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8/27)

"하아......하아...."

[현주]의 거친 숨소리가 온 방안을 뒤덮고.. 내 좃대가리가 미끈한 [현주]의 보지의 질구로

잠겨든다.

슬쩍..힘을 주었다.

"어억!!!!!!!!!......"

순간..두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크게 소리를 치는 [현주]의 입을 순간 손으로 막아버렸다.

손밖으로 튀어나온 콧구멍의 뜨거운 숨결과... 여전히.. 동그란 두눈은 깜빡임마저 잊은듯..

멈춰버렸다.

자지의 중간까지.. 그 뜨겁고 질긴 [현주]의 보짓속으로 잠겨들어갔다.

[현주]가 강하게 허벅지에 힘을 주고 있는듯.. [현주]의 뜨거운 보지에 잠긴 자지가 전진을

못하는 듯 하다.

[현주]의 입을 덮은 내 손을 걷었다.

"하아........나쁜놈!!... 아프다......"

"..........."

"아흐으으........아흐흐흐흡!!..."

"참아....괜찮아..."

차츰.. [현주]의 허벅지근육이 이완되는듯... 슬쩍.. 벌어지고.. 때를 같이해서.. 슬쩍..

허리에 반동을 주어.. 좃대가리를 [현주]의 보짓속에 끝까지 밀어넣었다.

"허업!!!!!...."

[현주]가 두팔로 내 목을 힘껏 끌어안아버렸다.

내 가슴아래.. 눌려진.. [현주]의 뭉컥한 젖가슴이 느껴진다.

[현주]의 몸속에 자지가 박힌채로.. [현주]의 머릿결을 쓸어주며.. [현주]를 진정시키고..

[현주]의 입술을 찾아.. 키스를 해주었다.

[현주]가 반쯤 정신줄을 놓았다가.. 나와의 키스에 다시 임한다.

"쪼옵..쪼옵..쪼오옵...후음...쪼옵..."

"후움...쪼옵...쪼옵..."

슬슬.. 허리에 힘을 주며.. [현주]의 몸속에 박힌 자지를 천천히 뺀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넣는다.

"쪼옵..쪼옵..으흐흐흡!!!......쪼옵..쪼옵..으흐으읍!!!!..."

[현주]가 차츰.. 안정을 찾아가며.. 자신의 몸속으로 천천히 들락 거리는 내 자지를

느끼고 있다.

차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현주]는 나와의 키스는 잊은 채.. 다시 정신줄을 놓는 듯... 내 좃대가 잠기는 리듬에 맞춰 

두눈을 꼭 감으며.. 머리를 흔들어 대며.. 어쩔줄 몰라 한다.

"아흐읍!!!....어억!!!!!....어억!!!....." 

"후우......후우......후우....."

[찌걱....찌걱....찌걱...찌걱....]

[현주]의 질기고.. 뜨겁고.. 거친듯한 보짓속과 몸부림이 몸에 익어가기 시작이다.

지금 내가 어쩌다 나와 가장 친한 학교친구와 이러고 있는건지..

어쩌면.. 이곳에 올 때.. 아니 오기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동물적인 본심을 숨킨채...

[찌걱....찌걱....찌걱...찌걱....]

"아흐읍!!!....어억!!!!!....어억!!!....." 

"후우......후우......후우....."

그렇게.. 미친듯.. 이 아름다운 여체를 탐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김민서]와의 아픔도.. 학과공부도.. 군입대도.. 어떠한 걱정도 다 내 머리속을 떠나버린다.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저멀리.. 팔정도의 부처가 일러준 극락세계가 보이는 듯 하다.

서울로 올라가는 고속버스안

슬그머니 고개를 옆으로 돌려 창쪽을 바라보다 차창에 비쳐진 [현주]의 두 눈과 마주쳤고

[현주]의 두 눈빛이 이내 다른곳으로 달아나 버린다.

어젯밤 나와 겪은 뜨거운 첫경험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듯.. 여전히 뭐가 그리도 창피스럽고

낯설게만 느껴지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털털한 [현주]의 성격에 맞추어 섹스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시켜주는 차원에서 

친구로서 도움을 주었다고만 여기려 하지만.. [현주]는 분명 지금의 내생각과 조금 틀린듯 하다.

