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31화. 정해진 답
< -- 39. 피테란데 대성당 -- >
아침 종이 울리기 전 나는 서둘러 피테란데 대성당으로 향했다. 내성벽에 안에 있기 때문에 거리가 좀 됐다. 그렇게 한참을 걸은 끝에 드디어 내성벽의 성문 앞에 도착했다.
내성벽 표면의 양각된 천사의 형상은 가까이서 보니 더 신성해보였다. 이걸 어떻게 사람이 만들 수가 있나 싶을정도로 정교하고 치밀한 예술작품이었다. 성문 또한 마찬가지 였는데, 안쪽으로 활짝 열려진 성문의 표면에는 천사와 악마의 대결 장면이 빼곡하게 드러차있었다. 이것 또한 양각된 작품이다.
(난 여기 올 때마다 숙연한 마음이 든다니깐)
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내성벽의 밖의 건물보다 더 다채롭고 화려한 건물들이 즐비해 있어,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냥 부자동네, 그 자체였다.
"나도 한 번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 내 소원이다, 진짜로"
솟구쳐 오르는 열등감에 젖은 채 나는 저 멀리 앞에 보이는 거대한 성당으로 걸어갔다. 그 성당은 '데오르햄'이라 불리우는 메리온 교황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그 주변으로는 각 교단들의 대성당들이 늘어서 있다. 대성당이 데오르햄 대성당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이유는 교단의 대표자인 추기경들이 교황의 보좌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일 년 후에 있을 다음 교황 선출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는 자들이다.
교단 남사제들의 계급은 총 6계급으로 나뉘어지는데, '평사제', 성서의 관리, 감독, 교육인 '대사제', 대륙에 퍼져있는 교구를 관리, 감독하는 '주교'와 '대주교', 교단의 대표자인 '추기경', 교국의 지도자인 '교황'으로 나뉘어진다.
그들은 수녀와 마찬가지로 결혼은 물론 이성과 교제도 금지된다. 그럼 교단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성욕을 해소하는 걸까? 자위를 해서 푸는건가?
그런 식으로 쓸데없는 망상들을 해가며 한참을 걸으니, 마침내 피테란데 대성당 앞에 도착했다. 대문에 큼지막하게 교단의 상징이 그려져 있었고, 그 옆에는 환상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여기사들이 서 있었다. 성기사들이다.
"누구신데 저희 피테란데 대성당 앞에 멈춰선 것입니까?"
빨간 머리의 여기사는 판금 갑옷에서 생기는, 마찰음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예뻐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여기에 온 목적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리안 피테란데 수녀에게 청원의뢰를 받으셨다고요? 그걸 엘라임 대주교 님께서 수락하셨고요?"
"맞습니다"
"레빈! 엘라임 대주교 님께 가서 사실여부 좀 확인하고 와줘"
그녀의 요청에 뒤에 서 있던 레빈이라 불린 파란 머리의 여성은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성기사들은 상체에만 판금갑옷을 입고 하체는 긴 치마를 입고 있기 때문에, 들어간 여성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씰룩대는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내 야릇한 시선에 빨간 머리 여성은 예리한 시선을 보냈다. 잠시 후 레빈이 다시 돌아와서 사실여부를 확인한 끝에 나는, 빨간 머리 여성의 안내에 따라 마침내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대성당 내부의 장엄한 모습에 압도되었다.
성당 안에는 거대한 정원이 자리해 있었는데, 정원 정중앙에는 높다란 천사의 조각상이 서 있었다. 그 아래로는 널따란 호수가 자리해 있었는데, 주변으로 형형색색의 꽃들과 나무들이 심어져있어, 마치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 뿐만 아니라 정원을 둘러 싼 거대한 건물들은 하나같이 예술적인 자태를 뽐냈는데, 그 중에서도 반원형 아치로 이루어진 각각의 복두 입구에는 팀파늄이 새겨져 있었다. 입체 조각들을 보면 아마도 피테란데 대천사의 업적을 기리는 장면인 것 같다.
