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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함락]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식사는 언제나 유쾌한 법이다.
더 나아가 그 상대가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이라면 두말 할 것도 없었다. 유쾌하다 못 해 감동을 받을 지경이다. 실제로도 나는 지금 절찬리 감동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새삼 부인에게 과연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라고 고민하게 될 정도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긴 했지만, 내 눈에 비추어지는 부인은 그야말로 완벽한 이상 속의 여인이었다. 미인에다가 성격도 좋다. 거기다가 결혼 전까지 순결을 유지할 정도로 남자를 잘 모른다. 그 만큼 때가 묻지 않았다는 뜻이다. 물론 이 때문에 약간 순진한 면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문득 부인이 양 볼을 살짝 붉히며 내게 물음을 던졌다. 아무래도 내가 부인의 얼굴을 너무 뚫어져라 바라본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손에 들려있는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예나 씨처럼 아름다운 분과 식사를 해본 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네요.”
“미, 미인이라니요……! 세현 씨도 참 농담을…….”
“농담이라니요? 저는 어디까지나 진심입니다.”
“에…….”
이런 내 단호한 말에 부인은 잠시 당황한 듯이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저번에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예나 씨 같은 미인은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손에 꼽힐 정도지요.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자신을 비하하지 말아주세요.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과소평가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세요.”
“하, 하지만……. 이제까지 전 제가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주변에서 예나 씨 보고 예쁘다고 칭찬하지 않습니까? 그런 칭찬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아, 그게…….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어요. 다들 제 앞에선 예쁘다고 해주는데, 뒤에서는…….”
라며 말끝을 흐리는 부인의 모습에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상 굳이 들어보지 않더라도 부인의 사정이 이해되었기 때문이었다. 알다시피 부인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다. 그러다보니 여자들 사이 속에서 시기와 질투를 받았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시기와 질투 속에서 부인은 점차 자기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갔을 테고, 그 결과 이렇게 된 게 틀림없었다.
물론 어쩌면 좀 더 다른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내가 추측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결론이 이렇게 내 앞에 나와 있기도 했고 말이다.
‘최소한 자기가 예쁜 줄 알았다면, 얼굴값을 했겠지.’
하지만 부인은 그런 기색조차 내비치지 못 했다.
항상 의기소침해 있으며, 자기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 한다. 이 얼마나 불쌍한 여성이란 말인가?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그 남자, 김 이혁으로부터 부인을 데려올 필요가 있었다. 나는 재차 마음을 다잡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술집이라던가, 클럽 같은 곳에 가면 다른 남자들이 예나 씨에게 치근덕대지 않습니까?”
“아뇨, 거긴 너무……. 애초에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만 한번 가보고, 그 다음부터는 전혀 가지 않았어요. 게다가…….”
“게다가?”
“거기서 예쁘다는 말을 들어도 별로 안 기뻐요.”
“왜요?”
거듭되는 내 질문에 부인은 잠시 망설이는 기색을 내비쳐 보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작업을 걸기 위한 칭찬이잖아요…….”
자신이 말하고도 민망했던 모양인지, 부인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내 시선을 피했다.
“음…….”
확실히 술집이나 클럽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듣기 좋은 칭찬을 하는 건, 대부분 작업을 걸려고 하는 것이었다. 달콤한 거짓말로 환심을 산 뒤에 하룻밤의 즐거움을 사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곳에서 남자들이 부인을 칭찬한 것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닐 것이다.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정도로 부인은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몸매를 가진 미인이었으니 말이다.
“……그럼 그동안 예나 씨가 듣지 못하셨던 칭찬을 제가 열심히 해드려야겠군요.”
“네? 무슨 칭찬이요?”
“그야 당연히 외모 칭찬이죠.”
라고 말하며 다정하게 웃어 보이자, 부인의 얼굴이 흡사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물들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한참 동안 어버버 거리던 부인은 애꿎은 고기를 포크로 쿡쿡 찌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역시 부끄러움을 타는 미인만큼 사랑스러운 건 없었다.
당장에 자리에서 일어나 부인을 테이블 위에 눕힌 뒤에 범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 성욕을 애써 꾹 억눌렀다.
‘참자. 여긴 식당이라고.’
식당에서 부인을 범할 정도로 자제력이 없는 인간말종이 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욕을 억누른 뒤에 짐짓 활짝 웃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예나 씨는 남편 분과 함께 외식을 나오면 주로 뭘 먹습니까?”
