 걸어갔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의 침낭에 가지 않은 채 날 따라오고 있었다.
"왜 따라오시는지? 이제 끝났으니 가서 푹 주무세요"
"저기 뭐 좀 물어볼려고 하는데..."
(잠이 안오는건가?)
그녀의 말에 무덤덤하게 반응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녀 또한 내 옆자리에 앉아서는, 이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루카스랑은 많이 친하시죠?"
"뭐, 아라크네건으로 친해진 감이 없지 않아있죠, 나를 형이라 부르는걸 보면 절 매우 좋아하나 봅니다"
사실 그가 나를 형이라 부르는 이유는 내가, 기절했다 깨어난 그가 다시 아라크네를 잡기 위해 다시 돌아가려하자 흠씬 두들겨 팼기 때문이다. 그때 아라크네 년한테 당한 상처보다 내가 때려서 생긴 상처가 더 많았다. 이런 일들로 인해 그는 무서운 마음에 나를 형님이라 부르는 것이다.
(내가 지 동료들을 살려준 것도 있고 해서 말이지)
"그런걸 갑자기 왜 물어보시는지?"
내 물음에 그녀는 볼이 빨개진 채로 조심스럽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사실 제가 루카스를 좋아해서요, 이번 의뢰가 끝나고 고백할려 하는데... 고.레오 씨가 도와줬음 해서요"
(이게 뭔 개소리야?!)
비안은 루카스를 좋아하고, 루카스는 조이를 좋아하는 삼각 관계라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가뜩이나 루카스는 이번 의뢰가 끝나면 그녀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할 것이다. 그녀가 그에게 고백하는 것처럼.
(물론 루카스 그 샌님새끼가 진짜로 고백할지는 의문이지만)
"언제부터 좋아하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루카스가 저희들한테 모험단 제의를 했을때부터 좋아했어요, 상냥한 성격에 웃는 미소가 매력적이여서..."
루카스는 그녀들을 제의했을때부터 이미 조이를 좋아했었다. 이런 사실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그러시구나... 그래서 제가 도와줬음 하는건 뭔가요?"
"그가 좋아하는 음식이랑 물건들이 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디 레스토랑에서 고백이라도 하실려고 그러십니까?"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모습에, 이걸 어떡해야 하나 심히 고민됐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동정을 뗌과 동시에 내 여자가 생긴것에 기뻐했는데, 지금 루카스 이 새끼의 연애사로 골머리를 썩혀야 되니... 루카스 이 씨발새끼는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걸까?
한참을 고민하다 나는 결국 루카스가 조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줬다. 괜히 안 알려줬다가 불상사가 생기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 말을 듣고서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돌연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에이 썅! 괜히 말했나?)
그렇게 그녀가 울음을 그칠때까지 나는 한참을 죄인마냥 앉아있었다. 그냥 빨리 불침번 끝내고 릴리 젖가슴이나 빨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마침내 그녀가 울음을 그치더니 내게 물어왔다.
"그래도 고백할거예요, 그러니까 빨리 알려주세요"
"비안 씨, 그러니까 루카스는 조이를ㅡ"
"아무것도 안 한 채로 포기하기는 싫어요, 적어도 제 마음만은 그가 알아줬음 해요"
(아나 이런 씨... 존나 골때리게 하네)
"....... 루카스는 고기를 좋아하니깐 스테이크 잘하는 레스토랑에 데려가시면 좋아라 할겁니다, 좋아하는 물건은 독특한 모양의 단검을 좋아합니다"
"일전에 저한테 수집한 단검들을 보여주면서 자랑했거든요"
"고마워요, 오늘 나눴던 대화는 루카스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침낭으로 돌아갔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루카스 내일 죽인다"
-
아침이 되자 나는 서둘러 릴리의 몸에 묻은 정액들을 닦아내주고서는, 서코트를 입혀주었다. 알몸 차리의 그녀는 예전과는 다르게 순진한 양마냥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속옷 차림을 봤을 때의 반응과는 확연히 달라진게 눈에 보였다.