(존나 멋지다)
교단이 발주한 청원의뢰를 몇 번 해봤지만 그것은 전부 어느 인적이 드문 지하실이나 숲속에서 이루어졌었다. 그래서 이렇게 대성당에서 의뢰를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대천사를 믿지 않으니 대성당으로 들어올 일도 없을 뿐더러, 관계자가 아닌 이상은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다.
"아 오셨군요!"
촌놈이 도시에 처음 상경한 것 마냥 둘러보고 있던 나는, 앞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리안 피테란데였다.
"엘라임 대주교님이 기다리시고 계십니다"
그녀의 재촉에 나는 걸음을 서둘렀다.
똑똑똑
"엘라임 대주교 님, 리안 피테란데입니다, 고.레오 씨를 모시고 왔습니다, 들어가도 될런지요?"
그녀의 물음에 문 안쪽 너머로 들어오라는, 3년 전 들었던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수락에 우리들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공간에 놓여진 널따란 책상에는 엘라임 베르인이 푸른 색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변함없이 잘생긴 놈이다.
"우리 어디선가 만난 적 있습니까? 낯이 익군요"
"... 3년전 토벌대의 생존자로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3년전 토벌대...?"
한참을 생각하던 그는 돌연 생각이 난 것인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앉으라고 내게 권유했다. 그의 권유에 나는 소파에 앉았고, 그도 마주 앉아 어떻게 지내왔는지 묻기 시작했다.
"철동전 이시군요? 저는 그때 영락없이 고.레오씨가 동메달레스트이신 줄 알았는데..."
(이런 씨발! 내 무덤을 자초했구나... 이 놈이 내가 한 거짓말을 알게 되는 날에는 모든게 물거품이 된다)
그도 그럴것이 엘라임과 만났을 때에는 데르트 제국의 병사 설정에서 모험가로 둔갑했으니, 그가 그때의 내가 모험가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탄로나면 마왕군의 첩자로 의심받거나 아니면 탈영병으로 의심받을 여지가 있다. 예전에 안 사실인데 토벌대는 동메달레스트 이상만이 참여할 수 있는거였다.
(밑져야 본전이다!)
"제가 자발적으로 참가한겁니다, 악마의 군세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나무동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하게 된 겁니다"
내 답변에 그는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 손바닥으로 탁자를 연달아 내리치며 맞장구를 쳐댔다.
"아무렴 악마의 군세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등급이라든가 지위 같은 건 필요 없죠!"
"중요한 건 악마의 군세를 무너뜨리기 위한, 고.레오 씨와 같은 불굴의 희생정신입니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그는 그 말 이후에도 한참동안이나 대천사 피테란데의 업적을 찬양하고 난 뒤,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갔다.
"고.레오님도 들으셨다시피 현재 이곳 대성당 지하감옥에 신성모독자가 붙잡혀 있습니다"
"그 신성모독자는 올해로 맏 수녀가 된 아이를 겁탈한 죄가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악마의 지시로 그러한 짓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렇게 청원의뢰를 요청한 것입니다"
그는 주먹을 말아쥔 채로, 말하는 내내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아무래도 자신이 속한 교단의 수녀아이에게, 그런 짓을 한 자에 대한 분노를 참으려 하는 것 같았다.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 화형을... 하지만 그렇게하면 고.레오님을 여기에 부른 까닭이 없을테니 그것은 불가능하겠죠"
"걱정 마시고 제게 맡기십시오, 제가 이래뵈도 심문자 역할에 도가 튼 놈입니다"
내 호기로운 말에 그는 살기등등한 시선을 보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고.레오 님, 신성모독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말아주십시오, 그 자가 바른 소리를 낼 때까지 심문하십시오. 그 자는 이미 대천사 피테란데 님이 내려주신 자비를 버린 자입니다"
"제가 심문을 끝마칠 때즈음, 그 신성모독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게 될 것입니다"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지여보였다.
< -- 40. 정해진 답 -- >
나는 성당기사단원의 안내를 받아 대성당 밑에 난 지하감옥으로 내려갔다.
"여기입니다, 악마의 첩자에, 사악한 혀에 세뇌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남성은 마치 문 안에 신성모독자가 보인다는 것 마냥 찢어 죽일 듯이 문을 쳐다보다, 그대로 뒤돌아 나갔다.
