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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화 〉블랙오크 토벌(2) (19/78)



〈 19화 〉블랙오크 토벌(2)

"....시간이 남아버렸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뭐하지?

나는 미아를 바라봤다. 입술이  예뻐 보인다....


"오늘은 안돼요~"


큼....예리한 여자다. 너무 빤히 쳐다봤나? 그 정도는 알고있다. 일단 의뢰가 시작한 후니까, 쓸데없이 체력을 빼면 안되겠지. 물론 기대를 안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마나 감지라도 시도해볼래요?"

오.....시작하는건가?


"일단 옷을 벗어주시겠어요?"

내 옷을 벗겨서 뭐하려고! 안돼요! 싫어요! 하지마세요! 제 몸은 소중해요!


사실 해준다면 영광입니다.


"이상한 상상 하지 마세요. 맨몸에 손을 대야 효과적이라 그런 거에요."




결국 순순히 옷을 벗었다. 미아는 내 등에 손을 댔다.


"기운을 불어넣을테니 집중해주세요. 몸의 내부에 흐르는 기운을 감지하는 거에요."

시작한다....! 집중하는거야. 몸에 흐르는 기운......기운......


기운을 감지할때까지  참습니다! 흡!!



라고 적혀있는데요 교수님?


전혀 모르겠어 씨발!!!!!!!!!! 나 미노눈 마나룰 감쥐해서 햄보카고 시푼데  햄보칼 수가 업서!

"뭔가 좀 잡히나요?"

"전혀 모르겠어....."


"첫 날이라 그런 걸 수도 있어요. 하다보면 언젠가 갈피를 잡을 수 있겠죠."


일단 옷이나 입자. 가만히 벗고 있으니 춥다.


옷을 막 다 입었더니 실비아가 돌아왔다.


"두 분, 식사하러 가시지 않겠어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조금 이르지 않나요?"

"저희는 하루를 일찍 시작하기 때문에 일과들이 일반적인 시간보다 빠른 편이에요."


"그럼 저녁이나 먹으러 가죠!"


저녁 식사는 빵과 수프였다. 물만 있다면 제한된 식재로 많은 양의 음식을 하기 위한 최적의 요리가 수프다. 국물 맛을 낼 재료만 있다면 적은 재료로도 대량의 국물을 우려낼  있으니까. 건더기는 덤이고. 다행히 이 평야에는 강이 있어 식수의 수급은 쉬웠다. 강물이라 비위생적이지 않냐고? 지구의 강물과는 다르다고. 녹조라떼 같은건 존재하지 않았다.

후릅-


오.....취사병 누구냐? 진짜 맛있네.

순찰하느라 아직  못먹은 기사분들은 유감이네. 이런 수프를 다 식은 상태로 먹는다니.... 불 쌍 하 다 !


쩝쩝.....후루룩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결전 전날이 아니라 굶주림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의 음식만 준 것 같았다.


"여보....부족해요? 제 거라도 드실래요?"


"미아도 부족하잖아. 괜찮아."


"저는 이따가 실비아 양이 따로 챙겨주기로 했어요. 대신 검술 얘기를 좀 하고싶다나?"

역시 스승 출신! 여러 모로 대우를 받는다. 이래서 제자 좀 잘 둬야돼. 나도 나중에  제자나 만들어서 빌붙어 살아야지. 아 물론 제자는 무조건 여제자가 짱이다. 이 무슨 성차별 발언이냐고? 남제자랑 여제자 중에 고를 수 있으면 누구 고를래? 니들도 남자라면 여제자 고를거아냐. 남제자를 고른 사람들만 내게 돌을 던져라!

게이는 남제자 고른다고? 그만해 쉬벌 1절만 해.


"몬스터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아니 밥먹는 시간에 몬스터가 온다고? 밥먹을 때는 개도  건드린다던데!  몬스터지.


"몬스터의 종류와  수는?"


역시 기사단장님이다. 당황할 것도 없이 상황부터 파악하려는게 전문가 느낌이 난다.


"레드 라이노 8마리입니다!"

레드 라이노라면 코뿔소같이 생긴 좋나 큰 몬스터다. 파괴력만 보면 A급에도 볼 수 있지만 공격 패턴이 단조로워 B급 몬스터로 설정되어있다. 그들은 요란하게 달려오기 때문에 흙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평야니까 쉽게 발견할 수 있었나보다.

