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까마잡잡한 피부와 스포츠머리에 무척이나 우람한 근육과 큰키의 몸짱이었고..
여자역시..놈씨에게 걸맞는 이쁘장한 얼굴에 키가 크고 늘씬한 여자였다.
팔다리가 긴게.. 순간.. [민서]누나가 떠올랐다.
너무 이 커플들을 빤히 훑어보는거 같아.. 서둘러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렸다.
[현주]가 툇마루에 앉아 이 커플들을 지켜보더니 옆에 앉은 나에게 속삭인다.
"저..여자.. 가슴에 뽕이다.."
"훗........"
"에이컵도 안돼보이는게.. 힘만주면 다야?? 수영복입으면 다 뽀록날텐데..."
"큭큭... 에효..진쨔....씨이.."
내가 [현주]를 여자취급 안하듯.. [현주]역시 나에게 가끔은 이렇게 대놓고 스스럼없이
대하기도 한다.
순간 [현주]의 시원한 파란색의 탱크탑의 가슴골이 두눈에 들어왔다.
오후에는 바닷가에서 실컷 놀고 민박집으로 와서 샤워를 한 후 저녁겸 쇠주한잔을 알딸딸하게
걸쳤다.
[현주]에게 술좀 사오겠다고 말한 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저녁바다를 바라보며
술과 안주거리들이 가득 찬 비닐봉지를 들고 백사장의 모래 언덕위에 앉았다.
넘실대는 검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오늘.. 낮에 잠깐 [현주]와 실랑이를 벌였던 일 때문에.. 아까부터.. 지금까지 [김민서]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민서]누나와 함께 이 바닷가를 찾아왔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쯤 도대체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지금의 나처럼 가끔은 내생각이 나기는 할까..
[취익!!!..츄르르르....]
캔맥주의 뚜껑을 따자 맥주가 손등으로 흘러내린다.
"벌컥..벌컥..벌컥........크하아...... 커어억!!!....."
시원스레 맥주를 들이켰다.
그리고 담배 하나를 꼬나 물고 라이타불을 땡겼다.
이제는 제발 잊고도 싶은데.. 그게 이렇듯 뜻대로 되지가 않으니..
지금의 이 괴로움을 평생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내 신세가 불쌍하기도 하다.
이번학기가 끝나면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데.. 그전에 제발 볼 수만 있다면..
어느덧 비워진 캔맥을 우그러 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어두워진 바닷가..무더운 열대야의 후덥지근함을 간간히 시원한 바닷바람이 날려주고 있다.
민박집 툇마루에 오르자 [현주]가 잔뜩 뾰루퉁한 얼굴로 방문을 열어재낀다.
"이씨!!... 술사러갔다오는데.. 30분이냐??.. 슈퍼가 코앞인데??...
개인플레이 하기 없다 그랬지???...."
"미안해..."
[현주]가 왠지 우울해 보이는 내 표정을 읽는듯.. 조심스레 비닐봉지를 받아들며 나를 ?아
방문을 닫고 들어온다.
"자... 우리 희주니.. 뭐 때문에.. 우울해 할까??..."
"....훗......"
[현주]의 말 한마디에 순간 머리속으로 또다시 [민서]누나가 떠올랐다.
[하이고..우리 희준이...뭣땀시 또 골나부렀쓰야???.....]
김민서의 향기..
[민서]누나는 지금 내앞에 있는 [현주]에게도.. 아까 옆방의 그 늘씬녀에게도..
이 건넌방안에서도..
내 주변을 오늘따라 떠나지 않고 있다.
"자... 오늘은 첫날이니까.. 죽도록 마셔보고.. 내일 점심때까지..퍼질러 자는거야.."
"좋아..콜..."
[취히익!!... 취힉!!..]
"크하아... 쩝쩝쩝... 우리 옆방 사람들 있잖아...."
".....응.."
"아까 옆방여자하고 잠깐 얘기나눠봤거든.."
"언제???...."
"씨이..니놈 나갔다가 안올때.. 여기 마루에 앉아있는데.. 지들이랑 술한잔 하자 그러더라??.."
"그래서???..."
"그냥.. 친구오면 말해보겠다고 했는데.. 글쎄... 너.. 놀라지 마라..???..."
"어... 뭔데??..."
