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화 〉밤꽃무림 세계에 갇히다 (17/90)



〈 17화 〉밤꽃무림 세계에 갇히다

[청독각마공의 성취를 2성으로 향상시키겠습니까?]
-향상

[청독각마공의 성취를 3성으로 향상시키겠습니까?]
-향상


...
...

8성으로 올라왔을 무렵-

태수는 몸에 수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같은 착각을 하며, 급히 무공 포인트를 사용하여 청독각마공의 성취를 향상시켰다.

성취가 올라갈수록 부작용은 계속해서 심해져만 갔고, 온갖 잡다한 감각이 깨어나고 사라지는 등 구토가 계속 뱃속 깊숙한 곳으로부터 올라왔다.

[청독각마공의 성취를 11성으로 향상시키겠습니까?]
-향상

"우흐으읍-"

청독각마공을 대성을 바로 앞둔, 11성으로 향상시키자마자, 태수는 위장에 있는 모든 것들을 게워냈다.


불가항적으로 밀려오는 구토감을 막을 수 없었다.


노란색과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모든 위장물들을 다 게우고 나서야, 태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미 그 사이에 자신의 몸은 인간이라 부를  없을 정도로 수북한 털이 자리잡은 뒤였다.

끊이질 않는 무한한 갈증에 청독각마공을 12성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시스템 언어를 발동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리고 이 청독각마공의 연구 희생양들은 모두   과정들을 겪었을 거라 생각하니,  연구 집단에 분노가 다시  번 차올랐다.


[청독각마공의 성취를 12성으로 대성하시겠습니까?]
-대성

그리고, 놀랍게도 대성의 성취를 이루자마자 이 모든 부작용이 사라졌다.


부작용의 굴레 속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이다.

몸에 자리잡은 수북한 털은 일시에 빠졌고, 더불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몸에 자리잡은 근육마저 조금 수축되었다.

[청독각마공의 성취를 12성, 대성으로 이루었습니다]
-특성, 청마지주(SSS)를 획득했습니다
-내공 스탯 100이 상승했습니다
-외공 스탯 70이 상승했습니다
-힘 스탯 50이 상승했습니다
-체력 스탯 50이 상승했습니다
-깨달음으로 인한 환골탈태를 진행합니다


태수의 신체는 스스로를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고강한 무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몸의 유전자가 스스로 진화했다.


피부의 껍질이 벗겨지고, 새로운 피부가 돋아났다.

그리고  초도 지나지 않아  새로운 피부는 다시 벗겨지고 그 안에 있던 새로운 피부가 다시 돋아났다.

그러기를 열댓 번 반복했을까, 피부는 더 이상 벗겨지지 않았다.

태수의 피부는 희고 고왔고 잡티 하나 없이 깔끔했다.

누가 본다면 부잣집에서 자란 미공자라 착각할 정도였다.

그 과정속에서 몸은 안에 있는 노폐물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피부 위로 구정물 같은 것이 올라왔고, 그 구정물 역시 열댓 번 나오고 나서야 이내, 나오는 걸 멈추었다.

-환골탈태로 인해 모든 스탯이 30% 추가 상승하며, 내공 전도율이 40% 추가 상승합니다


▼특성
청마지주(SSS랭크)
악의 심판자(S랭크)

[청마지주(SSS랭크)]
-청마지주의 몇몇 특징을 갖게 되며, 걸맞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특성의 모든 능력은 무공 수준이 향상될수록 증가합니다.
-청마지주의 강점은 내공의 성장입니다. 내공 스탯 성장속도가 200% 증가합니다.
-청마지주는 두꺼운 피부를 지니고 있어, 내공을 담고 있지 않은 도검류에는 피해를 쉬이 입지 않습니다. 도검불침 피해 감소 50% 상승
-거미 특유의 초감각을 지니게 됩니다. 1km 거리 안에 있는 생명체의 호흡을 선명하게 느끼는 것이 가능합니다.
-청마지주는 자연으로부터 내공을 흡입합니다. 내공 자연 회복률이 40% 상승합니다. 소모한 내공 비율에 따라 최대 자연 회복률이 80%까지 상승합니다.
-내공으로 실을 출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내공의 질과 양에 따라 실의 강도가 결정됩니다.

감았던 눈을 뜨자 고귀한 깨달음이 있는 자에게 발현되는 내공의 전류가 눈에 찌릿- 하고 일었다.


청마지주의 특성이 몸에 자리잡자,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그 전에는 살면서 4~5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었다면, 지금은 400~500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듯했다.

덕분에 취해야 할 정보는 취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차단하는 작업을 해둘 필요가 있었다.