"아, 모험가 분들은 쉬고 계셔도 됩니다. 라이너, 요한, 하이드, 기놈, 시바르, 가스키, 순찰 기사들과 합류해서 처리하세요."


기사단원 몇몇 사람의 이름은 부를 때 발음 조심해야겠다. 시발, 개새키가 아니라 시바르, 가스키다.


""""""예!""""""


이름을 호명당한 기사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와......움직임이 보통이 아닌데? 저런 사람들이 그 때 도적 퇴치를 하고있던거야? 당시 도적들이 불쌍해질 수준이다.

이내 저 멀리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실비아님, 저흰 이만 일어날까요? 검술 얘기를  나눠볼까 해요. 몸으로 말이죠."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미아님."

둘은 대화가 아니라 대련을 하려는 것 같다. 내일이 토벌일은 아니니까 무리하는 수준만 아니라면 괜찮겠지? 전투 감각을 미리 일깨우는 수준으로만 하면 뭐......


그나저나 전 S급과 기사단장의 검술대결? 구경하러가야징~


"여보도 봐두는게 좋아요? 기술이라는 것을. 전에 짧게 싸울 때 보니까 기술 없이 주먹만 내지르더라구요. 얼마나 비효율적인데~"

"여....여보? 호칭이 바뀌었네요......전에는....."

"그렇게 된거랍니다~"


미아는 내게 팔짱을 껴왔다. 팔짱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가슴의 감촉이 정말 훌륭하다. 역시 인류의 보물다워.

"야영지  대련용으로 만들어둔 자리가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시죠."

대련장은 그냥 평야였다. 야영지 자체가 평야에 있기도 하지만 돌부리 같은게 하나도 없는 평야였다.


대련장에 도착하자 미아는 자신의 검을 뽑고는 실비아를 바라봤다.

"각자의 무기로 할까요?"

"아뇨, 수련용 철검이 구비되어 있으니 그걸로 하죠."


"의뢰 시에도 수련용 무기를 가지고 다니시는 건가요?"

"어느 때나 수련을 게을리  수는 없으니까요. 진검으로 하다가는 사고가  수도 있고."


"그럼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알겠습니다. 미노 님? 시작은 미노 님께서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갑자기 시작종의 역할이 되어버렸다. 공짜로 고오급 대련을 관람할 수 있는 대가라고 생각하자.


"네, 알겠습니다."

순식간에 미아와 실비아의 기세가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둘다 싱글벙글 웃어대는 평범한 여자 같았다면 지금은 잘 벼려진  자루의 검 같다.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베일 것 같은 그런 날카로운 검.


"그럼.....시작!"

 신호와 동시에 두사람의 신형이 사라졌다.


카가가강!

중앙에서 목검이 부딪힌다. 4번의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는 건...그 짧은 시간동안 서로 네번의 검을 주고받았다는 건가?

챙! 채앵! 카앙! 카강!

목검이 부딪히는 소리밖에 나질 않는다. 솔직히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겠어. 이게 미아와 실비아의 진짜 수준인건가?

"하아.....여전히 강하시군요 미아님."

"실비아 양이야말로 기사단장의 실력이란 무섭군요. 이젠 본격적으로 갑니다!"

"얼마든지...요!"


콰가가가강!

두 사람의 검에는 푸르스름한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 저게 오러인가?

어느덧 두사람의 합은 수십 합을 넘어가고 있었다. 한쪽이 잠시 밀리는가 싶다가도 다시 밀어붙이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챙! 채챙! 카각! 카앙! 캉!


"읏!"


미아가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다. 발딛음을 잘못 했나 보다. 승부가 났군. 실비아는 그런 미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검을 찔러왔다.

 순간, 미아가 웃음지었다.

미아는 몸을 살짝 비틀면서 찔러들어오는 검을 흘림과 동시에 등과 양 팔로 검을 쥔 실비아의 팔을 고정하고 즉시 검을 바로쥐어 실비아의 목에 겨눴다.

"졌습니다."


"제 승리네요. 실비아 양."


저게 전투 센스라는 것일까? 순간적으로 방심을 유도하면서 공격을 흘리고 그대로 역습하다니....역시 베테랑은 다르다.