"큭큭.... 저 커플.. 남자가..세상에...큭크크.."
"........."
"울학교 경찰행정학과 3학년이래.. 나이가 있는데 복학했나봐..."
"그래????......"
"여자애는 우리랑 동갑인데 중대 1학년이래.. 재수했다 그러더라?.."
"..하하.. 잼있군.. 그래서 얘기했어?? 학교후배들이라고??....."
"미쳤냐???... 이런데까지와서..??..옴마니반매훔 찾고 앉아있게...."
"...그래..잘했다...... 그럼 학교 얘기하지말고.. 옆방사람들이랑 같이 한잔 할까??.."
"시러..."
"우리끼리 심심하잖아??..."
"난 안 심심한데???...
"에이.. 그래도 이런데 놀러와서 옆방쓰는것도 인연인데...."
"왜???... 옆방 기집애 끌리냐??.."
"내가??......"
무섭다.
진짜 무섭다.
이래서 여자들의 직감은 무서운거다.
"솔직히 말해... 응??.."
"....내 스타일 아냐..."
순간 동그란 두눈을 크게 뜨며 내 두눈을 바라보는 [현주]의 눈빛은 대충 장난으로 내뱉는
말이 아닌것 같아 보였다.
아까.. 옆방 사람들이 방구경을 할때.. 옆방 여자의 전체적인 라인과 몸매를 찬찬히 훑어보며
[민서]누나 생각에 젖었던 내 눈길과 표정을 기억하고 있는듯 해 보였다.
"에효... 내년에는 나도 옆방 울학교 선배처럼 듬직한 남자 하나 만들어서 놀러와야겠당..."
"..훗....."
"넌 운동좀 해라.. 이게 뭐냐?? 남자가.. 어떻게 나보다 더 마른것 같애..."
"하하... 니가 찐건 아니고??..."
"뭐??.. 내가 어디가 어때서????.. 이씨!!.. 갑자기 열받네?? ..."
"큭큭... 아라써... 현주가 그래도 몸매랑 얼굴 ?오지.. 우리과에서 50번째??...."
[퍽..퍽..]
"하여간..매를 벌어요..매를... 일루와!!!..."
"야!!!....우씨!!!!.... 술 흘렸잖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주]의 몸매는 마치 자석처럼 지나는 남학생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스타일이었다.
거기에다 가슴까지 좀 있어서.. 상당히 글래머스러운 편이었다.
여름이 되자 [현주]는 자기 몸매를 은근히 뽐내듯.. 시원스레 벗어재낀 스타일의 옷차림으로
우리학과의 남학생들의 침을 꼴까닥하고 삼키게 만들었고.. 그래서인지.. 나를 보던 학우들의
눈빛은 증오와 멸시를 빗댄 질투를 담은듯 해 보였다.
거기에 비하면 옆방의 여자는 기럭지만 크고 그저 비쩍 마른.. 몸매였다.
하지만.. [민서]누나를 떠올리는 그 몸매 때문에.. 같이 술자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어디갔다 왔냐??..."
"그냥.. 바닷가에..잠깐 바람이나 지..머.."
"치이... 혼자.. 왠 청승... 가만보면.. 말못할 사연 많이 있어보여..."
"훗... 그래보여??..."
"군대가는거 때문에??..."
"그거야 뭐.. 어차피 때되면 가는거니까.. 별 신경도 쓰이지 않아.."
"그럼 2학기 마치고 바로 가는거야??.."
"그럴려구... 저번주 신검도 받았으니까... 방학시작하면..뭐 군대 가는거지.."
"씨이... 그럼 나 어떡하냐?... 너없으면.."
"하하...벌써부터... 훗......."
[현주]는 나보다 애들에게 인기도 좋고 성격도 밝아 내가 없더라도 금새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것만 같아 보였다.
[현주]는 문득 군대얘기에.. 나보다 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종이컵에 담긴 맥주를
원샷을 해버린다.
그러고보니.. 이친구랑 반년정도 잼있었는데.. 반년후.. 내가 군대를 가고 복학하면..
[현주]는 4학년 졸업하고 학교에 없을 것이다.
문득.. [현주]에게.. [민서]누나와의 얘깃거리를 들려주고 고민을 털어놔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주야.. 있잖아..."
"있잖아..뭐?......."
