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7/27)

다음날..

[서희]를 남겨두고 서울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더욱더 거세게 악셀을 밟아가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어제밤.. 내딸 [서희]의 몇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나는 애비로써 [서희]와의 약속아닌 당연한 의무를 다하고야 말 것이라고 마음을 굳혔다.

이윽고 도착한 곳에서 미리 연락을 했던 [재준]이 녀석을 만났다.

사람들로 붐비는 강남역 인근의 커피숍..

[재준]이 녀석은 내가 왜 나타났는지 알겠다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워쩐일이요??..성님이??..뭐 인자는 남이나 마찬가진디..귀찮코럼 바쁜사람을 불러싸요.."

"짧게 말한다.. 내딸 내가 키울꺼다.."

"....씨이벌~..."

[퍽~!!!!!!!!!!!...]

[재준]이 녀석이 나의 단호한 태도에 마시던 물컵을 내쪽으로 집어 던졌다.

순간 내 뒤의 벽면에 유리잔이 박살이 나면서 물끼와 유리파편이 얼굴 옆면에 튀었음이

느껴졌다.

"꺄악~!!!!...."

"어맛~!!!!!..."

"....어떻게어떻게.."

순간 온통 주변이 아수라장이 되어버리면서 손님들이 나와 [재준]이의 반경으로 부터 

멀찌감치 달아나 버렸다.

무언가 섬뜻함과 뜨거움이 귀옆에 느껴진다.

"... 인자와서 애비노릇 하겠다고라???..."

"몰랐다..여지껏.."

"그냥..몰랐으면 조용히 살어뿌러요..조용~히.."

"죽으면 죽었지.. 그렇게는 못살겠다.." 

"성님.. 나가 진짜..!!.. 눈깔 뒤집혀지는거 볼라요???..."

"내딸!!!!!.. 내가 잘 키운다.."

"허으~놔... 이 ... 씨이벌..!!!.."

"누나몫까지..다해서!!!....그렇게.. 키울꺼다!!!.."

".....!!......"

"............."

[재준]이 녀석이 울그락 불그락 거리며 담배를 입에 쑤셔넣고 불을 땡긴다.

손님들이 멀찌감치 우리를 바라보고 있고.. 여종업원들 역시 잔뜩 겁먹은 듯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이윽고 [재준]이 녀석이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벌떡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대신.. 서희년.. 내.. 조카년 눈깔에 눈물나뿌리면.. 나가 가만 안둘거시여라...."

"고맙다.. 재준아.."

[재준]이 녀석이 걸어 나가자.. 나도 모르게 [재준]이 녀석에게 입을 열었다.

"재준아..!!!..."

"........."

"너... 언제부터 알고있었냐..?.."

"........울엄니가 성님 절대로 만나지 말라고 할때부터요!!... 나 갈라요.."

[재준]이가 나가고 귀옆에 흐르는 붉디 붉은 피를 닦아 쥐며 지압을 했다.

'서희야.. 못난 애비를 용서해.. 앞으로 꼭.. 여지껏 못다 해줬던 니네 엄마 몫까지 

더해서.. 너를 행복하게 키워줄께..' 

며칠 후..

[재준]이 녀석이 거처를 만들어준 서울의 오피스텔에서 지내고 있는 [서희]가

화사한 교복차림으로 강의실로 찾아들었다.

"자.. 여기서 양수 에이는 영보다 작고 비는 영보다 크다.. 그런데.. 중요한게

어떻게 됩니까??... 여기서 중요한건 부호만 가지고 따지면 안된다는 거죠.. 그쵸??.."

[.............]

"자.. 그래프를 그려서 보면....어떻게 되죠??.. 엑스축과 와이축이 있는데.. 좌표 

삼컴마영에 접해있다는 거죠??.. 수능에서는 이런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

"이문제 체크해 주시구요.. 다음문제 풀어봅시다.."

