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10화. 지하동굴
"멜레나야, 미안하다"
내 말에 소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 땅바닥이 미친듯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쿠구구궁ㅡ!
죽음을 받아들이려던 나는 땅바닥에서 느껴지는 갈라짐 소리와 함께 몸의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이윽고 내가 쓰러진 바닥면이 움푹 꺼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밑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씨발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어깨에 들쳐맨 소녀를 가슴에 끌어안은 뒤, 무너져 내리는 바닥면을 붙잡고서는 그대로 정체모를 공간을 향해 추락했다.
"으아아아악!!!!!"
-
나는 숨이 막혀 오는 느낌에 눈을 뜨고서는 물 속임을 확인한 뒤 밝게 빛나고 있는 물 위를 향해 올라갔다.
"푸하ㅡ!"
물 위로 올라온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높다란 동굴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공간의 중앙에는 호수가 자리해 있었고, 벽에는 초록색 빛을 은은하게 뿜어대고 있는 광물같은 것들이 군데군데 달라 붙어 있었으며 신기하게도 나무와 풀들이 자라있었다.
"맞다 , 멜레나야!!!"
나는 순간 가슴에 끌어안았던 멜레나의 부재를 깨닫고 서둘러 호수를 둘러봤다. 소녀는 위에서 떨어질때 내가 붙잡았던 바닥면의 위에 기절한 채 쓰러져 있었다.
"이런 젠장!!"
나는 서둘러 바닥면으로 가서 멜레나를 등에 업히게 하고서는 호수를 헤엄쳐 빠져나왔다. 그런 뒤 소녀를 딱딱한 돌 바닥에 눕힌 뒤,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을 콧구멍 앞에 갔다댔다. 다행히도 미약하게나마 숨을 쉬고 있었다.
나는 소녀의 뺨을 손바닥으로 아주 약하게 두어번 두드려 의식이 돌아오기를 빌었고, 그런 내 바램에 소녀는 연신 기침을 해대며 의식을 되찾았다.
"콜록ㅡ 콜록ㅡ!"
"멜레나야! 정신이 들어?!"
"여,여기는...?"
소녀는 몽롱한 눈빛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며 묻자 나는 소녀의 물음에, 호수의 윗 천장이 큰 구멍으로 뻥 뜷려있는 것을 보며 말했다.
"아마도 우리들이 서있던 곳 밑의 숨겨진 지하동굴 같은데?"
"......아,아저씨, 이,일으켜,켜주세,세요"
나는 멜레나의 요청에 소녀를 안아들고서는 벽에 등을 기대게 한 채로 앉혀 두었다. 소녀는 앉혀진 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이윽고 퉁퉁부어 오른 자신의 발목을 쳐다봤다.
"흐ㅡ끄윽!"
"무리하게 움직이면 안돼, 아무래도 뼈가 부러진 것 같아"
소녀의 부러진 발목에 신겨진 종아리까지 오는 긴 양말을 조심스럽게 벗기면서 나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검게 부어올라 있네..."
소녀의 부러진 발목은 검게 부어오른 채 딱딱해져 있었다. 이 모습에 나는 재빨리 주변에 떨어져있던 조그만 나뭇가지를 부러진 발목에 갖다댄 뒤, 소녀의 벗긴 양말로 칭칭 동여맸다. 중간중간 소녀가 신음소리를 질렀지만 어찌저찌해서 무사히 응급처치를 완료했다.
"휴우ㅡ 일단 고정은 해놨으니 한시름 덜었군"
내 말에 소녀는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아,아,아저씨느,는 이,이런거 저,전문저,적으로 배우셔,셨나요?"
"아 이건 말이지 내가 군대에서 병기본... 데르트 제국의 병사 시절때 배운적이 있어가주고"
"그... 그러,렇구나....... 고,고맙스,습니다"
소녀의 감사함을 듣고 난 뒤 나는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위험에서 벗어나자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기 때문이다.
(존나 아무것도 하기 싫다... 너무 피곤해)
그렇게 나는 그대로 눈을 감은 채 잠들어 버렸다.
-
-
-
"아저씨! 아저씨!"
