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밤꽃무림 세계에 갇히다
태수는 한 손으로 든 쟁반을 탁자 위에 얌전히 올려놓으면서, 나머지 손은 여전히 소혜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뭉클-
태수의 행동에 소혜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시골 바닥에서 자라왔고, 주위 상황 때문에 친구도 별로 없었던 그녀는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다.
쟁반을 탁자 위에 올린 태수는 손이 편해지자, 앞으로 쏠린 소혜의 몸을 두 손으로 안정적으로 서게 해주었다.
"죄, 죄송해요"
소혜는 볼을 붉히며,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태수가 자신의 가슴을 만진 사실에 대해서는 부끄러웠지만, 자신이 먼저 실수했고 그 실수마저 태수가 감춰주었다.
'허어, 반응보소-'
소혜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매력적인 목선이 드러났다.
태수는 그대로 덮쳐, 그녀의 목선을 따라 키스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순수해보여. 시골바닥에서 자라서 그런가'
중간 과정이 어떻게 되었든, 일반적인 여자라면 이런 상황에 일단 목에 힘부터 주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렇게 조신한 반응이라니.
그 분위기와 함께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닙니다. 저도 덕분에 좋았습니다"
"..!"
능청스러운 태수의 대답에 소혜는 부끄러운 나머지, 급기야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태수는 소혜가 가지고 온 물컵에 물을 따랐다.
겨울이라 그런지 냉동고가 따로 필요없었다.
쭈웁-
태수는 시원한 물을 벌컥 마시며, 밤꽃무림의 메뉴얼을 떠올렸다.
'여자와 섹스하면 일정량의 경험치를 올릴 수 있다고 했었지'
클로즈베타 유저들은 커뮤에 이런 글을 올렸었다.
-밤꽃무림은 초반에 무공이 없어 굉장히 성장이 더디지만, 여자를 따먹을 수만 있다면 경험치를 얻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얻을 수 있다
-섹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여자마다 다르며, 높은 지위 혹은 고강한 무공을 지닌 여자일수록 획득하는 경험치가 정비례한다.
-첫 섹스일 경우, 획득할 수 있는 경험치가 굉장히 높다.
태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밥이 다 되었고 소혜의 어머니가 사람좋은 표정을 지으며 탁자 위에 쟁반을 내렸다.
"크게 차린 건 없지만, 맛있게 먹어요"
"아, 네. 맛있게 먹겠습니다"
생각에서 벗어난 태수는 탁자 위에 올려진 밥과 장국, 그리고 만두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밥도 뜨뜻해 보였고, 장국과 같이 먹으면 술술 넘어갈 것 같았다.
후식으로 찐만두까지 먹을 수 있다니.
태수는 생각을 그만두고 일단 먹는 것에 집중했다.
참기름에 비빈 밥은 태수의 입으로 진공청소기처럼 흡입되어갔다.
태수는 입 안에서 느껴지는 밥톨의 식감에 속으로 환호의 비명을 질렀다.
장국과 찐만두는 어떠한가?
밥이 물릴 때쯤, 나트륨을 섭취해주면 다시 바로 탄수화물 섭취를 해버린다.
"천천히 먹어요. 더 줄까요?"
마을 사람들과는 달리 후한 어머니의 인심에 태수는 깊은 존경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한때, 그녀의 딸을 어떻게 해보려고 했던 자신의 타락한 마음이 한심해보일 정도였다.
배고팠던 태수는 고개를 거칠게 끄덕였고, 소혜의 어머니는 웃는 얼굴로 밥을 더 차려주었다.
그렇게 폭풍같은 식사가 끝나갔고, 어느덧 깊은 밤이 찾아왔다.
'이렇게 자면 된다고? 이렇게?'
집이 허름하고 작길래 '나는 어디서 자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같이 자게 해줄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지금도 딱 붙어서 자고 있는 건 아니지만, 바로 고개만 돌려도 옆에 소혜가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불과 몇 분 전,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여기서 주무시면 돼요' 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피차 젊은 나이에 서로 당황스러웠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내가 이곳에서 자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지금 밖은 미친듯이 추웠고, 난방이 되지 않는 곳은 그야말로 얼어죽기 딱 좋았다.
이 허름한 집 구조 상, 그나마 난방이 되는 곳은 아궁이와 가까운 거실 밖에 없었다.(사실 거실이라 부르기 애매할 정도로 작다)
'그런데, 그 아궁이마저 땔감이 없어서 제대로 타고 있지도 않다는 건데-'
태수는 반드시 이 착한 집을 위해 아침부터 일을 나갈 생각이었다.
