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2/27)

[프롤로그]

1986년 가을 추석..

그때가 내가 국민학교 5학년에 다닐때로 기억된다.

시골마을 동네어귀에서 버스가 멈춰서자 우리가족이 드디어 짐을 챙겨 내렸다.

두손 가득히 재수용품과 선물보따리를 챙겨든 부모님을 뒤로 한채 저 멀리 아궁이 굴뚝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큰집으로 나와 내동생 [현준]이 녀석이 서로 질세라 뛰어가기 시작이다.

이윽고 큰집의 큰누나와 큰형, 둘째형이 뛰쳐나오고 할머니와 큰아버지 큰어머니와 그때까지 재혼을 

하지 않으셨던 작은어머니와 [민서]누나, [재준]이녀석까지 대문으로 나와 머나먼 서울에서 여기까지 

온 우리 가족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하이고~ 욕봐 부렀지라이~..."

"할머니이~!!!!!...."

"흐미.. 내새끼덜.. 인제서야 왔냐??..."

"하이고~ 성님 오랜만이네잉~..."

"야야.. 느그들 점심은 묵었당까??.." 

나와 내동생 [현준]이는 큰집만 오면 물만난 고기처럼 마냥 신이나서 뒷산과 들판을 뛰어다니며 놀기를

좋아했다.

어느덧 철이들었다고 우리와 놀기를 귀찮아하던 큰집 누나와 형들과는 달리 돌아가신 작은아버지의 큰딸인

[민서]누나와 [재준]이는 나와 내동생 [현준]이와 항상 어울려 놀았었다.

"야야~ 야덜 쩌그 물에 가믄 클나니께.. 아그들 잘 델코 놀아라이~ "

"아라써라~..."

이제 중학교1학년인 [민서]누나가 큰엄마의 걱정스런 당부에 시원스레 대답을 하며 우리를 이끈다.

우리는 신이나서 냇가로 가재를 잡으로 달려갔다.

나와 [현준]이와 [재준]이가 돌을 치우면서 가재를 잡으며 놀고 있었고 [민서]누나는 물가에 앉아

시냇물에 발을 담근채 우리가 노는걸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민서]누나는 올초 구정때 봤을 때 보다 왠지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까마잡잡한 피부는 여전하지만 우리보다 훤칠한 키에 길다란 팔다리.. 

그리고 무안에서 급히 큰집으로 오느라 그랬는지 아직까지도 입고있는 교복치마.. 

셔츠위 중학교 명찰까지 달고 있어서 더욱더 그래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함께 빨개벗고 물장구치고 놀던 누나가 어느덧 중학생이라니..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니 어느덧 저녁이 다가온다.

아버지는 동네 어른들께 인사를 하러 바삐 다니시고 어머니는 부엌에서 큰어머니와 작은어머니와 함께

음식준비에 분주하시다.

함평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큰집 형들과 목포에서 여상을 다니는 큰집누나는 명절을 맞아 모처럼만에 만난 

옛친구들과 어울린다며 손불로 나갔는지 일찌감치 보이지 않는다.

저녁을 먹고 날이 저물자 일찌감치 큰어머니께서 우리들의 잠자리를 준비해 주신다.

나와 내동생과 사촌누나 [민서]누나와 사촌동생 [재준]이는 항상 건넌방에서 함께 잤다.

이방은 메주를 삭히거나 꼬추를 말리기도 하는등.. 큰집 가족들 누구하나 사용하지 않는 방이었다.

[민서]누나는 나와 내동생과 [재준]이까지 큰집 바깥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까지 함께 가주고 

이불위에 배게를 놓아주며 꼼꼼히 잠자리를 챙겨주었다.

누나가 없던 나는 이런 [민서]누나가 좋았고 사촌동생인 [재준]이 녀석을 부러워 했다.

[민서]누나가 문쪽.. 그리고 그 옆자리가 나였고 또래인 [현준]이와 [재준]이 녀석은 방구석쪽에서

배게를 가지고 뒹굴면서 장난질이 한창이다.

[민서]누나와 나는 나란히 누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희준이 니는 반에서 공부는 잘 허냐??..."

"응...."

"현준이도 잘 허고??..."

"근데.. 내가 3학년때는 산수 수 맞았는데 현준이는 우 맞았다??...."

