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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4/78)



〈 4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기사를 따라 걸었더니 도적들이 쓰던 천막이 보였다. 도적도 퇴치했으니  천막에서 하루 쉬고 돌아가려나 보다.


안에 들어가니 은발의 여성 한명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여성은 은발을 포니테일 형식으로 묶은 여성이었다. 어머니보단 덜해도 굉장한 미인이었다.

여성의 체격은 전체적으로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겉모습만 봤을 때는 가녀리고 연약한 여성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여기 있는 어떤 기사들보다 강력한 사람, 즉 기사단장이라는 것을.


"단장님, 외부인 둘을 데려왔습니다."

한창 서류작업에 집중하고 있던 기사단장은 기사의  말에 서류작업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오우, 얼굴을 마주보니 더 미인인걸? 역시 사람은 정면모습을 봐야돼. 

"안녕하세요. 은빛날개 기사단 단장 실비아입니다."




은빛날개라니....역시 기사단 이름은 뭔가 오글거리면서도 간지나는 이름이 어울리지. 기사단 이름이 비둘기 기사단 이러면 뭔가 간지가 안살잖아.

"미노라고 합니다."




"미아라고 해요~"

실비아의 소개에 맞춰 우리도 자기소개를 했다. 그런데 기사단장의 반응이 이상하다. 솔직히 처음에 자기 소개 할때는 그냥 형식상 이름을 말해줄 뿐인 느낌이었고  이름을 들을 때도  반응은 없었는데 어머니의 이름을 들은 순간 갑자기 몸을 떨었다.


뭐지? 아는 사이인가? 엄마가 세상과 떨어져 지낸지 20년인데?

"저....저....미아님! 저를 기억하십니까?"



뭐지 진짜로 엄마를 아는 사람인가? 20년 동안 기억하고 있던거야? 엄마도 이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살짝 놀란  같았다.



"어머나 절 아시나요?"

"당연히 압니다! 모를 수가 없습니다! 어렸던 저를 구해주시고 검을 가르쳐 주신 스승님이신데 어떻게 잊을  있습니까?"


응???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어머니? 검술 스승도 했던겁니까?



"저...죄송한데 저는 당신을  모르겠어요....혹시 기억에 남는  몇가지만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 죄송합니다. 22년 전 10살에 불과했던 저를 구해주신 분이 당신이십니다! 오크가 오버 마을을 습격했을 때 당신께서 저를 구해주셨습니다. 오크의 마을 습격 후 오갈 데 없게 된 저를 거두셔서 검술을 1년 정도 가르쳐 주신 분이 당신입니다. 당신 덕에 기사단장의 직위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아~ 그때 그 아이가 이렇게 성숙한 여성이 되셨군요~. 하지만 그때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을 텐데 이름만 가지고 제가 그때 그 스승임을 어떻게 알 수 있었나요?"




그건 나라도 알 거 같다. 우리 엄마는 이제 40살이지만 얼굴은 20대 초반이라 해도  정도로 되게 젊다. 실제 나이가 어쨌건 얼굴 변화는 별로 없을테니 이름과 얼굴의 비슷한 정도면 알아볼  하겠지.


"게다가 저는 사람의 냄새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때 스승님의 냄새는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흐릿하지만 집중하면 스승님의 냄새를 느낄  있습니다. 그나저나 옆의 분은 관계가 어떻게 되십니까? 혹시....남..ㅍ"




"아들입니다."




나는 즉답했다. 물론 우리 엄마 정도의 미인이라면 이쪽이야말로 영광이지만 일단은 아들이다. 일단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얘기가 엄마와 실비아의 재회 기념 대화로 하루종일 이어질 것 같아서 나는 대화 흐름을 바꾸고자 말했다.


"음....실비아씨? 저희 엄마와 재회한  좋은데 뭔가 질문 할 것이 있지 않았나요?"


 말에 정신을 차린 듯한 실비아는 이내 우리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어딜 향해 가고 있었냐느니, 여행 목적이 뭐냐느니 평범한 질문들이었다.