주변에 널리고 널린 게 산인데 일손이 부족해, 마을 사람들한테 빌려쓰고 있다고 한다.
하물며, 마을 사람들한테 차별을 받고 있는 건지 빌려주는 양마저 적어 지금 이렇게 땔감을 아껴쓰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그 얼마 없는 땔감을 사용해서 나를 위해 밥까지 지어주다니-'
정말 넘쳐나는 어머니의 은혜였다.
쓱쓱-
어머니의 은혜에 다시 한 번 감동하는 사이, 옆에 누워있던 소혜가 추운지 두 손을 교차하여 어깨를 마찰해 열을 내고 있었다.
태수는 뭔가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
태수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린 소혜는 태수와 시선을 마주치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사실, 소혜는 부끄러운 나머지 아까부터 태수와 어떻게든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낮에 있었던 일도 있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눈을 마주치면 정말 부끄러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태수는 입모양으로 '추워요?'라고 물었고, 소혜는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태수는 마치 안기라는 듯 두 팔을 벌렸고, 소혜는 그에 엄청난 내적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 번 고개를 돌려, 옆에 누워있던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신 지 확인했다.
어머니는 늘 그렇듯 옅은 코골이와 함께 잠을 잘 주무시고 계신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애초에 전제조건이 잘못 설정되었다.
어머니가 잘 주무시고 있다고 해서, 외간남자와 딱 달라붙어서 잔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조금은 궁금했다.
이제 그녀의 나이도 17세.
충분히 남자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나이였다.
소혜가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 태수는 어서 오라는 듯한 손짓을 했고 결국 소혜는 굼뱅이처럼 조금조금 몸을 움직여 태수 품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몸이 딱 달라붙긴 했어도, 부끄러움에 결코 얼굴을 마주볼 수는 없었다.
덕분에 마치 모양새가 남자가 옆에 포개져 누운 여자의 엉덩이에 박는 듯한 자세가 되어버렸다
'그, 그래도 춥지는 않아'
거친 심박질에 열이 오르고 있는 건지는 몰라도, 태수의 품 안은 실제로 따뜻했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따뜻하게 자는 것이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태수의 손이 가만히 있질 않았다.
머리를 쓰다듬었던 손은 점점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가슴 언저리에 놓여지더니 어느새 부풀어오른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태수의 아랫도리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하해와 같은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녀의 딸을 건드릴려고 했던 자신의 마음을 그토록 채찍질했건만, 전부 다 부질없었다.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앞서는 수컷이 되어버리는 감각에 휩싸인다.
이 밤꽃무림 세계에서는 그 본능을 거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하읏..!"
소혜의 입에서 얕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소혜는 자신의 은밀한 그곳을 짓누르고 있는 감각에 당황스러웠다.
그것이 과연 우연이었을까.
태수의 아랫도리는 그녀의 은밀한 곳에 딱 붙어있는 상태였고, 그 상태에서 태수의 성기가 부풀어오른 것이었다.
그곳도 그곳이었지만, 태수의 손은 그녀의 유두를 희롱하는 듯 중지와 검지로 더듬자 몸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 미치겠다-'
완전히 풀발기가 되버린 태수는 당장 이 자리에서 그녀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거칠게 밀어넣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건 미친 짓이었다.
어머니에게 걸린다면?
아니, 그 이전에 너무나 급작스러운 전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소혜와의 관계에도 그닥 좋을 것 같지는 않았다.
소혜는 계속 얕은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고, 딱히 자리에서 벗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소혜도 원하고 있다는 거 아닌가?'
후우-
태수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해야 할 건 해야 했다.
서로 중요 부위에 옷을 입긴 했어도, 당장 지금 허리를 거칠게 흔들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하읏.."
소혜는 점점 뜨거워지는 그 은밀한 곳에 쿡쿡 찔러대는 태수의 자지를 느꼈다.
신음소리를 어떻게든 내지 않으려고 참았지만, 나올 수밖에 없었고 억눌린 듯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드르렁-!
서로 이러다 정말 끝장을 볼 것 같은 그때였었다.
갑자기, 소혜의 어머니 쪽에서 대포 터지는 듯한 코골이가 터져나왔다.
리듬을 타며 소혜의 엉덩이에 자지를 박고 있었던 태수의 몸은 일순 굳었고, 몇 초도 안되어 성기가 죽어버렸다.