"그래야??...희준이 가까이서 보니께 얼굴 허얘가지고 인자 서울사람 다 되어뿌렸다~.."

"누나는 얼굴이 왜 까매??..."

"훗.. 원래 촌에 살믄 다 까매부러~.. 근디 누나 얼굴 진짜 까매야??..."

"응.. 저번보다.."

"이씨.. 일루와...."

"아...하하!!.... 간지러!!...."

[민서]누나가 내 배위로 올라 무릅으로 내 두팔을 제압하려 한다.

"이히히...너..디이졌어~.."

"아..하하!!!... 누나!!!... 간지러!!... 으흐흐!!!..." 

"누나 이뻐?? 안이뻐??..."

"으흐흐!!!... 몰라.. 대답안해!!..."

방구석탱이에서는 [현준]이와 [재준]이가 뒹굴고.. 방입구쪽에는 나와 [민서]누나가 장난을 치고 있는 

그야말로..비좁은 방안이 아수라장이 되어 시끌벅적한 상황이다..

"시방 뭐라고라???.....이히히... 싸게 이쁘다고 말혀봐..."

"끄아아!!!..... 아..간지러!!!...으헤헤헤...."

계속해서 내 두팔을 어거지로 무릅으로 제압하고.. 이곳저곳을 간지럽혀대는 [민서]누나의 짖꿎은

장난이 왠지 싫지가 않았고.. 기분이 좋아졌다.

[민서]누나의 허벅지의 맨살이 주는 그 느낌이 무척이나 좋았었나 보다.

그때였다.

갑자기 작은어머니가 방문이 획!! 열어재끼신다.

"흐~미!!.. 징~허다... 느그들 ..안자야???...."

"아라써라~...."

"방불끌테니께.. 한번만 더 소리지르고 장난질~혀대믄 진짜 혼나야??..."

".........."

그렇게해서 깜깜한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쓴채 또다시 킥킥거리며 장난을 치며 놀았다.

창호지밖으로는 어른들이 술한잔을 하시는지 시끌벅적이다.

깜깜한 이불속.. [민서]누나와 가까이 맞닿아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보니 동생들이 기척이 없다.

먼거리를 와서 피곤했는지 [현준]이는 어느덧 곯아 떨어졌고 [재준]이 녀석도 방금 잠이 든것 같다.

나역시 눈꺼풀이 무겁기만한 상황인데 [민서]누나는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고 있다.

"희준이 자야??.."

"흐음.. 아니..."

"희준이 졸려야??.."

"아..니.."

"치이..."

"........"

그렇게 잠이 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잠을 자다 새벽녘에야 오줌이 마려워 잠에서 깨어났다.

문득 내옆에 쌔근쌔근 잠든 [민서]누나의 얼굴이 창호지로 스며든 어슴푸레한 달빛에 밝게 물들어 있었다.

아직 어리기만 한 내 좃은 뻣뻣한 새벽발기로 서 있었는데 [민서]누나의 손이 내 자지위에 올려져 있었다는걸

그때서야 알게 된것이다.

"허걱!!...."

순간 놀랬지만.. 깊게 잠든 [민서]누나의 얼굴을 보니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누나가 잠들기전 내 꼬츄를 만지다 잠이 들었는지.. 아니면 잠자다 손이 우연찮게 이위에 올려져 있었던건지

알 수는 없었다.

깜깜한 어둠을 더듬어 밖으로 나가 오줌을 누었다.

[또로로로로로로......]

달빛에 오줌줄기가 반짝인다.

포경이 안?좃대가리의 껍데기가 새벽발기로 반쯤 벗겨져 있었다.

자지를 털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조심스레 [민서]누나의 옆에 눕는다.

누나의 얼굴을 보니 문득... 방금전.. 내 자지위에 손을 올려놓고 자던 상황이 떠올랐다.

국민학교5학년..

물론 섹스에 대한 경험은 없었지만..

우리반 친구녀석들과 포르노책을 구해서 돌려보기도 하고.. 성에 대해 막 눈을 뜨기 시작한.. 그 시절..

지금 내 옆.. 깊게 잠든 [민서]누나.....

문득 친구녀석의 집에서 보았던 포르노책속 서양미녀의 벌려진 가랭이속 버얼건 보지가 머릿속으로 떠오른다.

커다란 젖가슴과.. 보지..