“네? 아, 외식이요? 글쎄요……. 결혼 전에는 주로 이런데서 밥을 먹긴 했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아무래도 그 이가 바쁘다보니……. 게다가 주말에는 피곤한지 하루 종일 잠만 자니까요. 그래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밥을 먹어요.”
“확실히 집밥이 좋긴 하죠. 그래도 매번 예나 씨가 해주신 밥을 먹는 걸 보면, 요리 솜씨가 아주 좋으신 모양이네요.”
“네?”
“뭘 그렇게 놀라세요? 예나 씨가 해주신 요리가 맛있으니까, 남편분도 꼬박꼬박 집 밥을 챙겨먹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내 말에 부인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을 흘렸다.
“글쎄요. 그 이가 정말로 맛있게 먹어주고 있는 건지…….”
“남편 분에게 맛있냐고 물어보신 적이 없으세요?”
“처음에 몇 번 물어봤었어요. 아무래도 다른 사람에게 밥을 해준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이는 뭔가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해야 할지……. 물어봐도 그냥 그렇다고만 하니까……. 제가 해준 게, 입맛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흠…….”
간혹 수십 년씩 같이 산 부부의 경우, 부인이 해준 음식 맛에 길들여져 과연 이게 맛있는 건지, 맛없는 건지 분간하지 못 하는 남편의 경우가 더러 있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이 부부의 경우는 위의 경우처럼 수십 년 된 장년층 부부가 아니었다.
이런 경우, 생각할 수 있는 건 역시……. 남편의 무관심을 첫째로 들 수 있었다.
부인이 자신에게 무슨 요리를 해주든 그냥 먹을 수만 있으면 그냥 먹을 수 있는 경우였다. 설혹 그것이 맛없든, 맛있든 말이다. 아니면 정말로 부인이 차려주는 식사가 맛있어서 주말마다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럴 확률은 매우 희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같이 밤늦게 집에 들어오고, 다른 여자와 바람까지 난 남자다. 그런 남자가 부인이 해준 밥이 맛있다고 주말마다 꼬박꼬박 챙겨먹을 것 같진 않았다.
“……남편 분이 정말로 무뚝뚝하군요.”
“괜찮아요.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거든요.”
애써 기운차게 말해보는 부인이지만, 내 눈에는 그저 슬프게만 보일 뿐이었다.
“괜찮긴요. 이건 그냥 넘어가선 안 되는 일입니다.”
“그, 그런가요?”
“그럼요! 예나 씨는 부부가 가장 많이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거실 아닐까요?”
“아니요, 틀렸습니다. 얼핏 생각하기엔 거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부부가 보는 건, 텔레비전이고 대화는 주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이야기들뿐입니다. 자기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죠.”
“아…….”
“부부가 마주 앉아서, 서로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는 주로 식탁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서 남편 분이 단순히 무뚝뚝하단 이유로 예나 씨까지 익숙해져버리시면 안 됩니다. 계속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지요.”
이런 내 말에 부인은 아차 싶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주억였다. 이를 본 나는 재차 말을 이었다.
“……예나 씨가 생각하시기에 어떠세요? 밥을 먹을 때, 남편 분과 자주 이야기를 하십니까?”
“아뇨……. 거의,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아요. 그냥 밥만 먹어요.”
서글픈 목소리가 부인의 입술을 통해 조용히 빠져나왔다.
“그냥 밥만 먹고 일어섭니까?”
“네…….”
“문제군요. 이건 분명히 고쳐야 될 문제입니다.”
“어떻게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부인이 간절한 목소리로 내게 애원했다. 해답을 가르쳐달라고 말이다.
“밥을 먹을 때, 예나 씨가 적극적으로 나가는 겁니다.”
“적극적으로요?”
“네, 적극적으로요. 다른 말로 하면 애교를 부리라는 겁니다. 그럼 분명 남편 분도 마음을 열어주실 겁니다.”
이러한 내 설명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단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애교를 부리면……. 그 이가 좋아할 걸요?”
“당연하죠.”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하지만 어떻게요?”
“간단합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서……. 밥을 직접 먹여준다던가, 식사 도중에 발로 남편 분의 다리를 살살 문지르며 유혹하는 겁니다.”
“네? 다, 다리를요?”
이 말에 부인은 심히 당황한 듯이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라면 당연히 하는 행위니까요. 물론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더라도, 예나 씨처럼 매력적인 미인이 해주는 애교라면 그 어떤 남자라도 좋아할 겁니다.”
“그, 그런가요?”
