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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화 〉10.이 정도면 그냥 동창회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1 (71/86)



〈 71화 〉10.이 정도면 그냥 동창회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1

"끔찍하네요?"
"끔찍하다니, 아, 성직자 장기라서 그런거니? 그렇다면 다른 장기로 대체할까?"

그녀의 사고관념 자체가 틀어먹어져 있단 것을 느꼈다.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상대, 차라리 오우거가 말이 통할거 같았다.

'걔가 나보다 더 약하거든.'

약한 자는 말이 통한다, 허나, 강한 자는말이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세상 불변의 법칙.

"자, 들어오렴. 해피."


분명 저 말은 섹 드립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그럴..."
'파캉!'

2층 여관 유리창이 박살나며 한 명이 등장한다.


"씨발년들이!"
"네?"


최현기는 일단 웅크리고 봤다. 풀플레이트가 해체된 최현기  자체는 좆밥 노예였으므로, 당연한 결론.

"이 씨발년이 혼자서 처먹으려고 들어오는거 보소!"


와, 오랜만에 보는 퍼스티니가 달려들어 아렐리오르에게 발차기를 날린다.

'슈앙!'

가볍게 손가락으로 퍼스티니의 발을흘리며, 손바닥을 펼쳐 그녀에게 대응하는 아렐리오르.


'쩐다.'

동체시력은 자신있는 최현기. 그 모습을 생생하게 쳐다본다.


"신성력에 마기까지 차지한 내게 겨우 정령력 하나로 이길  있을거라 생각한건가? 노땅?"
"지도 나이 처녀들보다  처먹었으면서 노땅이라고하다니!"


아렐리오르를 바라본다.


"비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키며 찡끗하는 아렐리오르. 대체 그녀의 나이는 얼마일까, 궁금해진다. 분명 성전 일어날 때가...그렇다면 아렐리오르는 대략 30대 중후반 정도 된다는 셈인가? 생긴 것은 그렇게 안 보이는데...처녀 밀프셨군요.


"키메라 같은 년이!"
"아주 고대 유적관에 들어갈 유물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아렐리오르가 자신의 배에서 뭔가를 꺼낸다. 장기자랑인가?

'스릉!'

굽어진 곡도를 꺼내든 아렐리오르. 그녀의 근접 무기가 드디어 나타났다.


'생각해보니 아렐리오르는 접근전을 한 적이 없지?'
"개같은 년. 호호, 저번 전쟁에서 꼬리들 다 박살나니 급하게 구했나봐?"
"급하게 구했다뇨? 저번 무기들은 신성력에  피해를 입어서 준비한 철저한 대용병기입니다. 당신네들 같은 미친 년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필수죠."

퍼스티니 또한 등에 매고 있던 거대한 그레이트 소드를 꺼내들었다.


"어? 우리 애기, 나랑 같은 무기 들었네?"


커플 그레이트 소드라니. 어떤 무식한 커플이 그런 커플템을 맞출까? 눈을 한 번 찡긋한 엘프 퍼스티니가 거대한 정령력으로 이루어진 그레이트 소드를 휘두른다.


"이긴 자가!"
"가진다!"


역시나 했던 파괴 엔딩. 강한 여자가 이쁜? 남자를 갖는다는 이야기를 서로 하는건가 싶다. 여관이 서서히 박살나기 시작하며, 이젠 엉엉 울며 쓰러질 여관 주인에게 묵념.

"......."
'피아아앙!'


큰 폭음과 함께 퍼스티니와 아렐리오르가 그레이트 소드와 곡도를 부딪친다. 가볍게 곡도로 그레이트 소드의 힘을 흘리며, 올려치는 아렐리오르.

"좆같은 년이!"


그대로 발차기를 날리는 퍼스티니. 그녀의  벨런스는 힘으로 그레이트 소드를 휘두르며, 무투로 민첩을 이용하는 그런 씹사기 검투술을 쓰고 있었다.

'꽤 공부가 되네.'