오줌만 나올줄 알았는데....아기까지 나온다는 믿기 어려운 그곳.. 보지..

그리고 발기된 자지까지도 꽂는다는 보지...

천천히... 손을 뻗어 보았다.

[민서]누나의 젖가슴으로..

면티하나에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지 작은 젖가슴이 느껴진다.

침이 꼴까닥.. 넘어간다..

[민서]누나가 내쪽을 보며 누워있던 몸을 뒤척이더니 바로 눕는다.

순간..멈칫... 얼음이 되어버렸다.

[민서]누나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누나가 깨어나지는 않은것 같다.

순간 많이 놀랐는지 내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소리가 들려올 지경이었다.

잠시후.. 다시 손을 뻗는다.

누나의 면티속을 헤집어 젖가슴의 맨살을 직접 만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민서]누나의 배꼽쪽에 다다른 손이 누나의 하얀 면티속을 천천히 파고든다.

잠든 누나의 얼굴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그렇게 조심스레 파고든 누나의 면티속으로 나의 호기심 가득한 손길이 누나의 맨살의 젖가슴에 닿았다.

머리속으로 생각했던 가슴보다 작은..

하지만.. 약간 봉긋해 보이는 젖가슴과 마치 아버지 목뒤에 나있는 점크기만한 젖꼭지가 만져진다.

그때였다..

누나의 젖가슴을 입에 대고 빨아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새벽발기로 발끈 치솟은 내 자지처럼

내안 어디에선가 치솟기 시작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그당시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왜 그런게 해보고 싶었던건지..

아직까지도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어떤 본능적이거나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제는 겁대가리를 상실했는지..

[민서]누나의 면티를 조심스레 젖가슴위로 바짝 올린 후...

어둠속 달빛이 스며들어 비춰주는 작은 누나의 젖가슴과 젖꼭지를 만지작 거리며 

천천히 떨리는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방금전까지의 긴장감과 초조함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민서]누나의 젖가슴에 입술이 닿았을 때 부터.. 

그 날카로운 첫키스의 싯구처럼.. 깊은 감동이었다.

여체가 주는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 그리고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으로 점점더 황홀함에

푹~ 빠져들기 시작이다.

이제는 제법 쪼옥쪼옥.. 빨기 시작이다.

한쪽 젖가슴의 젖꼭지가 내 입술속에 머금어져 약간 뿔었는지.. 반대편 젖가슴의 젖꼭지보다 커져 있었다.

반대편 젖가슴의 젖꼭지까지 내 입술이 점령을 하기 시작이다.

그렇게 14살 누나의 젖가슴을 빨다가 문득... 누나의 불규칙적인 숨소리를 의식하고야 말았고

그제서야 누나가 잠을 깼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젖가슴에서 조심스레 입술을 떼어내며 두눈을 올려다 본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 막.. 잠에서 깬듯한 누나의 큰눈이 어이없다는 듯...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누나가 커다란 두눈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나즈막하게 입을 열었다.

"..니...뭐허냐???..."

어둠속..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민서]누나의 두 눈을 쉽게 마주하지 못한채.. 당혹스러움과 난감함에

어쩌지를 못하며 바로누운 채 잠든 척... 눈을 감아 버렸다.

옆에서 [민서]누나가 웃옷을 추스리는 소리가 바스락~ 들려왔다.

그리고는 내 쪽으로 돌아 눕더니.. 손을 뻗어 내 볼따구를 살짝 잡아 흔들었다.

"치이~......."

'...!!!!!!!............'

그러더니.. 살며시 내 얼굴과 이마를 쓰다듬었다.

[민서]누나의 손길... 손가락이 천천히 내 눈썹과 볼따구를 만지작 거린다.

"아야.. 안자는거 아니께.. 눈 떠봐야?.."

"................"

"피식~....."

"................"

슬쩍 눈을 떴다.

내옆에서 손바닥으로 얼굴을 괴고 한손으로는 내 얼굴을 만지작 거리며 옆으로 누워있는

[민서]누나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민서]누나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니.. 시방 그런거 누구한테 배웠다냐??..."

"아니.. 그...그냥.. 배운거는.... 아니고..."

"그라믄??...."

"그...그냥.. 나도..모르게...그..그냥...해보고 싶어서..."