"여보, 우리 대련은  봤어요? 기술이란 거, 배워야겠죠?"

"어? 어어! 마지막에 반격하는  잘 봤어."

"그거 외에도 기술은 많았다구요!"

미안, 솔직히 하나도 못봤다. 눈이 따라가질 못했다고. 내 동체시력이라면 따라잡을수는 있었겠지만  뇌가 받아들이질 못했다. 좋은 피지컬에 그렇지 못한 뇌지컬을 가진 나란 생물....

"그나저나 둘은 대단하네~ 역시 전직 S급과 기사단장이야. 그정도 전력이라면 안심이 되는걸?"

""?""

왜 뭐  둘다 물음표 띄우고는 날 보는건데.

"아니 여보, 가벼운 대련이었잖아요? 전력을 다할리가 없잖아요."


"그래요. 괜히 무리했다가는 다음날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걸요."

그게 전력이 아니라고? 가벼운 대련? 제대로 싸우면 대체 어느정도라는걸까. 나도 저런 경지로 가고 싶다.

"그나저나 실비아 양, 굉장한 움직임이던데요? 평범하게 싸웠더라면 제가 졌을 거에요. 기사단장의 이름답게 정말 대단했어요."

"미아 님이야말로 모험가를 쉬신 분 답지않은 움직임이셨어요. 특히 마지막의 그 변칙 공격! 그 임기응변은  배우고 싶습니다!"


두 여자들은 대련의 피드백 얘기로 둘만의 세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분명 미아는 내 아내인데 왜 나만 거리감이 느껴지지? 이게 NTR인가? 으헝헝

"미아, 실비아 님이랑 먼저 텐트로 들어가 있어. 난 단련  하다가 들어갈게. 둘의 대련을 보니 나도 뭔가 분발해야 할 것만 같아서. 같이 식사라도 하고 있어."

"그럼....먼저 들어갈게요? 조금만 하고와요? 일찍 자야하니까~"

혼자 남았다. 대련장은 둘의 대련의 여파로 땅 곳곳이 파여있었다. 단순한 파괴라면 괴력을 가진 나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정교함이 없는 힘일 뿐이야. 둘의 기술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부족해.

그래, 지금의 나는  전에 쳐들어왔던 레드 라이노들과 다를 바가 없다.

단순한 패턴으로 적을 공격할 뿐인 녀석.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미아나 실비아 모두 검사다. 나는 권사고. 가르쳐 줄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혼자 기술을 생각한다 해봐야 주먹 마구 휘두르기 같은 어린애나 할만한 발상의 기술 따위겠지.


일단은 장점인 신체 능력을 기르자. 유연함, 강력함을 모두 갖추는거야. 이후 배울 기술들을 쉽게 몸에 익힐 수 있도록!

......


"후우....후우...."

"여보~이제 들어와요! 자고 나서 내일 일정 준비해야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텐트 안으로 들어가자 잠옷 차림으로 갈아입은 실비아가 있었다.

잘 때도 갑옷같은거 입으면 당연히 불편하겠지.


미아도 잠옷으로 갈아입었네? 나만 아직 가죽갑옷이다.

"어...실비아님? 저 실내복으로 갈아입어야 하는데요...?"


"저....저는  가리고 있겠습니다!"

아니 눈 가리지 말고 잠시만 나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어머? 봐도 된다구요? 미노 몸 좋으니까."


아니 그런 변태아저씨같은 말을 왜 미아가 하는건데 그리고 내 몸이야! 남의 몸으로 성희롱성 발언 하지마!

"그....그럴 순 없습니다!"

아니 그러면서  가린 손은  손가락을 벌리고 있는건데

에라 모르겠다 최대한 빨리 갈아입자.

"뭐....뭐가 저렇게 커? ...남자들은 원래 다 저런가?"


역시 보고있잖아. 수치스러워서 죽어버릴 것 같다.


의도치 않은 짧은 스트립쇼 후에 나는 실내복으로 갈아입을  있었다.


얼굴이 새빨개진 실비아는  텐트의 불들을 껐다.


"내일 또 전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시길."


멘트는 또 당당하네.

"미노, 잘자요?"

"미아도."

그렇게 의뢰 첫날의 막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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