귀에서 소녀의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내 몸을 흔들고 있는 느낌에 난 잠에서 깨고서는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멜레나가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맺힌 채 내 어깨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멜레나야 나 안죽었다"
"아,아저씨!!!"
소녀는 내 목소리에 환한 미소를 짓더니 그대로 내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마도 이 지하동굴에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웠었나보다. 나는 또 눈물을 터뜨리고 있는 소녀를 보며 이 아이를 이곳에서 탈출시킬때까지는 절대로 뒤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멜레나야 물 좀 떠올테니까 진정 좀 하고 있어"
나는 히끅거리고 있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근처에 떨어져 있는 큰 나뭇잎 하나를 줍고서는 호수로 걸어갔다. 호수에 다가간 나는 먼저 물을 마신 뒤 나뭇잎을 오므려 바구니모양으로 만들어 호수에 담갔다. 떨어질때는 몰랐는데 호수의 물 색깔은 에메랄드 처럼 맑고 투명했다.
(이제 또 무슨 방법으로 여길 탈출하지?)
거대한 공간을 슥 둘러본 뒤, 나는 물이 가득 담긴 나뭇잎 바구니를 소녀에게 갖다준 뒤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 꽉 막힌 동굴벽 밖에 안보였으므로 다리에 근육통만을 얻은 채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아,아저씨 추,출구느,는 차,찾으셔,셨어요?"
터덜터덜 돌아와 앉은 내게 소녀가 물었다.
"아니, 아무리 뒤져도 안보이더라"
"아......"
그 대화를 끝으로 우리들은 한동안 아무런 말도 안했다. 그러다 내가 소녀에게 대화를 걸면서 다시 대화의 장이 열렸다.
"멜레나야 지금 몇살이야?"
"저,저요? 저느,는 오,올해로 여,열 두사,살이에요"
(열 두살이라고? 체구가 작아서 열 살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멜레나야 밥은 꼬박꼬박 먹고 있지?"
"그,그건 가,갑자,자기 왜,왜?"
소녀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내 시선에, 두 팔로 가슴께를 가리는 행동을 취하며 눈을 가늘게뜨고서는 쳐다봤다.
"아니... 또래에 비해 키가 작길래"
"어,어,어떠,떻게 그,그런 시,실례되,되는 마,말을!"
내 말에 소녀는 화를 내며 횡설수설하였고 나는 부러진 발목을 힐로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채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치유마법에 대해 생각했다.
"멜레나야 그러고보니 너 힐 쓸 수 있잖아? 그럼 그 부러진 발목도 힐로 치유할 수 있지 않아?"
내 물음에 씩씩거리고 있던 소녀는 갑자기 침울한 표정을 짓고서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했다.
"부,부러지,진 뼈르,를 치,치유하,할 수 이,있는 느,능력으,은 고,고그,급수녀니,님들 수,수준의 히,힐로마,만 가,가능해,해요, 저는 아,아직 그 저,정도까지,지는 아,아니에요"
"고급수녀? 물품이야?..... 미,미안 웃자고 농담 좀 해봤다"
수녀의 째려보는 눈빛에 나는 얼른 사과했다.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 -- 16. 지하동굴 -- >
"감옥에 갇혀있었을 때가 떠오르네"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운 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던 나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그런 내 모습에 소녀는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아저씨 여,여기서,서 모,못나가,가면 어떠,떡해요?"
"나랑 여기서 신혼 부부마냥 오순도순 행복하게 사는거지 뭐"
"네에에에?!!!!!!"
"농담이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까,깜짝이,이야. 아,아저씨. 여,여기서 나가,갈 수 이,있는거,거죠?"
소녀의 마치 그렇다고 답해주길 바라는 눈빛에 나는 뭐라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아저씨도 잘 모르겠다"
나는 문득 서코트 안쪽 주머니에 넣어 둔 가죽 주머니의 존재를 떠올리고서는 꺼내고자 했다. 그런데 안쪽 주머니에 있어야 할 가죽 주머니가 없었다.
"뭐지... 분명 여기 넣어뒀는데?"
"아,아저씨 왜 그,그러세,세요?"
"어 뭐지... 분명 여기 넣어뒀는데?!!"
