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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상상도 못한 재회 (25/78)



〈 25화 〉상상도 못한 재회

저 너머에서는 뭐가 나오는거지?


우주괴수? 존나 무서운 흑마법사?

혹시 도내 s급 미소녀(처녀)가 나와주지 않을까? 그러고 내게 말을 거는 거임! '혹시 시간 있으시면 대화라도 해요.' 아 ㅋㅋ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네. 그럼 전생 차원문에 대해서 좀 물어봐야지.

포탈에서는 한 명의 여자가 등장했다.  생머리에 흑발적안의 미녀였다. 어....엄청난 미인! 내가 본 여자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다. 미아나 아프로디테보다 훨씬 예쁘다. 저게 이루어질 수 있는 외모구나. 그런데....왜 익숙한 것 같지?

경이적인 수준의 아름다운 외모 말고도 눈에 띄는 특징이 하나  있었다. 그녀의 머리에는 두 개의 커다란 염소 뿔이 솟아나있었다.


뿔잡이......! 저 뿔을 잡고 펠라를 시킨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딥쓰롯 하면 그게 극락일 것 같은데.

아니아니아니아니, 이런 생각 할때가 아니잖아. 일단 누구세요? 존나 무거운 분위기 풍기면서 등장한 거 보면 평범한 여자는 아닌 것 같은데.

대표로 나선 건 실비아였다.

"네....네놈은 누구냐!"


"나? 알려주기 싫은데?"


와 능글맞은  봐라. 꼴받는 말투다. 실비아도 어지간히 화난 듯 손이 떨리고 있다. 검을 잡은 걸로 봐서 공격도 염두에 두고 있나 보다.

"대답 여부에 따라 체포, 혹은 공격이 가해질 수도 있다! 신중하게 대답해라!"


"쿡......나를 공격한다고? ......너희들 따위가?"


쿠웅!


허억! 이게......무슨 압력이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웃고 있었는데.......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어!


"뭐, 오늘은 너희랑 싸우러 온게 아니야. 부하가 죽었길래 궁금해서 와본  뿐이라구~ 이름도 모르는 말단 중의 말단이지만 그래도 일단 부하니까 말이야. 나를 최고의 상사라고 칭찬해도 좋다고?"

그녀의 장난스러운 말투에도 아무도 웃지 못했다. 마치 존나 무섭게 생긴 칼든 깡패가 나한테 칼 들이밀며 '이새끼 죽여버려야지!' 하다가 '라고 할뻔~'하는 느낌이야. 존나 공포스러운 느낌 줘놓고 장난치면 그게 재밌겠냐고!


그나저나 말단 사원을 확인하려고 간부가 온다고? 이 미친......


"웃어 웃어. 개그에도 호응이 없으면 얼마나 민망한 줄 알아? 웃어도 죽이지 않을게~"

"""".......""""

"재미없네. 다들 시시한 녀석들뿐....어?!"


무심한 눈길로 우리를 둘러보던 그녀는 나를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뭐지 쟤도 나한테 반한거야? 미노타우로스 페로몬의 힘인가? 혈통빨 만만세.


"하하......여기에 있었네?"


"저를....알고있나요?"


무심코 존댓말이 나온다. 비굴하다고? 왜 시발, 니들도 길거리에서 존나 험악한 근육문신돼지아저씨가 시비걸면 괜히 존댓말 하고 그러잖아. 아, 나만 그래? 매우 유감.

"어머, 몰라보는거야? 서운하게. '신강현'."

뭐?

방금 뭐라 불렀지? 신강현?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미노 말고 전생의 이름이었던 신강현을 어떻게 알고있는거지? 저 녀석 정체가 대체 뭐야?

"당신....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강현아 왜 들어놓고 못 들은 척 해. 나 서운하게."

"당신 대체 누굽니까? 누군데 제 이름을 알고 있는거죠?"


"말 편하게 해. 나야 나. 아 이 얼굴이면 못 알아보겠구나?"

그녀는 분신을 하나 만들었고 분신의 얼굴은 일그러지며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얼굴은....!"

분신의 모습은......전생의 내 유일한 여사친이었다.

이게 대체......어떻게 된거야?


"너도 여기에 전생한거야? 그렇다는 건 너도 죽었던 거야? 왜......왜애.....왜애애!"

"지구에 있던 건 어디까지나 내 파편일 뿐이었어. 지금  앞에 서있는 나는 본체고."


"이곳에서의......넌 뭐야? 인간이야? 아니면   종족?"

"나는 슈브 니구라스. 모든 생명체의 근원. 종족 따위 없어. 나는 모든 것이지만 어떤 것도 아니니까."