"고민이 하나 있어서.. 이걸 말해야 할지.."
"고민??.... 여자문제??..."
"어떻게 알았어???...."
"훗...그거야 뭐.. 뻔하지.. 옆방여자 게슴츠레하게 침 죌죌 흘리면서 쳐다볼때부터..내가
알아봤다..."
"씨이...진짜.. 아니라니까..."
"그래서 여자친구 하나 해달라는거냐??? 어차피 니놈은 여친도 없었던 놈 같고..."
"뭐뭣??... 세상에..."
"그거잖아.. 치히... 동창애들.. 많긴 한데.. 왠지.. 니놈 소개팅 해주고 나 욕먹을 꺼
같아서 싫다... 고민 끝... 오케이???..."
[민서]누나 얘기는 하지 말아야 겠다.
매사에 진지한 얘기를 주고 받은적이 없어서 그런지.. 얘한테는 아직까지는..
밤이 꽤 깊었다.
시원한 파도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듯.. 주변의 고요함을 우리끼리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미안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먹자... 너무 피곤하다...하암!!..흠냐..흠냐.."
"훗... 죽어보잘때는 언제고... 그래... 그러자.."
술도 파장이 났고.. 각자 화장실을 다녀와서 이불을 깔고 배게를 툭..툭.. 던져 놓는다.
좁은 방이지만.. 깔개를 넓직하게 펼쳐놓아서 그런지.. 배게 간격이 넓어 보이긴 하다.
각자의 얇은 이불을 하나씩.. 내려놓자.. [현주]가 방문을 열고 이불이 펼쳐진 방안 분위기에
어색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들어온다.
문쪽으로 자리를 잡고 누운채 천정의 형광등을 바라보고 있다.
[현주]는 잠들기전 뭐가 분주한지.. 짐꾸러미안의 무언가를 챙겨들고 작은 협탁의 화장대앞에
앉아서.. 얼굴에 무언가를 찍어 바르고 있다.
"잘테니까.. 불꺼..."
"응...."
눈을 부치려는데.. [현주]가 다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듯.. 내 머리위로..
두다리의 가랭이가 지나쳤다.
아주짧은 시간이었다.
너무나 짧은 그 스치는 순간이 잠깐 떳던 두눈의 망막에 맺혀버렸다.
핫팬츠와 허벅지 사이의 벌어진 틈의.. 깊숙한 곳.... 주름진 짙은 살결과 팬티...
'하아.....씨바......'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한다.
잠시후.. 방안에 불이 꺼지고 [현주]역시.. 바스락..거리며 내 옆의 어둠속으로 드러누워버렸다.
온통 고요한 밤.. 파도소리와.. 선풍기의 바람소리.. 그리고 이따금씩.. 해변쪽 술취한 놈년들의
웃음소리..
한창 잠이 들었을 때였다.
꿈속에서 [민서]누나의 그 길다란 허벅지 하나를 내 어깨위에 걸치며.. [민서]누나를 옆으로
돌려 눕혔다.
[민서]누나는 처음 잡아보는 자세에 긴장한채..두눈을 꼬옥 감으며 손가락 하나를 입속에 가져다
대며.. 나의 자지가 보지속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민서]누나의 다리하나를 잡은채.. 좃대를 질펀한 보짓속에 집어넣었다.
[아흐윽!!!!.......]
순간 눈을 떴다..
그만 잠을 깬 것이다.
'..이런.. 꿈이...!!!...'
어둠속.. [민서]누나와의 섹스 꿈을 꾼것도 당혹스러웠는데.. 아까 꿈속에서의 그 신음소리는
여전히 들려오는 것이었다.
"아흐읍!!...아읍!!!...옵빠!!!...아흐읍!!..."
[찌거..찌거..찌거..찌거..찌거..]
누운채 꼼짝도 않고 두눈을 말똥거리며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을 했다.
바로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아흐흐읍!!..으흥흥..아퍼..아프단 말야.. 아흐흥..아흐흐..."
[찌거..찌거..찌거..찌거..찌거..]
'씨바...젠장.. 저것들이...진짜...'
후질구레한 민박집이다 보니.. 아까 옆방 말소리조차 웅웅거리며 들리더니만..
야심한 새벽녘의 고요함은 기여히.. 옆방에서의 섹스소리를 스테레오서라운드로
내 귓가로 쳐박혀 들어오게 만들고 있었다.