군대에서도 이런 코골이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코골이는 분명 의도적으로 낸 것이 분명했다.
'하하.. 내가 잠시 미쳤었나보다'
태수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할려고 했는지 깨달았고, 잠시 현자가 왔다.
성기가 식은 채로, 계속 꼴려있는 상태였지만 오늘은 더 이상 안될 것 같았다.
소혜는 예전부터 어머니의 대포알 같은 코골이에 대해 익히 들어왔다.
그렇기에 상황이 이래서 그렇지, 그닥 놀라지는 않았다.
오히려 갑자기 끊긴 태수의 허리흔들기에 아쉬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소혜는 아까처럼 태수가 손도 움직이지도 않고, 허리도 움직임이 없자 슬그머니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러고는 태수의 품 안에 들어왔을 때처럼, 굼뱅이처럼 원래 잤던 곳으로 몸으로 기어갔다.
그 사이에는 두 남녀의 진득한 향내가 섞여있었다.
그렇게 남녀의 뜨거웠던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태수는 새벽에 일어났다.
정확히 표현하면 일어난 게 아니라, 잠을 뒤척이다 깬 것이 맞았다.
'침대가 아니라 등이 아프네-'
심지어 날까지 추우니 적응이 덜 된 태수는 잠을 자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내일 일 할려면 잠을 자둬야 하는데-'
태수는 다시 들어가 잠을 잘까, 하다가 '미확인된 시스템 메시지'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업적 달성!
-처음 만진 여자의 가슴
-Exp 500 획득!
-레벨이 2로 증가했습니다.
-업적 달성!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나오게 하라
-Exp 500 획득! CP 3 획득!
-레벨이 3으로 증가했습니다.
-업적 달성
-여자와 같이 자기
-Exp 500 획득 CP 3획득!
-업적 달성!
-그녀의 보지에서 애액이 나오게 하라
-Exp 2500 획득! CP 15획득!
-레벨이 5로 증가했습니다.
-5레벨이 되어 이계 상점 1단계가 열립니다!
'허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태수는 자신의 생각대로 이야기가 아주 잘 흘러가고 있음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태수는 곧 바로 상태창을 확인했다.
[이름] - 태수
[레벨] - 5
[특성▼]
[특성 포인트] - 5
[무공▼]
[무공 포인트] - 15
'5레벨에 특성 포인트가 5, 무공 포인트가 15인가..'
청독각마공을 대성으로 이루기 위한 무공 포인트는 26레벨이 되면 아주 딱 들어맞았다.
레벨업 속도를 보아하니, 이른 시기에 26레벨을 달성하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 같았다.
'특성 포인트는 S랭크였던 악의 심판자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포인트인가?'
[악의 심판자(S랭크)]
-본인이 규정한 악을 상대로 모든 능력치가 50% 증가합니다. 악을 처치할 시, 상대의 능력치를 일정 수치 얻을 수 있습니다.
-특성 포인트를 투자해 특성 레벨을 올리겠습니까?
-5포인트 투자시, 모든 능력치 55% 증가.
'흐음- 당장 급한 건 아니니까 보류해야겠어'
특성이란 건 나중에도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은 악의 심판자가 굉장히 좋은 특성이었지만 훗날 일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악의 심판자보다 더 좋은 특성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었다.
무공과 특성에 대해 확인을 한 태수는 가장 궁금했던 이계 상점에 들어갔다.
'밤꽃무림 - 이계편'의 핵심은 이계였다.
싱글모드나 온라인모드나 즐기는 유저를 '주인공'답게 만들어주는 부분이 바로 여기였다.
[이계 상점]
-CP를 사용하여 상점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상점 1단계까지 이용 가능
-보유 CP 21
태수는 다양한 상점의 품목에 정말 제작진이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동기] - 1단계
-하루 종일 흥분시키고 싶은 그녀가 있나요? 그렇다면 사용해보세요. 1단계의 성능이라 미약하지만 충분히 그녀의 보지를 하루종일 젖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제품은 소모되는 자원이 없이 영구히 작동됩니다(그렇다고 던지지는 마세요, 고장납니다)
-1단계를 구매해야 2단계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비밀스러운 조교의 방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필요 CP 3
이걸 소혜에게 사용한다면?
소혜는 흥분한 나머지, 어서 해결해달라고 자신에게 애걸복걸하지 않을까?
스읍-
일단 침부터 닦고, 다른 품목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