[서희]는 이제 더이상 내 눈치를 살피며 핸드폰으로 동영상 강의를 녹음하지는 않고 

있어서인지 자기 친아빠와 친구라고 믿고 있는 나를 그저 평온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차분하게 공부하고 있다.

"...내일부터 추석연휴죠??.."

[네에~..!!!!...]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이나 친척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구.. 부모님 일도 좀 거들고

나이어린 조카들이랑 놀아주기도 하고..뭐 그런 사람이야 없겠지만 PC방으로 도망가있는 

사람 없도록 합시다.."

[큭큭.. 하하......]

"아니면 부모님들 시골가시고 빈집에 친구들끼리 모여앉아 이상한 일 벌이는 

사람도 없어야겠죠??.."

[와하하하.......]

"자.. 오늘 강의는 여기서 끝이구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구 건강하게 

다음주에 뵙도록 합시다..늦은시간까지 수고하셨습니다.."

[네에..수고하셨습니다....]

교무실에서 교구정리를 하고 가방을 챙겨들고 복도로 나왔다.

복도끝.. 자판기 앞에서 왠지모를 요염한 자태로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천사가 보인다.

[김서희]...

내딸앞에 다가가자 [서희]가 밝은 표정으로 자판기 커피 한잔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추석끝나고 보자.."

"...고마워요....."

"추석끝나면 니네 담탱이랑 결혼이야.. 내가 얘기할테니 너는 그냥 모른척 해...."

"빨리 그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 내딸..."

"..호호....아빠??...."

[서희]와 양부양녀 지간이 되기로 약속을 했던 지난 함평에서의 마지막 날..

[서희]에게 내가 친아빠라고 궂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아빠로서 진심으로

내자식을 잘 키운다면 똑똑한 내딸은 머지않아 분명히 스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내가 친아빠라는 것을...

명절연휴기간..

이미 우리가족들에게 상당히 낯이 익은 [현주]의 우리집 인사에서

어머니가 [현주]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셨다.

[현주]는 우리 어머니의 어깨에 기댄채 뭐가 그리도 서러웠는지.. 펑펑~ 한참동안

울어댔었다.

황당한 표정으로 무어라 말을 꺼내려 하자 [현주]를 토닥거리던 어머니께서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무언의 눈짓을 나에게 보내고 있다.

'어우..!!.. 저.. 여시같은..!!.. 기가막혀서..정말...'

이윽고 [현주]의 집안에 인사를 드리러 가던날..

그 삭막하고 살벌한 처가집 분위기에서 [현주]의 부모님을 처음으로 뵙게 되었다.

마치..(니놈이었구나..!!!...이..씹어먹을 놈..!!..) 이라고 생각을 하는듯..

[현주]아버지의 그.. 살벌한 표정에 잔뜩 주눅이 들어 그저 죄인이 되어버렸다.

한달후..

[현주]와 함께 서울의 남산타워에 올랐다.

그동안 결혼준비에 무척이나 분주했다.

[현주]의 재력으로 작은 평수의 신혼집 아파트를 구입하고 혼수준비를 하는 것 외에도

예식장예약과 결혼앨범촬영일정과 이곳저곳 우리의 결혼을 알리려 꽤나 분주했었다.

"여기.. 도대체 얼마만이냐??..."

"훗.... 그러게.. 내가 군대가기전에 왔었으니..."

"어머나..!!!.. 이게 다 뭐야??..."

"..하하...징그럽게도 많다..."

오래전 [현주]와 함께 왔던 남산 전망대에는 그전에 하나도 없었던 자물쇠뭉치들이 

무수히도 주렁주렁 철망위에 매달려 있었다.

이십대쯤의 수많은 젊은 커플들이 자물쇠를 채우고 인증샷을 찍어대기 분주한 이곳에..

왠 삼십대중반의 노땅 커플 한쌍이 지금 와 있는 것이다.

오늘 이자리에서.. [현주]에게 말을 해야 하긴 하는데..

정말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암담하기만 할 뿐이다.

