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29화. 이세계 인생
살육이 한참인 곳을 피해 우회해서 돌아간 나는 호수에서 암컷 베스티어 악어가 불타는 스켈레톤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그들의 근처에는 검은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는 릴리가 서 있었다.
(이런 미친! 저 여자는 왜 저기 서있는거야?!)
스켈레톤에게 막힌 암컷은 근처에 서 있는 그녀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뭘 하고 있는건지 그녀는 눈 앞에 암컷이 달려오고 있는데도 요지부동이었다.
"릴리!!!! 비켜어어어!!!!!!!!"
나는 그대로 손에 쥔 검을 암컷을 향해 날렸다. 날라간 검은 정확히 놈의 머리부분에 박혔지만 두꺼운 가죽으로 얕게 박힌 탓에, 얼마 못가 바닥에 툭하고 떨어졌다. 그러나 놈의 시선을 내쪽으로 향하게 만들었으니 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녀는 내 외침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건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채 몸을 떨어댔다. 나는 암컷을 향해 내달렸다.
"씨바아아알!!!!!! 뒤져어어어!!!!!!!"
암컷 이 년도 내가 혼자라는 것을 알고서는 피하지 않고 마주 달려왔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단검은 눈에 박혔고 검은 날려버렸고, 씨발!!! 권능!!!!)
"이 짐승새끼야!!! 나랑 친구하자고!!!!!!!!"
첫 번째 권능이 발현되면서 거구의 체구로 미친듯이 달려오던 암컷은 그대로 정지한 채, 세로로 쫙 찢어진 동공에 서린 살기를 감추었다.
"됐다아아!!! 이 틈에 빨리 검을"
그 틈을 타 나는 재빨리 바닥에 떨궈진 검을 집어들고서는 놈에게 다가갔다. 놈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까의 살기어린시선이 아닌 호의를 가지고 있는 시선이었다. 두 번째 권능을 발현할 때이다.
"뒤지세요, 병신 공주새끼야"
힘이 차오르면서 나는 그대로 놈의 눈알에 검을 쑤셔넣었다. 검끝에 물컹거리는게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암컷의 눈동자 빛이 사그라들었다. 뇌를 터뜨렸으니 제깟 놈이 무슨 수로 당해낼 수 있으랴.
"후우~ 이걸로 이번 의뢰는 끝이군"
검을 빼낸 뒤 아직도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뜬 채 자신의 앞에 선 나를 올려다 보고서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
"저,저는..."
말을 잇지 못한 채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아까 전 암컷의 살기로 인해 느꼈던 공포가 가시지 않나보다. 조금 전 요지부동이었던 그녀를 질책하려던 나는, 그녀의 우는 모습에 마음을 접고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릴리는 전처럼 치워달라고 말하지 않은 채 가만히 쓰다듬을 받아들였다.
우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는건 뭔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릴리는 소녀가 아니라 어른 여성이었지만 그래도 이 감촉과 느낌은 마야와 멜레나의 것이었다.
그리운 느낌
< -- 36. 이세계 인생 -- >
"크크크크, 이 놈들 맛있는 악어구이가 됐구만"
불에 타죽은 베스티어 악어들을 내려다보며 그레이스은 함박미소를 지였다. 이번에도 인어 년마냥 쉽게 토벌하니 기분이 좋은가 보다.
"이거 먹을 수 있겠는데?"
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놈들의 속살을, 방금 전 찾은 단검으로 찢어내 입에 넣었다. 담백한게 닭가슴살 맛이 났다. 존나 맛있다.
"와우! 씨벌!! 야 그레이슨, 이리와서 한 번 먹어봐라"
"어디... 존나 맛있군, 땅속에 묻힌 니 애미가 벌떡 일어날 맛이구만"
"개돼지 새끼가 주둥아리는 살아가주고"
"크하하하하!!!! 내가 개돼지 새끼는 맞지"
"그건 그렇고 그레이슨 이 씨발놈아, 암컷 가죽 값 중 일부는 나한테 줄거지?"
그는 입안에 악어 고기를 욱여넣으면서 답했다.
"암컷은 네놈이 죽였으니 당연히 줘야지, 의뢰비 받은 다음에 줄게"
"흐흐흐, 개돼지 새끼가 상도덕은 있구만"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가죽을 벗기기 위해 암컷에게 다가갔다. 거기에는 릴리가 쭈그린 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관찰하고 있었다.
"릴리 씨, 가죽 해체 작업 보시겠습니까?"