'일단, 적응부터 해야 할  같군-'

몸이 너무나 가벼워 제어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다리에 힘을 주자 도약을 해버렸고 근처 나무의 나뭇가지에 손이 닿아버렸다.


원래 인간이라면 가벼운 나뭇가지에 손이 닿든 말든, 중력에 의해 떨어져야 했지만 나뭇가지에 붙은 손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붙은 채로 있었다.


중력의 법칙을 거슬렀다고 해서 몸에서 느껴지는 저항감도 없었다.

말그대로 접착력이 강한 거미손을 가졌고, 그에 걸맞은 신체 균형을 갖게 되었다.


'이런 것도 가능하려나?'

태수는 손으로 실을 출수해 위에서부터 아래로 실계단을 만들어내 그 위를 걸었고 뛰어다녔다.


놀랍게도 1cm도 안되는 두께의 실이었지만, 실 위는 너무나도 편했다.

뛰어다녀도 전혀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심지어, 침대인 것처럼  위에서 눕는 것도 가능했다.

'잠도 오잖아?'


 위에서 마치 제 집인 것처럼 지낼 수 있었다. 마치, 거미처럼.

태수는 일단 온 몸에 묻은 구정물을 씻어내기 위해 근처 계곡 안으로 들어갔다.


"후아-"


계곡의 시원함을 느끼며 피식- 웃었다.


한순간에 이렇게 강해졌어도 아랫도리에서 느껴오는 성욕은 여전하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왔다.


[이름] - 태수
[레벨] - 22
[특성▼]
[특성 포인트] - 22
[무공▼]
[무공 포인트] - 0
[보유 CP] - 102
[스탯]
힘 - 94(+40%)
체력 - 70(+40%)
내공 - 105(+40%)
외공 - 78(+40%)

상태창을 확인한 태수는 창천무림 시절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정도면 거의 현역으로 내놔도 되겠는데?'


남은 CP를 체력 스탯 물약을 최대한도까지 구매한 후, 내공 스탯 물약을 하나 구매했다.   마셨다.


체력 - 88(+40%)
내공 - 107(+40%)


그리고 청마지주(SSS) 특성에 최대한도 20까지 특성포인트를 모두 투자했다.

-내공 스탯 성장 속도 200% => 250%
-도검불침 피해감소 50% => 70%
-1km 초감각 => 2km
-내공 자연 회복률 40% => 60%
-소모된 내공에 따른 최대 자연 회복률 80% => 100%
-실 강도 증가

"그러고보니, 스탯이 높아질수록 악의 심판자(S) 특성이 사기적이겠네"

악을 상대할 시, 모든 능력치가 50% 상승하는 능력은 지금 스탯에서도 사기적이지만 훗날 스탯이 높아질수록 계속 좋았기 때문에 미래가 보장되어있었다.


"그나저나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 거지-"

지금껏 보았던 수치와는 현격히 높은 수치로 숫자 놀음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강해진 건지 실감이 나질 않았다.

구정물은 흐르는 계곡물에도 잘 씻겨나가지 않아, 손으로  몸을 박박 밀었다.

"가만- 이렇게 하면 되잖아"


태수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충분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온 몸의 모공으로 내공을 폭사하여, 모공에  구정물을 깨끗이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사아아-

태수의 몸에 일순 증기가 일기 시작했고, 몸이 붉게 달아올랐다.

조금 더 강도를 높이자 몸의 모공이 제각기 하나의 가습기인 것처럼 증기를 냈고, 모공에 박혀있었던 구정물들이 저항없이 깨끗이 씻겨나갔다.

"이거 대박-"

대한민국에서 샤워기 아래에서 뜨거운 물방울 하나하나 느끼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몸에 수분만 충분히 있다면 해볼 만했다.

 씻는 걸 마친 태수는 옷을 갈아입고는 흑천도를 거머쥐었다.

흑천도의 무게가 그 전보다  가벼워졌다.

전에는 체감상 40kg의 덤벨을 드는  같았다면, 지금은 10kg도 안되는  같았다.


도병을 가볍게 휘두를  있는  좋은 것이지만, 너무 무게감이 없으면 사실 묵직한 맛이 없었다.

"철영 어르신한테 가서 무게를 조금 더 올려달라고 부탁이라도 해야 하나-"


태수는 얼마나 강해졌는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단지, 수치만으로 실감이 나질 않았다.

"이것도 되네?"


손에 출수되는 거미실로 나무 사이를 건너 순식간에 산의 정상에 올랐다.


적응할 필요도 없이,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유자재로 거미실을 출수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내공을 주입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아주 극미량의 내공만 주입해도 거미실은 강철에 가까운 강도를 지니게 되었다.