옆에 쭈구리고 있으며 그녀들의 전투를 바라본다. 마치 무희처럼 곡도 두개를 빠르게 휘두르는 아렐리오르와 그레이트 소드로  번에 몰아친 후, 각반을 찬 발로 근접을 방어하며 공방을 이어나가는 아렐리오르.   개성이 강한 괴물들이었다.


'왜 그런 괴물들이 나를 가지려 드는거지.'


어떻게 보면 씹사기 노예 직업. 둘만 뭉쳐도 어지간한 드래곤도 때려잡을 괴물들이 이를 갈며 자신을 독차지 하려고 한다.

"아,잠시만요."
"응?"
"해피야, 왜?"



아렐리오르와 퍼스티니가 동시에 싸움을 멈추고 최현기를 바라본다.


"퍼스티니님. 아까 씨발년들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응, 다른 년들도 오고 있거든."

그럴 줄 알았다.

"그럼, 퍼스티니 님을 추적해서 다른 사람들도 오는 거였나요?"
"다들, 최현기  쫓고 있었으니까 시일 차가 있는거지. 물론  마기를 파악하기 쉬운 이 늙은 엘프년이 제일 빨리 따라붙은거고."
"아."

최현기가 마차에서 엘리슨과 크리스나와 하하호호 할 때, 강간, 약탈, 침략을 일삼는 이 괴물 년들은 최현기를 붙잡기 위해 미친듯이 말을 몰고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네 년이 마녀의 장기를 이식했단 소식을 듣고 알아차렸지. 지 장기를 붙여놓는데 추적마법을 붙이지 않는다? 마녀들 같이 집요한 년들도 없는데 그럴리가."
"역시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늙은 여우가 눈치 제일이라더니사실이군요."
"젖꼭지 두 개  뜯기고 싶지 않다면 나이 드립은 좀 집어치우라고!"
'파아아앙!'


다시 싸우기 시작한 두 사람. 최현기는 천천히 풀플레이트에 다가간다.


'빨리 입어야 해.'


어떻게든 둘 사이에서 버티려면 풀플레이트가 필수였다.


'콰아아앙!'


문에서 폭음이 터지며 흙먼지가 퍼져오른다.  폭음과 함께 날아가는 풀플레이트. 인생이 좆됬다는 생각을 할 땐 더 좆되는걸 보여주는게 역시나 세상살이였다.

"에라이! 씨발거!"
"이 썅년들이 몰래  기어들어온거 보소!!!"

엘리스. 오랜만인 롤빵 머리의 그녀가 나타났다.

"우리 하인은 내 귀속인데  씨발년들이 가지고 노네!"


레이피어가 7개로 보이는 엄청난 신기. 새로이 신 기술을 개발한 듯한 엘리스가 빠르게 찔러들어오며 크리스나와 아렐리오르에게 달려든다.

'파카가가강!'

큰 스파크가 튀며, 퍼스티니와 아렐리오르가 물러난다. 여기서 그치지 않겠다는 듯 엘리스가 큰 고함을 내지른다.


"엘리자베스 기사단 기사단장들은 출격하라!"
"제가 따르겠습니다!"
"호호호! 명령만 내리시길!"

뒤 따르는 레이나와 익숙한 얼굴의 여성 기사가따라붙는다. 어...봤는데?


'어, 쟤 이름이...'

엘리자베스 기사단인가 하는 아스테아 아카데미의 대장이며, 레이나와 경쟁 관계라고 하던  귀족기사년. 무슨 여학교 회장 같은 얼굴로 공인  알았더니 저급한 말에 뿅가버리는 그런 년인데...하는 고민이 들었다. 인간 네비로 사용하며, 길을 모를 때는 키스를 갈기면 바로바로 알려주던 여자였다.

"아! 세렌시스!"


엘리스를 강간하기 위해, 길찾이로 썼다가 다른 엘리자베스 기사단이 지랄놔서 방생한 그 년이었다.


