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화 〉30화. 신성모독 (30/106)



〈 30화 〉30화. 신성모독

< -- 37. 신성모독 -- >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모험가조합에 테이블에 앉아  만한 의뢰가 들려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때마침 코볼트 토굴 토벌의 미끼역할을 구한다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끼역할은 내가 거의 원탑이지)

 남성에게 내가 하겠다고 말하려 가는 순간 더크가 나를 불러세웠다.

"고.레오, 어떤 수녀가 널 찾더라"


"뭔 수녀? 어떤 교단의 수녀인데?"


 물음에 그는 손가락으로 위층을 가리키며 말했다. 2층은 여자모험가들이 주로 머무는 곳이다. 2층은 올라가기 싫은데...

"피테란데 교단의 수녀인데, 뭔가 화가 많이 나있더라구"

"뭐야? 내가 신성모독이라도 저질러서 온건가?"

신성모독은 대천사와 대천사에게 봉사하는 성직자, 수도자들을 기만하고 모욕한 행위를 말한다. 신성모독을 저지른 자는 교단의 표적은 최소 사형, 최대는 화형이다.

"야 나 지금 존나 무서운데? 아무 짓도 안했는데 화형당하면 어쩌냐?"


"네놈 뼛가루는 잘 묻어줄테니깐 걱정마라"


그의 능글거림을 뒤로  채 나는 그녀가 있을 2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간 뒤,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멀리 테이블에 화가 잔뜩 나있는 채 앉아있는 수녀가 보였다.


(애미 씨발... 뭔 일이길래 날 찾는거지, 사람 불안하게)


그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조심스럽게 걸어가던 도중, 주변의 있던 여성 모험가들이 나를 째려보기 시작하더니 야유를 날리기 시작했다.

[여기는 더러운 좆 달린 새끼들이 올라오면 안되는 곳이라고!! 당장  꺼져?!!!]


어떤 년은 내 어깨를 툭치고 지나갔다. 씨발 그래서 어떤 년인지 확인하려다, 그 년의 노란색 눈에 담긴 살기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 수인년하고 붙어봤자 득 될것 하나 없다. 내가 봐줬다 씨발년아.


주변이 소란스러워지자 수녀도 내 존재를 눈치챘는지, 나를 향해 다가오고서는 대뜸 속사포로 말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고.레오 씨죠? 실은 어젯밤, 저희 수녀아이에게 몹쓸 짓을 하고 도망친 신성모독자를 드디어 붙잡았습니다. 그래서 그 신성모독자를 심문할 사람으로 고.레오 씨를ㅡ"


"일단! 내려가서 얘기하시면 안되겠습니까?"


"아... 이런 실례를, 죄송합니다"


일단 이 숨막히는 곳에서 내려가야 된다. 그렇게 나는 수녀를 대동한 채 1층으로 내려와, 테이블에 앉은 뒤 차분한 마음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후우ㅡ..... 저는 피테란데 교단의 맏 수녀 리안 피테란데 입니다. 실은 어젯밤 신성모독자를 붙잡았기에, 고레오 씨가 심문자 역할을 수행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청원의뢰인가?)

청원의뢰는 국가나 교단측에서 의뢰를 발주받는 것으로, 특정 모험가나 모험단을 지목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모험가나 모험단이 직접 의뢰를 발주받기 위해 찾아가는 일반적인 의뢰와는 다른데, 2년 전 조라 수녀를 목숨 걸고 도와준 이후로 그 소문이  교단내에 쫙 퍼지면서  번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맡은 의뢰가 심문자 역할을 수행하는 거였는데, 워낙 기가막히게 잘해내는 바람에 매번 들어오는 청원 의뢰마다 심문자 역을 맡아달라고 한다. 이번에도 심문자 역을 맡아달란다.

"그 신성모독자가 수녀아이에게 몹쓸 짓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짓이었습니까?"


그녀는 말아  주먹을 부들부들 떨더니 힘겹게 말을 뱉어냈다.

"그..... 그게... 부,부정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아아~ 겁탈)
"그런 처죽일 놈이 있나?! 당연히 제가 맡겠습니다"

"저,정말이신가요?! 감사합니다!!"


내가 흔쾌히 승낙하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연신 허리를 숙여대며 감사함을 전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말리고서는 언제 어디로 찾아가면 되느냐고 물었다.

"내일 아침 종이 울리기 전에 저희 피테란데 대성당으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근데 청원의뢰는 그냥 모험가 조합에다 의뢰서를 청부하면 될 텐데, 왜 수녀님께서 이렇게 직접 찾아 오신건지요?"

"아... 그게 실은 크레아고 교단의 조라 수녀님에게 이번 일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고.레오 씨를 추천하시더군요, 그래서 엘라임 대주교 님께 요청해서 청원의뢰를 받아낸겁니다"
"제가 요청한 만큼, 아무래도 직접 얼굴을 보고 의뢰를 신청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하에..."