내 갑작스러운 등장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더니 숲속으로 달려갔다.
(뭐야, 또 내가 머리 쓰다듬었다고 화난건가? 여자 마음이란...)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암컷의 배가 보이게끔 몸통을 뒤집었다. 그런데 놈의 배는 빵빵했다.
"뭐지? 혹시 새끼라도 밴건가?"
단검으로 놈의 배를 가르니 거의 다 자란 태아가 두 마리나 들어있었다.
"이야아아!!!!! 이게 웬 횡재냐?!!!"
새끼 베스티어 악어가죽은 가죽이 연해 옷감으로써는 최상급에 속하는 부류였다. 최상급인만큼 가격이 최소 금화 2닢은 됐다. 암컷의 개체수가 적은 만큼 새끼도 그 개체수가 적었다. 암컷의 가죽도 꺼칠꺼칠하면서도 수컷들과는 다른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있어 꽤 비싼값에 치뤄지는데, 새끼 가죽 값까지 받으면 한순간에 돈벼락을 맞는 것이다.
"으아아아아!!!! 좋아쓰!!!!!!"
내 웃음소리가 호수주변에 널리 울려퍼졌다.
-
암컷과 새끼 두 마리의 가죽까지 모두 벗긴 뒤, 텐트를 철거하고 다시 교국으로 가기 위해 행군길에 올랐다. 존나 무거운 돌격군장을 매고 있으니 의뢰를 할 때마다 늘 행군길이다. 다행히도 3년간의 행군이 내 어깨와 체력을 무쇠처럼 만들어서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렇게 이번 의뢰도 무사히 성공하고 교국으로 돌아왔다.
교국에 도착한 뒤 케이크 모험단과 헤어진 나와 릴리는 모험가 조합으로 가서 의뢰비를 수령했다. 의뢰비는 총 은화 2닢이었다.
"여깄습니다, 릴리 씨"
"감사합니다!!"
은화 1닢을 받아든 그녀는 세상 밝은 미소를 지으며 품 속 깊은곳에 집어넣었다.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이번 의뢰를 통해서 그녀는 수재지만 외톨이에, 모험가라는 세계에 적응을 못하는 실패한 네크로맨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한 마디로 그녀는 술사들과의 인맥 형성에 있어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네크로레임의 네크로맨서들과도 연이 없어보였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잠시만요!"
가볍게 작별인사만 한 뒤 뒤돌아 걸어가려던 나를 그녀가 불러세웠다. 그녀의 목소리는 뭔가 부끄러워하는것 같았다.
"저,저기 괜찮으시다면 같이 식사하실래요?"
(이 여자가, 내가 잘 대해주니까 호구로 삼을려는 심산인가 본데 어림도 없지)
"저는 선약이 있어서요, 그럼"
나는 그녀의 답변도 듣지 않은 채 조합건물을 나섰다. 나가기 전 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쓸쓸하게 혼자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뭔가 가슴에서 답답함이 느껴졌지만 무시한 채 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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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건물을 나간 뒤에는 단검과 검을 정비할 심산으로 브람대장간으로 향했다. 향하면서 수많은 성당들이 보였다. 하나같이 날개 달린 천사를 상징으로 삼고 있었지만, 행동과 쥐고 있는 물건 등 제각각 천차만별이었다.
그 중에서 대문에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날개 달린 천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카리오트 교단의 대성당이 보였다. 이 교단은 특이하게도 내성벽 안에 대성당이 있는게 아니라 밖에 자리해 있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3년 전 일어난 쿠쿠스 마왕군과의 대전투로 인해 교세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멜레나는 잘지내고 있으려나? 혹시 또래 애들한테 놀림받고 있는건 아닌지)
동굴을 탈출하고 교국에 도착한 이후로는 멜레나를 전혀 보지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소녀는 견습 수녀였기 때문에 남성과는 접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수녀의 계급은 총 6 계급으로 나뉘는데, 6~ 9살의 수녀들인 '어린 수녀', 10~ 14살의 수녀들인 '견습 수녀', 15세 이상의 수녀들인 '맏 수녀', 수녀들의 교육 담당인 '고급수녀', 수녀원을 지키는 장인 '수녀장', 그리고 성당을 지키는 장인 '성녀'로 나뉘어진다. 이 중에서 어린 수녀와 견습 수녀는 맏 수녀가 될 때까지는 남성과의 접촉이 불가능한 수녀원에서 지낸다고 했다. 수녀원은 대성당에 자리하고 있다. 멜레나는 필시 이 대성당에 있을것이다.