"추우니깐 여기 담요 덮고 있으세요, 제가 얼른 식사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뒤, 나는 서둘러 모닥불에 달려가 빵과 육포를 굽기 시작했다. 언제왔는지 옆에서 조라가 내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어젯밤에는 잘 주무셨나요?"
그녀는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눈이 부실 정도의 미모를 뽐냈다. 물론 릴리가 더 예쁘지만 말이다.
"아... 예, 푹 잤습니다"
"릴리 씨는 어디가셨는지 혹시 아시나요? 제 옆자리에 안계시길래"
"그게..."
나는 눈으로 힐끔 내 침낭을 쳐다봤다. 내 눈빛에 그녀는, 침낭에 앉아 모포를 뒤집어 쓰고 있는 릴리를 바라봤다. 그 모습에 그녀는 볼이 빨개지더니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고서는, 다급히 뒤돌아갔다.
(수녀님한테는 자극이 컸나?)
달려가는 그녀를 뒤로한 채 음식을 다 굽고서는 릴리에게 가져갔다.
"맛있습니까?"
"예..."
그녀는 내 품에 얌전히 안긴 채 음식을 먹었다. 어제 몸을 섞은게 확실히 그녀의 심경에 큰 변화를 준 것이 틀림없다. 이제 그녀에게 어젯 밤에 대한 내 고백에 대답만 들으면 된다. 비록 몸을 섞었지만, 그래도 그녀에게 직접 입으로 듣고싶었다. 내 다짐컨데 그녀는 내 고백을 받아들일 것이다.
"릴리 씨, 어젯밤 제 고백에 대한 대답을 듣ㅡ"
"겨,결혼식은 언제 올릴까요?"
"예?"
그녀의 물음에 나는 얼을 타고 말았다. 내가 얼빠진 표정을 하자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처녀까지 바쳤는데....... 설마 제,제 몸만을 원하신 거였나요? 그런거에요?"
울음을 터뜨리려 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다급히 그녀를 껴안고서는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 세계는 매춘부를 제외한 남녀가 몸을 섞으면 결혼을 하는것이 일반적이며. 여자가 처녀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이유로 그녀는 내가 자신과 결혼 할 심산이 있다는 판단하에 처녀를 취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대답을 듣기전에 이렇게 느닷없이 결혼식을 말하니 순간 당황한 것이다.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니 안심하세요"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서는 파란색과 노란색의 오드아이로 나를 노려보며 물어왔다.
"진짜요?"
"제 심장을 걸겠습니다, 그럼 저도 릴리 씨가 제 고백을 승락하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그,그럼 제가 뭣 땜에 당신에게 처녀를 바쳤겠어요?"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나 또한 그녀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 짓거리는 교국으로 돌아간 뒤에나 하시지?"
뒤에서 들린 남성 목소리에 우리들은 서둘러 몸을 떼고서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봤다. 더크가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서있었다.
"더크 이 새꺄 인기척 좀 하고 와라, 놀라 뒤지는 줄 알았네"
나는 황급히 옷 매무새를 추스르고 있는 릴리에게 담요을 덮어씌어주면서, 그에게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가 내 해피타임을 망춰버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한때는 같은 모쏠동지였으니 참기로 했다.
"더크,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냐?"
아직 이른 아침이라 다른 사람들은 텐트에서 자고 있어, 깨어있는 사람은 우리들과 저기 멀리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조라 뿐이었다. 그는 내 물음에 포도주를 마시면서 답했다.
"내가 말번인거 몰랐던거냐?"
"아 참, 네가 말번이었지"
"거 서러워서 뒤지겠네, 우리가 몇 년을 함께 해왔는데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없어서야"
"네가 내 여자라도 되냐?"
"지랄하고 자빠졌네"
그는 툴툴거리며 다른 텐트로 걸어갔다. 녀석이 멀리즈음 가자 나는 텐트문을 젖힌 뒤, 다시 릴리를 껴안고서는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게 하루종일 만지고 싶을 정도다.