(내 흉악한 얼굴을 보니깐 심문자 역으로는 제격이라고 생각했나보군, 그거 그렇고 엘라임 대주교? 진급했나보네)


그녀는 그 다음 말은 잇지 못한 채 내 시선을 회피했다.  얼굴이 좀 험상궃게 생기긴 했지.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고.레오 씨!"

황급히 고개를 숙인 뒤 그녀는 건물 밖으로 도망치듯이 나갔다. 참 순수한 아가씨다. 뛰쳐나가던 그녀의 탐스러운 뒷태를 떠올리며 포도주를 마시고 있던 내게, 더크가 어깨에 팔을 기대고서는 아까 일에 대해서 물어왔다.

"고.레오 새끼야, 아까  수녀가 뭐라 지껄였냐?"

"나보고 심문자 역을 맡아달래"


"또 청원의뢰인가? 이번에는 돈을 제대로 줄 지, 참으로 기대되는군"


교단 이 개새끼들은 대천사님에 대한 봉사 운운하며 의뢰비를 삥당 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치만  받기에는 눈치가 보이고 받자니  돈을 못 받을까봐 전전긍긍하니, 교단에서 발주한 청원의뢰는 우스갯소리로 복불복 의뢰라는 별칭이 붙여질 정도이다.


"자비의 대천사이니 자비롭게 돈을 주지 않을까?"


"자비는 개뿔, 내가 그놈들 모가지 안따는게 자비다"


"흐흐흐흐흐, 말 존나 웃기게 하네"


내일 있을 청원의뢰를 위해 오늘은 푹 쉬어야겠다. 내친김에 더크 이 새끼하고 같이 매음굴에나 가야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로브 차림의 후드를 뒤집어 쓴 여자애가 다가왔다.


"고레오 씨, 오늘도 같이 의뢰하실래요?"


오드아이로 나를 쳐다보는 눈빛, 릴리였다. 그녀는 처음 봤을때와는 다르게, 입술에 분홍색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뭐랄까... 귀여웠다. 그녀는 내가 말이 없자 다급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오늘 의뢰를 구했거든요, 그래서 저랑 같이 하면 어떤가 해서... 그러니까, 그... 같이 하면 좋잖아요"

"제가 내일 일이 잡혀있는 바람에, 무리일 것 같습니다"

"아... 네에, 그,그럼 일 마치시고 나시면 저랑 같이 식사하실래요? 제가 한 턱 쏠게요"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거지? 아직도  호구 삼을려는 생각을 버리지 않은건가?)
"그건 좀"

"죄,죄송해요..."

그녀는 힘 없이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러자 또 가슴이 답답해져 오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러는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더크는 내가 가만히 서 있자 뒷통수를 때리고서는 물어왔다.


"얌마! 뭘 그리 멍하니 서있는거냐?"


"손모가지를 확 씨발... 얌마 더크, 베르크도 불러서 같이 창관 갈래?"


"창관? 그러고보니 요즘 통 안가서 물이 많이 찼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빼고 와야겠군"


나는 가슴에 답답함을 무시한 채 더크, 베르크와 함께 창관에 갔다.









< -- 38. 매음굴 -- >







매음굴은 도시의 외곽 끝 쪽에 자리하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건물로,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한 밀실공간에 촛불이 가득 켜져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향유냄새로 가득 차있어 퇴폐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이런 거대한 매음굴에는 여러 종류의 창관이 있었는데, 매춘부와 성행위를 즐기는 매춘창관, 매춘남녀의 성행위를 유리 너머로 보면서 감상하는 유리창관 등이 있었다. 베르크와 더크는 매춘창관을 갔고 나는 유리창관을 가면서 우리들은 뿔뿔히 흩어졌다.

"여기는 항상  때마다 더 살벌해지는 것 같애"

매음굴은 범죄와 약탈이 비일비재한 곳으로, 창관의 대문 앞마다 험상궃게 생긴 남성들이 무장한 채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러한 남성들의 시선강간을 받으면서 나는, 서둘러 '조갯살' 이라는 간판을 내건 유리창관을 찾기 시작했다. 존나 넓은데다 건물이 하나같이 다 똑같은 형식이니, 여러번 왔는데도 불구하고 찾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찾았네, 씨발것"

앞에는 유리 상자안에, 알몸의 예쁜 여성이 가랑이를 벌린 채 누워있었다. 그녀의 허벅지에는 '조갯살' 이라고 적혀있었다. 이것이 바로 창관의 고유 간판이다. 볼때마다 아주 바람직한 간판이라고 생각한다.


"벌써 섰다"


나는 아들을 부여잡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조갯살 창관의 내부는, 천장에 화려한 샹들리에가 어두운 공간을 환히 밝혀주었고, 중앙홀에 놓인 계단의 양 옆에는 알몸의 남녀들이 서 있었다. 계단의 초입부 앞에는, 널찍한 대리석 판으로 이루어진 접수처가 자리해 있었다.

"마담! 오랜만입니다"

내 환한 인사에 접수처에 매혹적으로 앉아 있던 여성이, 옆에 서있는 소년의 자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을 멈추고서는 마주 인사해주었다.


