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화 〉154화 - 애무우 마스터 각성 ♥
나는 차분한 눈동자로 이안을 바라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부탁드려도 괜찮나요?"
"물론이죠! 이안 씨가 일어나면 바로 도와드릴게요!"
".... 네"
다시 한번 더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자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 추억의 파편들을 떨쳐낼 수 없었다.
분명 더 이상 지금의 남편에게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그와 함께 겪었던 추억들에 깃든 감정들은 선명하면서도 뚜렷하게 나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나직히 대답한 후 생각을 정리하던 나는 고개를 돌려 클로디아를 바라봤다.
클로디아는 애정이 깃든 보라빛 눈동자를 뜬채 침대에 누워있는 이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가보더라도 사랑에 빠진 여자의 얼굴을 한 클로디아의 모습을 바라보니 왠지모를 욱신거림과 술렁이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 날 모락모락 피워오르는 하얀 김에 덮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안의 녹빛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던 것이 생각난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무엇을 다짐했는지도 그 날 나는 다짐했다.
어떤 순간이 다가오더라도 남편을 향한 자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노라 맹세하던 순간을.
신기하게도 그 날의 다짐을 떠올리자 불안하게 흔들리는 나의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가슴에 손을 올려놓자 풍만한 유방이 말캉이며 뭉개진다.
그리고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깨달았다.
어처구니 없게도 내 인생에 있어 가장소중한 것을 포기할 뻔했다.
피식거리며 웃은 나는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남편을 바라봤다.
여전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초커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금 머릿속에 되새기니 약간의 불쾌감이 느껴진다.
그 순간 이안의 눈이 꿈틀거리다 떠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난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남편에게 사근사근한 어투로 인사했다.
"잘 잤어?"
"..... 그레이스?"
"후후후 네 당신 아내랍니다. 역시 내가 사랑하는 남자야 어떻게 불알이 으깨진 상태로 대성당 까지 올 생각을 해?"
"흠흠 어쩔 수 없었어."
불알이 으깨졌다는 거에 민망함을 느꼈는지 얼굴을 붉히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 역시 아무것도 안 느껴진다.
".... 그래도 다행이야"
"미안 걱정... 했어?"
아니 내가 미안해 여보 빈말이야 사실 하나도 걱정안했어.
"당연하지 남편 불알이 으깨졌다고 말하는데 걱정안할 아내가 어디있겠어"
생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자 부끄럽다는 듯 볼을 긁적인 남편이 대답한다.
"그... 미안"
"..... 됐어 지금이 중요하니깐... 상관없어..."
난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를 연기하기 위해 안도를 머금은 미소를 띈 채 이안의 손 위에 손바닥을 겹쳤다.
그리고 손 안에 들어온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남편의 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나직히 속삭였다.
"죽지만 않으면 괜찮아..."
".... 그레이스"
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남편을 바라봤다.
"그나저나 당신 자지 안서지 않아?"
".... 어?"
나의 물음에 하반신을 만지작 거린 남편은 난처한 기색으로 말했다.
".... 정말 발기가 풀렸어."
"자아~ 거기서부터 제가 설명! 드릴게요!"
남편과의 대화가 끝나자 마자 옆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클로디아가 대뜸 치고 들어와 활기차게 외쳤다.
"아... 클로디아 씨 그...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앗! 이안 씨가 사과하실 필요없어요!! 그으... 아니... 하아 제가 더 죄송해요. 이안 씨 덕분에 세실 그 아이도 무사히 돌아왔고... 그.... 으으 계속 무시해서 정말로! 죄송해요!"
허둥지둥 거리며 횡설수설 답하던 클로디아는 곧 정말 미안하다는 듯 시무룩한 기색을 띈 채 고개를 숙였다.
이안은 갑작스러운 클로디아의 변화에 약간 당황하더니 곧 따뜻한 미소를 머금었다.
"아니에요. 고개 들어주세요. 오히려 제가 더 죄송해요. 옆에 같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세실 씨를 도와주지 못했어요...."
분하다는 듯 이를 악문 이안의모습에 클로디아가 두 눈에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채 하복부를 꾸욱 누르며 말했다.
"그래도... 고마워요. 많이 아프실텐데... 그, 저어어... 괘, 괜찮으시면 나중에... 호오.. 해드려도헤헤.... 괜찮을까요오...♥"
열기를 머금어 촉촉해진 눈동자와 하얀 볼에 선명하게 떠오르는 홍조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의 다리 사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끈적하고 빛나는 액체를 보고 생각했다.
