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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8화 〉147화 - 공주님과 왕자님의 엔딩 ♥ (148/190)



〈 148화 〉147화 - 공주님과 왕자님의 엔딩 ♥

나의 대답에 험악하게 변하는 그레이스의 얼굴을 보고 나는 다급히 말을 덧붙였다.

"지, 진짜에요! 걱정마세요! 어떻게든!! 발기되게 만들어드릴테니!! 거, 거기다 우리 세실을 구해준 보답도 해드릴게요!"


나의 말에 표정을 푼 그레이스는 뒤늦게 도착한 아마니아에게 말했다.

"아마니아 클로디아 씨  도와드려."

"아, 네!"

"그리고 클로디아 씨...도 하아... 오늘은 일단 쉬는게 좋겠네요. 좋은 보내세요."

나는 그레이스의 말에 고개를 정신없이 끄덕였다.


그레이스는 축 늘어진 이안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린 뒤 가랑이 사이에서 아마니아의 정액을 뚜욱 뚜욱 흘리며 자기 방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다가온 아마니에게 감사를 표하며 세실을 넘긴 나는 그레이스 너머로 보이는 이안의 얼굴을 바라보니 더 이상 전과 같은 멸시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연 어떤 남자가 불알과 자지가 완전히 으깨진 채 그 고통을 참고 강간범을 쓰러트린 뒤  여자를 안고 이곳까지 올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이 어떻게 되든 신경쓰지 않는 그의 모습에 왠진 모르겠지만 가슴 속 한편이 간질거리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두근 두근 떨려오고 볼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 나는 스스로의 변화에 화들짝 놀랄  밖에 없었다.

잠시 멍하니 이안의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을 바라보던 나는 마침내 그가 시야에서 사라진 방향을 계속해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클로디아 씨?"


"아, 네?! 네!"

나는 귓가에 들려오는 아마니아의 걱정스러워 하는 목소리에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스스로 느낀 감정이 혼란스러워 하며 침대에 세실을 눕히고 아마니아가 떠난 뒤에야 의자에 앉은 나는 조용히 가슴에 손을 올려놓았다.

심장은 아직도 따뜻하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나는 누워있는 세실의 몸을 닦아주고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도 긁어낸  의자에 앉은 채 두 눈을 꾸욱 감고 잠들려 노력했지만 두근 두근 떨려오는 심장은 기묘한 열기를 띄고 있어 안절부절 못하며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쾡한 눈동자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결국 어제는 조금도 자지 못했다.


왜 이러는 거지?


의문을 가진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이안, 그 사람을 떠올리는 순간 얼굴이 뽀얗게 달아오르고 심장이 두근 두근 떨려온다.


"하, 아아...."


고개를 치켜든 나는 깊게 한숨을 쉬며 인정...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세실이 꿈꾸는 사랑을 있을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심장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 세실이 그렇게나 말하던 사랑이라는 감각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손을 들어올린 나는 뺨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천장을 바라보다 가만히 눈을 감고 이안을 떠올렸다.


두근 두근 설레기 시작하는 심장에서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감촉 그리고 당장이라도 이안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던 사랑은 단 한가지 유형이었다.


이 사람의 자지가 나의 자궁까지 닿을 정도의 자지를 가지고 있는지, 이 사람의 체취가 나의 번식욕구를 자극하는 남자인지 밖에 관심이 없었다.


자궁이 시키는대로 보지가 시키는대로 나는 남자를 사랑하고 탐닉했다.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감각은...자궁에서 부터 올라오는 열기가 아닌 심장에서 부터 발끝 손끝 머리끝까지 퍼져나가는 이 감각은 달랐다.

영혼이 따스해지는 것만 같은 쾌감이었다.

나는 세실이 어째서 그토록 사랑을 노래했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은 그저 욕정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어쩐지 그저 진짜 사랑을 깨달은 것 뿐인데도 불구하고 어젯밤의 피로가 싸악 사라지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고 그렇게나 세실의 사랑을 교정하려던 내가 풋풋하기 그지없는 첫사랑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빨갛게 달군 나는 곧 얼굴에 깃든 열기를 식히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새근 새근 잠든 세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세실, 나의 아이, 어느새 이렇게나 자라서 사랑을 하고 비록 강간 당했지만 처녀까지 잃었다.

