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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함락]
서 민영이 부탁한 요리 재료들을 사들고서 집으로 돌아오자, 평소와는 다른 달콤한 냄새가 내 코끝을 자극하며 나를 반겨주었다. 특히나 밥을 짓는 구수한 냄새가 집 안 가득 퍼져 있어서 군침이 절로 고일 지경이었다.
‘그러고보니 집에서 밥을 지어 먹는 건, 꽤 오랜만이네.’
평소엔 근처 식당에서 사먹거나, 간단히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했으니 말이다.
그마저도 귀찮으면 시켜먹었다.
“왔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민영이 후다닥 뛰어나와 나를 반겼다.
새삼스레 느끼는 거지만, 그녀는 정말로 아름답다. 잡지에서나 볼 법한 모델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만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이 겉모습에 결코 현혹 되서는 안 된다.
그녀는 나와 헤어진 뒤에 몇 십, 아니……. 어쩌면 몇 백 명에 달하는 남성들과 침대에서 굴렀을지도 모르는, 그런 닳고 닳은 여자이니 말이다.
정도, 마음도, 그 무엇도 주어선 안 된다.
“그래, 전부 다 사왔어.”
이리 말한 나는 애써 마음을 다잡은 뒤에 현관문을 닫고 부엌으로 향했다.
“수고했어. 아침부터 고생이지?”
그러면서 슬쩍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민영의 태도에 나는 냉담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고생은 무슨…….”
“헤에, 이거 든든한데?”
이런 내 대답에 장난기라도 생긴 모양인지, 그녀는 짐짓 과장된 몸짓으로 내 등을 두드렸다.
애교스런 몸짓, 이렇게 보고 있으니 정말로 사랑스럽다. 전혀 불쾌하지 않다. 그러나 그렇기에 불쾌했다.
불쾌하지 않기에 불쾌하다.
“밥이나 해.”
신경질적으로 말한 나는 대뜸 그녀에게 요리 재료가 가득 담겨 있는 봉투를 내밀었다.
“네, 네.”
이에 그녀는 대답과 동시에 봉투를 건네받은 뒤에 나를 곧장 올려다보며 물었다.
“……뭐, 예의상 묻는 거긴 한데……. 혹시 따로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참 일찍도 배려해준다.
“먹고 싶은 게 있었다면 장보면서 다른 것도 사왔겠지.”
“하긴, 그것도 그러네.”
라고 말한 그녀는 실없이 웃어보이고는 부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벌써부터 피곤하네.’
어깨를 축 늘어트린 나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향수 냄새가 내 콧속을 파고들어왔다. 진한 향수 냄새. 물론 그렇다고 해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자극적인 냄새는 아니었다. 그냥 은은하면서도 진하게 남는 냄새였다.
이 냄새를 맡으니, 신기하게도 피곤함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냥 냄새를 맡았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집 안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뭐랄까, 혼자 있을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저 집 안에 여자 한명을 들였을 뿐인데, 이렇게 다르게 보이다니……. 솔직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다.
‘이래서 다들 결혼하는 건가?’
이처럼 내가 속으로 감탄하고 있는 사이, 민영은 당근, 감자며 각종 야채들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긴 다음에 깍둑썰기를 하고 있었다.
제법 능숙하게 해내는 것을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다른 놈한테 해줬던 걸까.’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와 헤어진 뒤에 다른 남작의 집에서 나에게 해주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요리를 해주었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을 하니 절로 웃음을 터져 나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마치 내가 그녀에게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바보 같긴.’
이리 생각한 나는 의자에 앉았다.
‘……저 여자가 다른 남자와 뭘 했던 나와는 상관없잖아. 나한테는 예나 씨 밖에 없다고……. 하아, 어서 빨리 예나 씨를 내 여자로 만들어야 될 텐데…….’
이런 식으로 잡념에 잠겨있는데, 어느덧 야채를 모두 다 다듬은 민영이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를 볶기 시작했다.
“후추 어디 있어?”
“후추?”
“응, 좀 쳐두게.”
그 말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후추를 꺼내주며 물음을 던졌다.
“보통은 허브라던가, 생강을 쓰지 않나?”
“난 후추가 더 좋아.”