아내가 옆에 있는데.... 잘도 발정났네...
뭐 그렇다 치더라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솔직히난 남편이 여러 여자와 정을 나누는 것에 별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니 오히려... 나만 섹스하면 미안하니깐 많이 많이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안은 클로디아의 노골적인 섹스어필에 얼굴을 붉히며 나와 스이를 흘겨보고는 말했다.
"아, 아니 괜찮아요..."
난 그런 이안의 모습에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난 상관없는데"
"저도요! 아니! 오히려 저도 호~ 해드리고 싶어요!!"
스이는 지금이 기회라는 듯 손을 높게 들은채 쾌활하게 외쳤다.
이안은 홍당무 처럼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 그래도 지금은... 조금.... 거기다 나... 아직 발기 잘 안되는거 알면서..."
남편의 대답에 클로디아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이안의 침대 바로 옆까지 조신하게 발걸음을 옮긴 후 살포시 침대 끄트머리에 앉았다ㅣ.
"걱정 마세요. 발기 해결할 수 있어요. 으음... 그때 받으셨던 축복보다는 못하지만요..."
그리고 클로디아는 손을 뻗어 이안의 자지가 있을만한 곳을 섬섬옥수로 야릇하게 매만지며 대답했다.
"그리고... 자지가 발기 안되도 전 뽑아드릴 수 있는걸요?"
"으, 흐으으.... 그, 그래도 지금은... 조금...."
"후후후 넵!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더 보답도 해드리고 싶어서 그러는데 잠시 저와 함께 가주실 수 있나요?"
"아 지금이요?"
"네 네 되도록 빠르게처리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으음...."
클로디아의 요청에 이안이 내눈치를 본다.
"상관없어 저희들도 가야하나요?"
"되도록 같이 가는게 좋을 것 같네요."
생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클로디아의 모습에 나와 스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빨리 움직이죠."
"저도 조아요~!!"
* * *
"죄송하지만 의식을 통해 발기를 유지하는 방법은 없어요. 대신... 저희 도시의 특산품으로 해결이 가능하죠."
클로디아가 헤실헤실 웃으며 탁자 위에 올려놓은 것은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를 가진 새하얀 환약이 가득 들어찬 병이었다.
"이름하야~ 죽기 직전 노인들의 자지도 벌떡 세운다는 환상의 발기부전 치료제! 여신님의 손길! 단 한알! 단 한알만 있으면 이안님의 자지를 여신님의 손길로 어루만지는 것 처럼순식간에 발기시켜준답니다!"
"이게 그..."
"네! 네! 아! 그리고 혹시라도 전부 사용하시면 언제든 부담가지지 마시고 그레이스 양을 통해 부탁하시면 또 드릴게요!"
"어 저, 정말 그러셔도 괜찮나요?"
"아이 당연히 괜찮죠! 세실을 도와주셨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죠!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또다시 창고를 뒤지기 시작한 클로디아는 곧 기다랗게 생긴 상자를 꺼내들었다.
클로디아가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푸른 색의 보석이 박혀있는 반지 5개가 들어있었다.
"후후후 이쁘죠? 이 반지들은 예전에 의처증을 가진 귀족이 주문한 물건이에요. 여기 이 반지를 착용한 사람이 나머지 네 사람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답니다. 그... 이안 씨하고 다른 두 분들 모두 그런 취향을 가지고 계시니깐... 후후후 굉장히 도움이 되실거에요. 자 한번 착용해보세요!"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클로디아의 모습에 반박할 수는 없었다.
뭐 사실이긴 하잖아?
아무렇지도 않은 나와 스이와는 달리 이안은 아무래도 다른사람이 자신의 취향을 말하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지 살짝 얼굴을 붉히고는 가장 왼쪽에 있는 반지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나와의 반지가 있는 곳 반대편 손 약지에 끼웠다.
그 모습을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나도 손가락에 끼기 위해 반지를 집으려는 순간 남편이 말했다.
"그, 저, 저기 그레이스"
"...? 왜?"
"내가... 끼워져도 괜찮아?"
숫총각처럼 얼굴을 붉히고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 남편의 모습이 꽤나 귀여워 피식 웃은 내가 대답했다.
"흐응... 다시 결혼하고 싶은거야?"
"... 소, 솔직히 내가 준비한 결혼반지는... 조금 싸구려라..."
"여보"
"어, 어?"