벌써 이렇게 된건가... 라고 생각한 나는 당장이라도 깨질 것만 같은 유리 세공품을 만지듯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손끝에 닿는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을 느끼던 나는 손을 거두고 한숨을 푸욱 쉬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세실의 마음 속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욱 깊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그러니깐.


그렇기에 더욱 걱정이 됐다.


과연 세실 이 아이가 정식 수녀가 되고 부여되는 의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이미  아이가 수녀가 되는 것은 정해진지 오래였다.


그렇기에 한 사람에게 종속되는 사랑이란 의미가 없음을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사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녀가 마음 속 짐을 털어내고 네토라레 교단의 수녀로써 성실히 일을 해주기를 바랬지만.


이제 전부 의미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나 조차 어젯밤 이안의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향한 애타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는데 과연 이 아기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공주님을구해주는 왕자님을 만나고 쉽게 포기할까?


목구멍이 자지에 막힌 것 마냥 답답했다.

그 순간 세실의 눈이 살며시 떠지기 시작했다.

"...! 아가!"


".... 마마?"


힘없는 목소리에 심장이 찢어지는 것만 같은 괴로움이 느껴진다.

나는 당장이라도 울것만 같은 표정으로 세실을 꼬옥 끌어안았다.

이 어린 것이 그렇게나 밝은 미소를 띄고아침에 나가더니 이런 식으로 올줄이야.

불현듯 양아치 역할을 부탁한 사내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분명 그 사람의 짓이겠지 나는 세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살의가 담긴 칼날을 갈았다.

"우리 세실... 괜찮아...?"

"...... 마마. 흑... 마마아....! 흐윽...! 흐아아앙...!!"


나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리는 세실, 가슴팍이 젖어가는 것을 느끼며  또한 눈물을 흘렸다.


한참동안 그녀를 다독이자 세실은 모든 것을 눈물속에 담아 쏟아보냈는지 울음을 그치고 말없이 나의 가슴에 얼굴을 부비기 시작했다.


잠깐동안 서로의 온기를 느끼던 와중 세실이 빨갛게 부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마..."


"그래... 우리 아가 무슨 일이니"

"나... 여기 어떻게 왔어?"

불안감으로 가득찬 눈동자 나는 그녀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아차렸다.

"..... 그 금발의 남자 말하는거니?"


"....... 응"

"그 사람이라면 너를 대성당에 데려다 놓고 사라졌단다."

"......... 거짓말"


"..... 아가?"


순간 세실의 보라색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진다.

"거짓말이야. 왕자님이  두고 가실리가 없어..."

".... 아, 아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그 사람이  떠날리가 없잖아!!! 왜! 거짓말을 하는거야!! 응?! 왜!!"


"아, 아가...!"


당황했다.


이런 식으로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의 세실은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에.


나긋나긋한 눈썹 끝자락에 글성글성 눈물을 매단채 세실이 나를 올려다본다.

"엄마 아니 어머니... 부탁... 드릴게요....."


"세실아..."


"왕자님을... 찾아줘 나, 나아... 왕자님이 필요해....! 제발...! 왕자님... 왕자님이 필요....해..."

그리고 기절하듯 세실은 잠들었다.


부드럽게 그녀를 안은채 나는 심란한 표정으로 고민했다.

생각 이상으로 세실 이 아이의 마음속 상처는 심각했다.

아마 그 사람, 왕자님이라는 건 이안씨를 말하는거겠지. 이안씨와 이어지지 않으면 세실 이 아이의 마음은 바스라질 것이라 생각한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이 아이를 이안 그 남자와 함께  수 있게 만들지를.


* * *


아마니아와 나의 체액으로범벅이 되어 짙은 체취가 올라오는 침대에 누워있는 이안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던 나는목에 걸려있는 초커에 손을 올려놨다.