"후아-!"

거미실을 출수하며 스파이더맨처럼 날라다니는 재미에 취한 태수는 절로 미소를 지었다.

청독각마공의 부작용은 심각했지만, 그것을 편법으로 이겨내고 대성의 성취를 이뤘을 때 얻을 수 있는 각종 결과물들은 정말 대단했다.

"상승무공으로 분류되는 심법들도 대성한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좋지는 않을  같은데-?"


확실히 그랬다.

아무리 성취가 올라갈수록 내공이 깊어지고, 정순해진다고 해도 심공의 한계는 뚜렷했다.


애초에 마공과 성장력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 대신, 대부분의 마공은 부작용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인들이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도 대표적인 예였다.

청독각마공은 그 중에서도 살아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극악의 부작용을 지니고 있었고, 현실적으로 이겨낼 수 없는 부작용을 치트 능력으로 없애자 달콤한 꿀만이 남은 것이다.


무공의 위력을 실험하기에 딱 좋은 샌드백을 발견했다.

산봉우리에 서있으니 거대한 절벽이 보였고, 태수는 거미실을 공기 중에 띄웠다.


거미실은 흩날리듯 하늘에 부는 바람을 타고 날라갔다.

그리고, 태수는 바닥에 발을 떼고 거미실에 몸을 맡기듯 수동적 비행을 시도했다.


보통 인간이었으면 거미줄과 함께 바로 수직낙하를 했지만, 거미실은 고도의 공기 저항을 받으며 살랑살랑 날라다녔고 거미와 같은 신체균형을 갖게  태수는 그에 편승해 비행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역시 가능하잖아-"

몸이 본능적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너 이거  수 있다고'


태수는 거미실을 페더글라이딩처럼 공기저항을 충분히 받으며 산봉우리 주위를 날라다녔다.


가까운 지형지물이 있으면 그곳에 거미실을 출수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나갔다.

절벽 앞, 태수는 주변의 나무에 실을 부착해 중력에 저항했다.


일반 사람들은 나무에 실을 부착하고 데롱데롱 매달려있는 자세가 불편했겠지만, 태수는 아무렇지 않았다.

이런 자세가 태수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끔 신체가 진화했다.


도법의 초식을 배운 적이 없어, 일련의 구결 같은 것도 없고 정해진 내공의 흐름도 없었다.

하지만, 태수의 몸에서 발현되는 내공의 흐름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환골탈태로 인한 내공 전도율 60% 상승으로 고속으로 구결이 없기에 초식도 없는 12주천이 진행되어 강기가 형성되었고 흑천도 도신에 강기가 둘러졌다.


"호오-"


절로 감탄이 나왔다.

흑천도에 둘러진 유형의 푸른색 강기는 그야말로 초식이 없는 순수한 내공의 결정체에 가까웠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도법의 초식을 배운 고수의 참격보다는 그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쾅-!

콰콰콰쾅- 파스스스스스-


흑천도를 휘두르자, 도신에 둘러진 강기가 발출되었고 도강은 거대한 절벽을 말그대로 박살내버렸다.

단순한, 생채기 수준이 아니었다.


눈으로 족히 봐도, 높이가 100m는 그냥 넘을 것 같은 절벽이었다.

그런 절벽이 한순간에 반이 날라가버렸다.


소름끼치는 것은 내공의 자연 회복 능력이었다.


아무리 무인이 심법을 갈고 닦고는 해도, 자연으로 회복하는 내공 수치는 극히 미약하다.

조화경, 자연경 같은 사실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경지가 아닌 이상, 인위적으로 내공을 쌓은 무인들은 자연적으로 내공을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태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공을 회복해나가고 있었다.

사실, 방금의 참격으로 내공의 25%을 사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잠시 비워진 그릇 속에 내공이 가득 밀려오기 시작했다.


"흐음- 창천무림 시절과 비슷하다는 말 취소"


비슷한 게 아니라, 그 시절보다 네댓 배는  강했다.

회복 능력을 살펴보면, 비교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였다.

무인들의 전투에서 중요한 게 지속력이었다.

무공의 초식 중, 가장 강력한 오의를 사용하면 거의 전체 내공의 50%를 소모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즉, 수준 차이가 엄청 뛰어나지 않는 이상, 아무리 강한 무인이라고 해도 지속적인 소모전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제약에서 거의 벗어났으니 이루 형용할 수 없는 힘을 갖게 되었다.






"저기- 혹, 혹시 계시나요?"


 모녀가 살고 있는 하운 마을 외진 곳에 한 여인이 찾아왔다.


여인은 청초한 외모에, 하얗고 고운 피부를 지니고 있었다.