"고.레오 오빠야~!  이리 얼굴보기가 힘들어?!"

화려한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요염한 몸매를 뽐내며 색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합니다, 제가 원체 바빠서 말입니다"

"호호호, 그럼 물이 가득찼겠네? 한 발 빼줄까?"


그녀는 입을 벌리고서는 끈적끈적한 혀를 내밀었다. 마담의 혀는 언제봐도 꼴릿하단 말이지.


"흐흐흐, 마담, 저는 혼전순결이라고 누누히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결혼한 뒤에는 해줘도 되는거지?"


"흐흐흐, 저는 아내를 배신할 행동은 하지 않을겁니다"

"남자들이란..."

내민 혀를 다시 입속에 집어넣고서는, 그녀는 다시 옆에 서있던 곱상하게 생긴 소년의 자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소년은 얼마나 많이 가버린것인지 반즈음 눈이 풀려있었다.

(불쌍한 놈)
"마담, 요즘 유행하는 최신 체위는 뭡니까?"

"승마 체위를 추천해줄게"


"감사합니다"

나는 그녀의 추천을 토대로, 옆에  있는 종업원에게 계단 양옆에  있는 금발 머리 커플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종업원은 내가 가리킨 커플을 어딘가로 끌고가더니, 내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그의 손짓에 따라 들어간 공간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으로 가운데에는 거대한 유리상자가 놓여져 있었고, 그 앞에는 널찍한 소파와 테이블이 자리해 있었다.

내가 소파에 앉자, 종업원은 유리상자에 금발 머리 커플을 집어넣고서는 문을 걸어잠갔다. 앞으로 이 커플은 한 시간동안 나를 위해 성행위를 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추가적으로ㅡ

"조이라는 여성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종업원은 밖으로 나가더니 잠시 후 긴 금발머리의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을 데려왔다. 여성은 무릎까지 오는 흰색의 네글리제를 입고 있었는데, 그 여성은 나를 보자마자 기쁜 표정을 지으며 달려왔다.

"고.레오 씨, 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눈 깜짝할 새에 내 옆자리에 앉더니 유리 잔에 포도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이것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프로인지 알  있다.


"에구 얼굴 수척해 진 거봐, 요즘 힘든 일이라도 있으세요?"

말하면서 내 허벅지를 쓰다듬고 있는 그녀의 손길에 나는 찌릿한 전율이 느껴지면서 몸에 피로가 풀리기 시작했다. 나는  상태 그대로 졸린 목소리로 답했다.


"모험가 일이 고단하다, 조이야"


"에궁~ 우리 오빠, 많이 피곤한가봐요? 한  빼줄테니까 눈  붙이고 계세요~"


조이는 내 허벅지에 올려둔 손을 점점 위로 올리면서 말했다. 나는 유리 잔을 내밀며 그녀의 행동을 막았다. 여기 조갯살 유리 창관은 접대녀와 일체의 스킨십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를 어길 시 저기 무표정하게 날 노려보고 있는 여종업원이 나를 문 밖으로 내쫓을 것이다.

"조이야 개짓거리 하지말고 술이나 따라라"

"쳇ㅡ 쫄보 새끼 같으니라고"


그녀는 표정과 목소리를 싹 바꾸고서는 내 유리 잔에 포도주를 넘치도록 따랐다.

"씨발년이 잘 좀 따라라"

"따라주는대로 그냥 쳐드세요, 씨발새끼야"

"내가 이래서 네년을 좋아하는거다"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 살벌한 말을 뱉어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박장대소하며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에 집중했다.

여성은 남성 위에 올라타더니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의 늘씬한 뒷태가 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 그녀의 엉덩이에 박힌 큰 기둥도 보여졌다 말았다를 반복했다.


"이야 역시 마담이 뭘 좀 아네!"


감탄하며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조이가 경박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서는 유리상자에 있는 여성과 똑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씨발년이 앞을 다가리고 있었다.

"좆만한 년아! 안보이잖아!!!"

"내가 저년보다 더 몸매 좋거든!!"

"이 술병이 니 대갈통에 날라가기 전에 당장 기어들어와라"


"예!예!"

그녀는 다시 내 옆자리에 자리에 앉더니, 잠시 뒤 조잘조잘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말들에 건성으로 반응해주었다.

"쾨스 호수에서 베스티어 악어를 토벌했다고?"


"그래"

"저번에는 인어 년을 토벌했고?"


"그래"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말야, 왜 호수에 그런 괴물들이 나타나는거야? 저 멀리 있는 바다하고 연결되어 있지도 않잖아?"

"그래...... 뭐라고?"


"아니, 그렇잖아, 악어야 그렇다쳐도 인어는 바다에 살지 않아?"

"듣고보니까 그러네,  숲속 호수에 있는거지?"

"내가 잘 물어봤지?!"


내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것이 기뻤는지, 그녀는 깔깔대며 웃어댔다. 나도 따라 웃었다.


씨발 내가 알게 뭐야? 죽였으면 그걸로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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