나는 너무나 쪽팔리고 난감해서 아직도 말까지 더듬어가며 어쩌지를 못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수줍어하는 내 얼굴을 보며 오히려 [민서]누나는 재미있어하는 눈치이다.

하얀 덧니가 보일듯.. 크게 방긋 웃으며.. 계속 내 얼굴을 쓸어넘기더니...

내손을 잡아.. 자기 가슴위에 터억~!! 올려놓는것이다..!!...

'....허업!!!!.....'

"누~꺼 만지니께 때꼴나냐?..."

"...!!!??......"

"기분 좋냐고오??..."

".............어..."

"피식!!....."

".........."

[민서]누나는 바로 누우며 두눈을 감는다. 

그리고는 자기 젖가슴위에 올려진 내 손위를 포개어 얹으며 나즈막히 속삭였다..

"대신.. 만지기만 혀어라~... 알았지라??...."

"...... 으..응............"

[민서]누나는 혹시 다른 동생들이 볼까 덮고입던 이불을 코밑까지 끌어올렸고..

이불속... 내손은 또다시 [민서]누나의 하얀면티속을 파고들어 젖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달리 [민서]누나가 잠을 자지 않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아까처럼.. 용기를 내어

만지지는 못하고.. 그냥 손만 대고 손끗에 슬쩍슬쩍 힘을 주어가며 젖가슴을 감싸고만 있는 상황이다.

옆으로 돌아누워 눈을 감은채 한손을 뻗어 이불속 누나의 젖가슴을 만진다는 것..

내생애 처음으로 여체와의 간접적인 성 경험의 첫 순간이었다.

그렇게 [민서]누나의 젖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민서]누나는 한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주며 자기의 젖가슴을 조심스레 주물러 대는 내 손길을 느끼며

잠이 곤하게 드는 듯 했다.

"으..흐음..."

"..........."

그렇게 새벽이 깊어갔고 어느덧.. [민서]누나의 젖가슴을 만지며 깊게 잠들게 되었다.

문득.. [민서]누나의 젖가슴을 다시 빨아보고 싶었지만..

누나와의 약속 때문에 순진했던 나는 그 이상의 진도는 생각해보지도 못했었다.

다음날..

"아따... 싸게싸게 일어나~ 제사준비혀고 밥쳐묵거 산소도 가야헌디.. 민서 야는 안일나고 뭐다냐???....."

"야~ 민서야~.... 민서야~..."

잠결에 들리는 큰어머니의 목소리와 방문을 열어젖힌 작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내옆에 잠든 [민서]누나를

깨웠고 [민서]누나가 잠든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갔다.

"민서야..어매랑 큰어매 도와 아침준비혀자잉~.."

"알았당께라....."

우리시골 큰집은 유교적인 풍습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명절때만 되면 여자들이 온갖 잡일에.. 청소에.. 음식준비에.. 설겆이까지 몽땅 다 도맡아 하고

남자들은 그저 제수용품을 상위에 올려놓고 절을 한다는 것 외에는

딱히 할일없이 탱자탱자 놀기만 하는 편이다.

그리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식사를 각자 알아서 해결하고 남자들만 방안에서 거한 상차림을 받아 식사를 한다.

물주전자와 컵을 쟁반위에 올려놓고 방안으로 들어오는 [민서]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가슴속 심장이 작게 요동을 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민서]누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조심스레 주전자와 물컵을 내려놓고

주방으로 나가버렸지만.. 나는 도대체 왜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는지 알 수 없었다..

[민서]누나의 작은 가슴과.. 부드러운 살결..

어젯밤의 그 짜릿한 기분이 다시 머릿속에 살아나는듯 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머금어졌다.

"희준이는 뭣땀시 기분이 좋은거시여??.."

"응??????....뭐가??...."

느닷없는 큰집 큰형이 내 머리를 만지며 무심코 내던진 말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 기분을 들킨게 아닐까.. 조마조마 했었다. 

"그나저나 느그들 석준이 민준이... 이 짜석들... 오랜만에 추석새러 집구석에 와서는 말이여.. 

느그 동상들이랑 숙부님까정 오셨는디 짜슥들이 집구석에 쳐박혀있어야지.. 

먼놈의 씨알없는 마실을 허벌라게 댕겨??... 어???...."

"............."

밥상앞에서 큰아버지가 큰집 형들에게 잔소리를 해댄다.