무녀가 입을 법한 하얀 활옷을 입은 여인은 혹시 집에 사람이 없을까,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세요?"

집에서 책을 읽고 있던 소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라는 표정을 지었다.

마을사람들이 이곳에 직접 찾아온 적이 단  번도 없었다.


세금 내라고 관청 사람이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 이곳은 그 누구도 오기 꺼려했던 곳이었다.


"와-"


집을 찾아온 여인의 외모를 확인한 소혜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떠억- 벌리고 감탄했다.

'뭐 저렇게 예쁘지?'


비현실적인 외모에 같은 여자로서 부러우면서도 체념하게 만들 정도였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갑, 갑자기 찾아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 그러니까-"

외모는 비현실적으로 예쁜데, 뭔가 하는 짓은 외모에 맞지 않았다.

사실, 저렇게 아름다운 외모에 소혜는 혹시 '무림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그런데 무림인치고는 여인은 너무 당당하지 않은 듯했다.


"이곳에 한 남, 남자가 살고 있지 않았나요?"


'미래에는 그렇게 나와있었는데-'

소혜가 부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인 백선하는 고아로 가난에 굶주려 떠돌다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부에게 거둬지고 그녀 밑에서 독문으로 미래시를 전승받았다.


그녀의 사부가 최근에 건강 문제로 세상과 작별했고, 선하는 사부에게 배우고 자랐던 산 속에서 반 년 간, 장례를 치루었다.

선하는 폭포 근처에 거주하며, 가끔 사람을 우연히 만나면 그 사람의 미래를 봐주었고 반신반의했던 사람은 실제로 선하가 말해준대로 미래가 현실로 이루어지자 폭포 근처에 여신선이 살고 있다며 동네방네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선하 폭포였다.

장례를 마친 선하는 미래시를 통해 작금의 무림이  풍전등화 상황에 놓이게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강자생존, 약자멸시의 법칙으로 중원을 군림하던 무림단체는 갑작스레 등장한 이계의 문, 그리고 시작되는 이계의 침공에 단합하여 힘을 모으지 못하고 분열되어 엄청난 인력피해를 입게 된다.


선하는 그걸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녀가  이후로 본 제 2의 밝은 미래는 매우 강력한 한 남자의 등장이었다.


놀랍게도 그 남자는 대략 두  전에 보았던 폭포에서 몸을 씻고 있던 남자였다.


그녀의 사부는 늘 그녀에게 습관처럼 말하던 말이 있었다.


-미래를 알고 있는 능력은 언제나 시기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단다. 세상의 멸겁을 막을  있다면, 기꺼이 몸을 아끼지 않아야 해. 그것이 바로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자의 책임감이자 도리야

선하는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했다.

세상의 멸겁이 올지도 모르는 위험한 시기였다.


미래를 볼  있다고는 해도, 중원 무림의 모두를 설득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이들은 철저하게 이해관계에 움직이는 족속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자 한 명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앞으로 이런 재앙이  것이기 때문에, 힘을 길러야 한다고 충분히 오랫동안 설득하면 자신이  미래대로 힘을 기른 남자가 세상의 멸겁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말,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내,  몸으로 설득을- 사부님도 나보고 항상 예쁘다고 해줬으니까'


그녀의 사부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으면서 엉뚱한 구석이 있는 선하를 늘 걱정하곤 했다.

아름다운 꽃 주변에는 수많은 잡벌들이 날라다니는 법이었으니까.

'그래도, 그 벌 중에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벌이면 해볼 만하지 않겠어 헤헷-'

비록, 미래를   아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그녀 역시 한창 이성에 관심이 많을 나이였다.

딱히 할 일이 없을 때는, 연애 소설을 읽으며 가슴이 콩닥거린 적도 있었다.


'물론, 시작이 이상하게 꼬였지만-'

태수의 옷을 훔친 사건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그녀였다.


"없는데요?"


"네, 네?"

아까보다 차가워진 소혜의 말투에 선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분명, 미래시에는 그 남자가  집에 살고 있는 걸로-'

"남자 안 살아요. 잘못 찾아오셨어요"

소혜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닫았다.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안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을 엄마와 경쟁하고 있는 판국에 여자 한 명이 더 늘어나면 정말 슬퍼질 것 같았다.


하지만-


소혜는 천성적으로 착했다.

거짓말을 하고 이렇게 문전박대하는  본능적으로 못했다.

'나도 멍청하지-'


어설픈 자신의 모습에 소혜는 자책하며 문을 다시 열어주었다.


"사, 사실 남자 살고 있어요. 들어오세요"


예상치 못한 문전박대에 '어떻게 하지'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던 선하가 해맑게 웃었다.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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