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7화 〉96화 - 최고 보지 품평회 (97/190)



〈 97화 〉96화 - 최고 보지 품평회


<그레이스>


정조대를 착용한 남편의 모습을 보자 오싹오싹한 쾌감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희열로 가득찬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던 나는 그의 몸 위에 올라탄  착 달라붙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남편의 온기, 가슴속 깊은 곳 까지 충족시키는 그의향기를 맡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우후후♥ 마음에 드나보네?"


"........."


이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붉어진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당신이 나쁜거야.... 정말이지 나를 안달나게 만들고... 쪽♥ 가끔 내 기분이 좋아지면 풀어줄게♥ 아♥ 나는 당연히 당신이 허락했으니깐 있는 힘껏 즐길게♥ 알았지?"


"...... 응"

남편이 흥분과 기대로 가득찬 눈빛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난 야릇하게 미소를 띈 채 그의 볼에 키스했다.


벌떡 일어난 내가 남편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 일어나자 배고프지?"

나의 손을 붙잡고 일어난 남편, 잠시 주저하던 이안이 말했다.ㅣ

"......... 그레이스"

"응?"


"................. 고마워"

"........ 후훗♥ 내가  고마워♥"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옷을 추스른 남편을 바라보던 나는 그와 함께 방밖으로 나갔다.


남편에게 정조대를 착용시킨 이후 가스팔은 업그레이드라는 명목하에 다시금 나를 석관 안에 넣어 슬라임의 미약에 절여놓았으며 한껏 달아오른 구멍에 안달이  가스팔을 유혹하면 그는 주저하지 않고 자지를 박아넣었다.

내 몸을 맛보는 것이 질리면 성능을 테스트하겠다고 말한  여느때와 같이 난교를 벌인 곳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놀랍게도 이안은 섹스로이드와 여러차례 바꾸어도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

거기에 더해 이안은 섹스로이드의 자위 통제와 정조대 때문에 무려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자위를 하지 않았다.

'그 점만큼은 솔직히.....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너무하네....'


단 한번도 나 혹은 섹스로이드에게 자위를 허락해달라고 부탁하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살짝 감동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와 섹스로이드를 구분하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에 실망감이  컸다.

가끔 섹스로이드와 함께 있는 남편의 모습에 질투심이 일어나 툴툴거렸지만.....


아무튼 그러한 나날이 지나가던 와중 축제는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잿빛으로 물든 돌의 도시 마리노는 칙칙한 빛깔을 내던지고 화려한 색깔의 천으로 덮어씌워졌다.


행사장으로 이동하던 나는 활기로 가득찬 도시를 흘겨보며 여느때와 같이 섹스로이드 흉내를 내며 무표정하게 걸어갔다.


이안은 거리 곳곳을 걸어다니는 알몸의 섹스로이드들을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며 허벅지를 비볐지만 정조대는 굳건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우리의 발길은 광장에 도달했다.

아레나와 같은 거대한 규모의 원형경기장 입구를 드나드는 많은 수의 인파, 접수대 앞에서 차례차례 들어가는 알몸의 섹스로이드들...


가스팔은 곧바로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섹스로이드의 줄을 향해 나아갔다.

"이거 이거 어서오시지요!! 가스팔 님! 아주 뛰어난 소재를 얻으셨다 들었는데 말이죠 하하하"

그 순간 훤칠한 외모에 머리를 완전히 뒤로 넘긴 남자가 두팔을 벌리면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로반....."


가스팔의 못마땅한 눈빛에 로반이라 불린 남자는 능글맞게 웃었다.


"그나저나 다행입니다. 가스팔 님 제가 알기로는 슬럼프에 빠지셔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들었는데..... 흐음 뒤에 있는섹스로이드 덕분에 몸보신이라도 하셨습니까?"

"흥.... 네놈이 알바 아니다."


"이거 너무 대우가 박하시네~! 저는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구요!  티끌정도만큼은? 흠흠 아 실례 아름다우신 숙녀분과 멋지신 신사분을 눈앞에 두고 저같은 남자가 무례를 범하고 말았군요."


가스팔을 비웃던 로반은 곧 그의 뒤에 서있는 나와 섹스로이드, 이안을 보고 앞으로 나서며 나의 손을 붙잡았다.


화들짝 놀란 내가 떨리는 눈동자로 이안을 흘겨보자 이안은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껌뻑거렸다.