"고.레오 씨, 이러다 또 들키면ㅡ"
"그렇게 딱딱한 표현 쓰지말고 그냥 반말해도 돼"
"그래도... 저보단 나이가 많잖아요"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는 것을 중단한 뒤, 그녀에게 내가 몇 살로 보이냐고 물어봤다. 40살이라고 답했다. 괘씸해서 젖꼭지를 사정없이 빨아댔다.
"그,그만... 아파"
아프다는 말에 서둘러 입술을 떼니 그녀의 젖꼭지가 뻘겋게 부어올라있었다. 위를 쳐다보니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맺혀있었다.
"미안, 많이 아팠어?"
"응"
미안한 마음에 뻘개진 젖꼭지를 손으로 어루만져주니, 그녀는 신음을 토해내며 내게 안겨들었다. 결혼하면 부랄이 텅 빌때까지 섹스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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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아오면서 우리들은 식사를 모두 마친 뒤, 교국을 향해 출발했다. 나는 군장을 등에 매고 릴리를 가슴팍에 안아 든 채 대열 후미에서 걸어갔다.
"저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돼?"
가슴팍에 안긴 릴리가 앞에서 힘없이 걷고있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녀의 젖은 눈을 보니 잡혀있었을 때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아마도 교단에서 거두어 들이지 않을까 싶은데, 나중에 수녀나 사제로 양성하겠지"
"다행이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내 볼에 밀착시키고서는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레오, 아이는 몇 명 낳고싶어?"
"흐음... 스무 명?"
"스무 명?!"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녀에게 입을 맞춘 뒤, 나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내 생각을 밝혔다.
"나는 아직 아이를 낳고 싶지는 않아, 동메달레스트가 돼서 돈 많이 번 다음에 부자가 되면 그때 낳고싶어"
"내 아내와 아이들은 귀족들처럼 호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
"레오... 내가 남자 하나는 잘 고른것 같아"
내 볼에 연신 입을 맞추면서,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할머니가 그랬는데, 여자는 남자를 잘사겨야지 고생하지 않는다고 들었어"
"나는 레오 같은 훌륭한 남자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사랑해"
"나도 죽을 만큼 사랑한다, 릴리"
앞으로 존나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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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국에 도착한 뒤, 나는 같이 싸워 준 모험단과 수녀들에게 보수를 지불했다. 조라는 아이들을 구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답을 받았다면서 내가 내민 보수를 거절했다. 그리고는 보노와 테라스 성당기사와 함께 아이들을 인솔해갔다. 그녀의 표정이 좀 어두웠는데, 긴 행군길에 지친 모양이다.
그렇게 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릴리가 머물고 있는 여관으로 향했다. 그녀가 머물고 있는 여관은 놀랍게도 '밝은 빛' 여관이었다.
"이거 참 우연인데? 내가 머물고 있는 여관이 릴리, 너가 머물고 있는 여관의 바로 옆이라니"
"정말? 그러면 나도 레오가 머물고 있는 여관으로 바꿀까?"
"같은 방의 같은 침대에서 자면 좋을 것 같아"
(같은 침대라... 정말이지 끝내주는 아이디어군)
"그러는게 좋겠다, 너는 이제 내 가족이니깐 말이지"
"가족...... 그러네, 우린 이제 가족이야!"
그녀의 환한 미소와 함께 여관으로 들어가서는, 그녀가 투숙하고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레오 나 씻고 올테니깐 한 숨 자고있어"
(한 숨자고 있으라고? 그렇게는 못하지)
옷을 순식간에 벗어버린 뒤, 그녀가 들어간 욕실로 들어갔다. 이후 부랄이 텅 빌때까지 섹스했다. 그렇게 실신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나니깐, 정액으로 번들번들해진 그녀의 조갯살이 보였다. 그녀의 온 몸을 정액범벅으로 만든 뒤, 개운한 마음으로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