라고 답한 그녀는 팬에 볶은 고기 위로 후추를 두어 번 뿌리고는 당근과 양파 등을 넣어서 다시 볶았다.
그 후, 어느 정도 야채가 익자 국 냄비에 볶은 고기와 야채들을 담아 넣은 뒤에 물과 카레를 부었다.
“자,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돼.”
말은 그렇게 하지만 카레가 눌어붙을 수도 있었기에 민영은 여전히 냄비 앞에 서서 국자로 저어주고 있었다.
‘현모양처감인가…….’
정도가 넘는 음탕함만 뺀다면 말이다.
흠 잡을데 하나 없는 신붓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민영을 품평하는데, 문득 그녀가 뒤돌아서며 퉁명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흐음, 뭐야? 나한테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왜 아까부터 계속 그렇게 힐끔힐끔 쳐다보는 거야?”
“응? 아, 그게…….”
그렇게 잠시 말끝을 늘린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생각해보았다.
있는 그대로 말하기에는 상당히 껄끄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상대가 헤어진 전 여자 친구라고는 하지만 음탕하니, 다른 남자의 집에서 요리해줬느니, 음탕하지만 않으면 현모양처감이니……. 이런 말을 하는 건 다소 실례가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냥 의외라서.”
“의외라니?”
“요리하는 모습, 잘 어울리네.”
“어, 응……? 그, 그럼 뭐 안 어울린 적이라도 있었나!”
이런 내 칭찬에 그녀는 퉁명스레 소리치면서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 모양인지, 입가에는 기분 좋은 미소를 자연스레 띠고 있었다.
“요리는 언제 배운 거야?”
“나도 이제 다 컸거든? 밥 정도는 꼬박꼬박 해먹는다고?”
이리 말한 민영은 힐끔 나를 흘겨보았다.
“……근데 맛은 보장 못 해. 누구한테 해준 적이 없거든…….”
“아무한테도?”
“응.”
그 대답에 나는 살짝 당황한 목소리를 내며 말을 이었다.
“다른 남자한테 요리해 준 적도 없어?”
“내가 왜 해줘?”
라며 소리친 민영은 흥 하고 코웃음 치며 냄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저 모습을 보니 정말인 것 같았다. 내가 오해했던 걸까? 하지만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그녀가 다른 남자들과 놀아났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다른 남성과 함께 모텔로 들어서던 그녀의 모습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었으니 말이다.
그때의 배신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헤어진 상태였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헤어진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다른 남자와 모텔이라니……. 제 정신을 가진 여자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기야, 나 팔 아파.”
문득 민영이 나를 향해 국자 손잡이를 내밀며 어리광을 피웠다. 나보고 대신 저어달라면서 말이다.
그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국자를 잡았다.
“냄비에 눌어붙지 않게 잘 저어줘야 해.”
“알았어.”
“절대로 멈추면 안 돼.”
“네, 네.”
이리 답한 다음에 국자를 시계 방향으로 젓는데, 돌연 민영이 주저앉더니 내 바지춤을 끌러 내리기 시작했다.
“……야, 야!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나 대신 저어주는 거니까, 상이라도 주려고.”
라며 앙증맞게 말한 그녀는 내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내렸다.
덕분에 노출 된 내 남근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마치 예상하고 있기라도 하듯이 반쯤 부풀어 오른 채 민영의 얼굴 앞에서 연신 위아래로 껄떡였다.
“……자기는 언제나 기운차네.”
그 모습에 그녀는 황홀하단 듯이 나직이며 내 물건을 양 손으로 공손히 쥐었다. 그 자극에 나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리긴 했지만, 나는 애써 쾌감을 떨쳐내며 소리치듯 말했다.
“좋은 말로 할 때, 그 손 놔라.”
“싫은데?”
이런 내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천연덕스럽게 대꾸하더니 그대로 덥썩 물었다. 그리고는 입으로 몇 번 오물오물 거린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아, 아까부터 자기가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니까……. 하고 싶어졌단 말이야.”
그러면서 다시금 입 안 가득 남근을 삼키는 민영의 모습에 나는 잠시마나 잊었던 그녀의 음탕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 이 여자는……. 대책 없을 정도로 음란하고, 음탕하고, 난잡한 여자였다.