도시로 간다는 우리의 말을 들은 실비아는 뭔가 고민에 빠진 듯 고개를 숙였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아 님, 미노  저희와 동행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저희도 이 도적단의 토벌이 끝나서 도시로 귀환할 예정입니다만 두 분도 함께 가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나야 당연히 찬성이다. 같이 가면 편하게  수 있다.

"당연히 같이 ㄱ..."


"사양할게요. 아들하고 데이트하는게 즐거워서."


아니 엄마? 아들하고 단둘이 지내는게 즐거운 건 알겠는데 도시까지는 편하게 갑시다!

"어......"



실비아는 어지간히 당황한거같다. 당연히 받아들이는 줄 알았겠지. 말문이 막힌 걸 보니 좀 짠하다.

"알겠습니다. 두 분 마을까지 무사히 오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도시 앞의 검문은 제가 드리는 추천패를 보여드리면 통과하실 수 있을겁니다."




이렇게 된 관계로 실비아와 은빛날개 기사단과는 헤어져 우리는 다시 마을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 우리는 결국 도시에 도달했다. 은빛날개 기사단과의 만남 같은 우연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한번이라도 만남이 있었던게 어디야?



도시 입구 검문도 실비아가  추천패 하나만 보여주니 프리패스였다. 보통 이런 입구 검문에서 문지기 병사들이 트집잡거나 양아치들이 시비거는게  클리셰인데 너무 프리패스여서 오히려 김샜다. 편하게 통과하면 좋지 않냐고? 아니 전생자면 그래도 주인공 느낌인데 주인공인 나만 활약이 너무없어! 엄마는 그래도 도적 역관광 같은 활약 한번 했는데 주인공인 나는 변변한 활약은 무슨 그냥 행보 자체가 걷기 자기소개하기 이거밖에 없어!!


"일단 여관부터 찾을까요?"


도시에 오면 모험가 발급도 받고 의뢰도 받는 것도 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너무 피곤했다. 맨날 야영하고 하루종일 걸었는데 안피곤하겠냐고! 물론 내 지금 신체 스펙이 너무 사기라 신체적으로는 딱히 피곤하지 않기는 해! 그래도 정신머리는 인간이라 연약하다고



"그러자꾸나. 모험가 길드는 내일 가도 늦지 않으니"


도시를 둘러보면서  한참 걷다보니 슬슬 여관들이 있는 거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관 거리라 그런가 의뢰 후 쉬러  모험가들도 많이 보였다.

우와 저 아저씨들 인상들 진짜 험악해 보인다. 마초아저씨들 되게 많은데 나도 저렇게 되는건가? 난 미소년으로 남고싶은데




"우리 미노는 미남으로 남아있을 거에요~"




내 속마음을 읽는건지 엄마가 답해왔다. 아주 귀신이다 귀신.

"여기로 들어갈까요?"

건물도 깔끔해 보이는게 시설이 되게 좋을  같다. 실비아한테 경비도 많이 받아서 돈걱정은 안해도 되니 깔끔한 곳이 최고다.




"그래 그러자."



엄마와 내가 여관에 들어가려는 순간

"거기 여성분? 혹시 초짜 모험가야?"




되게 경박해보이는 태닝 양아치 3인방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얼굴이 되게 엑스트라 양아치 같이 생겼다. 아 우리 아니고 엄마한테. 나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모험가는 위험하다고? 우리랑 파티 맺지 않을래? 편하게 모험가 생활 할 수 있게 해줄게~"

와 어떻게 저렇게 삼류 엑스트라 양아치 1의 느낌이 나는 대사만을 말할 수 있는거지? 관상학 오늘도 1승 낭낭히 적립하고 갑니다.

"어머나~공짜로 해주시는 건가요?"


"물론 공짜지! 뭐 겸사겸사 우리랑 좀 어울려주면 좋고~"


와 대사 하나하나가 엑스트라의 대사같다. 금방 쳐맞고 꺼질 엑스트라인걸 알고 있는데....