쉽게 믿겨지지가 않는 모양인지, 어슴푸레한 목소리로 물음을 던지는 부인의 태도에 나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물론이고말고요. 자신감을 좀 더 가져보세요! 아니, 아예 이럴 게 아니라……. 직접 한번 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네? 해보다니요?”
“발로 제 다리를 툭툭 건드리는 겁니다. 애무하듯이 문질러도 좋습니다.”
이러한 내 말에 부인은 양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여긴……. 식당이잖아요.”
“식탁 아래가 식탁보로 가려져 있어서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할 겁니다.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부인을 안심시키며 내가 재촉하자, 그녀는 잠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이내 용기를 낸 듯이 허리를 숙여 신발을 벗은 뒤에 살구색 스타킹에 감싸여있는 발로 내 다리를 슥슥 문질렀다. 때때로 바지 밑단이 걷어 올려져, 부인의 발이 내 피부를 직접적으로 닿기도 했다. 이 때, 미끈거리는 스타킹의 감촉이 내 기분을 한없이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이거 생각보다……. 참기 힘든데?’
잠시나마 억제했던 성욕이 부인의 애무에 왈칵 솟구쳐 오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김없이 내보였다. 덕분에 내 물건은 당장에라도 폭발할 듯이 한껏 발기되어 식탁 아래에서 연신 껄떡대고 있었다.
“어, 어떤가요? 세현 씨?”
긴장한 기색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서 나를 힐끔 쳐다보는 부인의 태도에 나는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잘 하시네요. 그런 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그런가요?”
“물론입니다. 이 정도면 남편 분도 홀라당 넘어가실 겁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정말이고말고요. 남편 분께서도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하지만……. 하아, 자신은 없지만 노력은 한번 해볼게요. 모처럼 세현 씨가 이렇게 도움을 주셨는걸요.”
그 모습이 무척이나 쓸쓸해 보여 나도 모르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의자를 바짝 앞으로 당긴 뒤에 부인의 발이 내 다리 사이에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한껏 발기한 남근이 부인의 발바닥에 맞닿으며 아찔한 쾌감을 만들어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미인에게 발로 밟힌다는 게, 이토록 기분 좋은 일일 줄은 몰랐다.
“세, 세현 씨……?”
당황한 부인이 황급히 발을 빼내려하자, 나는 재빨리 손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작은 발을 꽉 하고 붙잡았다.
“느껴지십니까? 이게 다 예나 씨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세요. 예나 씨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자입니다.”
그리고는 발기한 남근을 부인의 발바닥에 바짝 대고서 슬슬 문지르자, 부인의 얼굴이 눈에 확 들어올 만큼 새빨갛게 물들었다. 심지어도 귀까지도 붉었다.
“걱정 마세요.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할 겁니다.”
이 말에 부인은 재차 주위를 확인하고는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안심하란 듯이 부드럽게 미소 지어보인 나는 부인의 발목을 살살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느껴지십니까?”
“느, 느껴져요…….”
이러한 내 물음에 부인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는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이 대답에 만족한 나는 발기한 남근에 힘을 주어 거세게 네다섯 번쯤 껄떡이도록 만든 뒤에 재차 물음을 던졌다.
“그게 어떤 느낌인지, 제게 한번 말해보세요.”
“네? 여, 여기서요? 하지만 여긴……. 식당 안인데…….”
“어차피 듣지 못 할 겁니다. 그러니까 용기를 내보세요. 아니면 혹시 제가 싫으신 겁니까?”
연이은 내 질문에 부인은 고개를 가로 저어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보여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부인의 손을 붙잡고 말았다. 이에 당황한 부인이 흠칫 몸을 떨었지만, 이내 적응한 모양인지 어깨에 힘을 빼고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약간 물기가 어린 눈동자, 그 검고 짙은 눈동자를 한번 바라본 나는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예나 씨, 말해보세요. 지금 느낌이 어떻습니까?”
이런 내 질문에 부인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검은색 눈동자를 이리저리 배회시켰다. 그러다 곧 옅은 다홍색의 보드라운 입술을 오물거리며 수줍은 기색이 가득한 목소리로 자신의 기분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자꾸, 자꾸만 세현 씨의 것이 발에 닿아서……. 이상한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나 큰 게, 어제……. 그, 그러니까 세현 씨하고 했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아서……. 두근두근 댄다고 해야 하나……. 아아, 제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바지 위를 연신 문지르는 부인의 발바닥에 내 남근이 당장에라도 뛰쳐나오고 싶다는 듯이 껄떡거려 왔다. 얼마나 용을 쓰는지 바지에 뒤덮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껏 발기되어 그 모양을 선명하게 드러낼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