저멀리 검푸른 한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진갈색의 웨이브진 머리칼을 

쓸어넘기던 [현주]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프로포즈겸 결혼 선물한다는게 여기와서 자물쇠 채우기냐???..."

"에이.... 설마 김희준이 이런걸로 너를 감동시키겠어??..."

"치이.... 기대도 안해..."

"기대안해도 아마 놀래자빠질껄???...."

10분후..

[쫘~악~!!!!!!!!]

방금.. 볼따구가 얼얼하다.

한강물결에 반짝이는 석양빛을 가르며 날아오른 [현주]의 귀X데기에 그저 

피할 겨를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각오한 일이었다.

한달전 [재준]이와 함께 있었던 강남의 모 커피숍안의 비슷한 상황처럼 우리 주변의 

수많은 커플들이 우리의 반경에 원을 그리며 멀찌감치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역시... 김희준이다... 체!!!...어우~!!!...기..기가 막혀..!!!..."

"...미안해 현주야...."

"결혼약속하고.. 사람 병신 만드냐???... 이럴려고 결혼 서둘렀었어????....."

"미안해... 진작 말 했었어야 했는데...."

[현주]는 커다란 눈에 눈물 한바가지를 옷소매를 훔쳐내며 .. 난감한 내 부탁에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다.

"........병신 지랄.. 개새끼.. 진짜..별짓을 다한다.. 다해..어???..."

"...미안해.."

"..너... 너...이 나쁜새끼.. 정말.. 끝까지.. 내인생에... 으흑!!흑~..."

"...그동안 너한테 못했던것까지.. 정말 잘할께.. 제발 부탁이야.."

"됐어!!!.. 이 결혼 없는거야!!!.. 미친새끼!!! 사기꾼새끼..!!.."

".........서희는 아무 죄없어..."

"자꾸..서희서희!!...서희얘기 꺼내지도 마????..이젠..진짜..너를 버려줄께..!!!.."

".........."

[현주]는 [서희]가 내 친딸이었다는 사실과 결혼해서 호적에 올려 함께 데리고 살자는

말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듯 해 보였다.

[현주]가 힘차게.. 나를 남겨두고 달아나듯.. 빠른 걸음으로 구경꾼들쪽으로 향한다.

우리의 싸움을 구경하던 사람들의 길이 터이고.. [현주]가 당당하게 사라져 버렸다.

[현주]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지금 쪽팔린지도.. 어떤건지도 모를 기분이다.

[민서]누나가 저세상으로 가버리고 함평을 다녀온 후 부터.. [현주]에게 넌지시.. 

암시를 주며..한 소녀의 가련함을 우리가 거둬들이자는 제안을 한번 했긴 했는데..

미친놈이라고 농담이라도 그런말하지 말라며 정색을 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평소 [서희]생각을 많이 하고 [서희]를 끔찍히도 아끼던 [현주]였기에..

그리고 나와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기에 내가 간절히도 부탁한다면 어쩌면 들어줄지도

모를꺼라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기대하고 싶었다.

"씨이바... 뭐야????..."

순간..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얼마나 쎄게 후려쳐 맞았으면.. 코피가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코피가 흐르는 코를 움켜쥔 채..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

이제서야 쥐구녕이라도 있으면 숨어들어가고플 정도의 쪽팔림이 엄습해왔다.

내주변의 수많은 구경꾼들이 불쌍한 시선으로 나를 향하고 있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쪽팔리지만 휴지를 돌돌말아 콧구멍에 꽂은채로 지압은 한 후

한손으로 코를 가리며 밖으로 나오자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방금전보다는 그리 많아 

보이지가 않았다.

남산아래의 케이블카 정류소쪽으로 향하려 하자..

[현주]가 멀찌감치에 선채.. 나를 흘겨보며 서있었다.

또다시 우리 주변의 구경꾼들이 나와 [현주]의 마주보는 시선을 피한채.. 몰려들고

있었다.

[현주]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현주]는 지친 표정과 원망스런 눈빛으로 여전히 두눈에 눈물을 흘리고만 서있었다.