"좋아??...응??..."
"아흥...오빠!!..아흥..오빠!!..너무좋아..너무좋아..으으으윽... 하아..하아..."
[찌거..찌거..찌거..찌거..찌거..]
문득.. 내 옆.. 오른쪽 1미터 떨어진 곳에 누워잠들어 있는 [현주]생각이 났다.
이 기집애도 나처럼 자다 깨어나 있다면.. 지금의 이 소리를 듣고 있을 텐데..
몸을 뒤처기며 옆으로 돌려 누우며 눈을 뜨자... [이크!!!!.....]
[현주]의 번뜩이는 눈빛과 그만 마주쳤다.
이 기집애는 내쪽으로 돌아누운채.. 두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며.. 슬쩍 무안함을 미소로
때워 보내어 주는 것이다.
이 기집애가 언제 깨어났는지는 모르겠으나.. 바로 누우며 두눈을 깊게 감으며
잠을 청하려는 듯 하다.
나 역시.. 그상태로 두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하나..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옆방에서의 섹스소리..
아마 그소리를 잠결에 들어서였는지.. 무의식중에.. [민서]누나와의 섹스씬이
꿈속에 떠올랐을 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조심스레.. 팬티속 좃대를 움켜쥐었다.
물컹한 좃대가.. 아까의 꿈속 아찔함으로.. 좃대가리 끝.. 살짝 미끈함이 묻어있는 듯
해 보인다.
옆방의 섹스소리를 들으며.. 좃대를 만지고.. 꿈속의 [민서]누나의 몸뚱아리와..
그 몸뚱아리속에.. 내 좃을 쳐박는 생각을 억지로 하려하고 있다.
내 좃대가 신기하게도.. 빳빳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주]옆에서.. 후끈 달아오르는 성욕을 잠재우기 위해 자위권을 발동시켜
딸딸이를 칠수는 없고 그냥 그상태로 조심스레 만지작 거리기만 했다.
"우후.....우후....사랑해....사랑해...우후......"
"아흐읍......사랑해옵빠!!...미치..도록!!...아흐으응...너무좋아..하아..."
[퍽!!..퍽!!..퍽!!..퍽!!..퍽!!..퍽!!..퍽!!..퍽!!..]
도대체 개색끼라도 되는건지.. 옆방의 섹스는 몇십분이 지났을 법도 한데.. 계속해서..
떡을 쳐대더니만.. 이제서야 마무리가 되는듯 해 보였다.
"우후...씨바..우후......으윽!!!....윽!!!!.."
"아흐흥......으으으윽...하아..옵빠!!!...아흐읍... 하아..하아..."
옆으로 돌아누운 상태에서 슬쩍.. 실눈을 떳다.
창으로 스미는 달빛이 눈에 익어갈 무렵.. [현주]의 모습이 두눈에 들어왔다.
이불을 턱 아래까지 올린듯.. 바로누운채.. 두눈을 꼬옥 감고.. 있는듯 하다.
다시 눈을 감고 있었다.
옆방에서 뒷처리를 하며.. 농담을 주고 받는 소리까지 다 들리고 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옆방 커플이 기척이 없다.
파도소리와.. 선풍기의 똑..똑.. 거리는 목아지뼈 끊어지는 소리만 들려온다.
이제는 진짜 잠이 올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어둠속.. 정막을 깨는듯한 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
그것은 아주 작은 무언가의 규칙적인 빠른 마찰음이었고.. 불규칙적인 미세한 숨소리였다.
설마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실눈을 떴다.
창밖 달빛이 다시 어둠속 방안을 천천히 밝히기 시작이고.. 이불을 턱 아래까지 뒤집어쓴..
[현주]의 모습이 실눈사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두눈을 다시 감으며 들려오는 소리에 온통 신경을 집중시켰다.
파도소리.. 선풍기목아지 뿌러지는 소리..
그리고.. 정체모를 아주 작은 소리들이 이제는 제법 선명해지기 시작이다.
[찌거..찌거..찌거..찌거..찌거..]
"...흐읍....흐읍......읍......."
다시 실눈을 뜬채.. [현주]의 이불을 바라보았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현주]를 덮은 이불속.. 무언가의 빠른 손놀림이 분명하였다..
