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화 〉반인반수로 전생했습니다 (3/78)



〈 3화 〉반인반수로 전생했습니다

눈을 뜨니 모르는 곳이다.




아니 눈이 안떠져!


나는 힘들게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가 어디요...!'




"응애! 응애!"




 나 전생했었지. 뭐야 기억 그대로 있네? 기억을 유지한 채로 전생이라..이건 귀하군요.



"응아!(상태창!)"




상태창을 외쳐봤지만 아무것도 안나온다. 왜지?  아무것도 안나오지? 상태창은 이세계물 클리셰 중의 클리셰잖아? 이게 없을 수가 없잖아? 당연히 있어야 하잖아? 왜 없는건데!



갑자기 기분이 다운된다. 게임시스템 같은건 주인공의 특전이잖아? 게임시스템으로 먼치킨! 이런 클리셰 어디갔냐고! 기분이 나락을 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시야의 우측 하단에 뭔가 편지 모양이 뜬다.



편지를 열려고 손을 뻗으려는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아기 몸 겁나 불편하네.




아무튼 편지를 보고자 애를 쓰다보니 편지가 자동으로 열린다. 이정도 편의성은 있구나.....

'신강현씨. 당신은 지금쯤 전생을 했을 겁니다. 당신은 미노타우로스 남성과 인간 여성의 혼혈입니다. 당신의 짐작대로 당신은 미노타우로스와 인간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외형은 인간의 형태이지만 성 기능, 신체 능력은 미노타우로스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럼 행복한 이세계 생활 되시길 기도합니다.
P.S. 미노타우로스의 경우 종족이 매우 적고 번식 가능성이 매우 낮은 대신 정력이 매우 높습니다.'

내용을 읽자마자 나는 아저씨를 욕했던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했다.

'아아....아저씨 당신은 옳은 사람이었어! 이렇게 편의주의적인 설정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랜절로 108배를 해도 모자랄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름도 모르지만 평생의 은인으로 삼겠습니다!'

먼치킨+하렘왕 라이프 딱대! 씨발! 아아 이것은 주지육림이라는 것이다.

한창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던 나는 갑자기 들린 여성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아!  아이가 내...!"




여성의 얼굴을 보니 옅은 금발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지금까지 본 어떤 여자보다 예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내 엄마라고? 내 얼굴도 미남 확정인가!




"푸우! 우리 아들! 우리의 보물!"



동시에 굵은 목소리가 들려와 해당 목소리가 들렸던 방향으로 고개를 들자 소머리가 보인다.



'씨발!'




"으와아앙! 응애!"


"여보! 갑자기 얼굴을 들이미니까 아기가 놀라잖아요!"



"미...미안하오. 부인."



얼굴은 무지하게 험악하게 생겼지만 의외로 아내한테 잡혀사나보다.



 사람들 아니 한 사람과 한 미노타우로스가 내 부모님인  같다.

"아이의 이름은 뭘로 할까요?"




오 내 이름 정하려나 보다. 어머니가 정해주는 건가? 멋진 이름이면 좋겠다. 소갈딱지 이런 이름이면 울 자신이 있다.

"'미노'는 어때요?"

아니 설마 미노타우로스에서 두글자를 따온 '미노'인거아? 너무 단순한데?  미X미노라는 축구선수 이름 떠오르는거 빼면 괜찮은거 같긴 하다.


"좋은 이름이다."

아버지도 좋게 받아들인 것 같다.




그나저나 눈이 감기려 한다. 아기라 그런가 잠이 많은  같다.


한거라고는 편지 읽고 부모님 얼굴 본거밖에 없는데 잠이....온........ㄷㅏ........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은 '카이우스'와 '미아'인 것 같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첫 만남은 아버지를 어머니 파티가 레이드하다 실패하고 잡혀서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첫 만남부터 결혼 전까지의 과정을 말씀해주시지는 않았지만 히토미 탐방을 꾸준히 했었던 나의 날카로운 추리에 의하면 무조건 히토미스러운 전개, 특히 능욕계 스토리가 있었을 거 같다.

