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54화 - 멍멍이는 귀여워
그레이스 SIDE
숙소로 돌아온 난 열정적으로 바라보는 여관 주인의 눈빛에 피식 웃은 후 이안과 함께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다음 날 경비대에서 사람이 도착했다.
"어서오세요 저.... 하하 죄송해요 통성명도 안했네요....."
그때 우리에게 의뢰를 소개해준 경비원의 이름도 모른다는 사실에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자 무뚝뚝한 얼굴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인사드리지 않은 저의 잘못이니깐요. 라인 성채도시 제 1 경비대 소속 소장 네온 이라고 합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저는 이안이고이 쪽은 제 아내 그레이스에요."
"알고있습니다. 제가 찾아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저번 악몽 사냥에 대한 보상을 알려드리기 위해 온것입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곳이 있습니까?"
"아 그런거라면 저희 방에서 이야기 나누시죠"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안이 네온 소장을 방안으로 안내했다.
방안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자 마자 네온 소장이 입을 열었다.
"우선 악몽을 사냥해주신 것에 대해 라인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 먼저 드리겠습니다."
네온 소장은 정말 고맙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헤헤헤 아니에요~"
이안은 쑥쓰러우면서도 기분은 좋은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으음.... 일단 이번 악몽 사냥에 대한 보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윗선에서는 이번 일에 대한 물질적인 보상은 어렵다고 전해왔습니다."
"....."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물질적인 보상은 드릴 수 없지만 그 외의 경우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을약속했으니깐요. 저희 라인 성채도시 행정처에서는 국가 공인 의뢰에 대한 여러분들의 우선순위를 제일 위로 둘 예정입니다."
그리고 네온 소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라인 성채도시에서 지원하는 의뢰는 신뢰도가 높은 용병을 제외하면 받을 수 없다는 것과 도시의 지원하에 의뢰가 진행되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만약 토벌에 관련된 의뢰의 경우 기여도에 따라 전리품의 일부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도시에서 제공하는 의뢰들은 높은 수준의 평가점수를 주기 때문에 용병패 승급을 위해 좋다는 것을 설명했다.
"우선 저의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받으시지요."
말을 마친 네온 소장이 자신의 품에서 종이를 꺼내들고 우리들에게 건내주었다.
"이번 저희 도시에서 진행할 의뢰들 입니다. 원하시는 의뢰를 선택하시면 이번에는 저희가 직접 등록해드리겠습니다. 아 이번에는 저희가 직접 찾아와 설명해드렸지만 다음부터는 경비대에 직접 오시면 그때 당시 등록된 의뢰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으음.... 예 고마워요."
그래도 쉽게 양질의 의뢰를 얻을 수 있다는 소리에 수긍한 우린 네온 소장이 건내준 의뢰 목록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 이걸로 할게요."
네온 소장은 우리가 지목한 의뢰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인했습니다. 이 의뢰로 등록하도록 하죠. 내일은 용병길드로 가실 필요 없이 바로 저희 경비대로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네온 소장이 방을 둘러보며 말을 꺼냈다.
"숙소도 저희 시에서지원하는 곳으로 안내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바로 따라 오시죠."
* * *
"으아~ 하하하 그래도 숙소 지원해주는건 좋은데?"
"그러게나 말이야 어지간한 숙소는 모두 꽉 차있어서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갔는데 좋은걸?"
내가 푹신해보이는 침대에 몸을 내던지며 말하자 이안도 어지간한 숙박업소 보다좋은 상태에 미소를 지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게나 말이야 우리가 지냈던 곳은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어깨가 쑤셔서 영 아니었단 말이지~"
"확실히.... 좋지는 않았지 하하"
"후후후 자자 이리로 와 우리 자기 오래간만에 같이 잘까?"
내가 야릇하게 바라보며 말하자 이안이 얼굴을 붉히고 웃으며 침대에 올라탔다.
침대에 올라온 이안의 가슴팍을 매만지며 미소를짓자 이안이 꿀꺽 침을 삼킨다.