올해로 멜레나의 나이가 15살이므로 만날 수 있지만, 만난다 해도 딱히 할 말도 없다. 소녀한테 나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었을테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요즘은 지구에 대한 기억과 소환된 뒤 겪었던 것들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지구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멜레나의 얼굴이 희미하게나마 떠오른다. 마야의 얼굴은 거의 떠오르지도 않는다. 엘베 공주와 용사 페르디난드에게 느꼈었던 증오만이 또렷이 기억난다.
"나도 점점 이세계인이 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식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어느순간 브람 대장간 앞에 도착해 있었다. 문 위 간판에 적힌 글씨는, 3년 전 봤던 삐뚤빼뚤했던 글씨체와는 다르게 가지런히 정돈된 글씨체였다.
벌컥ㅡ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안에는 브랙스와 브람, 그리고 브랙스의 딸인 델라가 있었다. 델라는 나를 보더니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여보이면서 달려왔다.
"고레오 아저씨! 나 옷 샀어, 이쁘지?"
검은색 머리카락과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한 순박한 외모의 9살 소녀는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자신의 새 원피스를 자랑했다. 눈꼬리가 축쳐져있어 항상 슬퍼보였지만 초록색 눈동자에 담긴 감정만은 항상 웃고 있었다.
"델라야 정말 이쁘다. 시집가도 되겠어!"
"이봐 고.레오 우리 소중한 딸은 아무에게나 못 준다고"
판매대에 서있던 브랙스가 내게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며 정답게 말을 걸어왔다. 이에 나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브랙스, 축하한다, 조금있으면 브람이 장가간다매?"
"흐흐흐, 우리 아들 결혼식 때 당연히 올거지?"
"물론이지, 샛님 브람이 장가간다는데 안갈리가 있나"
우리들의 대화에 브람은 볼이 빨개지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오늘도 무기 정비하러 온걸테지?"
"물론, 바스타드 소드하고 단검 좀 정비해줘, 날이 많이 상했다고"
"또 망고슈를 험하게 다룬건가? 이봐 친구, 망고슈는 방어용 단검이지 공격용 단검이 아니라고"
"검에 방어용이 따로 있고 공격용이 따로 있나? 어차피 쑤셔넣으면 비명을 지르는 건 똑같지"
내 말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건네준 검과 단검을 오크통에 집어넣었다. 이윽고 나는 브람의 어깨를 향해 팔을 걸치며 능구렁이처럼 말했다.
"브람 이 잘생긴 새끼, 나보다 먼저 결혼 할 줄이야, 그래 그 아가씨랑은 하룻밤 보낸 적 있냐?"
"아,아저씨! 그,그,그건 말 못합니다!"
흰 피부인 그의 볼이 새빨갛게 물들은 걸 보니 아다는 아직 안뗐나 보다. 뭐 금방 떼겠지만
"쳇ㅡ, 까탈스럽게 굴긴... 그건 그렇고 옷 가게 여자애를 보면서 우물쭈물하던 네 모습이 엊그제 마냥 선명한데, 결혼을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헤헤헤헤, 그러게나 말입니다"
"고레오 아저씨! 오빠랑 놀지 말고 나랑도 놀아줘!!!"
델라의 투정에 오늘도 하루종일 붙잡힐 예정이다.
-
딸랑ㅡ
문에 설치된, 종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말랑말랑 여관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루나가 내게 안겨들더니 눈물바람으로 하소연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저씨, 흐흑, 저기 저 술 취한 남성이, 흐끅... 행패를 부리고 있어요, 흐흐흑... 아빠하고 제가 말렸는데도 때리려고 하고 욕하고... 종업원들도 마구 괴롭혔어요, 흐끅"
그녀의 말에 소란스러운 곳을 쳐다보니, 왠 젊은 남성이 술병을 든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무장된 차림새를 보아하니 모험가다.
"저 씨발새끼가 모험가 망신 다시키고 있군, 루나야 아저씨가 왔으니까 이제 걱정마라"
나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뒤, 옆에 있는 사람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는 남성 모험가에게 걸어갔다. 그리고는 소리쳤다.
"야 이 씨발 새끼야!! 술을 처 마실거면 곱게 처마셔!!
얼굴이 홍당무인 남성은 내 말을 듣더니, 나를 노려보며 고성을 질러댔다.
"무어라고? 네 개씨이이벌 쌔꺄!! 방금 무어라 했냐아아?"