왜 화가 나는거지? 내가 화를 내기에는  양아치들의 수준이 너무 낮은데 말이야.



전생부터 양아치를 싫어해서인가? 뭔가 본능적으로 저놈들이 싫어진다. 그 순간 아버지가 했던 말씀이 떠오른다. '미노타우로스의 본능을.... 거부하지 말거라..'



나는 엄마의 팔을 잡고 내쪽으로 이끌었다. 자연스레 엄마가 내 품에 안기는 형태가 되었다. 나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꺼져."


"오~ 너 남친이야? 행색을 보니 너도 초짜인거같은데 꺼져! 니 여친은 우리가 천국으로 보내줄테니 흐하하하!"



양아치는 웃으면서  어깨에 손을 얹었다.



말투 하나하나가 엑스트라 양아치 느낌이 나고.....나를 열받게 한다.



난 양아치의 손을 잡고 팔째로 뜯어버렸다.

"끄아아아악!"


"이새끼 너 뭐야!" "게드릭 괜찮아? 죽여버리겠어!"


그들은 욕설로  위협하면서도 몸을 떨고있었다. 미노타우로스의 감각이 나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들을 한번 노려보자 그들은 시선을 회피했다. 약자를 핍박하면서도 강자에게는 제대로 맞서지도 못하는 버러지들이 우리에게 시비를 걸었다는 사실이 불쾌했다.



내가 그들에게 보내는 살기를 엄마가 눈치챈건지  손을 살포시 잡으며 말했다.



"미노? 가자꾸나."




역시 엄마는 내게 청량제가 따로 없다. 보자마자 힐링되는 기분이다.



"꺼져라. 그리고 다시는 눈앞에 띄지 마라. 그때는 죽여버릴테니."


내가 이 말을 함과 동시에 양아치 둘은 팔이 뜯어진 양아치를 부축하고 도망갔다.


"잘했어 우리 미노."




어머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를 달래 주셨다.

나는 그 엄마의 모습을 보고 살짝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멋진 외관에 비해 내부가 초라한 경우는 거의 없는 법이지. 내부는 멋들어진 장식들로 꾸며져 있었다. 내부를 구경하고 있노라니 직원이 말을 걸어왔다.

"손님, 여기서 묵으실 건가요?"



"네 1인실  개... 아니 2인실 하나 주세요."




"어머? 아들 혼자 자려는게 아니었니?"



"엄마는 나랑 같이 자는거 좋아하잖아요."




"우리 미노, 엄마 생각도 해주고 기쁘네~"



사실 본심은 내가 같이 있고 싶은 거지만 엄마도 좋아하는 것 같으니 윈윈이다.



"403호입니다."



우린 방 열쇠를 받자마자 빠르게 올라갔다. 방문을 열쇠로 열고 우리가 본 것은...



천국이었다.



마법 처리가 된 냉장고라던가, 한번 누웠다간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푹신함을 가진 침대, 각종 먹을 것에 욕실까지 구비된 방이었다. 역시 비싼데가 좋아~. 값이 싸다고 아무데서나 묵었다간 싸구려 침대 하나 달랑 있는 방이었을테니.



짐을 간단하게 풀고 1층의 식당으로 내려가니 저녁식사 시간이었는지 테이블이 거의 만석이었다. 다행히 자리가 금방 나서 우린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밥먹고 올라와서는 뭐 했냐고?  방에 단둘이 남녀가 있으면 뭘 했겠냐? 당연히.....



피곤하니까 금방 곯아떨어졌지.



다음날 우리는 일찍 일어나 모험가 길드로 향했다. 길드의 위치는 도시를 걸으면서 위치를 봐두어서 헤매지 않고 바로 갈 수 있었다.

모험가 길드의 풍경은 그야말로 클리셰 그 자체였다. 접수원이 안내를 하는 풍경, 의뢰 게시판을 보는 모험가들, 파티원을 모집하는 모험가 등등 굉장히 다양했다.

우리는 모험가 패를 받기 위해 접수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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