'헐.......'
창문으로 스미는 오전의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늦잠을 자려한다.
어제.. 옆방에서의 섹스소리와.. 내 두눈으로 보고 듣고도 믿겨지지 않는 [현주]의
자위행위 때문에 아침이 밝을 때 까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었다.
[현주]는 방금전 깨어났는지 들락날락 거리며 무언가에 분주하더니..
젖은 머릿결을 드라이로 말리기까지 하며 가뜩이나 나의 아침잠을 방해하였다.
지금은 어디에 나갔는지.. 잠시 잠잠하다.
얼마후.. 방문이 열리며 [현주]가 들어오더니 나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이다.
"짜식이.. 빨랑 일어나... 기상!!.."
"........쫌만 더 자고..."
"밥먹어야지... 일어나.. 배고프단 말야.."
"......야.. 우리 늦잠 자고 점심먹기로 했잖냐... 좀.. 자자..."
"지금 열한시 반이야.. 점심 먹어야지??..."
".........머????....."
눈을 뜨니.. 어느새 눈앞에는 정돈된 머릿결에 은 화장까지 마치고 외출준비를 완벽하게 끝낸
[현주]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에이........ 그래.. 졌다.. 나가자..."
"내가 이불갤테니까.. 빨랑 씻어.."
슬리퍼를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가 남자 샤워장 안으로 들어가니.. 옆방 남자놈이 하필이면 샤워를 하고
있었다.
나와 한번 흘끔 눈이 마주쳤는데.. 서로 대수롭지 않게 각자 하던일에 열중이다.
내 옆에서 샤워를 하는 옆방 남자.
하필이면 우리학교 3학년이라니..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에.. 커다란 키와.. 엄청난 근육..
온몸에 거품칠을 하며.. 사타구니의 부랄과 축쳐진 시커먼 말자지를 열심히도 닦는다.
어제 저 시커먼 말자지가 [민서]누나의 몸매를 닮은 옆방 여자의 몸속으로 존나게
개색끼처럼 오랫동안 쳐박혔다는 걸 떠오르니.. 왠지..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찬물에 오그라든.. 내 뻔데기 자지와 삐쩍 마른 몸매가.. 초라하게 옆방 남자의
옆 칸에서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툇마루에 앉아 있던 [현주]가 나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오며
또 옆방사람들 얘기를 꺼낸다.
"옆방..울학교 선배.. 진짜!! 몸 짱이다.. 그치??..."
"헬쓰 다니나보지..머..."
"에효... 참.. 니놈은 이게 뭐냐?? 이게..."
"나??... 체.. 야.. 나도 맘만 먹으면.. 한달 운동하면 저렇게 돼..."
[현주]에게 있는 힘껏 숨을 들이키고 팔에 힘을 주며 없는 알통을 만드려는듯
허풍을 떤다.
"호호... 웃겨..."
"체!!..내기해??.. 한달치 식권내기??..어때???..."
"하이고.. 됐다.. 됐어... 펭귄이 나는거 내기 하자고 해서 이기면 뭐하냐??.."
"이게 진짜.... 듣고보니 열받네..??.. 죽을래??..."
[현주]를 눕히고 그위로 올라타.. [현주]의 두팔을 무릅으로 제압해 버렸다.
"꺄아...아퍼!!...미안... 미안!!..."
"....... 내가 제일 몸짱이고..멋있다고.. 말해!!!..."
"꺄아....시러!!!...난 거짓말 못해..!!!..."
"이런...이래두????...."
[현주]의 목과 옆구리를 간지럽히기 시작이다.
"큭크크!!!...야!!!...너 진짜!!!.....아하하!!!!..."
순간.. 지금의 내행동이 누군가 나에게 했던 짖꿎은 장난을 답습하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민서]누나...
"..흐음.....이번만 봐줄꺼야..."
점심을 식당에서 때우고 [현주]와 함께 해변으로 향했고 임대한 파라솔 아래에 미리 입고온
수영복만 남기고 훌훌 겉옷을 벗어던지기가 무섭게 파도가 밀려드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어제보다 바람이 좀 불어서 그런지.. 파도가 꽤 높아보이기도 했다.
[스르르르르....철썩!!!!!!.....]
"와아....꺄아!!!!!......."
