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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화 〉80화 - 대토벌 (81/190)



〈 81화 〉80화 - 대토벌


비가 오려는지 회색빛깔 구름이옅개깔린 아침 어젯밤의 습격 이후 토벌지침은 바뀌었다.

여기서 부대를 나누면 각개격파 될 것이라 생각했을까? 수가 적으면 상대방의 습격에 대처할 수 없다고 생각한 탓일까? 함정과 매복은 취소됐다.


무장을 갖춘 320명의 병사, 아무리 40명의 야만인들이 강하다 할지라도 8배나 차이가 나는 숫자를 쉽사리 이길 수 없으리라 생각한  같다.

선두로 몸놀림이 재빠른 용병들을 척후로 보낸 토벌대장은 숲속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조심스럽게 거의 강박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천천히 걷는 탓에 부대의 이동속도는 굉장히 느렸다.

야만인들의 근거지들까지 앞으로 10분 남짓 토벌부대는 적당한 공터를 찾아 진형을 정비했다.

앞장서서 보낸 척후들은 조용하기 그지없는 근거지의 현 상황을 알렸다.


마치 아무도 없는 것만 같다 라고 말한 척후의 말에 토벌대장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잠시 고민하던 토벌대장은 인근까지는 가봐야 겠다 생각한 모양인지 병사와 용병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울창한 숲속에서 진을 맞추고 진격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 토벌대장은 팀별로 나눈 용병들을 선행으로 보낼 생각인 듯 보였다.

정규군들도 각자의 소속부대원들과 조를 맺어 진형을 정비한 뒤 천천히 근거지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방패를  가린과 이안의 뒤에 선채 완전히 빼들은 대검을 어깨에 걸치고 천천히 걸어갔다.


조용하기 그지없는 숲 그 흔한 벌래 우는 소리조차 귓가에 들려오지 않았다.

마치 숲 자체가 적의를 가진듯 불길하게 흔들리는 나뭇잎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채 토벌부대는 전진했다.


천천히 걸어가던 중 갑작스래 시야가 탁 트였다.


커다란 공터 한가운데 위치한 목채 저곳이 척후가 말했던 야인들의 근거지다.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활짝 열린 목책은마치 우리들을 유혹하는 듯 보였다.

너무나도 함정 같은 모습에 공터로 나온 용병들은 섣불리 들어갈 생각을 못했다.

"저거... 너무 함정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으음... 저희들을 무시하는 걸까요? 농성을 한다해도 힘들텐데"

그레이스의 말에 가린이 자존심 상한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머뭇거리며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와중 정규군들이 나왔다.

토벌대장도 활짝 열린 목책 문에 인상을 찌푸렸다.


잠시 고민하던 토벌대장은 척후를 보내 목책 주변을 살펴보도록 했다.


그리고 나온 결과는 아무것도 없음 주변 숲에도 목책에도 아무런 이상은 없었다.

누군가를 보내야된다 생각했는지 토벌대장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레이스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 저거 저거 저  엄청 귀찮은 눈이네...'


그레이스는 토벌대장의 눈을 피하고 딴청을 부렸다.


물론 토벌대장은 그레이스를 불러들였다.

"그대에게 임무를 하나 내릴까 하네"

"으음~ 저 안으로 혼자 들어가라고요? 그건 좀..... 저도 목숨이 중요해서 히히"

"걱정말게 그냥 인기척이 느껴지는지 훑어보고 바로 나오면 되는 일이야 무엇보다 그대의 옷 그건 마력 방어구가 아닌가?"

"그건 맞지만......"


"그저 훑어보기만 하면 된다네 물론 보상도 두둑히 주도록 하지"

"보상이라......."


그러고보니 돈이 부족하다.

입막음 비용으로 1골드를 받긴 했지만 그동안 모은 모든 돈들을 고블린들에게 사로잡혔을때 잃어버렸으니 그 생각을 다시하니 입맛이 씁쓸했다.

"말만 하고 안주는 경우도 있어서...."


"귀족은 약속하면 지킨다. 너 또한 알텐데?"


"아~ 저는 퇴출당해서"

싱긋 웃으며 말하는 그레이스의 모습에 토벌대장은 기품있게 자신의 콧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그렇다면 즉시 지불하지"


그리고는 자신의 반지를 뽑아 그레이스에게건내주었다.

"자 받아라 홀스타우로스 여성이여 이 반지 정도의 가치면 대가는 충분할거다."

"오오... 이 정도로 해주신다고요?"

"이번 일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그저 불화살을 날려 전부 불태우는 것으로 끝내도 되겠지만 그저 매복을 두려워 하며 마지막 남은 흔적마저 불태울 수는 없는  그런 리스크를 감당할 생각은 없다. 자 가라 가서 네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해라"


"후후후 예"

반짝이는 반지를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던 그레이스는 먼저 파티원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여보 한번 살펴보고 올게"

"....... 괜찮겠어?"