자꾸 떠올리려 하지는 않지만.. 순간 어제의 기억이 또다시 머리속에 되살아 난다.

[현주]의 콜라병 같은 뒷태를 보며 골반을 잡은채.. 신나게 뒷치기를 달렸다.

[찌거..찌거..찌거..찌거..쩍..쩍..쩍..쩍..쩍..쩍...퍽퍽퍽퍽퍽퍽!!!!......]

"아흐흐윽!!...압!!...으흐흐흐흐흐...!!!....어흐흐흐윽!!!..."

[현주]는 미친듯.. 머리채를 흔들어 대며.. 처음 겪는 지금의 기분이 좋으면서도 아픈건지..

아프면서도 좋은건지.. 보는 사람으로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나와의 후배위 체위의 섹스를 비교적 잘 견디고 있었다.

[현주]의 뜨겁고도 질긴 처녀의 몸속에 깊숙히 박힌 번들거리는 내 자지가 [현주]의 앙증맞은 

똥꼬 아래의 버얼겋게 달아오른 질구속으로 연신 들락날락 거리며 나에게 희열을 전해주고 있었다.

[현주]가 버티던 팔꿈치를 굽히며 배게에 머리를 쳐박으며.. 괴로운듯 즐거운.. 알수없는 

모션을 취하며..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드디어 신호가 온다.

뇌속 어디에선가.. 흥분이 점점 차올라 클라이막스에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멈추기가 싫었다.

뺄 수도 없다..

그냥.. 이 처녀의 몸속에 나의 케케묵은 욕구들을 힘껏 싸질러 버리고만 싶었던 것이다.

[퍽..퍽..퍽..퍽..퍽..퍽..퍽..퍽..!!!!!!...]

"후우...후우...후우......나올꺼..같아....으.....으윽!!!!!....."

"아흐흐흐!!!....어흐흐흐!!!.........어억!!!!!..."

"후우.....후우........후우.....어떡하지??.. 안에다 해버렸는데??...."

"......하아...하아.....하아....으흐으으....."

[현주]의 몸속에 박힌 내 좃대가리가 엄청난 사정을 내뿜었나보다. 

[현주]가 그대로 엎드려 누워버렸고.. 아직 [현주]몸에 박혀있는 내 좃대를 따라 나역시 그위에

포개어 누워 버렸다.

한동안 그렇게 누운채 섹스의 여운을 맛보고 있었다.

[현주]의 등짝위에 엎드려 누운채.. 

[현주]는 어느덧 깎지가 껴진 내 손을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현주]가 엎드린채..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아~.. 나도..섹스.. 해봤다... 하하하....."

"훗...어땠어???...."

"글쎄... 모르겠어... 좋은건지.. 어떤건지..."

".....그래??...."

[현주]가 돌아 누우려는 것 같아 두팔에 힘을 주어 몸을 일으키니 축늘어진 번들한 자지가 

[현주]의 몸속에서 쑤욱~ 빠져나왔다.

"으흐..... 큭크크..... 방금.. 너무 간지러웠어..."

"....훗...."

[현주]가 바로 누웠다.

[현주]의 옆에 나란히 누우며 [현주]의 머릿결을 쓸어넘겼다.

"왠지 내일 자고 일어나면.. 너무 아파서.. 못걸을꺼 같애...."

"어디가 아퍼???...."

"온몸이 다.. 팔도 아프고.. 다리도 너무 아프고...."

"거기는 괜찮고??...."

"씨이!!......."

[퍽!!....]

"훗... 걱정되서 그런건데....머...."

"..몰라.. 감각이 없어...."

"........ 불어줄까.. 입으로??..."

"씨이... 싫어??...."

"..뭐어때.. 다 이렇게들 하는건데.."

"하여간.. 김희준 너.. 다시봐야겠어..."

"나???.... 뭘??..."

"순진한줄만 알았는데.... 완전 선수야..선수... 섹스경험이 엄청난가봐..."

"훗... 니가 처녀라 그렇게 느껴졌던 거겠지.. 사실 나두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아..."