그리고 허물 벗기듯 이안의 옷을 하나 하나 벗겼다.
당연히 나도 옷을 벗고 우리 둘 모두 세상에 태어난 순간 처럼 알몸이 되자 마자 그의 위에 올라타서부드럽게 이안의 자지를 매만졌다.
조그맣고 하얀 이안의 자지는 나의 육탄공세에도 쉽사리 커지지 않았다.
'원래 이쯤이면 발기시켜야 했는데....?'
조금 당황한 난 마찬가지로 당혹스러워 하는 이안을 보고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우리 자기 많이 힘들었어? 후후후 그러 말을 하지 어젯밤으로는 조금 모자랐나보네? 그럼 오래간만에 푹 잘까?"
"그.. 그래"
어젯밤의 휴식으로는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 난오늘은 이안과 함께 잠들기로 결정했다.
물론 약간 욱신거리는 보지를 최대한 무시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다음 날 아침 우린 장비를 챙기고 경비대로 향했다.
"이.. 이번에 가시는 숲은 뱀의 등뼈 산맥에 굉장히 가까운 숲입니다. 그래서인지 마수들도 자주 나오고... 모.. 몬스터도 꽤나 자주출몰하는 지역이죠.... 당연하지만 아인도 많이 나오고요.... 그래서 그런지 어지간해서는 출입증도 발급안해주는데...... 뭐... 악몽을 사냥하신 두분이라면 문제없겠네요...."
장미악몽을 제거하기 전에 만났던 그 아이였다.
그 아이는 붉어진 얼굴로 힐끔힐끔 내 몸을 바라보면서 우리 둘을 의뢰 장소로 안내하고 있었다.
아직 어리숙함이 묻어나오는 모습에 피식 웃은 난 그의 말을 들었다.
"일단 의뢰내용은 보셨다 싶이 마랑 무리를 제거하시면 되겠습니다... 최근 사냥꾼들을 자주 습격하는 녀석들이라서 아마 숲을 조금 순찰하시다 보면 금방 나올겁니다. 일단... 저는 여기서 돌아가보겠습니다. 몇일 동안 머물 오두막은 사냥꾼들이 사용하는 곳인데 모두 철수해서 두분이서 사용하셔도 문제없을 정도로 정비는 잘 되어 있습니다. 원하시는만큼 사용하셔도 상관없어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두막 집으로 우리를 인도한 사내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약간 부풀어 오른 자신의 고간을 가리기 위해 뒤로 엉덩이를 빼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은 난 오두막을 둘러보는 이안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사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지 오두막 안은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여러가지의 고기가 보존 처리되어 보관되어 있는 지하실과 침실 그리고 거실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는 오두막을 살펴본 우린 그곳에 짐을 풀고 순찰이라도 돌 작정으로 무기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섰다.
울창한 숲을 돌아다니던 우린 첫날에는 아무런 소득 없이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오늘도 이안과 잠자리를 가질 겸 유혹했지만 이안의 자지는 도통 힘을 내지 못해 약간 떨떠름한 기분을 느끼며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밖으로 나온 우린 숲을 순찰하기 시작했다.
숲은 알수없는 새의 노랫소리와 우리가 걸어가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늘도 허탕이라고 생각하며 걸어가던 나의 코가 짐승의 냄새를 잡아냈다.
빠르게 도끼를 뽑아든 난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이안은 내가 도끼를 뽑아들자마자 방패와 바스타드 소드를 꺼내들고 나와 등을 맞대었다.
짹짹짹짹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부는 숲은 이따금씩 지저귀는 새의 울음소리만의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랑들은 들켰다는 사실을 깨달은듯 모습을 들어냈다.
하얀색깔의 털로 뒤덮인 거대한 덩치의 늑대는 우리들의 어깨 높이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이미 우리는 포위당한지 오래였다.
