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누나의 이모가 가위를 빗으로 털더니.. 카트위에 올려다 놓고.. 내 얼굴을 잡아
옆으로 돌려 경대에 비춰보며.. 입을 연다.
"이정도면 괜찮겠지라이??... 여그쪽.. 쪼까.. 손좀 더 봐드리까요??.."
"아뇨.. 괜찮아요..."
"수고하셨어요... 여그.. 민서씨이~..."
"네에~...."
[민서]누나의 어정쩡하고.. 당혹스러운 얼굴표정에 이끌려 샴푸실로 향한다.
샴푸실이래봤자 구석탱이에 커튼하나 쳐져 있는 좁은 공간이다.
"흐..음!!.. 여기.. 앉으세요...."
"네엡....."
'으휴.. 정말 표정관리 못하네....'
[민서]누나의 팍팍.. 티나는 얼굴표정에 행여 [민서]누나의 이모에게 우리가 서로
아는 사이라는걸 걸리지나 않을 까 걱정이 들 정도이다.
샴푸대에 머리를 뒤로 젖힌채 눕자..
샤워기의 물기가 느껴지고.. 물온도를 맞추려는 [민서]누나의 무뚝뚝한 얼굴표정이 보인다.
나를 내려다 보는 [민서]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왠지 긴장한 얼굴이다.
무언가 챙피해 하는것 같기도 하고.. 쑥쓰러워 하기도 하는것 같다.
순간.. 내가 괜히 예고도 없이 불쑥 들이닥쳐서.. [민서]누나가 무안해 하는게 아닐까..
라는 후회스러움이 엄습해왔다.
하지만.. [민서]누나는 슬쩍.. 덧니를 보여주며 미소를 지어 버린다.
[민서]누나의 손길이 느껴진다.
마치 면빨래감을 빨듯..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은근히 강하게 내 머리칼과
두피를 구석구석 샴푸한다.
[민서]누나의 눈빛과.. 아래로 슬쩍처진.. 볼살.. 그리고 입술이 보인다.
[민서]누나의 저 입술이.. 나에게 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들었다.
그렇게 드라이를 하고 밖으로 나가면서.. 엄지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얼굴에 슬쩍 대면서
[전화할께..] 라는 신호를 보내주었다.
그날밤..
후덥지근한 초여름밤.. 하당의 갓바위 공원에서 [민서]누나를 기다리고 있다.
착 감겨 걸어가는 젊은 커플들과 어정쩡하게 떨어져서 나란히 걸어가는 중년나이의 커플들도
눈에 띄인다.
남자와 여자..
뗄레야 뗄 수 없는 그 무수한 존재감들..
하필이면.. 왜 김희준과 김민서여야만 했는지..
아니.. 왜 김희준과 김민서가 친족으로 태어났는지 이 지랄같은 운명이 문제인 것이다.
넋을 놓고 있을 때.. 문득.. 밝은 가로등불 아래로 한 여자가 모습을 들어낸다.
검은색의 길다란 생머리에 팔소매가 짧은 정장자켓과 골반의 볼륨이 돋보이는 정장치마를
입은 [민서]누나이다.
"니 머냐???.... 누나 오늘은 안쨈鳴?분명히 안했냐???...."
"............."
"뭐든...니 기분대로야????.. 나는 내 생활도 없고..니가 봐야할때 니를 봐줘야 쓴다냐????..."
"....뭐??...."
"내가 요즘 니때문에 얼매나 미쳐부는지.. 니가 아냐???..."
"..........."
다짜고짜 만나자 마자.. 이런..이런..
[민서]누나가 벤취에 앉아 있는 내 앞에 서서 나를 무척이나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윽박질러대고 있다.
어이가 없어서.. [민서]누나의 눈빛을 피해..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씨이!!!....."
".....!!!!..."
[민서]누나가 내 입에 물린 담배를 획!!.. 뽑아버린다.
순간.. 기분이 더러워서.. [민서]누나를 올려다 본다.
씩씩거리며.. 두눈에 눈물이 맺혀져 있다.
"이... 씨!!.... 으흑흑.... 으흑흑흑...."
갑자기 [민서]누나가 일어선채로 얼굴을 감싸며 울고 있다.
기가 막히고.. 난감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도대체 뭘.. 얼마나 잘못한건지...
보고싶어서.. 이 먼 거리를 달려왔는데...
[민서]누나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찹찹하기도 하면서 이런 누나의 태도가 너무 원망스럽다.
"으흑흑.... 흡....흡....."
[민서]누나의 짧은 울음소리가 멎어지고.. 숨을 고르려 하고 있을 때.. 벤취에서
일어나 버렸다.
".... 미안해.. 갈께..."
".....으흡....흡......"
순간.. 눈물을 훔치며 나를 흘겨보는 [민서]누나를 스쳐.. 빠른걸음으로..