슈브 니구라스라면......크툴루 신화에 나오는 그거?

"맞아. 그 여신이 나야. 슈브라고 불러줄래? 내 애칭이야! 네가 슈브라고 불러주면 되게 기쁠 것 같아!"


크툴루 신화도 실존하는 거였구나....아니 그것보다 내 생각 어떻게 읽은거야!


"푸훗...! 너는 여기서도 귀엽네.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데 네 생각 정도 못 읽겠니?"

진짜 생각 읽을 수 있나? 아 섹스하고싶다!


"어머, 하고싶어? 해줄까? 아,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된다?  아직 처녀니까 말이야! 너니까 이런 대우 해주는거야."


별명이 만물의 어머니면서 처녀라니.....오히려 좋아.

"음.....재회의 감동은  하면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까.....일단은 여기까지만 하고 본론을 얘기할게."


"강현아, 함께  세계로 가자. 나와 함께 간다면 영원한 쾌락을 선사해 줄게.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게 해줄게."


"자...잠깐! 미노 님을 어디로 데려가려는....!"

"방해야. 사라져."

우우우우웅....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털썩!


나와 슈브를 제외한 모두가 쓰러진다. 숨소리나 심장소리 등 살아있음을 증명해주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대로 다 죽어버렸다고? 누가? 왜?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설마 그녀가 모두를 죽였다고? 어....어째서?


"하아......정신이 무너지면 안되는데...."

슉!


""""""흐악!""""""


갑자기 다들 살아났다. 죽은 자를 살렸다고? 그게......가능한거야?

"어.....어떻게 살아난 거지?"

"내가 다시 살려냈어. 너희들의 목숨 따위 관심도 없지만 너희들이 맘대로 죽어버리면 강현이가 슬퍼하니까. 나는 강현이가 망가지는 걸 원하지 않아."

"애초에 죽인 대상한테 묻는 것도 웃기지만......죽은 우리를 어떻게 살려냈지? 죽은 자를 살리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것이다! 어떻게 그 절대적인 순리를 거스른거냐!"


"이래서 자신들의 수준으로 '절대'를 정의내리는 한심한 종족이 싫은거야. '절대'라는건 존재하지 않아. 힘만 있다면 뭐든 가능하다고. 너희들에게 불가능한 것들은 그저 너희들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잡것들하고 대화는 더 하기 싫으니 여기까지만 하고.....강현아? 너는 어떡할래? 나는 너를 억지로 이끌고 싶지 않아.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싶어. 나와 함께 내 세계로 건너가서 영원한 삶을 누릴래? 아니면 이곳에서의 덧없는 삶을  이어갈래?"


정말 극명한 온도차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길가의 잡초를 보듯 대해놓고 나한테는 세상 따뜻하기 그지없다.


"나는......갈 수 없어."

"그렇구나. 이유라도 말해줄  있을까?"

"이곳에서 나는 소중한 이들이 생겼어. 이들을 버리고 갈 순 없어."


미아, 루다......그리고 이들보단 덜해도 실비아라던가. 게다가 쟤가 있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 줄 알고 함부로 따라가. 순간의 유혹을 못 이기고 아무나 따라갔다가 봉변을 겪는거야.

"어쩔 수 없네.....그럼 다음에 봐 강현아~ 다음에 볼 때는 나랑 한판 하는거다?"


그녀는 순식간에 포탈로 들어가버렸고 공중에  있던 포탈은 이내 사라졌다.


순식간에 일이 지나가버렸다. 이게 대체 뭔지.......그나저나 뭔가 하나 물어볼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아


방금 포탈이랑 전생 차원문의 느낌이 비슷하다는 점, 이거 물어봤어야 했는데, 너무 많은 정보가 밀려들어와서  물어봤다. 이런 씨빨! 멀어져버린 진실이여......


"여보......방금 전 여자....대체 뭐에요? 전생 얘기는  뭐구요."


"그녀의 일부와 전생의 내가 친구 관계였거든. 그래서 나한테만 살갑게 굴었나봐. 그녀의 이름이 슈브 니구라스라던데 아는 정보 있어?"

내 질문에 미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다양한 신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실비아 님은 아시는 게 있나요?"


"아뇨, 저도 들은 적 없는 이름이에요. 아까 보여주었던 죽이고 살리는 힘을 보여준 거면 평범한 존재는 아닐텐데 말이죠."


일단 슈브의 정확한 정체는 제쳐두고.......야영지로 돌아가자. 진짜 혼또니 리얼 참트루 반박불가 완벽하게 토벌도 끝났는데.

"이젠 야영지로 돌아가도록 하죠."