나는 순애가 좋은데 능욕 만남이라니...! 뭐 결국은 두분도 서로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순....애인가?




어머니는 나를 낳을 당시 21살이셨다고 한다. 전생 전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모험가가 되고 나라는 아들을 가진 어머니가 되었다.



아버지는 워낙 오래 사셔서 셀 수 없다고 한다. 가끔 두분이 얘기하시는 걸 들어보면 인간의 할아버지에 해당하는 나이로 체감된다고 하신다.




참 연상연하 커플이 다수긴 하지만 너무 연상연하잖아? 뭐 남자는 쥬지만 설  알면 되긴 하지 음!


시간이 또 흘러 내가 19살이 되었다. 부모님께서 이제는 나도 어엿한 성인이라고 하신다. 두번째로 맞는 성인이다. 물론 성인이라고 독립하라거나 그런건 없는  같다. 오히려 아직도 어머니께서 나랑 같이 자려고 하는걸 보면 독립은 무슨 내가 집에서 나가는  자체를 막을 것 같다.




너무 많이 시간이 흘렀다고? 뭘 어떡해? 아무 특별한 이야기도 없었는데. 가끔 어머니나 아버지가 사냥을 나서서 먹을 걸 구해오시고 내가 자는 척 하면 두분이서 밤일 하시고 그게 19년간 반복됐을 뿐인데 무슨 특별한 이야기가 있겠냐고!


주인공도 아닌 사람들의 떡씬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진 않을거아냐? 근데 아버지는 분명 할아버지 나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게 미노타우로스? 할아버지가 되어도 좆은 선다고?



역시 남자란 대단한 생물이야. 아무튼 19년간 했는데  이후로 자식 하나가 안생긴건  신기하다. 피임을 노리고 한건가?

와 근데 미노타우로스 종족 신체특성 너무 사긴데? 솔직히 근력을 주체를 못하겠다. 몸은 인간이라 근육근육하긴 해도 아직은 왜소한 편인데 근력은 바위를 맨손으로 으스러뜨린다. 흙 뭉치를 부수는 느낌이다. 게다가 내 쥬지를 보라! 30cm에 해당하는 이 엄청난 대물! 그야말로 거근의 양아치!


참고로 내 머리카락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금발이다. 태닝만 하면 완벽한 금태양인걸?




이 쥬지만 있다면 내 여자는 천국으로 보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다 그 전에 너무 커서 안들어갈수도...?



19살이 되고 며칠 뒤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미노, 나는 더 이상 오래 살지 못할  같다....전투같은  너에게 가르쳐 준게 없지만 미노타우로스의 피가 흐르는 너라면 몸이 기억하고 있을거다....내가 세상을 떠나면 미아와 함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거라."



"제가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 가도 될까요? 몬스터라고 차별하진 않을까요?"


"걱정하지 말거라. 나와 미아가 처음 만날때만 하더라도 종족들이 서로 배타적이었지만 지금은 서로 융화되어 살아간단다..."

"어머니는....어머니는 아버지의 상태를 아시는 겁니까?"

"물론이다... 미아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거야...앞으로는 네가 미아를 책임져 줄 수 있어야 한다. 미아를 부탁한다."

"물론입니다! 아버지!"




"미노타우로스의 본능을.... 거부하지 말거라.."


이 말씀을 남기신 이틀 뒤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고 나와 어머니는 근처에 있는 마을로 떠났다.

판타지 소설 보면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전개가 있다.




그놈의 도적 습격



무슨 귀족 집안 자제가 도적들에게 습격을 당하고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주인공의 눈에 현장이 눈에 띄어 주인공이 도적을 물리치고 일행을 구해 귀족 자제(주로 여자)가 주인공과 친해지거나 주인공에게 반해 플래그 하나를 꽂는 흔해빠진 전개

가 우리에게도 있을 줄 알았다.