“누가 보면 내가 널 유혹한 줄 알겠네.”
“그렇지만……. 자기가 자꾸만 날 쳐다보니까 몸이 달아올라서……. 요리에 집중할 수 없었는걸.”
“아, 그래? 근데 너 말이야……. 너 사실은 내가 아니라 어떤 놈이 쳐다봐도 자지만 달고 있으면 좋은 거지? 안 그래?”
“그, 그런 건…….”
“변명할 생각하지 마.”
“우읍! 응? 으읏!”
라고 말한 나는 마치 민영의 말을 가로막듯이 남근으로 그녀의 입을 꽉 막아버렸다. 그리고는 왼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붙잡은 뒤에 난폭하게 허리를 앞뒤로 흔들었다.
“으흣! 으웃, 읏! 웁, 후웁! 으읏!”
단단하게 부풀어오른 남근을 입 안 깊숙이 찔러 넣자, 민영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괴로운 듯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지나자 이 행위에 익숙해진 모양인지, 들뜬 숨을 내뱉으며 츄룹츄룹거리며 내 물건을 빨기 시작했다.
“커흑! 하으읍, 내가……. 내가 해줄게.”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 남근을 입 밖으로 뱉어낸 민영이 한껏 들뜬 표정을 하고서 혀끝으로 날름거리며 솟구쳐 오른 남근을 핥기 시작했다.
“츄읍, 응, 하으, 읍. 으으, 읏! 후으, 웃! 하웅, 응.”
한동안 남근의 귀두 부분을 핥던 민영은 돌연 입을 크게 벌려, 남근의 절반 정도를 덥석 집어 삼켰다.
“우우응, 응.”
오므라든 입술과 젖은 입 안의 끝내주는 압박감에 남근 전체가 불끈거려왔다.
“으긋! 후으읏, 역시……. 자기는 굉장하다니까. 쭈읍!”
“네가 그렇게 음란하게 빨아대니까 그렇지.”
이런 내 말에 민영은 내 남근을 입 안 가득 머금은 채로 킥킥 하고 웃었다. 아무래도 내 말을 칭찬으로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기가 질릴 지경이다. 혀를 내두르며 서 민영을 내려다보던 나는 문득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움켜쥐며 입을 열었다.
“……내 자지가 그렇게 맛있냐?”
“하읍, 읏, 츄릅. 흐응, 으, 응……. 쭈읍, 자지……. 하으, 응. 자지, 맛있어…….”
“네가 만든 카레보다?”
“하으응, 맛있어. 내가 만든 카레보다……. 하으응. 훨씬 더 맛있을 걸? 츄릅.”
마치 맛있는 음식을 빨아먹듯이, 내 물건을 입으로 빨면서 재주 좋게 대답했다.
“……마음 같아선. 하읏, 응, 카레 대신에 정액을 뿌려먹고 싶어. 하으응, 응.”
말을 할 때마다 내 남근에 불규칙한 압박이 전해진다. 특히나 민영이 숨을 들이켤 때마다 진공청소기에 몸 전체가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는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신음성을 꾹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너 같은 변태는 또 없을 거다.”
민영을 향해 내가 한껏 비아냥거리자, 그녀는 은근 기대 어린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쭈으읍. 응, 맞아. 나 변태야……. 하으, 그러니까 카레 대신에 뿌려 줄 거지?”
“미쳤냐?”
유감스럽게도 그건 무리다. 카레 대신에 정액이라니……. 얼마나 많은 정액을 쏟아내야 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드레싱처럼 적은 양으로 버무리는 것이라면 몰라도 카레처럼 듬뿍 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세상, 그 어떤 남자라도 그건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럼 조금만 뿌려줘…….”
하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는 모양인지, 그녀는 내 남근을 연분홍빛 입술로 살살 자극하며 부탁했다.
“생각해 볼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밥 위에 정액을 뿌려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카레와 정액과 밥이라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려온다.
“하으, 응. 열심히 할게……. 하우, 응.”
이리 말한 민영은 내 속마음도 모른 채, 열심히 혀를 놀리며 내 남근을 빠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이런 그녀의 애무에 맞춰 나 또한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그녀의 행위를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