(혀를 잘라낼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끼이익ㅡ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바닥에는 알몸 차림으로 대자로 누운 남성이 보였다. 팔과 발에는 대못이 바닥에 박혀있었고, 온 몸에는 쇠사슬이 묶여있었다. 얼굴은 곡물 자루를 뒤집어쓰고 있어 알아 볼 수 없었다. 마침 잘됐다.
나는 구석에 나있는 테이블에 고문도구들을 나열한 뒤, 한쪽에 난 오크 통에 담긴 물을 바가지로 떴다. 이윽고 바구니를 남성의 얼굴에 뿌렸다. 곡물 자루는 물에 젖어 남성의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었다.
"흐끄으윽!흐끄!흐끄!"
놈은 숨이 막힌지 연신 헛숨을 들이켰다. 주먹으로 얼굴을 강하게 내리치니 물에 피가 섞여가주고는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자루를 벗기니 놈의 코는 박살이 난 채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하아ㅡ 씨발, 니 새끼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이냐"
나는 곡물자루를 차곡차곡 접어 놈의 뒷통수에 받쳐줬다. 머리에 피가 계속 쏠리면 대답도 듣기 전에 죽을 수가 있어서 그런것이다. 아직 뒤지면 안된다.
"야 정신차려라"
뺨 한대를 때리니 놈은 눈을 떴고, 뺨 한 대를 더 때리니 놈의 입에서 살려달라는 말이 나왔다. 그 말에 피가 거꾸로 솟았다.
"이 발정난 개새끼야!! 어린애를 겁탈한 주제에 그딴 개소리를 지껄여!!!!"
놈의 눈알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눈알은 의외로 말랑말랑 했다.
"끄아아아아악!!!!!!!!"
다시 떼니 눈이 검게 물들은 채 피눈물을 흘려대고 있었다. 박살난 코뼈를 이리저리 흔드니 놈은 실신했다. 명치를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치니, 놈은 헉하고 숨을 토해내며 깨어났다.
"정신 차렸어?"
놈은 말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새끼가 말을 해, 고개만 까딱이지 말고"
목젓을 지그시 누르니 놈의 입에서 켁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을 떼니 놈은 그제서야 말문이 트였는지, 미친듯이 말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잘못은 내가 아니라 니 새끼가 겁탈 한 수녀애한테 해야지, 그리고 '잘못했어요'는 말이야,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쳤을 때 나오는거지, 지금 이렇게 겁에 질려서 내는 말이 아니란 말이야!!!"
놈의 양쪽 젖꼭지를 두 손으로 집고서는 그대로 뜯어발겼다. 여성의 젖꼭지도 못만져본 마당에 남성의 젖꼭지를 만지니까 굉장히 기분이 더러웠다. 그래서 젖꼭지를 놈의 입에 집어넣었다.
"씹어라... 안씹으면 다시 눈알을... 알지?"
"쩝!!쩝!쩝!"
"좋아, 좋아, 아제 내가 너한테 질문을 할거야, 그러니 있는 사실 그대로만을 말하라고"
"아..아르게게씁니다"
"어디 말이지?"
아무래도 언어교정이 필요한 것 같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뒤, 테이블로 가 고문도구 중의 하나인 발치기구를 집었다. 그리고 다시 놈에게 다가간 뒤, 강제로 입을 벌렸다.
"이빨을 뽑으면 제대로 답하겠지?"
기구로 앞니를 하나 집고서는 그대로 뽑아버렸다. 피가 얼굴에 튀겼다. 나는 놈의 양 볼을 쭈그러뜨린 손을 뗀 뒤, 오크통으로 가 두 손으로 얼굴을 씻었다.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으니 정신이 확 깨는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아까 했던 질문을 그대로 하니, 놈은 이번에는 제대로 말을 뱉어냈다. 언어교정은 훌륭했다.
"수녀애를 왜 겁탈한 거지?"
"... 그,그건... 그러니까"
콧구멍에 쇠꼬챙이를 집어넣으니 그제서야 놈은 실토하기 시작했다.