"흐읏! 하찮은 노예...님 주제에 내 이름을 기억하다니! 오랜만이군요!"


여기까지 따라붙은 모양이다. 아스테아 아카데미의 여성 귀족들  무력 3위로서, 레이나 다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마 인간의 한계로 성녀, 마녀, 엘프를 이길 수 없으니 대가리 수로 밀고 들어온 모양이다. 역시 싸움은 대가리 싸움인 법.

"삼인 합격을 한다!"


삼국지 유비 관우 장비마냥 뭉친 엘리스, 레이나, 세렌시스. 오...있어보이는데? 엘리스의 레이피어, 레이나의 롱소드, 세렌시스의 롱소드. 듀얼 롱소드가  옆을 지키고 전방은 창처럼 엘리스가 레이피어를 찌르고 들어간다. 아마 복숭아 나무는 아니더라도, 파워 인플레가 심한 퍼스티니, 아렐리오르, 세린느를 대항하기 위해 뭉친 모양이다.


"간다!"


소드 익스퍼드 중급 이상들의합격이 몰아붙여진다. 아무리 강한 엘프 퍼스티니도, 이젠 신성력, 마기 듀얼유저인 아렐리오르도 그녀들의 공격에 일단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호호홋! 역시나 불결한 자들은 우리에게 상대가 안 되는군요!"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듯 높은 톤의 웃음을 발사하는 세렌시스. 세 명이서 합격술로 달려드니, 여포 같던 퍼스티니가 급하게 그레이트 소드의 검면으로 공격을 막는다. 사이드를 공략하고 달려드는 엘리슨과 세렌시스의 트윈 롱소드 공격에 급하게 곡도를 휘두르는 아렐리오르.


"죽어라! 마녀!"
"하찮은 소드 익스퍼드들 주제에!"


그들이 지랄을 놓건 말건, 여관이 여관 주인 마음도 몰라주고 박살이 나던 말던, 쓰러져 나뒹구는 풀플레이트에 기어서 다가간다.

'제발.'


총성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포복전진을 하며 살기 위해 꿈틀거렸다. 손 한 번만 닿으면 풀플레이트가 입어진다. 일단은 살아야 한다.


'잠시만...총성?'

전쟁터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것을 상상했을 때 느껴지는 불길한 생각. 제발 생각이 맞질 않길 빌었다. 허나, 세상은 원래 좆되는 것은 정확한 법이다.


"헤론느 교단의 이름으로! 모두 집결!"

큰 소리가 울려퍼진다. 아주 그냥 파워레인저 총집결마냥   나타나니, 하나둘씩 아쉬워할까봐 나타나는 사람들. 알몸으로 포복 전진을 하던 최현기는 절망어린 얼굴로 고개를 든다.


"씨발?"

여관 밖. 깨친 유리창의 살짝 굴곡진 동산에서 밝은 하얀 빛들이 뿜어져나온다. 익숙한  빛은 신성력을 뿜는 성기사들의 빛. 성역에 다다른 아름다운 빛이었다.


'철컥!"


거대한 헤론느 교단 특제 게틀링건들의 포신이 눈 앞에 보였다. 좆됬다.


"으아아아! 씨발 좆됬어!!!"

최현기는 풀플레이트에 일단 내달리기 시작했다.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체감했다. 지금까지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으면서 얻은 자존심과, 마을 좆밥들과 키메라를 잡으면서 레벨업 한 것들? 아직 그녀들에 비해서는 오우거 앞의 고블린에 지나지 않는다.

'두르르르!!!!'


헤론느 교단 성녀 세린느. 그녀가 기관총 포성과 함께 소리친다. 광기로 가득한 그녀의 웃음과 함께 성기사들의 즐거운 납탄 시간.

"저희의 성자님만 빼고 모두 뒤지시길! 하일! 헤론느!!!!"

너무나 반가운 씨발 같은 다시 반복되는 만남이었다. 아쉽게도 최현기는 풀플레이트를 입기도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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