로반은 나의 손등에 키스를 하더니 미소띈 얼굴로 말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숙녀분 저의 이름은 로반이라고 합니다. 정말이지 이렇게나 아름다우신 분이 저희 도시에 찾아오실줄이야..... 더 신중하게 소재를 찾을걸 그랬군요. 숙녀분께서는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어, 저기 그, 그레이스는 여기 있는데요."


혹시라도남편이 알아차릴까?

기대와 남편이 알아차리면 화를 낼지는 않을란지 불안해 하던 나의 마음은 이안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에 싹 가라앉았다.


'............... 실화냐...... 아니, 보통, 저, 저런 말을 하면......... 하아....'


살짝 어이없다는 남편을 흘겨본 나는 두 눈을 감고진짜 괴멸적인 남편의 눈치에 치밀어 오르는 한숨을 꾹 참았다.

남편의 말에 어리둥절한 눈동자로 나와 이안을 번갈아 보던로반은무엇인가를 알아차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안하다는  미소띈 얼굴로 이안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거 이거 죄송합니다. 역시 가스팔 님이시군요. 이렇게나 진짜 같은 섹스로이드를 만들 줄이야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로반이라고 합니다만..... 성함이?"


"아 이안이라고 해요."

"음 음 정말이지 좋은 부인을 두셨군요."


"네저한테는 과분한 아내죠"


섹스로이드의 허리를 더욱 끌어안으며 말하는 남편의 모습, 그의 자랑섞인 어투에 기분이 풀어진 남편 몰래 입술을 삐죽였다.


"이런 시간이 아무튼 좋은 승부가 될것 같군요. 그럼 이만 다음은 무대 위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가스팔님, 이안씨 그리고..... 그레이스씨"


정중하게 인사한 로반은 가스팔과 이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섹스로이드를 바라보다 나에게 초승달 처럼 휘어진 눈웃음을 보낸 뒤 바쁘게 군중 너머로 사라졌다.


"여전히 기분나쁜 녀석이야...."

"예? 왜요? 정중하신거 같던데요?"

"흥"


코웃음  가스팔은 심술을 부리듯 거칠게 발걸음을 옮겼다.


"가스팔님의 섹스로이드 등록 완료됐습니다. 섹스로이드는 이쪽으로"

"음"

접수대에서 등록을마친 나는 꽁냥꽁냥대는 이안과 섹스로이드의 모습을 한번 흘겨봤다.

"히히히 여기 볼거 엄청많지 않아? 자기야~♥ 나 구경하고 싶어♥"

"어, 어어 헤헤헤 그럴까?"


'으으으!! 자기 아내도 못알아보고 헤실헤실 웃기나하고!! 치잇!! 칫! 칫!!!'

아내도 제대로 구분 못하고 헤실헤실 웃고있는 남편의 모습에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서 검고 진득하기 그지없는 질투심과 실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삐진 나는 볼을 부풀리고 인상을 구긴 다음 심퉁난 발걸음을 옮겼다.

이안은 감정을 가득담아 움직이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섹스로이드의 제촉에 발걸음을 옮겼다.

고대 로마의 검투사 대기장 같은 내부의 모습은 독특하기 그지없었지만 남편이 끝까지 못알아봤다는 사실에 상실감에 빠진 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들끓어오르던 질투심과 실망감은  가라앉아 검고 찐득한 호수처럼 변했다.


그 위에 떠오르는 오나홀에게 남편을 빼앗겼다는 상실감이 기둥처럼 치솟아 올랐다.


질투와실망으로 찐득하게 물든 상실감이라는 이름의 기둥이 가슴속에 박히자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이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문 나는 입술을 삐쭉 내밀고는 선수대기실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 가스팔의 말에 집중했다.

"대회는당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할거요. 뭐 외우거나 할건 없고 경기장 중앙으로 불려나가면 그곳에서 당신의 성적능력을 어필하면 끝이오."


"성적능력이요?"


 소리야?

불퉁한 얼굴로 물어보자 가스팔이 이어 말했다.

"내가 맨 처음 말했지 않소 이 대회는 고대부터 드워프들이 아내 혹은 씨받이를 만들기 위해 개최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어서 말한 것들은 이런 것이었다.


최초의 드워프는 신이 진흙으로 빗어 만들었다. 장인의 신이였던 그는 자신의 손재주를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종족을 만드는데 열중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여자를 만드는 것을 깜빡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시 고민하던 신, 그런 신에게 조언을 하고자 앞으로 나선이가 있었으니 최초의 드워프들의 왕이자 자신의 손으로 생명을 만든 그롬이었다.