깜깜한 어둠속.. 오늘 나와 [현주]를 극락세계로 인도했던 옆방의 섹스소리가 그제서야 

들리지 않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나와 [현주]역시.. 옆방의 커플들처럼 무아지경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옆방커플의 섹스가

언제 끝났는지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현주]와 나는 간단한 뒷처리를 하고 다시 멀찌감치 자기자리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현주]는 처녀막이 터진 난감한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다.

아주 먼훗날 이일로 성질을 돋구다가 큰싸움이 벌어지긴 했었다.. 

사실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는데..

고속버스가 어느덧 서울에 도착했다.

어제의 일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 태연한 척 행동하는 나와는 달리..

[현주]는 많이 피곤하고 지쳐보였으며.. 왠지 나를 대하는 태도가 확연하게 틀려져있다는게

느껴졌다.

내가 어젯밤 [현주]와 성관계를 갖기 직전에 걱정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며칠 후..

학교 중앙도서관.. 가방을 올려놓고 맡아놓은 내 옆 빈 자리에도.. 

빈강의실에서 항상 함께 공부하던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는 단짝친구 [최현주]..

하지만 [현주]는 개강을 한 후 다시 만나게 되었고.. 내심 걱정했던것과는 달리 예전처럼 밝은 얼굴의 친구로

돌아와 주었다.

내 옆에 앉은 [현주]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얼마나 반가웠던지.. 나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그 눈빛을 바라보며 

지난날 한여름밤.. 피서지에서의 그 아찔했던 추억은 우리 둘만의 영원한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간직하기로 무언의 다짐을 주고 받았던거 같다.

1995년 가을..

금요일 오후 교양과목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챙겨들고 [현주]와 함께 강의동을 

빠져나오는 길이었다.

"내일이랑 모레 뭐할꺼야?.."

"시골가야해.. 벌초하러...."

"전라남도 함평군..손불면 월천리??.."

"훗......너..별걸 다 기억한다??.."

"치.. 꼭 가야해??.."

".....왜에??..."

"아니.. 어제말한 고등학교때 친구네 학교.. 축제기간이라서.. 혼자가긴 좀 그렇고.. 해서..."

"........"

"...응????..."

"희경이랑 가던지.. 주연이랑 가던지..나보다 친한 애들 많잖아 우리과에.. 하여간 나는 안돼.."

"씨이~......."

"............"

"어으... 야아~...."

".....아~ 안쨈募歐?.."

"씨이!!!....."

"그냥.. 과 친구들 데리고 가.. 아님 그냥 혼자가던가...."

"아.. 혼자 가기 싫다고오~...."

"뭐어때??... 여학교 축제니까.. 남자애들도 많이 올꺼아냐??.. 괜찮은 놈씨 있음.. 같이 놀고..

얼마나 좋아...??...간만에 만난 동창들이랑..."

".....씨이...."

"............."

갑자기 [현주]가 가던길을 멈춰섰고 뒤를 돌아보자.. 잔뜩 화난듯 도끼눈을 뜨며 

나를 흘겨보고 있었다.

귀찮다.

여자들이란...

하필이면 나의 유일한 학교친구가 여자라는 것도.. 짜증나는 현실이다.

잔뜩 삐졌는지.. [현주]가 갑자기 나를 지나쳐.. 

빠른 걸음으로 정문쪽을 향해 내닫기 시작해 버린다.

[현주]가 저멀리 한점이 되어 사라져 버린다.

빠른 걸음으로 가다가 다시 뒤돌아볼 줄 알았는데.. 진짜 가버린다.

어이가 없다.

"체... 무슨 내가 지 애인이라도 돼??....."

사실.. 오늘 오전 강의가 끝나고 점심시간 이후 교양과목시간까지 공강을 때우기 위해 

빈강의실에서 레포트를 정리하다 복도쪽에서 우리과의 바람둥이로 소문이 자자한 복학생 

형과 히히낙낙 농담을 주고받는 [현주]를 보게 되었다.

나와는 달리 2학기에 들어와서 많은 학우들에게 말도 많아지고 붙힘성도 좋아진 [현주]였기에 

이런 광경은 아무일도 아닐 수 있었는데.. 왠지 내 기분이 언짢아 진것이었다.