"현주야..미안해...그리고...."

"착각하지마??...한대 때린거 가지고는 분이 안풀려서 다시왔어?? 알어???.."

"........."

"여기서 그냥 가면.. 계산해보니까.. 내가 손해더라고....."

"........."

"결혼해서 널 평생 괴롭혀줘야겠어..이 나쁜새끼야... 흑흑흑~!!!!.."

[현주]를 꽈악.. 껴안아주었다.

[오호~!!!!... 짝짝짝짝짝!!!!...]

"머야?? 영화찍어??.."

"쉿~...큭큭큭..."

무슨 삼류영화도 아닌 장면이 연출되는 어이없는 상황에서

우리주변에 모여들었던 수많은 인파들이 박수를 보내주었다.

[피~융...탁!!!....피융~탁탁!!!...]

심지어 장난스레 우리의 머리위로 싸구려 폭죽을 쏘아주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며칠후.. 내 오피스텔

[현주]와 함께 인터넷으로 신혼용품중 사지 않았던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들을 구매하고 있다. 

"아~.. 졸려.. 우리 이제 잘까??..."

"..... 그래.. 너 여기서 자고 갈꺼냐?.."

"응..."

"....."

[현주]가 훌훌.. 치마를 벗어 내렸다.

[현주]의 탐스런 허벅지위에 놓여져 떨어지지 않는 내 시선을 어거지로 떼어낸 후

샤워를 하러 욕실로 향하려 한다.

왠지.. 호기심어린 눈빛을 가득 담은 [현주]가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브라우스의 단추를 풀며 내 앞을 떡 하니.. 막아선다.

"왜??....."

"이히....."

"징그럽게.. 절루가..세수하게..."

"... 시러..."

[현주]가 나를 꽉 안아버린다.

'너에게 서희라는 너무나 큰 나의 아픔을 안겨버렸구나.. 미안해 정말...그리고 고마워..'

[현주]의 머릿결을 쓸어넘겨주었다.

나에게 꽤 질펀하게 안겨서인지.. [현주]의 커다란 젖가슴이 내가슴위에 느껴지고 있다.

나를 감아버린 두팔은 쉽게 떨어질 것 같지가 않아 보인다.

[현주]의 무게가 나에게 실리자.. [현주]를 껴안은 채 쇼파위로 천천히 누워버렸다.

[현주]가 내 몸위에 안긴 채 나를 마주보며 하얀 손으로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희준아.... 사랑해.."

"현주야 고마워"

"고맙다고 말하지 말고.. 사랑한다고 말해봐.."

"사랑해 현주야..웁!!.."

[현주]의 뜨거운 입술이 내 입술을 덮쳐버리고 [현주]의 뜨거운 열정이 

내 입속에 깊게 파고들어 나와 얽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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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자기야??... 자기야??..."

"흐음..... 응??...."

"나 지금 연수가..."

"흐음.......그래.. 잘갔다와.."

"아쭈???...기상해서 뽀뽀하는데..3초... 실시..!!.."

"...........그냥.. 니가 하고 가라.. 자..."

주로 아침에 늦잠을 자는 편이라.. 겨울방학기간 중 일본으로 2박3일 일정의 교직원 

연수를 다녀오겠다던 [현주]의 분주함에 짜증스럽기만 하다. 

"빨랑 일어나.. 서희랑 셋이서 아침밥좀 같이 먹자.. 이인간아..."

"그냥.. 니들끼리 먹어라..제발.."

"밥먹고 다시 자던지.. 어??.. 안일어나??.. 이래두??.."

"아... 진짜..~!!!... 으휴우..!!!.. 알았다.. 알았어.."

결국 [현주]의 괴롭힘에 잠에서 깨어나 뻗친 머리를 벅벅 긁으며 

거실로 배실배실 걸어 나왔다.

부지런한 [서희]가 [현주]를 도와 식탁위에 아침밥상을 차리고 있다.