"당연히 괜찮지~ 당신도 알잖아 이 마력방어구 단단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난 죽지만 안으면 멀쩡히 걸어서 나올 수 있는걸? 거기다 생각해봐 겨우 한명들어갔는데 습격하겠어? 바깥에 용병들이 잔뜩 깔려있는데?"


"....... 으음..... 하아 알았어 그리고.... 미안 그레이스 내가  강했다면"


"어유 우리 자기 또 그런다 또 자책하지 말고 수련 열~심히 해서 나보다 강해지면 되잖아~ 후후후 다녀올게 여보 쪽♥"

그레이스는 이안을 위로하고 볼에 키스를 한 뒤 가린과 빈달에게 말했다.

"다녀올게요"

"몸 조심하세요 하하하!"

"........ 조.. 조심하세요..."

활기찬 가린과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빈달의 모습에 히죽히죽 웃으며 그레이스는 대검을 뽑아 어깨에 걸쳤다.


"후후후 걱정마세요! 저 이래뵈도 강한걸요?"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으로 야인들의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 * *

보기 드문 양식 마치 전생에 인터넷에서  적 있는 몽골의 게르와 같이 생긴 천막이 마을 내부에 여기저기 불규칙 적으로 널려있었다.


한적하기 그지없는 마을 경관 가끔씩 울어대는 벌래 소리만의 고요하기 그지없는 마을에 한적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언제라도 대검을 휘두르거나 다른 무언가를 막을 수 있게 느슨하게 손잡이를 붙잡고 설렁 설렁 천천히 걸어갔다.

슬쩍 대검 끝자락으로 게르의 천막을 걷어 확인한 그레이스는 안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횡한 천막 안.... 떠난지는 한참이나 됐는지 별다른 물품들은 보이지 않았다.


슬쩍 살펴보던 그레이스는 바로 마을 정중앙에 위치한 목조건물을 향해 다가갔다.


꽤나 큰 건물 안으로 들어선 그레이스는 이 건물이 주로 야인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길고 거대한 테이블 그리고 테이블의 끝에 놓여진 꽤나 화려한 의자, 거침없이 하지만 주의깊게 이곳저곳을 둘러본 그레이스는 한가지 결론을 내릴  있었다.

이곳에 야인들은 없다.

확신이 든 순간 그레이스는 바로 마을 밖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던 토벌대장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데요?"

"아무것도 없다?"

"네 오크는 물론이고쓸만한건 싹 털어간 모양이에요."

마을 내부 구조와 중앙에 위치한 거대 목조 건물 내부 상황까지 전부 설명하자 토벌대장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좋아 잘해줬구나 그럼 돌아가서 지시를 기다리도록"

그레이스에게 지시를 내린 토벌대장은 곧 부관들과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토벌대장은 마을 내부를 점거하고 일대에 척후를 보냈다.

어느새 어둠이 짙게 깔린 바깥을 훑어보며 용병들은 어쩌면 이대로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그런 용병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박살났다.


"---------!!"


갑작스러운 소란은 게르 안에서 잠들어 있던 그레이스와 파티원들의 잠을 깨우기에는 충분했다.

그레이스가 누군가의 고함소리에 벌떡 일어나자 다른 용병들도  소리를 들었는지 화들짝 일어나 자신의 무기를 챙겼다.

"끄아아아아아!!!!"

그리고 당신들의 생각이 맞다는 듯 처절하기 그지없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안! 가린! 빈달! 붙어!"

그레이스의 외침에 우리 네명은 정신을 차린 다른 용병들과 함께 밖으로뛰쳐나갔다.

마을은 불타고 있었다.


"끄아아아!"

"적습! 적습이다!!!"

인간과 신체 스팩이 두배나 차이가 나는 오크들은 혼란에 빠진 용병들과 군인들을 아주 손쉽게 각개격파 하고 있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어!"

순간 옆에 있던 이름모를용병들이 소리치며 장벽 너머로 달아나려는 순간 넘실거리는 불길을 뚫고 날아온 무언가에 맞아 고꾸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그레이스는 포위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타오르는 목조 건물에서는 오크들이 때를 지어 나오고 있었으며 바깥에서는 도망가는 녀석들을 향한 화살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글렀네'

이미 우리는 패배했다 라고 생각한 그레이스는 이안, 가린, 빈달에게 말했다.

"모두들! 정문으로 돌파하자! 내가 정면에서 화살을 막을테니깐 전속력으로 달리기만 해! 알았어?"

나의 지시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 후 자신의 무장을 점검했다.

"자... 준비... 준비...."

그리고 혼란 그 자체인 주둔지 내에서 포위망이 조금이라도 옅은 곳을 찾는 순간 외쳤다.