[현주]는 지난 여름의 인연을 나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게 어쩌면 눈물겹도록 고마운 일이긴 한데..

문제는 나의 닫혀진 가슴 때문이다.

그리고 [현주]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나의 얼어버린 가슴은 결코 열리지 않을것만 같았다.

어쩌면 내 착각이 아니라면...지금 [현주]와 나의 아리송한 신경전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다음날 이른 아침..

함평으로 향하는 기차에 혼자 몸을 실고 큰집으로 향한다.

고3인 [현준]이 녀석은 가지 않았고.. 이번에도 아버지는 바쁜 회사일 핑계로 가시지 않으셨다.

올겨울에 결혼한다는 [석준]이형과 예비신부인 형수님과 [민준]이형.. 그리고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야아... 희주이... 징~허게 오랜만이다이??..."

"하하.. 석준이형..민준이형.. 오랜만이야.."

"여어~ 우리 서울 동상와부렀는감???...."

"큰엄마.. 큰아버지.. 잘 계셨어요???..."

"아야.. 욕봐부렀구마이... 점심 묵어야제??..."

"시방.. 야가 누구여??... 동석이네 막둥이여??..."

"하하.. 큰아버지.. 저 희준이에요..."

"어...... 희준이다냐..허허..짜석..그려..먼길오느라 고생 많었따......"

큰아버지는 작년보다 훨씬 더 건강이 쇠약해지신것 같아 보인다.

늦은 점심을 먹고 큰집 형들과 벌초의 산행길을 나섰다.

이웃동네의 험준한 산길을 따라올라 산 중턱에 있는 조상님의 묘소를 벌초하고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따라 월천리의 큰집으로 향하는 경운기를 타고 왔다.

큰집식구들과 저녁을 먹을 때 였다.

생각지도 않았던 [민서]누나 얘기가 밥상위에 오른 것이었다.

"아 글씨... 신안에 산다든.. 민서 어매 말이여라..."

"..응......"

"거.. 학산 진갑이네 어매가 그집구석 이웃헌테 들었다든디.. 민서 갸가 올봄에..

무신.. 병원으로 요양을 가부렀다고 않혀요???.."

"...!!!!!!!!!........."

순간.. 밥숟가락을 입에 문채.. 얼어 버렸다.

서둘러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큰아버지와 큰어머니의 대화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민서..갸가.. 목포에서 즈그 이모네 가게서.. 그 머시냐.. 미용한다 그러지 않았는감???.."

"하이고... 나이도 어린거시.. 지보다 더 어린놈이랑.. 연애질허다 즈그 어매한테 딱걸려서 

그일도 못허고.. 신안으로 끌려갔다 안그랬소??..."

"그려??... 어허.... 참...."

"근디.. 그것이..쪼까.. 수상한것이.. 민서 갸가 아픈디도 없는디.. 즈그어매랑 허구헌날

대판 싸우불고 그냥 뛰쳐나가분것을 그라곰.. 이웃덜한테 야그한단 말이여라.."

"그..말만한 간내가.. 즈그어매속을 썩혀부렀구만..."

"그라게말이여라.. 재준이 그눔.. 정신채려불고.. 광주가서 공부잘헌다는디.. 이번에는

다큰년이 그런다니께..."

"우리 김가네 색기덜인디... 나가 몸좀 추수리믄.. 신안으로 가봐야 쓰겄구만..."

"하이구.. 이냥반이... 지금은 남의 색기나 마찬가지제.. 퍽이나 반기겄소..."

"이사람이..!!... 갸들이 왜 남의 색기여??... 동춘이 자석들... 우리 김가네 색기들이제!!..."

"허이고...그놈의 씨종자타령은...싸게 밥이나 드쇼....희준이 많이 묵어라이...??..."

"................."

큰집의 두 브라더스와 예비 형수님은 저녁먹기가 무섭게 간만에 찾은 고향동네의 옛친구들을 

만나러 손불로 달아나 버렸고 나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큰집 뒷 담벼락을 지나 고추밭으로 향했다.

그리고 고추밭 언덕위 쓸쓸히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담배를

꼬나 물었다. 