우리가 본  도적들을 개박살 내고 있는 기사들이었다.



어떻게 도적인걸 바로 알았냐고?


천막 걷어진 곳을 보면 나체의 여성 몇 명이 있는 꼴을 보면 바로 알  있다. 백탁액이 온몸에 묻어있는 걸로 봐서는 꽤나 전에 잡혀온 것 같다.



역시 기사는 기사인가 보다. 도적들과 싸움 자체가 안된다. 도적들은 벌써 수십이 널부러저 있는데 기사는 다들 멀쩡히 서있다.




기사들의 활약을 멀뚱히 보고 있었더니 기사 한명이 다가와서 말을 건다.



"자네들은 누군가? 여긴 위험하니 빨리 떠나게."




"아 저흰...."



말을 하려던 찰나 쓰러져 있던 도적 하나가 갑자기 우리를 기습해 어머니를 잡고 그녀의 목에 칼을 겨눴다.


"다 꺼져! 이년 죽는거 보고 싶지 않다면!"



"지...진정하고 칼을 내려라! 인질을 잡는걸 포기하고 얌전히 투항한다면 죽이지 않겠다!"



"그래봤자 도시에 가면 재판되어 처형되거나 노예로 살게 되겠지! 꺼져!"




기사는 인질로 잡힌 어머니를 보고 당황을 금치 못했다. 하긴 도적 토벌 중 민간인이 죽었다는 보고를 하면 얼마나 쪼인트를 까이겠어. 나같아도 어떻게든 인질 무사히 빼내려 하지.


그런데...도적씨? 어머니를 인질로 잡는 선택....그게 맞다고 보는 겁니까? 어머니가 누군지 알았다면 절대 그 선택을 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어머니가 비록 아버지에게 패배하고 사로잡혔었긴 했지만 그래도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S급 모험가였다고 하는데 S급! 딱봐도 세보이잖아?

전에 어머니께서 사냥을 하시는 모습을 한  본적이 있다. 그때 모습을 보고 어머니께 절대 대들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었다.


어? 니들이 부엌칼로 하는 칼질 한방에 몬스터가 반토막나고 바위가 썰리는 모습을 봐야한다니까? 심지어 바위 썰리는건 검을 휘둘러서 생긴 바람에 썰린거야!


한창 어머니의 무서움을 떠올리다 보니 어머니께서 인질로 잡던 도적을 역으로 제압해버리신 것 같다.



기사의 얼굴을 보니 당황한 것 같다. 하긴 나같아도 당황하지. 한창 토벌하고 있는데 우연히 일반인 두 명이 등장하고 우연히 등장한 그 일반인 중 더 약해보이는 여성이 도적에게 인질로 잡혔었는데  여성이 알고보니 더럽게 강한 존재라 오히려 도적을 제압했다? 당황을 안 할 수가 없지.

"저....기사님? 이분 체포 안하시나요?"


어머니의 그 말에 멍한 표정으로 보고만 있던 기사는 퍼뜩 정신을 차린 듯 체포하기 위해 움직였다.



"어머니, 인질은 일부러 잡히신 건가요?"

"어머 미노, 어머니같은 딱딱한 호칭 말고 엄마라고 불러줄래요?"




"......엄마."



"으응 귀여워라~ 우리 아들은 대체 누구 닮아서 이렇게 귀여운지! 질문에 대답해주자면 당연히 알고 있었지요. 쓰러진 도적 하나가 숨을 거칠게 쉬길래 자연스럽게 저를 인질로 잡도록 유도했던 거랍니다?"


"그래도 위험했을 수도 있잖아요. 걱정했다고요."

"역시 엄마 걱정해주는건 아들밖에 없네요~"



이렇게 시답잖은 이야기로 대화하다보니 어느덧 토벌이 끝난 모양이다.

아까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기사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두 분, 저희 단장님과 만나주실 수 있겠습니까?"

플래그 떴다!




기사단장 여캐각 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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