아직 자기네 담임에게 엄마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서희]지만 이번 방학이 끝나면

엄마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얘깃거리에 밥상위에 웃음꽃이 피었다.

내가 [서희]의 친아빠라는 건.. 내동생 [현준]이와 사촌동생 [재준]이.. 그리고 [현주]

이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서희]는 언제부터인지 나에게 친아빠의 근황 얘기 따위를 묻지 않았다.

어차피.. 둘러대는 거짓말이라는걸 눈치채고 있어서일까...

"참.. 서희 너 2학년 올라가면 홍여진 선생님네 반 될꺼 같던데??.."

"네에..."

'홍여진??... 어디서 들어봤는데.....!!.. 혹시.. 미스 홍???...'

'젠장할.. 그 옛날 미스홍이 현주네 학교에 있었다니..!!!!...'

"그 선생님이 아빠랑 엄마 학교 선배야.. 아직 시집안가서 좀 까칠한데가 있어서 그렇지

꽤..괜찮은 분이셔...호호호..."

"...네에..."

"엄마...없어도..이인간..아니..아빠랑 아침밥 챙겨먹는거 니가 확실히 책임져라.."

"네에......"

[현주]가 묵직한 가방을 들고 집밖을 나서자 침실로 다시 돌아와 실컷 단잠에 빠져들려는

찰라.. 이번에는 [서희]가 침대에 누워있는 내 옆으로 와서 나의 아침잠을 괴롭히려 하고

있다.

"아빠..."

[..응?....]

일부러 깊게 잠든척.. [서희]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는 않고 내 머릿결을 

쓰다듬는 [서희]의 손길을 느끼고만 있다. 

"오늘 저랑 데이트 해주신다 하셨잖아요..... 아빠...."

[귀찮다.. 그냥 잠좀 자고.. 점심지나서 밖에 나가자..]

"..아빠..."

[...응..내딸..]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너무너무나 보고싶었어요.. 아빠... 우리..아빠.."

[....!!...]

이제 [서희]는 내가 자기 친아빠라는걸 못을 박은 듯 하다.

"엄마 보고싶지 않으세요?"

[보고싶으면 뭐하냐.. 이미 저세상 사람인데.. 이제는 새엄마를 친엄마처럼 생각하고..!!]

'....!!!!!!!......' 

잠든척 마음속으로 [서희]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하며 실눈을 뜨는 순간 화들짝 놀라 

다시 잠든척을 하고야 말았다.

[서희]가 헐렁한 박스티에 팬티차림의 자태로 내 옆에 히프를 걸치고 앉아 있는 상황이고

새하얗고 탐스런 [서희]의 허벅지가 바로 내 눈앞에 있는 것이었다.

[서희]가 일어나는가 싶더니..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서희]가 아예 내옆에 눕더니 내품안에 비집어들며 안겨버린다.

'...!!!...'

손등에 닿는 물컥한 느낌은 분명히.. [서희]의 작은 젖가슴이 분명하다.

만감이 교차하고 뭘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잠든척 연기를 계속하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현주]와 함께 했었던 그 시간에 친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표현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게 많이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흐음....흠냐..흠냐.."

일부러.. 잠투정을 하듯 몸을 돌려 바로 누워버렸다.

"아빠.. 아빠가 그동안 엄마에게 못다 해준만큼.. 저에게 더 잘해주셨죠??..

저도 이제부터...엄마가 그동안 못다 해준것.. 가끔 해드리며 아빠의 착한 딸이 될래요.."

[...............]

"아빠.. 저랑 지금 헐리우드 가서 엄마 만나요......"

[.......!!!.....]

[서희]의 입술이 느껴진다.

저멀리 아름다운 [김민서]가 보이기 시작한다.

----------------------------------------------- 끝

우리는 나란히 걸으며.. 마주보며 웃었다.

하얀 눈길 속으로.. 그렇게 그렇게.. 우리의 사랑은 앞으로 나아가길 바랬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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