손끝에 느껴지는 가죽띠의 반들반들한 감촉과 그 가죽띠에 달려있는 하트모양의 보석의 단단한 촉감이 느껴진다.

의자에 앉은 나는 다리를 꼬고 다시 이안을 바라봤다.


그리고 약간의 분노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눈을 감고 가슴속에느껴지는 것이 있는지 다시 한번 더 확인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음속 호수는 약간의분노로 인해 잔잔한 물결을 미세하게 만들 뿐이었다.


나는 아마니아를 생각했다. 그 아이의 풋풋한 얼굴, 그 아이의 단단하지만 매끈하기 그지없는 몸, 그 아이의 앳된 외모와는 정반대의 우람하고 남자다운 자지가 떠오른다.

그러자 내 마음속 호수는 방금 전 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거세게 파도를 일으키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나는 발그래 달아오르는 볼과 마음속 아마니아의 모습에 발정난자궁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큥♥ 큥♥ 떨려오며아래로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보지는 자동으로 자지를 받아들이기 적합한 상태로 변해 끈적끈적한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상상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교미를 위한 준비를 순식간에 끝마치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아... 나 완전히 떨어졌네...'


이미 늦었다.

분명 나의 추억은 이안 이 사람과의 것으로 가득 들어차 있고 그 기억에 담겨있는 애정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애정이라는 감각만을 제거한 것만같은 이질감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명백히 이질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더 이상 이안에게 전과 같은 떨림이, 사랑이, 애뜻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느끼지 못하게 만든건가?


초커를 만지작거리던 나는 이안에 대한 애정이 좁쌀만큼 남아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애정 또한 그저 자신의 물건에 대한 애정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 지금 이안은 나에게 있어 가장 아끼는 딜도 하나 정도의 가치 밖에 없다.

그것도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완전히 망가진 딜도였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옆에 앉은 스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으... 주인님 괜찮으실까요...."

나는 두  가득 근심을 담은 스이를 흘겨보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괜찮겠지 뭐"


아무런 관심없다는 듯 말하자 스이가 나의 대답을 듣고 두 눈을 크게 뜬채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석양과 같은 주홍빛 눈동자에는 의혹이 담겨있었다.

"..... 그레이스님... 혹시..."

똑 똑 똑


"그레이스 씨? 스이 씨? 안에 계신가요?"

밖에서 클로디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말없이 스이의 불안함을 품은 눈동자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문을 향해말했다.

"들어오세요."


나의 대답에 열리는  그곳에는 클로디아가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세실 씨는 괜찮나요?"


나의 물음에 클로디아는그걸 물어볼 줄 몰랐다는 듯 자신의 실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우물쭈물하다 대답했다.

"아, 그, 네에.... 지금은  자고 있어요."


 문을 닫은 클로디아는 힐끗 힐끗 이안을 흘겨보고는 뺨에 홍조를 띄며 나에게 되물었다.


"어, 저어... 이안씨는..."


이안씨?

나는 클로디아의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과 호칭의 변화를 빠르게 눈치챘다.

나는 차분한 눈동자로 클로디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지금은 잘 자고 있어요."


"아, 다행이네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클로디아 명백히 이상했다.

마치 세실이 이안을 바라보듯 과거의 내가 이안을 바라보듯 클로디아는 이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눈에 맴도는 분홍빛 기류가 보이는 것만 같아 나는 가만히 그녀를 지켜보던 와중클로디아가 나의 시선을 느끼고 움찔 몸을 떨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 제가 어제 말씀드렸던 이야기 말인데요."


"네"

"정말... 정말 죄송해요! 분명 제가 고용한 사람이 이런 일을 벌인  같아요... 이 일은 반드시 보답하도록 할게요! 그, 그러니 만약 이안씨가 일어나시면 당장이라도 발기력 유지 시술을준비할게요!"

"..... 다른 방식이 있었나봐요."


"네! 당연하죠! 거기다 제가 개인적으로 보답을 드리도록 할게요. 분명 만족하실거에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클로디아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다시 이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애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자지가 선다해도. 과연 쓸곳이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쓴다 하더라도 의미가 있나?

나는 차분한 눈동자로 이안을 바라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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