택시가 다니는 큰길쪽으로 걸어간다.
기분 참.. 더럽다.
여기까지 그.. 지루한 여정을 참고 미친듯.. 달려왔는데..
우리는 정말 사랑하는 사이가 맞고.. 근친이라는 담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실하게 다잡아주려고 했는데...
그리고.. 너무.. 보고 싶었는데..
빠른 걸음으로 걷기가 무섭게.... 택시가 기막힌 타이밍으로 내 옆에 다가온다.
순간 택시를 잡아탔다.
울컥.. 눈물이 나오려 한다.
'씨발년.... 좃도.....'
"어디까지 가십니까??...."
"목포역이요.... 아니!!....으읍!!..흠... 저.. 그냥.. 동네.. 한바뀌.. 돌아주세요..."
"훗... 그라요이...."
".........."
택시가 출발했다.
룸밀러로 비춰지는 택시아저씨의 눈빛을 살피며.. 슬쩍.. 뒤돌아 보았다.
[민서]누나가 보이지 않았다.
괜히.. 성질머리만 내세워서.. 뛰쳐나와버렸나 하는 아쉬움이 달리는 택시를 뒤따른다.
'후우.... 씨발...'
그날밤.. 갓바위 공원의 어느 포장마차..
내가 쇠주를 먹는건지..
쇠주가 나를 먹는건지..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라 더 취하는것 같기도 하고.. 오늘의 서글픔에 술이 더 오르는것 같기도
해서인지 흠뻑.. 취해 있다.
포장마차 안으로 건장한 아저씨 둘이 들어오더니 내 옆 자리에 앉는다.
"여그.. 산낙지에다.. 쇠주하나요이..."
"네에..."
"씨바...푸후우!!!... 못쨀?!!...... 푸하.... 흠냐..흠냐.."
"........"
"훗....에효... 요새 애덜은 피도 안마른거시.. 참내.. 세상 잘 돌아간다.. 돌아가..."
"싸게..술이나 따러... 남일 신경쓰덜 말고..."
노상취침..
길바닥에서 잠을 잤던 기억..
내생에.. 노상취침은 너댓번 정도로..기억되는데.. 그때가 아마 처음이지 않았을까..?
눈부심에 눈을 뜨니.. 갓바위 공원의 어느 벤취위였고.. 이미 해는 중천에 덩그러니..
떠 있었다.
어젯밤 먹었던 안주가 말라 비틀어진 미라가 되어 내 신발과 바지 이곳저곳에 덕지덕지
묻어 있는걸 보면.. 분명히 질펀하게 오바이트를 했었던 것 같고..
손등은 뭘하다 다쳤는지.. 왼손과 오른손.. 주먹이 많이 까져 있었다.
어제 [민서]누나네 미용실에서 손봤던 머리는 잔뜩 떡져 있었고..
한쪽 볼따구의 광대뼈 아래는 마치.. 누군가에게 맞았는지.. 아님 자빠졌는지..
시퍼런 멍이 선명했다.
공중화장실의 거울로 얼굴을 살핀 후 세수를 했다.
[민서]누나의 미용실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그냥 목포역으로 향했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민서]누나는 며칠정도..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면서.. 나도 생각좀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래...김민서.. 니 생각이 맞을 지도 몰라...... 어쩌면...'
'그래...어쩌면.......'
열차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그렇게... 또다시 지루하고 머나먼 여정으로 떠나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이다.
이 길은 부푼 기대를 안고 왔던 어제보다 더욱..더 힘들고.. 지루하고.. 괴롭기만 하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 눈을 감고 있어도.. 잠은 오지않고.. 그렇게 기나긴 여섯시간이 흘러..
용산역에 도착했다.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힘겹게 동네어귀에 도착해서.. 이미 어둠이 깔린 언덕위.. 우리집으로 향한다.
지난 일주일간의 시험기간동안 맘 편하게 한숨도 못잤는데.. 어제와 오늘.. 맘고생과 몸고생도
대단하다.
터덜..터덜.. 힘겨운 고난의 언덕길에 거의 다 다다랐을 때 였다.
아파트 경비실 담벼락 쪽.. 불쑥.. 내 앞에 왠 여자가 튀어나온다.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커다란 두눈 가득 금방이라도 흘러내릴것 같은 투명한 원망을
한가득 담은.. 김민서...
아니.. 이여자가 여기에는 어떻게...??
놀라움도 잠시..
다짜고짜.. 두 주먹으로 내 어깨를 마구 가격을 하더니.. 드디어 터진 울음 때문에..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기 시작한다.
"이씨이!!!...씨이!!!!... 으허엉!!!!..."
[퍽!!..퍽!!..퍽!!!.....]
나도 모르게 [김민서]를 꽈악.. 껴안아 주었다.
[민서]누나가 내 품에 힘없이 안겨..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참.. 어제와 오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 이세상사의 모든일을 이틀동안
몽땅 다 겪은 기분이다.