"난 한번도 이 결혼반지가 싸구려라 생각한 적 없어 당신의 마음만 느껴지면 풀반지라도 상관없었는걸?"
내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자 잠시 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이안은 푸핫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왜, 왜웃어? 내가 이상한 말 했어?"
갑작스러운 웃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자 이안은 웃음을 멈추더니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띄운채 나를 바라봤다.
"아니 그냥 사랑한다고"
".... 뭐래 빨리 반지나 껴주세요. 서방님"
환하게 미소를 짓는이안의 얼굴을 바라보니 어쩐지 볼에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것 같아 살짝 시선을 돌린 내가 말없이 반지가 껴져 있지 않은 반대편 손을 내밀자 이안은 상자에서 반지를꺼내들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의 약지에 반지를 밀어넣고는 잠시 부드럽게 약지와 반지를매만지던 이안이 말했다.
"그레이스"
"..... 응"
"미안"
"...... 당신이 왜 사과해"
"...... 앞으로 행복하게 해줄거야... 반드시"
"..... 나도 당신 행복하게 만들어줄게"
내가 작은 목소리로 소근거리자 이안은 나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짓자 어두운 창고가 환하게 밝아지는 것만 같았다.
역시 미남은 미소를 짓기만 해도 주위를 밝게 만들어주네...
살짝 볼에 홍조를 띈 내가 그에게서 손을 빼자 기다렸다는 듯 스이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외쳤다.
"주인님! 주인님!! 저도요!! 스이도! 스이도 반지이!!"
순식간에 활기차지는 방안의 분위기 난 피식 웃으며 남편의 등을 떠밀며 말했다.
"저거 저러다 삐지겠네 당신 빨리 반지 껴줘"
"하하하 응 알았어 스이 이리와"
"오예~!!"
나와 마찬가지로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자 엄청나게 행복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반지를 매만지는 스이의 모습에 모두들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남는 반지는 2개, 그순간 클로디아가 이안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이안 씨?"
"네?"
"혹시... 괜찮으시면 이 남은 반지 2개도 받아주실 수 있나요?"
".... 괜찮나요?"
"네 물론 어차피 이 반지를 의뢰한 귀족께서 반란혐의로 모가지 당했기 때문에 창고에만 쌓아놓고 있었답니다. 거기다 반지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쓸모도 없고요. 단지... 한 가지 약속을 해주실 수 있나요?"
"약속이요?"
"...."
잠깐의 고민을 하던 클로디아는 곧 결정했다는 듯 진지함이 깃든 보라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남편을 바라봤다.
"세실, 그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녀주실 수 있나요? 되도록이면... 이 반지를 끼워주신 상태에서요."
자기 딸과 같은 아이인 세실을 맡기겠다는 듯 말하는 클로디아의 모습에 남편은 약간 당황하는 듯 했다.
"어, 제, 제가요? 그... 괜찮을까요? 어젯밤에는 그런 일 까지 있어서 혹시라도 저를 만나면..."
"괜찮아요!! 완전! 진짜! 괜찮아요! 그리고 그 아이 정식 수녀가 되고 난 뒤에는 어차피 여행을 다니면서 포교를 해야하니깐요! 오히려 이안씨 같은 분이 옆에 있어주시면 완전 안심이에요! 거기다! 그 아이! 이안씨를 아직도 엄청 좋아하고 있어요! 툭 밀면 휙하고 넘어온다고요!"
"어, 어, 어, 어어... 그, 그렇지만..."
당혹스러워 하며 필사적으로 설득하는 클로디아를 바라보던 남편의 눈동자가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것을 느낀 나는 여전히 바보같을 정도로 상냥한 녀석이라고 느꼈다.
아마도 스이와는 다르게 다른 여자를 그것도 아내로써 맞이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거겠지.
난 씨익 미소를 지으며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자기 능력있네 그나저나 그 세실이라는 아이 우리 자기가 임자있는 몸이라는 거 알면 뭐라고 할지가 궁금한데요?"
"완전! 괜찮아요! 사랑해 주시기만 하면 그 아이도 수긍할거에요!"
"으, 으음... 그, 그렇다면... 네 일단 이야기라도 해볼게요."
"고마워요~! 이안씨!!"
남편이 고개를 끄덕이자 클로디아는 활짝 핀 꽃과 같이 미소를 지으면서 이안을 끌어안았다.
남편은 뭐 당연하지만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자 기분 나쁘지는 않은지 기분나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