없어진 가죽 주머니에 나는 서코트를 벗어던지고서는 미친듯이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씨발! 씨발! 거기에는 앞으로 있을 이세계 생활을 위한 군자금에다 마야의 손가락 마디와 손톱이 있는데!!)
이윽고 나는 미친듯이 이 거대한 공간을 이잡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다리에서 찢어질 정도의 근육통이 느껴졌지만 찾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은 못찾고 소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소녀는 내 축처진 모습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아,아저씨 뭘 차,찾기,길래 그러,런거에,에요?"
"내 가죽주머니....."
"가죽 주머니?... 거,거기에 주,중요하,한 거라,라도 드,들어이,있어요?
"응..."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내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소녀는 넌지시 말을 걸었다.
"아,아저씨 호,혹시 떨어,어지며,면서 호수,수에 빠뜨,뜨리,리신 건 아니,닐까요?"
(호수? 그래 씨발!! 호수가 있었지!!!)
소녀의 말에 나는 황급히 호수로 달려갔다. 호수의 물 색깔이 아무리 에메랄드 처럼 맑고 투명해도 조그만 가죽 주머니를 찾기에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물 속으로 들어가 찾기 시작했다. 숨이 차면 다시 물위로 올라오고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는 반복작업을 하던 도중 나는 호수의 벽 쪽에 사람 다섯 명은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나있는 것을 발견했고 그 옆의 돌조각에 걸려져 있는 가죽주머니를 발견했다.
"푸하ㅡ!"
나는 가죽주머니를 쥐고서는 호수를 빠져나와 소녀에게 다가갔다.
"멜레나야 출구를 찾은 것 같다!"
"예?"
"호수의 옆벽 쪽에 우리 둘이 들어가고도 남을 크기의 구멍을 발견했거든, 아마도 그게 여기서 나갈 출구인것 같아"
"저,정마,말요?!!"
"물론! 자 내 등에 업혀라!"
"예?... 그,그게 무,무,무슨"
소녀는 자신의 앞에 등을 보이며 무릎 끓고 있는 내 모습에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굳이 아,안어,업혀도..."
"응? 업혀야지 잠수하기가 좋다고"
"... 그,그럼 어,업히,힐게요"
그렇게 나는 소녀를 등에 맨 채 호수 속으로 들어갔다. 구멍의 깊이가 꽤 깊었기 때문에 숨이 막히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이동해야했다.
구멍 안으로 들어가 한참을 이동하자 앞에 물의 투영된 초록색 빛이 보였다. 역시 이 구멍은 출구였던 것이다.
(좋아 조금만 더 가면ㅡ)
구멍을 빠져나와 호수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려던 나는, 등에 업힌 소녀가 숨이 막혀서 그런 것인지 내 목에 두른 자신의 팔을 있는 힘껏 졸라대기 시작했다.
(뒤지겠다! 뒤지겠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는 미친듯한 속도로 물 위를 향해 헤엄쳐 올라갔다.
"푸와아아악!!!!!"
물 위로 올라온 나는 걸신들린것마냥 공기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물 위로 나오자마자 내 목을 조르고 있던 팔에 힘을 풀더니 숨가쁜 목소리로 말했다.
"헤윽ㅡ 헤윽ㅡ, 수,숨 마,막혀 죽느,는 주,줄 아,알았어,어요"
"난 너 때문에 죽을 뻔했다"
그렇게 한참을 공기를 들이마신 나는 등에 업힌 소녀의 위치를 바로 잡은 뒤 호수 밖으로 나왔다. 나온 후에는 소녀를 바닥에 눕히고 나도 대자로 누웠다. 동굴 천장에는 우리가 탈출한 공간에 있었던 초록색 빛을 은은하게 뿜어대고 있는 광물이 빽빽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그래서 호수 깊은 곳까지 투영됐었나보다.
"와아아!"
옆을 바라보자 소녀가 입을 벌린 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도시아이가 시골에 와서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처음 보는것처럼.
"마야야 이런 광경 처음 보는거지?"
"예!"