"곱게 처 마시라고 했다, 개좆만한 병신 호로새끼야"
"니가 내 조오옷 브왔어? 안 바아았으면서 씨이벌 내에가 개조오옷만한지 아니이인지 어뜨케 알아? 어!!!"
"오늘 내가 암컷 베스티어 악어의 배를 갈랐거든, 거기에 네 그 추악한 외모와 좆을 꼭 닮은 새끼 악어가 있더라고,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묻는건데 내가 네 엄마 년의 배를 가른게 아닌가해서..."
"뭐 이 씨발새끼야?!!"
남성은 허리춤에 찬 검을 빼들고서는 나를 향해 겨누었다.
"이 씨발새끼가, 내가 누군줄 알아? 들쥐 모험단의 리더이자 동메달레스트인 '카룸 조슨'이란 말이다!!"
"화내는걸 보니 진짜로 네 엄마가 베스티어 악어였었구나?!"
나는 그 말과 함께 옆에 있던 남성이 건넨 무기를 받아들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모험가들이 순식간에 주변을 빙 둘러싼 채 테이블을 연달아 내리치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그 중의 얍삽빠른 녀석들은 바구니를 들고, 누가 이길 것인지에 대해 내기를 제안하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포도주를 들이부으며 품에서 각자 동화 1닢씩들을 꺼내 바구니에 던져넣었다.
"넌 씨발아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철동전 나부랭이 새끼가 감히 동메달레스트를 건드려? 뒤졌다 넌"
"네놈 애미를 죽여서 정말로 미안하다, 씹 새끼야"
"씨바아아아알!!!!!!!"
조슨은 나의 도발에 이성을 잃고서는 미친듯이 검을 휘둘러댔다. 하지만 만취한 상태의 그로서는 정확한 공격을 하기에는 무리였다.
"이 새끼는 검도 못 휘드르네?"
그의 검을 여유롭게 피하면서 나는 발로 놈의 복부를 걷어찼다. 그러자 놈은 바닥에 자빠진 채 고래가 물을 뿜는 것처럼, 입에서 토사물을 뿜어대었다.
"얌마! 바닥에 떨어지잖아!!!! 개새끼가아아!!"
나는 얼른 더러운 토사물을 뿜어대는 놈의 입을 술병으로 틀어막고서는 주먹으로 연신 배를 쳐댔다. 놈은 토사물을 뿜어내려 했지만 내가 술병으로 입을 막고 있으므로, 빠져나가지 못한 토사물은 볼에 가득 차면서 빵빵하게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잠시후에는 눈이 까뒤집혀지기까지 했다. 여기서 뒤지면 처치곤란이다.
"씨발, 봐줬다"
나는 놈의 입을 틀어막은 병을 빼냈고, 순식간에 놈의 입에서 엄청난 양의 토사물이 밖으로 뿜어져나왔다.
(우와! 나 이거 좀비게임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분명 좀비이름이 부ㅡ)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감탄에 젖어있던 내 뒤에서는, 쓰러진 남성을 욕하는 목소리와 함께 내 이름을 환호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병신 새끼야!! 동메달레스트가 철 동전한테 지냐?! 이 한심한 새끼 같으니라고!!!!!]
[역시 과감한 고레오야!! 난 널 믿고 있었다구!!!]
[과감한 고레오!! 과감한 고레오!! 과감한 고레오!!]
관중들의 열띤 환호속에 나는 유유히 루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뒤를 보니 그곳에서는 내기에 걸었던 동전을 쓸어담는 녀석들, 쓰러진 남성의 무기와 장비 심지어 속옥까지 훔쳐가는 녀석들, 남성의 동료들에게 '저 새끼한테 건 탓에 내기에서 졌으니 가진거 다 내놔'라며 칼을 뽑아들고 위협을 해대는 녀석들이 보였다.
이 일을 계기로 들쥐 모험단은 이제 이 메리온 교국에서 모험가 일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말이지 하루라도 시끌벅적한 날이 없는 이세계 인생이다.
"아저씨, 멋져요... 피곤하시죠? 저랑 같이 침대에서 자요, 자장가 불러줄게요"
"루나야 헛소리 하지말고 빨리 자라, 어린이는 빨리 자야지 키가 크는 법이에요"
"정말!"
내 팔에 팔짱을 끼고있는 19살짜리 여자애는, 내 무심한 말에도 꿈쩍도 않은 채 계속 애교를 떨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