어느덧 어둠이 서서히 밀려와 저멀리에 있는 앞산과 저수지를 덮어가고 있다.

하얀 담배연기가 검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팔베개를 하며 뒤로 벌러덩 누웠다.

[김.....민...서....]

아까.. 큰집에 올 때 부터.. 아니.. 엊그제 큰집으로 벌초하러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당부를 들었을 때 부터.. 조금씩 차오르던.. 알수없는 그 무언가가..

이제는 가득차.. 부풀어오른 풍선처럼 터져버렸다.

그건 [민서]누나에 대한 그리움이었나 보다.

"민서........ 김민서......."

조용히 혼잣말로 [민서]누나의 이름을 불러본다.

긴 생머리칼에.. 짙은 눈썹.. 쌍거풀진 커다란 두눈과 나를 바라보며 짓는 아름다운 미소의

보조개와 덧니..

새하얀 알몸.... 길다란 허벅지와 탱글한 피붓결..

저녁 밥숟가락을 입에 물고 전해 들은 [민서]누나의 행방 때문에.. 지금 복잡미묘한 이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작은엄마랑 대판 싸우고 뛰쳐나갔는데.. 작은엄마는 이웃들에게 아파서 병원으로 

요양을 갔다고 둘러댄다??....'

혹시 진짜 어디가 많이 아픈건지.. 그것도 모르는 일이다.

어느새.. 피워물던 담배가 필터를 태우고 있다.

도대체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건지..

작은어머니 댁에서 뛰쳐 나갔다면.. 당연히 나에게 연락을 했어야만 하는게 아니었을까??..

어찌 이리도 무심할 수가 있는건지..

너무 보고싶다.

그리고 너무 사랑했다...

아니.. 어쩌면..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느새 깜깜한 밤하늘에 하현달이 떠올라 외로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오래전.. 나와 [민서]누나의 밀애를 훔쳐보던 그 달이었다.

"씨발.. 넌 아냐?? 김민서가 어디 있는지??..."

"알지??... 그치??...."

"우리 써니한테..전해줘... 미치도록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미친놈처럼 달을 보고 독백을 하고 있으려니.. 왠지 감정이 복받쳐오르는듯.. 눈물이 나려한다.

하지만.. 감정을 어거지로 꿀꺽 씹어삼키며.. 마저 독백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군대가기전에 꼭.. 보고 싶었는데...씨발..."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쓸어 닦았다.

돌고 돌아.. [민서]누나와 함께 했던.. 이곳으로 오고야 말았는데..

나 혼자만 씁쓸히.. 저 달을 바라보며 연기연습을 하고 있다니..!!...

마치 뫼뷔우스의 띠처럼.. 이 지랄 같은 운명의 길을 따라 한바퀴를 돌아 이곳으로 다시 왔건만.. 

뒤집혀진 운명의 장난으로... 정작 그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혼자 와있는듯한 기분이다.

[민서]누나와 내가 지금 서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버렸고 한바퀴를 돌아 언젠가..

먼훗날 일지언정 원점에 도착하면 우리의 만남과 사랑이 이루어 질꺼라 믿었건만.... 

어쩌면 영원히 만나지도 못한채.. 이 지랄같은 운명의 띠 위에서 쳇바퀴를 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원히... 

그렇게 상경한 후 일주일간은 오로지 [민서]누나 생각밖에 아무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강의실 칠판을 보고 있어도..

이제는 제법 나에게 시큰둥하고.. 학과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더 좋아하는 [현주]의 표정을 

보고 있어도..

전공서적안 난해한 증명문제를 파고 있어도..

[김민서]가 말한 정신병이 이런거였을까???

그당시 [김민서]는 지금 나와 같은 이런 기분을 겪었단 말인가??

그당시 다시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버린 [김민서]의 향수는 꽤 오랫동안 내 가슴에 상처를

남겨버렸다.

단지.. 벌초를 다녀왔을 뿐이었고.. 그 곳에서 [민서]누나의 소식을 듣고.. 뼈아픈 우리 운명에 대해

생각했던 것 뿐인데.. 몇해동안 그리워했던 속앓이를 몽땅 다 합친것 이상의 기분을 겪게 될 줄이야..