"나도 처음본다... 이제 여기서도 나갈 방법을 찾아야겠지"
나는 소녀가 계속 천장을 바라보도록 냅둔 채 주변을 둘러봤다. 전에 있던 동굴하고 다른 점이 별로 없었다. 그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러고보니 감옥에서 탈출한 이후부터 음식을 먹은 기억이 없었다. 죽을고비에다 전투, 동굴탐사까지... 음식을 먹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출구를 찾는 김에 먹을 것도 찾아보기로 했다.
한참 뒤에 나는 버섯을 가슴에 한가득 안고 소녀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소녀는 내가 가지고 온 버섯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아저씨, 그,그 버,버섯으,은 대,대체 다 뭐,뭐에요?"
"나무껍질에 붙어있길래 떼왔지, 생김새를 보아하니 독버섯은 아닐테니까 먹기에는 문제 없을거야"
버섯은 흰색의 수수한 색깔을 띄고있었다. 이런 특징 탓에 독버섯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가져온 것이다.
"구워 먹어야 되니까 일단 불부터 지피자"
나는 나뭇가지를 둥그렇게 쌓은 뒤, 손에 각각 돌맹이 하나 씩을 들고서는 서로 맞부딪혀 스파크가 튀기게끔 했다. 하지만 불꽃이 피어오르지는 않았고 나는 그렇게 돌이 깨질때까지 맞부딪힌 끝에 나뭇가지에 불을 붙이는데에 성공했다. 불이 피어오르자 나는 버섯에 나무꼬챙이를 꽂은 뒤, 모닥불 근처에 놔두고서는 서코트와 사슬갑옷을 벗기 시작했다.
"오,옷을 왜,왜 가,갑자기,기 버,벗으시느,는 거에,에요?!"
멜레나는 내가 옷을 벗자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예의 두 팔로 가슴께를 가리는 행동을 취했다.
"헤엄쳐 오느라 옷이 다 젖어가주고 말이야, 가뜩이나 서늘한데 젖은 옷까지 입고 있으면 감기 걸린다고... 이 참에 멜레나 너도 옷을 벗는게 어때?"
"예?!!!!"
순간 나는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수습에 들어갔다.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그게 뭐냐... 그래! 너도 옷이 젖었으니까 벗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말한거라고"
"외,외간 나,남자 아,앞에서 오,오,옷을 버,벗는거,건 대,대천사 니,님에 대한 부,불경ㅡ 에취!"
"거봐 내 말이 맞지, 감기 걸린다고"
"우우우..."
소녀는 연신 재채기를 하더니 쓰고 있던 베일을 매만지며 나를 향해 말했다.
"뒤,뒤돌아,아서 계,계세요! 후,훔쳐보며,면 카,카리오트,트님하,한테 마,말해서 천버,벌을 내려다,달라고 기,기도하게,겠어요!!"
"훔쳐볼 것도 없으니 걱정말라구"
소녀에게서 등 돌아 앉아있는 내 뒷통수로 돌맹이가 날라왔다.
"아야야야... 성질은, 킥... 다 벗으면 내 서코트라도 입고 있어, 눈 둘데는 있어야지"
"......."
내 말에 소녀는 아무런 대답도 않은 채 뒤에서 주섬주섬 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다됐어?"
"... 예"
소녀의 대답에 나는 뒤돌아 소녀를 쳐다봤다. 베일에 가려진 소녀의 머리카락은 물기가 젖어있는 백금발의 긴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다.
"이야 머리색이 정말 예쁜데?"
"그,그러,렇게 보지 마,말아주,주세요... 외,외간나,남성에게 머,머리카,카락을 보여,여주는 거,건 부,불경죄라,라구요"
"그럼 어린애를 전장에 내모는 것도 대천사에 대한 불경죄겠네?"
소녀는 내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무릎에 놓인 손바닥만 쳐다보았다.
"흐음... 다 됐겠다, 어디 먹어볼까"
나는 말리고 있는 옷 옆에서 불에 구워진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는, 꼬챙이에 꽂힌 버섯을 집어들었다.
"호오ㅡ 호오ㅡ 와아"
구운 버섯을 크게 한 입 베어문 뒤 입안에서 우물거리고 있던 도중 나는 돌연 모든 감각이 마비된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버섯을 집어들었던 멜레나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아저씨라고 불렀고, 나는 그 소리를 끝으로 의식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