저벅 저벅 저벅
마랑 5마리가 보라빛 눈동자에 살기를 가득 담고 겨울의 차가운 온도로 인해 건조하게 말라붙은 땅을 짓밟으며 우리 주위를 돌며 빈틈을 찾기 시작한다.
야생의 날것 그대로의 살기에 경계는 끌어올렸지만 긴장하지는 않았다.
이틀전의 그 거대한 크기의 장미와 비교하면 저 늑대들은 새끼 강아지 수준의 위협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서로를 경계하던 순간 마랑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늑대가 짖었다.
"컹!!"
그 순간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노려보던 마랑 4마리가 일제히 달려들었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흉악하기 그지없는 이빨을 들어낸마랑이 우리들에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침착하게 도끼를 휘둘렀다.
처음은 우측에서 돌진하는 마랑이었다.
머리를 부드럽게 썰어재낀 다음 좌측에서 나에게 이빨을 들이밀며 달려드는 마랑에게 높게 치켜들어진 도끼를 그대로 내려찍는다.
마랑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도끼를 발견하자 마자 피하려고 했지만 더 빠르게 내려오는 나의 도끼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대로 피를 흩뿌리며 반으로 쪼개지는 마랑 슬쩍 눈동자를 돌려 이안을 확인하자 이안도 마지막 마랑에게 칼을 찔러 넣는 와중이었다.
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듯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우두머리를 씨익 웃으며 바라보며 맨손으로 달려들었다.
화들짝 놀란 우두머리가 펄쩍 뛰듯 뒤로 빠졌지만 난 다리에 힘을 주고 빠르게 그놈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도망가는 것을 포기한듯 이번에는 날카로운 이빨을 나에게 들이미는 녀석을 보고 산뜻하게 싱긋 미소지으며 손을 뻗었다.
"깽!! 깨갱!! 깽! 끼이잉! 낑! 끼이이이잉!!!"
그곳에는 무두질한듯 짓이겨졌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마랑이 있었다.
'항상 강아지를 기르고 싶었는데 후후후'
전생에는 여유가 없어서 동물은 기를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이번 생은 여유가 흘러넘칠 정도니 애완동물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우두머리 마랑에게 회복능력을 사용했다.
순식간에 회복된 우두머리는 더 이상 고통이 느껴지지 않자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얼빵한 얼굴을 하다 곧 경계를 다시 끌어올려 나에 대한 적개심을들어냈다.
물론 난 환하게 웃으면서 주먹을 들어올렸다.
* * *
오두막으로 가는 길에는 우리 둘만 움직이지 않았다.
난 보드라운 우두머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우두머리는 약간 겁먹은 듯 나의 손길을 얌전히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안은 내가 우두머리를 길들이는 과정을 그대로 봐서인지 약간 불쌍하다는 듯 우두머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헤헤헤 우리 귀여운 똘똘이~"
".... 똘똘이?"
"응! 우리 귀염둥이 이름이야 어때? 잘짓지 않았어?"
"........ 하... 하하 자.. 잘지었네..."
어째서인지 이안은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보였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강아지를 기를 때는 똘똘이라고 이름 짓기로 결정했는걸? 좋지 않나? 똘똘이!'
난 애완동물을 가졌다는 사실에 기분이 굉장히 좋아 계속 똘똘이의 부드러운 털가죽을 쓰다듬으며 걸어갔다.
그리고 똘똘이의 등에 탈 수 있다고 생각한 난 바로 그 위에 올라탔다.
역시나 마수는 마수 녀석은 나의 무게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거뜬히 견디고 있었다.
"하하하 우리 똘똘이 힘도 좋네~ 자 앞으로~"
내가 똘똘이의 엉덩이를 치며 말하자 똘똘이가 걸어가기 시작한다.
이안이 그런 나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나의 뒤를 따라왔다.
그렇게 걸어가던 우린 저녁노을이 지고 나서야 오두막에 도착했다.
"자기야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깐 여기서 쉬고가자 알았지?"
"그래 그래 오늘은 쉬고 가자"
내가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하자 이안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