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폭풍전야
올림포스에서 돌아오자마자 미아와 세희가 안겨들어왔다. 올림포스에 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기다려준거야? 역시 내 여자들이 최고다.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두 미인이 반겨주는 삶이라니. 내 인생은 헛된 것이 아니었어.
"주인님, 되게 빨리 돌아오셨네요. 벌써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응? 벌써라니?"
"여보가 올림포스로 간 지 1시간도 안됐어요."
엥? 아프로디테랑 떡친 시간만 해도 12시간이 넘는데 겨우 1시간? 올림포스의 시간은 다르게 흐르는 건가?
"주인님의 반응을 보니까 거기서 1시간만 있었던 건 아닌가 보네요. 거기서 뭐했어요?"
예리하구만. 그녀의 질문에 나는 올림포스에서 주신들에게 능력을 선사받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여러 능력이라니 멋지네요. 그런데.....여보 몸에서 낯선 여자 냄새가 진~하게 나는 것 같은데 대체 어떻게 된걸까요?"
미아는 웃고 있었지만 그녀의 등 뒤에서는 귀신이 보이는 듯 했다. 아니 진짜 뭔가 떠있는데? 무기를 그런 용도로 쓰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살려주세요!
"혀....협박 멈춰!"
씨알도 안먹힌다. 그래도 세희가 조금은 날 변호해주지 않을까? 도....도와줘!
"주인님은 조금 절조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세희야....너마저!
결국 미아에게 귀를 잡힌 채로 끌려가 잔뜩 설교받았다. 끌려가는 길에 보았던 신관들의 동정 어린 눈빛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거다. 물론 설교 후에는 잔뜩 화해섹스했다.
미아에게 잔뜩 단백질 주입을 해준 후 방을 나서자마자 세희한테 납치당했다.
"아직 아침까진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올림포스에서 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제게 해주셔야 해요?"
막상 행위에 돌입하자 세희가 순식간에 기절해버려 금방 나올 수 있었다. 현실은 순식간에 가버릴 거면서 기세만 좋기는. 지금의 나는 너랑 처음 할 때의 내가 아니야. 조금 더 단련하고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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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판도라가 불러서 갔더니 그녀는 나를 아레스의 신전으로 끌고 갔다.
시발? 아레스의 신전에 왜 데려오는 건데? 아레스가 시키드나! 설마 아프로디테랑 한 것 때문에 앙심을 품었나? 신이 되가지고 말이야! 그렇게 좀생이처럼 쪼잔하게 굴면 안돼! 남자가 여자를 보내줄 줄도 알아야지! 살려주세요.
"드디어 왔군. 미노."
그는 전쟁에 갔다온듯 투구는 피칠갑이 되어있었다. 아프로디테의 침소에서 꼴사납게 혼자 자위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웅장한 모습이었다. 나도 저 피칠갑의 일부가 될까봐 괜히 좀 쫄았다.
"아....안녕하십니까 아레스 님."
"인사는 됐다. 네 놈, 아프로디테랑 아주 즐겁게 해대더군? 감히 나를 앞에 두고 말이야."
"그....그것이.....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알고는 있군. 그렇다면 죽어라!"
씨발. 오늘이 내 제삿날인가 보다. 아니 근데 신이 이렇게 맘대로 강림해서 하계인 죽이고 그래도 돼? 너 그러면 안돼! 멈춰!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나네?
나는 슬며시 눈을 떴다. 그의 창이 내 바로 눈앞에 멈춰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죽이고 싶지만.....용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그게 무엇입니까?"
살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해야지. 고자가 되라거나 게이가 되라는 것만 빼면. 똥꼬충이 될바에는 차라리 뒤지고 말지 싯팔.
"큼...크흠....혹시 다음번에도 아프로디테랑 한다면.....내가 보는 앞에서 해줄 수 있겠나?"
네? 내가 잘못 들은건가? 설마 위엄 넘치는 전쟁의 신 아레스가 관음충이라니 그럴 리가 없어.
"그 날, 나는 역대 최고의 흥분을 느꼈다. 네 놈의 죄만 생각하면 죽어 마땅하나 나를 위해 헌신한다면 특별히 용서해 주겠다."
아무래도 아레스가 이상한 거에 눈을 떠버린 것 같다. 오늘부터 너는 아레스가 아니다. 그냥 관음충이지.
뭐, 나야 좋지만. 이제 아프로디테랑 거리낄 것 없이 마음대로 해도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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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비스 아카데미는 폐쇄되었다. 당연한 거겠지. 설립자였던 교장이 이교도라고 밝혀졌으니까. 진짜 정체는 이교도보다는 신이지만.
아카데미에 다니던 학생들은 타 아카데미에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그래도 시험은 봐야 한다고 세르피나가 엄청 불평불만을 쏘아댔다. 그렇다고 그녀가 떨어지거나 한 건 아니지만. 오히려 편입시험 수석 차석을 스피나랑 같이 차지했다나? 역시 엘리트들이다.