로드 잡았더니 이상한 검은 남자가, 검은 남자를 처리하니 슈브가 나타나고 참......토벌이 끝나지 말라고 누가 억지라도 부리는  같다.  다음에 한번 더 이상한 녀석이 나타나면 그때는 나 정말로 정신 나가버릴 거다. 경고했다?


다행히 누군가가 난입하는 불상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무사히 야영지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모험가와 기사단의 인원 현황이 어떻게 되죠?"

오자마자 인원 파악이라니.....총 책임자답게  일이 많구만.


"인원 보고합니다! 모험가 37명 중 사망 19명, 기사단 30명 중 사망 5명입니다!"

"상당히 큰 손실이군요. 의뢰를 완수하긴 했지만 대성이라고는 하지 못하겠어요. 은빛날개 기사단의 명예에 부응하지 못한 승리로군요."


"모험가 분들께도 얘기를 해드려야겠군요. 그분들도 쉬어야 하긴 하지만 일단 좀 그들을 모아주시겠어요?"


· · ·

불려온 모험가들은 불만 일색이었다. 나같아도 빡치긴 하겠다. 개고생하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휴식을 방해한다면 안 빡치는게 이상한 거지. 이 상황에서는 부처도 Butcher(도살자)가 되어버릴거야.

"싸우게 시키는 건 좋다 이거야. 쉬지도 못하게 하는 건 무슨 심보야?"


"난 좀 자고싶은데....."


"아 씨발 기사단새끼들 존나 귀찮게 하네!"

"다들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제가 여러분들을 부른 건 사죄를 하기 위해섭니다."

"무슨 사죄 말하는거지?"


"아 좀 닥쳐봐, 지가 알아서 말하겠지."

"저희가 길드에 의뢰한 것은 블랙 오크 토벌입니다. B등급 모험가들이면 충분히 해낼  있는 의뢰였지요. 그러나 오크 로드의 존재, 그리고 흑마법사에 의해 강화된 무기를 착용한 오크들에 의해 여러분들 중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사죄의 면목으로 자금 및 장비를 지급해드리겠습니다....다시 한번 정말 죄송합니다."

"어쩐지 녀석들이 강력하다 했어!"

"기사단 새끼들 의뢰를 똑바로 알아보고 했어야지!"

"뭐 어때. 뒤진 새끼들이 약한거지. 난 돈 준다니까 상관없어!"

"니새끼는 돈이 전부냐!"


"지는.......너도 좋으면서 아닌 척 하지마!"


모험가들은 돈에 민감하다. 돈 때문에 목숨 걸고 이  하는거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돈이랑 장비 준다는 말에 그냥  덮고 넘어가는거야? 저....저......속물적인 것들 보소.


등급 설정 실수와 그에 대한 배상 문제는 이렇게 넘어갔고 밤이 찾아왔다. 다들 전투로 인해 워낙 피곤한 상태라 하루 그자리에서 쉬고 다음날부터 이동하기로 했다.


물론 난 안 피곤하다. 각성을 거치면서 존나 쌩쌩해졌거든. 그럼 불침번이나 하라고? 좆까. 미아랑 실비아도 오늘은 캠프에서 쉬고있는데  혼자 쓸쓸하게 불침번서라고? 누가 말했는지 몰라도 딱밤 쥰내쎄게 때리고싶네.


참고로 오늘의 불침번은 초반에 부상당해 빠져있던 모험가들이 서주기로 했다. 부상은 다 나은 데다가 마지막 사투에 참여하지 않았어서 아주 쌩쌩하댄다. 자발적으로 나서주니 고마웠다.


하긴 어차피 자발적으로 신청 안해도 떠밀려서 결국 하게 될테니까. 은혜 베푸는 셈 치면서 자발적으로 나서는게 낫겠지.


코오......


미아가 자는 소리가 들린다. 쩝, 이러면 나도 그냥 자야하잖아? 어쩔 수 없구만. 여자 맛을 알아놓고 혼자 푸는 짓은 못할 것 같다. 이젠 더이상 딸딸이로 만족하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어!

뭐? 무슨 이런 상황에서도 성욕을 고민하고 있냐고? 아니 이게 어때서. 전투 중간에 미아 보고 아 씨발 섹스하고싶다. 이런 생각은 안했잖아. 게다가 각성 하면서 몸 상태가 만전이 된 건 좋은데 성욕이 엄청나게 치밀어 오르게 되어버렸다고!

안그래도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몸인데 성욕이 더 늘어버리면서 아주 고역이라고! 내 사정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

 순간이었다.

"미노 님, 혹시......주무십니까?"


실비아의 목소리가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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