마치 죄인인양.. 고개를 떨구고 있는 형들이지만 사춘기인 나이때라 그런지.. 큰아버지의 잔소리를 무척이나

듣기 싫어한다는 표정이 역력해 보였고.. 이를 살핀 아버지가 큰아버지에게 입을 여셨다.

"아따..성님은.. 애들이 다 그렇지요..뭐.. 야들도 오랜만에 친구덜도 만나고 나름 바쁘겄죠..."

할머니와 큰아버지 우리 아버지.. 그리고 큰집형들과 나와 내동생 그리고 사촌동생은 큰방에서 제사를 지냈고

우리 손주들만 어머니와 작은 어머니가 챙겨준 제수용품을 들고 아버지를 따라 산소로 향한다.

조상님들의 묘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지 않아서 오전에는 저 멀리 앞산과 뒷산.. 그리고 점심을 먹은 후 오후가

되면 옆동네의 야산 두군데까지 가야만 하는 강행군 코스이다.

묘를 따로따로 멀리 쓴것도 그렇지만.. 험준한 산 중턱까지 묘를 쓴걸 보면 옛날 사람들이 참 대단하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걸어가기도 힘든 산길에 그옛날 어떻게 상여를 매고 올랐을까..

추석 당일날은 이렇게 너무나 바쁜일과 때문에 사촌형들과 올무를 놓아 토끼를 잡을 계획이나 집앞 연못에

붕어를 잡으로 낚시를 가려던 계획은 전면수정되었다.

[달달달달달달.............]

오전벌초를 마치고 큰집 큰형이 모는 경운기의 뒤에서 녹초가 다 되어 앉아 큰집으로 향하고 있다.

동생 [현준]이가 입을 연다.

"형.. 이따가 우리 토끼잡으로 못가??..."

"몰라.."

"..그러면 어.. 연못에.. 붕어잡는거는??.."

"그것도 몰라.."

"아이..씨이~.... 왜 몰라??.."

"모르니까...."

운전대를 잡은 [석준]이 형은 올해 고1이고 내옆에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는 [민준]이형은 올해 중2이다.

큰집 형들은 몇해전부터인가.. 우리와는 전혀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그전에는 우산을 개조해서 만든 화약총과 활과 화살을 둘러매고 밤새놓아둔 올무에 토끼가 잡혔는지

산속 하얀 눈위 토끼 발자욱을 ?아 뛰어다니며 놀았지만.. 다 까마득한 옛날 얘기이다.

[민준]이형의 표정을 살핀다.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그렇게 경운기가 큰집에 도착했다.

점심때 부엌앞에서 또다시 마주친 [민서]누나..

왠지 당혹스러워 하는 나와는 달리 [민서]누나는 고생많았다며 마실물을 챙겨주었다.

"검나 힘들었지라??...밥묵고 산남 싸게 다녀와불고 누~랑 재준이랑 현준이랑 꼬치따러 같이 가볼래?.."

"하하.....그래...누나.."

누나가 주는 물컵을 받아 벌컥벌컥.. 마셨다.

물을 반쯤 넘겼을 때.. 문득.. 마주친.. [민서]누나의 커다란 두 눈망울...

"컥!!!!.... 콜록..콜록!!!..."

"워따.. 좀 천천히 마시지...." 

그렇게 나름대로 힘든 추석 당일의 여정이 끝나고 [민서]누나와 [현준]이와 [재준]이를 데리고 꼬추밭에서

고추를 따며 초저녁 시간을 보내었다.

오늘 저녁에는 동네 어른들과 옆동네로 시집갔던 고모들과 고모부들까지 온다고 하니.. 큰집안 여자들의

손길은 더욱더 바빠졌고 우리 꼬맹이들 역시.. 거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준]이 녀석과 [재준]이 녀석은 말로만 듣던 토끼사냥과 연못낚시를 못하게 된것에 잔뜩 불만이 많아 보였지만

꼬추를 따는 작업에 재미를 붙혔는지.. 싫증을 내지 않고.. 고추와 옥수수, 깻잎을 따며 놀았다.

문득.. 내옆에서 묵묵히 고추를 따는 [민서]누나의 얼굴이 보인다.

또다시 어젯밤의 그 일이 생각이 난다.