"으흐흐..온다....우후!!!!...."
수영복을 입은 [현주]를 공기매트에 태운채.. 가슴위 턱까지 오는 깊이의 바다에서 파도를
타며 신나게 놀고 있었다.
"꺄아... 무서워.. 얕은데로 가자.. 빨랑.."
"안깊어.. 내 목까지야..."
"이씨!!..깊잖아..바보야...빨랑 나가자..빨랑.."
"우후!!!....싫어...."
나와 [현주]를 실은 공기매트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비교적 조금 깊은 곳이었다.
내가 그때 왜 [현주]를 그리 깊은 곳까지 데리고 갔는지..
물론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야 설명이 가능한 얘기겠지만.. 왠지.. 조금이나마 얘 앞에서 남자다워
보이고 싶었던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스르르르르....철썩!!!!!!.....]
"또온다.... 무서워...꺄아!!!!..악!!!.."
"............우후우..!!!!.....!!..."
이런.. 공기매트가 뒤집어 지면서 [현주]가 그만 물에 빠져버리고야 말았다.
순간 높은 너울로.. 발이 땅에 안닿을 듯 했었고.. 물속에 빠진 [현주]는 다행히도
내 손과 매트를 꽉 붙잡고 있었지만.. 이미 꼬로록하며... 물속에서 몇초간 처박혀 버린 것이다.
물살이 순식간에 썰려 나가면서 나와 [현주]가 바다로 떠내려갔는지..
계속해서 발이 땅에 닿지가 않을 정도의 깊이였고.. 물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공기매트를 움켜
잡은 [현주]가 얼굴이 쌔파랗게 질려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아흐흐으!!!...어떡해!!!..무서워!!!...살려줘!!!..."
"꽉 잡고있어!!!... 괜찮아!!!.. 괜찮으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괜찮은 상황은 결코 아니었고.. 망루에 앉아 이를 지켜보던 새까만 피부의
안전요원들이 마치 물개처럼 우리에게 뛰어들어.. 나와 [현주]가 붙잡고 있던 매트를 잡아끌며
해변으로 올 수 있었다.
쪽팔리게도 많은 사람들이 안전요원들에게 끌려나오는 나와 [현주]가 매달린 공기매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빨만 하얗게 보이는 안전요원중 한녀석이 [현주]와 나에게 한마디를 내던진다.
"파도휩쓸리는게 제일 위험해요... 수영 자신 없으면 가슴높이 이상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현주]는 아직도 새파랗게 질려.. 모래사장으로 오르면서도 벌벌 떨며 울고 있었다.
나역시 방금전까지 많이 겁도 났고.. 놀라기도 했지만.. 지금 상황은 왠지
쪽팔려 죽을 지경이었다.
가족들과 놀던 꼬맹이들도 우리를 쳐다봤고.. 해변의 여러 커플들도 다 우릴 쳐다보고 있었고
해변 모래사장위.... 썬텐을 하고 있는 옆방 커플들의 선그라스도 우릴 향하고 있었다.
파라솔 아래의 우리자리에 앉자마자.. [현주]가 내속을 긁어대기 시작이다.
"이잉잉...나쁜새꺄... 내가 깊은데 싫다고 했잖아..!!!...."
"미안해... 아니.. 파도가..갑자기....."
"잉잉잉...병신.. 수영도 못하면서..."
"....아니..체....야!!!..그럼 니는 수영 잘하냐????...."
"씨이... 나는 여자잖아..병신아...!!..."
"............그래.. 난 남잔데.. 병신처럼 수영 못한다..됐냐????..."
갑자기 열이 확 받는다.
'...가뜩이나 쪽팔려 죽을 지경인데.. 이 기집애가..'
눈물을 훔치며 어느정도 흥분을 가라앉힌 [현주]가 울그락불그락 거리는 화난 내 표정을
읽으며.. 잠자코 있다.
그냥.. 확.. 짐을 싸들고 혼자 올라가버릴까 하는 속좁은 생각마져 들정도로..
무척이나 쪽팔리고 열받아 있는 상황이다.
순간.. 목포에서 [민서]누나의 서운한 말 몇마디에.. 그만 토라져서 혼자 그자리를 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또.. 그때처럼.. 기분대로 행동했다가 일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경험에..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씨발...진짜...기분더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