그는 드워프에게 어울리는 짝을 고민하는 신의 모습에 스스로의 손으로 진흙을 이용해 최초의 섹스로이드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신의 앞으로 다가가 자신의 섹스로이드를 바치며 말하길 '고민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저희들은 각자의 취향은 다르므로 아버지가 주신 힘을 이용해 직접 짝을 빗어내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신은 자신의 앞에 바쳐진 아름답기 짝이 없는 섹스로이드를 바라보며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


'너희들이 원한다면 그리하라' 그리고 그대로 섹스로이드를 덥쳐 아이를 잉태시켰으며 그롬은  섹스로이드와 함께 드워프에게 돌아가 자신의 섹스로이드가 낳은 아이를 신의 사도이자 후계자로 내세웠다.


그 뒤 축제때 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섹스로이드를 만들고 누가 더 끝내주는 보지를 만들어내고 누가 더 아름다운 외모를 만들었는지 겨룬다음 최종적으로 선발된 섹스로이드를 사도에게 바쳐 아이를 잉태시켰다.


이렇게 선발된 섹스로이드는 신께서 선택한 오나홀로 선언되고 잉태된 아이는신의 아이로써 마리노에서 극진하게 모셔지고 장인은 그 명성을 떨친다.

그 이야기를 모두 들은 나는 벙찐 표정으로 말했다.


"어...... 그러니깐 만약 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아이를 임신해야한다고요?"


"음"


고개를 끄덕이는 가스팔, 난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그건 말이 없었잖아요."


"걱정하지 마시오 임신한다 해도 신의축복을 받아 순식간에 출산이 가능하니"

"그,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아니! 남편이 있는데 아이를 임신하라고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루만에 끝날 절차에 불과하오 그리고 남편도 당신을 섹스로이드로 착각하고 있지 않소? 걱정마시오 그는 내가 붙잡아 두고 있을테니 편히 즐기시오. 거기다 신의 아이를 잉태하면신께서 직접 축복도 선사하시니 나쁜일은 아니오. 아니 오히려 축복받을 일이지. 거기다 당신이 선택받지 않을 가능성도 많소"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듯 말하는 가스팔의 모습에 자존심이 상한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뭐라는 거야 땅딸보 새끼가....'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곧 우월감에 가득 차올랐다.

'거기다 나보다 새끈한 년들도 없는데 당연히 내가 우승하지! 흥!'

육감적인 몸을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인 나는  남편을 생각했다.

이안...... 지금쯤이면.....


순간 치솟아 오르는 부정적인 감정, 미간을 찌푸린 나는 섹스로이드와 알콩달콩하게 축제를 즐기고 있을 남편을 생각하니 배알이 뒤틀리는 것이 느껴졌다.

'칫 당신 잘못이야.... 제대로 구분도 못하고 오나홀따위한테 푹빠져서! 심지어 자지도 박지 못하면서!! 칫! 칫!!'

질투심으로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남편을 까던 나는 결심했다는 듯 고개를 들고 말했다.

"좋아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되는건가요?"

"음 할마음이 생겨 다행이오 신을 향한 기원은  3가지 단계로 나누어져있소"


첫번째 단계 아름다움

"처음에는 이름표를 들고 심사 장인들에게 자신의 육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면 되오 뭐 이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간단한 일이오"

두번째 단계 쾌락

"그 다음은 남자에게 얼마나 많은 쾌락을 줄 수 있는지로 결정되오 간단히 말하자면 그대가 가장 자신있는 부위로 설치된 딜도를 쥐어짜면 되오 최대한 빠른시간안에 사정을 유도하면 높은 점수를 받지 그만큼 쾌감이 높다는 뜻이니깐"


대망의 세번째 단계 사랑

"이 단계는 극소수의 섹스로이드로만 진행하게 되오 어지간해서는 두번째 단계에서 탈락하지 마지막은....."


난 그의 말을 듣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아, 아니 그러면 나는 이길수가 없잖아요! 거, 거기다 그런 내용이었으면 저한테 왜 그런 제안을...!"


"뭐괜찮소 우승은 별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별로 기대도 안했소. 그러니 걱정할 필요없다고 한것이고, 뭐 잘해보시오, 전부 통과하지 못해도상관없소 그대가 원하는대로 무구는 만들어주지, 만약..... 전부 통과하면..... 흠, 뭐 댁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의 말에 뒤늦게 머리속에 남편이 떠오르자 순간 치솟아오르는 오싹한 쾌감에 허벅지를 비볐다.


'만약...... 세번째 단계를 통과하면......'


고개를 숙인 나는 요염하게 입술을 핥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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