나는 분명 앞으로 [민서]누나를 그전처럼 편안하게 대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걸 느꼈다.

하지만 어젯밤의 그런 기회가 또 왔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이 내가슴속에서 더이상 수줍은듯 웅크려 있지 

않고 천천히 기지개를 펴듯.. 그렇게 일어나고 있었다.

오늘밤만 자고.. 내일이면 우리집은 서울로... [민서]누나네는 무안으로.. 그리고 사촌들도 각자 갈길로 갈것이고..

큰집에는 할머니와 큰아버지, 큰어머니만 남게 될 것이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남자눈썹처럼 숯이 짙은 찐한 눈썹에 커다란 두눈..

[민서]누나는 돌아가신 작은아버지와는 달리 작은 어머니를 많이 빼닮은 편이었다.

덧니도 그렇고 보조개도 그렇고.. 야리야리하게 비쩍마른 커다란 키도 그런것 같고..

유난히도 팔다리가 길어서인지 중학교에 올라 육상부생할도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밤이 마지막이다..

오늘밤이 지나면.. 반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명절날의 저녁준비가 한창이다.

부엌 아궁이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작은어머니와 [민서]누나는 마룻바닥 평상위에서 전을 부치고

어머니는 큰어머니와 함께 부엌안에서 분주하다.

큰집 사촌누나와 형들은 오늘밤도 역시..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는지.. 초저녁 부터는 아예 보이지가

않는다.

잠시후 고모들과 고모부들이 큰집으로 들이닥쳤다.

어제 우리가 올때.. 이집안 사람들이 나와서 반기듯.. 다들 대문앞까지 나와 고모와 고모부들.. 그리고 고종사촌

형들과 누나들을 반겼다.

"하이고... 안녕하셨지라???"

"앗따.. 징하게 반갑소잉~..."

고모와 고모부들과 방안으로 들어갔다.

고종사촌 형들과 누나들은 대부분 고등학생들이라.. 우리와 어울리지는 않았다.

큰고모와 고모부가 [민서]누나와 [재준]이.. 그리고 작은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야가.... 민서냐??..."

"네에..."

"앗따... 많이도 컷다.. 인자는 큰애기처럼 커부러서 길에서 봐도 못알아보L다...야.."

"..재준이 야는.. 가믄 갈수록.. 지애비 쏙 빼닮는 구마이라~...."

"아.. 그럼.. 김가네 새낀데.. 고로코럼..닮아뿌러야제!!!..."

"..............."

약주를 한잔 거하게 걸친.. 큰아버지가 투덜대듯.. 한마디를 내던지신다.

작은어머니와 [민서]누나는 조심스레 앉아있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때 다들.. 돌아가신 작은아버지 생각을 속으로 했을 것이다.

그래서 측은함에 한마디씩 던졌던게 아닌가 싶었다.

무심코 나온 말이었던가??.. 아님 같은 여자라서 안돼보여서 그랬을까??..

둘째 고모가 이순간.. 이런 말을 대 공개석상에서 끄집어 내었다.

"에효오~ 벌써 재준아버이 저세상 간지가 10년이 넘었는디.. 올케도 좋은 남자있음 준비혀야 쓰지 않컸는감??.."

"..................."

그때였다.

큰아버지가 고모에게 떽!! 한마디를 내 던졌다.

"그게 무신 개!!풀뜯어먹는 헛소리여어???....야덜.. 민서시집보내고..재준이 장가보내고..글구 나서 

실컷 재혼혀도 하는거제..아니.. 김가네 새끼덜이 새파랗게 요러코럼 큰집 찾아오는디... 

그걸 시방 말이라고 하는거여????..." 

"................."

순간 방안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조심스레 작은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는 [민서]누나의 얼굴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어머니는 찹찹한 미소를 지으시며 아무대답없이 앉아만 계셨다.

저녁을 먹고..

어제처럼 일찌감치 우리 꼬맹이 4인방의 이부자리가 건넌방에 차려졌다.

하지만 큰일이다.

고종사촌 막내형인 [명수]형이 남자들끼리 자자며 우리의 건넌방에서 우리와 함께 자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작은어머니께서는 이부자리를 챙기는 [민서]누나에게.. [오늘은 애미옆에서 같이 붙어자자]... 며

[민서]누나의 검고 짧은 생머리를 쓰다듬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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