판도라는 성녀의 직권을 써서 성기사들로 이루어진 군을 창설했다고 한다. 신을 모욕한 이교도들을 용서할 수 없다나?
나는 어쩔 거냐고? 당연히 아카데미를 그만 둘 거다. 이번 사태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수 만에 이른다. 외부인들까지 포함이기는 하지만 외부인을 제하더라도 수많은 아카데미 학생들이 죽었다. 편입 후 몇 주간의 기간 동안 친해졌던 학생들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더라.
나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광신도들을 내 손으로 전부 몰살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막 의지에 불타서 친구들의 원수를 갚겠다! 이런 건 아니야. 애초에 그 정도 친한 사이도 아니고. 그냥 광신도들이 싫은 거다. 심지어 진짜도 아니고 지들만의 우상을 마음대로 만들어서 지내는 거잖아? 지구의 각종 사이비 종교들이 떠오르는 녀석들이다.
내 의견을 전했더니 미아와 세희는 자기들도 따라가겠다고 한다. 적어도 외롭지는 않겠네.
우리는 판도라와 동행하면서 이교도 토벌에 한 손 돕기로 예정이 되어있다. 스피나와 세르피나는 학업을 마친 후에 우리와 같이 다니고 싶다고 한다.
아, 레아는 어쨌냐고? 솔직히 말하자면 강당에 둔 채로 잊어버리고 있어서 교관들이 잘 데리고 있어줬다고 한다....레아는 며칠 동안 어마무시하게 성장했다. 영락없는 초등학생 수준의 겉모습에서 고등학생까지 자란 모습이었다. 늑대족은 저렇게 한방에 몰아서 성장하나? 아무튼 며칠간 따로 지낸 결과 무지막지하게 삐진 레아를 풀어주기 위해 사흘 밤낮을 레아랑 놀아주기만 했다. 뭔 애가 체력이 그렇게 뛰어난지.....내가 강해진 것과 별개로 젊은 애들 텐션은 못따라가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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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 내부, 은발의 여성은 한 남성과 독대하고 있었다.
"실비아 경, 정말 기사단장을 사퇴하겠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 줄 순 없겠나?"
"이토록 여러번 재고를 권유하신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영광입니다만.....저는 제 검술의 끝을 보고 싶습니다."
"허.....자네가 기사단장 직위를 포기하고서라도 따라가고 싶은 사람이라니......나도 한번 보고 싶구만."
"그 분이 보여주신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제 목표니까요."
"그 사람의 특징이라는 게 있는가?"
"특이하게 사슴 뿔을 들고 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슴 뿔? 거 특이한 사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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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터, 미아는 오벨리스크를 다루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크툴루에게 무기력하게 당해버렸던 자신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하아......하아....."
{이 정도로 지치는 건가? 오늘은 여기까지 할 거냐?}
'아니, 조금 더....'
{참으로 필사적이군.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중요한 순간에 무능했던 내가 싫어서.'
{좋은 목표다. 다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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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 훙! 후웅!
천세희는 자신의 창을 크게 휘두르고 있었다. 그녀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지면에 갈라진 자국이 하나씩 늘어났다.
"최서현......다음에 만나면 가만두지 않겠어!"
그녀는 슈브에게 패배했던 순간을 곱씹으며 분노에 찬 채로 창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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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최고신, 제우스의 침소에서 그와 그의 아내, 헤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제우스, 왜 번개를 다룰 수 있는 힘을 준 건가요? 지금까지 당신이 그 힘을 부여한 경우는 한 번도 없지 않았나요?"
"예언이 있었다. 기간토마키아 때와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아마 다른 신화의 신들까지 전부 참전할 정도로 큰 전쟁이겠지. 그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번개의 힘을 가진 자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당신이 계획이란 걸 떠올리다니 참 놀랍네요. 머리를 바람 필 때 말고 쓸 줄 알다니."
"남편인데 그래도 너무 험한 말 하지 말라고."
"남편은 무슨 놈의 남편이에요? 서지도 않아서 밤일도 못하면서."
"크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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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의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이제 목표의 절반 정도입니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차원을 합칠 준비는 다 됐어. 남은건 그 곳의 신들과 그 부하들을 처리할 군대만 준비되면 돼. 그러니 빨리 준비하라고."
"알겠습니다. 근시일 내에 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크툴루가 떠나고 혼자 남게 된 슈브 니구라스는 작게 미소지으며 중얼거렸다.
"강현아, 이젠 진짜 얼마 남지 않았어. 내 계획만 성공한다면 우린 평생 함께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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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이거 장난 아닌데?"
주변을 둘러보자 지형지물이 완전히 가루가 되어있었다. 왜 이렇게 됐냐고?
나는 신들에게 하사받았던 각종 능력을 시험해보고 있었다. 하나같이 엄청난 능력들이라 성능도 확인할 겸 연습차 사용해봤는데 내 기대치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이 능력에 내 귀기를 결합한다면...!
광신도 새끼들 니들 꼼짝 말고 있어! 내가 네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