"그 년이 먼저 유혹했어!!! 나는 그저 그 유혹에 넘어간 것 뿐이라고!!!!!!"
"이 새끼가 어디서 반말이야!!!!"
병신 버러지 같은 발정난 개새끼가 감히 열심히 살아가는 정상인인, 나한테 반말을 하니 분노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대로 놈의 손을 발로 분질러버렸다. 분노가 점점 가라앉아 앞이 보이기 시작했고, 놈의 손을 보니 피떡이 된 채 이상한 각도로 구부러져 있었다.
놈은 또 기절했다. 이 새끼는 맨날 기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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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고문 끝에 놈은 드디어 사실만을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악마의 첩자입니다!!!!"
"더 크게 누구라고?!!"
"저는 악마의 첩자입니다!!!!!!!!"
"대가로 뭘 받았다고?!!!"
"엄청난 양의 금화입니다!!!!!!!"
"좋아, 여기 오는 사람이 너한테 물어보면 그런 식으로 대답하면 돼, 알겠지?"
"예에에에!!!!! 그러니까.... 제발 그만... 그만... 흐흐흐흑"
(짜식 사내 새끼가 울기는)
나는 미소를 흘리며 엘라임 대주교를 모시러 갔다.
엘라임 대주교는 앞에 살가죽이 군데군데 벗겨지고, 손 발이 으스러진 채 누워있는 알몸의 남성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굉장히 차분했는데, 역시 괜히 대주교가 된 게 아닌가보다. 이런 끔찍한 광경 앞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다니 말이야.
"당신은 악마의 첩자입니까?"
"예!!!!!"
"대가로는 무엇을 받았는지요?"
"엄청난 양의 금화입니다!!!!!!!!!"
"역시나... 이런 처죽일 놈의 악마새끼들!"
그는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의 주먹은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샌님치고는 꽤나 터프하구만)
"악마의 첩자라고 판명났으니 이제 어쩌시겠습니까?"
"... 최고형인 화형을 내릴 겁니다"
"흐흐흐, 좋은 처벌이군요"
평정심을 되찾은 그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내게 건네더니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
"고.레오 님, 오늘은 정말로 수고많으셨습니다"
주머니를 받으니까 묵직한데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게, 꽤나 많은 양의 동전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기분이 급상승했다.
"아이고, 저는 그저 옳다고 생각한 일을 했을 뿐인데..."
"아닙니다, 이런 번거로운 일을 저희 교단기사들을 대신해서 하셨으니 응당 값을 치루는게 이치에 맞습니다"
하긴 교단기사들은 이런 저급한 짓은 하지 못할뿐더러, 애초에 이 짓을 대천사에 대한 불경죄로 여긴다. 그렇다고 사제나 수녀들이 한다는 건 더더욱 안 될 일이다. 그러니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 같은 모험가들뿐.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고.레오 씨,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때도 심문자 역을 맡아주시겠습니까?"
(돈만 준다면야ㅡ)
"못할 것도 없지요"
"감사합니다"
석양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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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을 나가면서 리안 피테란데 수녀는 내게 감사함을 전했다.
"고.레오 씨, 정말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근데 그 몹쓸 짓을 당한 수녀애는 지금 어떻습니까? 어린 나이에 그런 일을 겪었으니 매우 충격이 컸을텐데"
그녀는 그 아이 생각에 목이 맨채로 답했다.
"그 아이는.... 필시 이겨낼겁니다, 당차고.. 강한 아이니까요"
"대천사 피테란데 님이 굽어 살피시길"
"대천사 피테란데님이 굽어 살피시길"
"그 수녀애가 힘든 시련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 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대성당을 나간 뒤, 땅거미가 진 거리를 걸어가며 나는 받은 돈주머니를 확인했다. 안에는 은화 15닢이 들어있었다.
"역시 피테란데 교단인가, 돈 씀씀이에도 자비로움이 넘쳐나는군"
나는 돈주머니를 품에 깊숙히 집어넣은 뒤, 여관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가면 뜨뜻한 물에 몸 좀 닦아야겠다. 목욕탕이 있으면 정말 좋겠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