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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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함락]

‘아직은 참아야해.’

천천히 숨을 들이켠 나는 조심스레 손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너무 그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라고 말한 나는 부인의 분홍빛 균열에 손을 데었다.

“흐읏, 으……. 하아.”

균열을 따라 아래에서 위로 손가락을 움직이자, 부인의 몸이 벌벌 떨려오는 것이 손끝을 통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건 정말 몇 번을 느껴도, 도저히 질리지 않는 감촉이었다.

단언하건데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감촉은 없을 것이다.

“하으읏! 후아! 으읏, 저기……. 하으읏! 아아……. 아으읏!”

부인의 음부로부터 흘러나온 애액이 내 손가락에 닿으며 질척거리는 음란한 물소리를 만들어내었다. 나는 그 미끌거리는 감촉을 손끝으로 느끼며,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듯이 부인의 음부를 어루만졌다. 

“여기가 좋은가 보군요.”

이리 말하며 손끝에 닿은 클리토리스를 검지와 엄지로 희롱했다.

“햐읏! 아앗……. 하으, 그렇게 만지면……. 앗! 세현 씨, 제발…….”

애원하는 부인의 말소리를 들으니, 더더욱 괴롭히고 싶다는 욕망이 치솟아 올랐다.

나는 왈칵 치미는 가학심을 느끼며 좀 더 짓궂게 부인의 음부를 지분거렸다.

“……아흑! 제발, 아앙! 그렇게 만지면……! 아, 앗! 이제, 저……! 응!”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때마다 부인의 몸이 쉴새없이 떨려왔다. 특히나 부인의 가느다란 다리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 하고 있었다.

“후아, 아! 어째서, 나……. 하으, 후읏!”

어쩔 줄 몰라해하는 부인의 모습에 나는 중지를 이용해 좌우의 음순을 번갈아 자극하며 애무했다. 그리고 이런 자극에 부인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허둥대었다.

간간히 두 손으로 침대 시트를 필사적으로 부여잡기까지 했다.

“흐읏! 잠깐……! 하으윽! 그만……! 세현 씨, 그만……!! 아아, 아앗!”

자지러지는 교성과 함께 부인의 신체가 크게 날뛰었다. 더불어 그녀의 크고 풍만한 가슴이 속시원하게 흔들렸다. 

부인은 지금 난생 처음으로 오르가즘에 도달한 것이다. 여성의 즐거움을 스물여덟 살이 되어서야 깨우친 것이다.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이란 말인가? 부인은 이제까지 내게 보여주었던 표정들 중에서 가장 황홀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절정을 만끽했다. 

“후아……. 아아. 하아, 하아.”

부인의 입술 사이로 진정될 기색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 숨이 거듭해서 터져 나왔다. 부인은 잔뜩 지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아,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어요. 후아.”

지쳐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부인의 목소리엔 생기가 가득 실려 있었다.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단 게, 여실히 와닿았다. 나는 자그맣게 웃음을 터트리며 부인의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기분이 좋았다니 다행이군요. 혹시 어디 불편한 곳은 없습니까?”

“없어요. 전혀……. 조금 지치는 것만 빼고요.”

끝에 말을 덧붙이며 수줍게 웃는 부인이다. 

“그럼 잠깐 쉴까요?”

이리 말한 나는 좌우로 크게 벌려져 있던 부인의 다리를 중앙으로 모아주었다. 

“아!”

그 순간 허리에 힘이 풀리기라도 한 모양인지, 부인이 작은 탄성과 함께 몸을 앞으로 허물어트렸다. 이에 나는 부인이 다치지 않도록, 다급히 두 손을 들어 올려 몸을 받쳐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부인이 양 손을 쭉 뻗어, 허공에 2, 3회 정도 휘두르다가 덥썩하고 내 어깨와 팔을 붙잡았다.

물론 덥썩이라고 해도 결국은 여성의 악력이었다. 전혀 아프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런 부인의 행동이 나를 자극하고 흥분시켰다.

“괜찮으십니까?”

“아, 네. 네.”

아름다운 여성에게 매달려진다. 의지되고 있다. 이것만큼 남자를 기쁘게 해주는 것은 또 없었다.

나는 내 팔을 꽉 붙잡고 있는 부인의 손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지간히도 기분이 좋으셨나보군요. 허리에 힘이 풀리는 걸 보면요.”

이런 내 짓궂은 말에 부인은 양 볼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그 행동이 서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스물여덟 살 여성의 행동이라곤 전혀 생각되지 않을만큼 귀여웠다.

부인 몰래 작게 웃음을 터트린 나는 절정으로 한껏 민감해져 있는 부인의 몸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그리고 이런 내 손길에 부인은 가쁘게 숨을 토해내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읏! 저, 저기……. 햐읏!”

마시멜로처럼 부드러운 가슴을 강하게 움켜쥔 나는 빳빳하게 선 유두를 손가락 끝으로 꾹 누르며 꼬집듯이 비틀었다. 그러자 부인의 입술 사이로 앙증맞은 교성이 터져 나오며, 내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제가 어디를 만졌을 때, 가장 기분이 좋으셨습니까?”

“후으읏, 아까…….”

“아까 어디요?”

“세현 씨가 손가락을 넣어주셨을 때……. 읏!”

“이렇게요?”

라고 묻는 것과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 부인의 음부를 문지르자, 내 팔과 어깨를 붙잡고 있는 부인의 손아귀에 한층 더 힘이 실렸다. 더불어 내 시선을 피해 아래로 내려갔던 시선이 어느샌가 위로 들려선 애원하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이대로 고개를 내밀어 부인의 저 사랑스런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단 생각이 물씬 들었다. 분명 더없이 달콤할 것이다. 하지만 역시 키스는 무리일 것이다. 이리 생각을 마친 나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부인의 질 내를 좀 더 짓궂게 희롱했다.