"가자!"


그레이스의 외침과 동시에 파티원들은 동시에 정문 너머로 달려갔다.


불길이 넘실거리는 마을을 벗어나 밖으로 나오는 순간 숲 너머에서 쏜살같은 속도로 화살이 날라왔다.

그레이스는 순식간에 자신의 눈앞까지 다가오는 화살을 팔을 이용해 쳐내는 순간 으직! 하는 소리와 함께 팔이 가볍게 꿰뚫렸다.


"크으읏!!"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앙문 그레이스는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참으며 덜렁 덜렁거리는 팔에 회복을걸며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밴시의 울음소리 마냥 공기를 찢으며 쇄도하는 두번째 화살 다시금 회복된 왼팔을 들어 막아냈다.

순간 숲 너머에 느껴지는 술렁임에 그레이스는 사나운 미소를 얼굴에 띄운채 질주했다.


덩치에 비해 작디 작은 활을 들고 있던 오크의 얼굴에 띄워진 당황한 표정마저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낀 그레이스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뒤져!!!"


쿠우웅!! 하는 발돋음 소리와 함께 그레이스는 그대로 오크에게 몸통박치기를 선사했다.

오크는 눈 깜빡할 사이에 자신의 눈 앞으로 다가온 그레이스의 사납기 그지없는 미소를 보고 화들짝 놀라 황급히 피하려 했지만 오크에겐 안타깝게도 이미 늦었다.

콰지직....!! 오크는 자신의 몸에서 들려오는 무언가 바스라지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핏덩이를 기침과 함께 뱉어냈다.

그레이스의 몸통박치기를 맞은 오크는 수제비 마냥 땅을 여러차례 튕기더니 나무에 부딪힌 뒤  늘어졌다.


"어서!!"

그레이스는 뒤늦게 쫓아온 나머지 세사람과 함께 숲속 깊숙한 곳으로 몸을 옮겼다.


처참하기 그지없는 비명소리와 붉게 물들어 불타오르는세상을 달래듯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 *


쏴아아아....!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어느새 장대비 마냥 내리기 시작했다.


커튼같이 억수로 내리는  사이로 오크들이 처연하게 서있었다.


나무를 등지고 입에서 피를 흘리는 오크를 바라보던 유별나게 커다란 오크는 한쪽 무릎을 꿇고 차갑게 식은 경악어린 눈을 조심스럽게 감겨주었다.

"......... 족장 추적할까?"


"............."


뒤에 서있던 오크가 슬픈 눈으로 쓰러진 오크를 바라보며 말했다.

족장은 그저 말없이 쓰러진 오크를 쓰다듬다 작게 말했다.

"아니 추적하지 않는다. 이런 빗속에서는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겠지"

그리고 말없이 자신의 아들의 배에 새겨진 선명한 두개의 줄을 바라보다 뒤돌아 섰다.


"후우... 후우.... 후우..."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물론 그레이스는 전혀 힘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세사람이 퍼져서야 제대로 도망도 못 갈거라 생각했다.

쉴곳이 필요하다 장대같이 쏟아지는 비는 그쳤지만 아직 아침은 멀었고 비가 온뒤의 차가운 공기는 빗물에 흠뻑 젖은 나머지 세사람의 체온을 급격하게 빼앗았다.

주의 깊게 이곳 저곳을 살펴보던 그레이스는동굴을 발견할  있었다.

"모두들 여기서 쉬고 가자"

그레이스의 말에 나머지 세사람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꽤나 넓은 동굴 내부에 그들은 빗물로 흠뻑 젖은 갑옷을 벗었다.


그레이스도 흠뻑 젖은 옷을 벗고 싶었지만 이안의 앞에서 만큼은 정숙한 여인 흉내를 내고 싶어 벗지 못했다.


밖으로 나온 그레이스와 파티원들은 재빠르게 땔깜으로 쓸만한 나뭇가지들을 주워온 후 마력을 사용해 나뭇가지의 물기를 날려버린  불을 피웠다.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과 물기에 푹 젖은 옷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그레이스도 흠뻑 젖은 몸을 말리기 위해 불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세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고개를 갸웃하고 아래를 내려다 보자빗물에 흠뻑 젖은 상의가 착 달라붙어 희미하게 분홍빛 유두를 들어내고 있는 모습에 반사적으로 가슴을 가렸다.

'''야해....'''


살짝 붉어진 얼굴로 다리를 움츠린 그레이스가 유두만 양 손으로 가리는 모습을 본 세사람은 동시에 생각했다.


이안은 부끄러워 하는 아내의 색다른 모습에 미소를 가린과 빈달은 빳빳하게 발기되는 자신의 자지를 숨기기 위해 무릎을 끌어 안았다.

타닥 타닥 불타오르는 모닥불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채 밤은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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