하지만.. 몰입해 버리는 공부와 학교생활로 그나마 [김민서]의 쓰나미를 어거지로 잠재울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어느덧 종강파티의 술자리에 참석했다.

우리학과의 남학생들중 많은수가 이번에 나처럼 군대에 입대하기 때문에 지금의 종강파티는

이땅에 태어난 불쌍한 예비 군바리들을 위한 송별파티의 성격도 있긴 하다.

[현주]는 인기가 좋아 이자리 저자리를 넘나들며 친해진 학우들과 질펀한 술자리에서 히히낙낙 

거리고 있었고.. 불편한 자리에 앉아있는 나는 그저 내 앞의 피쳐를 맥주잔에 따라 벌컥벌컥.. 

들이키며 알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하고 있었다.

지금의 이자리가 그동안 나와 2년간 함께했던 이들과의 어쩌면 마지막 술자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지금까지 이학교에 와서 우리과 학우들과 어울리지 않고 내안에 나를 가둬

버린채.. 이기적으로만 살아왔던 내 자신이 무척.. 바보스러워 보였다.

'오늘 하루만큼은... 옛날의 나로.. 돌아가 보자... 억지로라도....어차피... 마지막이니까....'

우리과의 [지연]이가 어느덧 내 옆에 앉아 옆쪽의 학우들과 떠들어대고 있었다.

한때 과대놈이랑 연문설이 나돌고 우리과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쁘장한 여자애였다.

나와는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마음을 비우고.. 모든 학우들에게

개방적인 마인드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부터는..나와 지금의 술자리에서 친해지는 중이다.

"올~ 희준이.. 너.. 무지하게 소심하고 조용한 앤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안그러네??..."

"훗...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겠지.. 자.. 마시자...!!..."

"짠!!...근데.. 있잖아.."

"..벌컥..벌컥......응..."

"뭐 물어볼께 있는데...."

"........."

[지연]이가 내 귀에 입을 댄채.. 간지러운 몇마디를 내귀에 집어넣는다.

"너랑..현주랑..씨씨야??..."

"........................."

웃음을 머금고 [지연]이의 목을 잡아 끌어 향긋한 샴푸향이 그윽한 [지연]이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아니...."

"........"

순간.. 내 맞은편의 [현주]와 눈이 마주쳤다.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인듯.. [현주]의 눈길을 피한채 2년만에 처음 나누는 나와의 대화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잔뜩 미소를 머금은 [지연]이와 마주보고 있다.

"진짜..씨씨 아니야?? 놀러도 같이 갔다며??.. 동해안으로..."

"..........."

"놀러간건 사실인데.. 아무일도 없이 그냥 놀러만 간거뿐이야.. 그냥 친구일 뿐이니까.."

"..........."

"훗.. 근데 다들 니네 씨씨로 알고 있는데??..."

"............"

"절대 아냐.. 나랑 쟤랑 아웃사이더 아니냐.. 그러다 보니.. 외로운 놈들끼리 우정에 목말라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그렇게 보인거였겠지..."

"큭큭!!.....푸하하하..!!!!!...."

갑자기 내 귓속말을 전해 들은 [지연]이가 배꼽이 빠질만큼 웃어 재끼기 시작했다.

주변의 학우들이 [뭔데??] 하며 [지연]이에게 기웃거렸고.. 맞은편 [현주]는 왠지 

나와 자신을 쳐다보며.. 미친듯 웃어대는 [지연]이의 태도가 불쾌스럽다는 표정을 나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 있었던 일을 절대 말하지는 않았으니.. 찔리는게 없으니까 술자리에서는

[현주]의 불만어린 눈빛을 애써 무시해 버렸다.

술자리가 바뀌고.. 2차..3차.. 계속해서 자리를 옮겨가며 우리과의 인원들이 쪼개졌다.

어느덧 3차까지 ?아온 충무로의 술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지연]이의 허벅지를 배게삼아 

자빠져 있었다.

마치.. 오래전 [민서]누나의 허벅지위에 머리를 배고 누워있던 생각이 든다.

눈을 감으니 소르르.. 잠이 올 지경이다.

"호호... 쟤 뭐냐??...."

"..불쌍하잖아.. 다음달 군대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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