“하으으읏!!”

또다시 찾아온 오르가즘에 부인의 몸이 크게 떨려오기 시작했다. 내 품에 거의 안기다시피 해서 매달려 있던 부인은 왈칵 치밀어 오르는 쾌감을 이기지 못 한 채, 아름다운 검은색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며 자지러지는 교성을 토해내었다.

부인의 미려하고 사랑스런 입술은 칠칠맞지 못 하게 되어선 반쯤 벌어졌다. 그리고 그 벌어진 틈 사이로 흘러나온 타액이 턱을 지나 목덜미 밑으로 떨어졌다.

“……아아.”

연달아 이어진 두 차례의 오르가즘에 부인은 거의 흐느껴 우는 듯한 신음성을 흘렸다. 하지만 이런 내 희롱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던 모양인지, 나를 밀어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두 팔로 내 목을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하아, 흐으…….”

이런 자세에서 부인은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려는 듯이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숨을 크게 내쉬고, 들이쉬는 것을 반복했다. 

“……하아.”

자그맣게 내쉬어지는 부인의 숨소리가 내 귓가를 간질였다.

부인의 몸은 여전히 흥분으로 사로잡혀 있었다.

홍조를 띤 피부에서는 보석과도 같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호흡은 여전히 정돈되지 못 한 채 어지럽게 내쉬어지고 있었다. 또한 신체의 깊숙한 곳으로부터 치솟는 충동은 그 힘을 잃긴 커녕, 계속 그 크기를 부풀리며 부인을 부추기고 있었다.

실제로 부인의 가슴이라던가, 다리가 자꾸만 내 몸에 달라붙어오고 있었다. 물론 부인, 스스로는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 하고 있는 듯이 싶지만 말이다. 아마도 지금 부인이 하고 있는 행동은 여성의 본능과도 같은 것일 것이다.

남성에게 안기고픈 여성의 본능 말이다.

“혹시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으십니까?”

“네?”

내 질문이 갑작스러웠던 모양인지, 부인이 화들짝 놀란 목소리로 반문했다. 이에 나는 부인의 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며 재차 말했다.

“부인께서 뭔가 말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요. 아니면 혹시 뭔가 따로 하고 싶은 거라고 있으십니까?”

이런 내 물음에 부인은 부끄러운 듯이 눈꺼풀을 아래로 내리며 대답하길 망설였다.

“아, 아뇨. 딱히…….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아무런 생각도 안 들어서…….”

거짓말이다. 

부인은 지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몸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머리로는 어느 정도까지는 깨달은 상태일 것이다. 실제로 부인의 시선이 자꾸만 내 남근 쪽으로 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부인의 성격상 그걸 입 밖으로 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물며 상대는 남편이 아닌 이웃집의 남성이었다.  

그런 남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다니……. 사회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해서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 내가 이제까지 무엇 때문에 이런 번거로운 수고를 했다는 말인가? 나는 다정하기 짝이 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부인의 몸을 다그쳤다.

“너무 그렇게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마음 편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아뇨, 정말로……. 정말로 모르겠어요.”

부인은 필사적으로 내 시선을 피하며 대답을 거부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 이상 관계를 진척시키는 건, 무리로 보였다.

괜히 억지로 추궁해 성관계를 맺었다가 나중에 부인과 불편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쪽에서 괜히 안달을 낼 필요도 전혀 없었다. 시간은 많고, 부인과 남편의 사이는 점점 멀어질 것이다. 여유롭게 나아가도 되었다.   

“그렇군요. 뭐, 너무 급하게 나갈 필요는 없겠지요. 자기 마음이야, 천천히 알아보면 될 일이니까요.”

“아, 네…….”

이러한 내 말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그다지 기뻐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이쪽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 같았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부인은 지금 섹스를 원하는 한 마리의 암컷과도 같은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버젓이, 훌륭한 수컷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참으라니……! 부인의 입장에선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일게 분명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아, 여기까지요?”

라며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는 부인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부인도 지치신 것 같고……. 시간도 많이 늦었고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은 나는 서둘러 옷을 주워 입었다. 그러는 와중에 나는 실수인 척 하며 바닥에 내려놓았던 진동 로터를 발로 찼다. 그러자 발에 채인 로터가 데굴데굴 굴러서 소파 밑으로 들어갔다.

그다지 눈에 뜨이지는 않겠지만, 집안 청소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찾을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물론 부인이 찾지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상관없었다. 나중에 로터를 놓고왔다는 핑계로 다시금 방문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남편 쪽에서 로터를 발견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겠지.’

그도 그럴 것이 부인의 남편은 밤늦게, 그것도 새벽이 되어서나 집으로 돌아오니 말이다.

더욱이 술에 잔뜩 취한 상태로 말이다. 그런 그가 소파 아래로 굴러떨어진 로터를 발견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아침에는 출근 준비로 정신이 없으니, 로터가 그의 눈에 띌 확률은 한없이 낮았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인께서도 오늘은 푹 쉬어두세요.”

“아, 아……. 네. 수고하셨어요, 세현 씨.”

이리 말하며 꾸벅 고개를 숙인 부인은 곧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저 때문에 세현 씨가 괜히 고생을 하시는 건 아닌지…….”

“아닙니다. 부인께서 굉장히 잘 따라와 주신 덕분에 저도 나름대로 가르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허허 웃어 보인 나는 부인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몇 마디 더 해준 뒤에 집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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