[민서]누나와 집근처 국민학교 운동장옆 벤취에 나란히 앉아 있다.
우리 동네 주민들이 뱅글뱅글.. 어두운 학교 운동장을 열심히도 돌고 있다.
"어제..뭐했냐???....."
"......그냥..머......친구네 집에서 잤지..."
"뭐타고 올라왔냐??...."
"..............버스..."
"거짓말 말어야??... 니 어저께 가불고.. 택시타고 터미널부터 갔어야..."
"............"
"상행선 기차시간은 내가 아니께.. 터미날로 가서.. 다시 역으로 갔다가...
내가 몇시간째.. 찾으러 다녔는지 아냐???..."
"..훗.. 그러게 왜 사람.. 열받게 만들어???......."
"그래서...누야 엊저녁 한숨도 못자고 새벽차타고 여그까지 올라오게 맹글어서..기분 좋아야???.."
".........."
"속 시원허냐고???...."
"됐어.. 그만해......."
"뭐든.. 니 기분대로야...뭐든..."
"알았어... 미안해......."
[민서]누나는 어제보다 분명히 누그러져 있었고.. 많이 지쳐보였다.
그리고.. [민서]누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흐음.. 점심때쯤.. 여그 도착해서..집에 가서 인사드렸어야...."
"........."
"어매만 계시더라... 그냥.. 볼일보러 서울 왔다가 잠깐 들렀다고..."
"........."
[민서]누나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치워!!...뭣이 이쁘다고..!!..."
"흐이구...!!... 우리 써니.. 귀여워.. 디저블겄다...잉??..."
"치!!......."
[민서]누나가 웃었다.. 처음으로..
귀여운 보조개와 덧니.. 아름다운 김민서..
[민서]누나를 껴안았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날 밤..
옆동네 모텔...
모텔침대위..
방문을 열고 들어오기가 무섭게.. 서로 부둥켜 안으며 침대카바가 밀려 벗겨질 정도로..
격렬하게.. 키스를 나누고 있다.
"후움...쪼옵....쪼옵..쪼오옵...."
[민서]누나가 내위로 올라 내 입술을 머금은채.. 자켓과 브라우스단추를 풀어해쳤고..
길다란 두손을 내가 입은 셔츠속으로 밀어넣으며.. 끌어올려.. 내웃도리를 벗겨버렸다.
우리는 미친듯.. 섹스를 나눴다.
마치.. 1000년동안 헤어져 그리워하다 다시 만난 연인처럼..
불끈 치솟은 좃대가리가.. 쪼옥쪼옥.. 빨아재끼던.. [민서]누나의 입안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애액이 흥건한 [민서]누나의 씹두덩 아래.. 질구속으로.. 기잎게.. 쳐박혀 버린다.
"아후읍!!!!....."
상체를 꽂꽂히 세운채 [민서]누나의 길다란 두다리를 잡아든채.. 허리에 반동을 주어 박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어윽!!!...어억!!!..윽!..윽!!..."
시컴한 씹두덩 아래로..들락날락 거리는 내 자지가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민서]누나가 침대시트를 움켜잡으며.. 고개를 흔들어 댄다.
이윽고 [민서]누나의 오른쪽 다리는 내리고 왼쪽 다리만 들어 어깨위로 걸친다.
[민서]누나를 옆으로 눕힌채... 다시한번.. 내 자지가 박아대기 시작이다.
[쩍!!쩍!!쩍!!쩍!!쩍!!쩍!!쩍!!쩍!!쩍!!]
"어우윽!!!... 넘 깊어!!!!....아으윽!!!!...."
한시간 후..
"후우...."
"아야!!!!.. 아..아...."
"씨이.. 가만있어야???...."
"..너무 따갑다..."
"정말 징해요.. 징해... 도대체가 술을 을매나 쳐마셨으면.. 기억을 못하냐????..."
".........."
[민서]누나가 약국에서 사온 소독약과 연고를 조심스레 내 손등에 발라주고 있다.
그리고는 연고가 침대에 묻어나지 않게 조심스레 팔을 뻗어 [민서]누나의 머리를 받쳐
주었다.
"하암... 졸려... 너무.. 흠냐..흠냐.."
"코 자..."
내옆에 팔배게에 누워있는 [민서]누나가 싱겁게 금새 곯아 떨어져 버렸다.
어제와 오늘.. 많이 괴로웠을 것이다.. 나처럼..
제발.. 하느님.. 부처님.. 알라..천지신명에다.. 하여간에 모든 신들이시여..!!
내옆에 있는 이 아름다운 여자..
제발..
제발... 저와 영원하게 해주세요..
난생 처음이었다.
누군가에게.. 간절하게 기도를 했다는건..
잠든 [김민서]를 껴안은채.. 그렇게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어쩌면..
그래서 였을까??
훗... 그랬을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