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화 〉7.총구 한 번 머리에 들이밀면 모두가 분노조절잘해.2 (49/86)



〈 49화 〉7.총구 한 번 머리에 들이밀면 모두가 분노조절잘해.2

볼캄인지 뭔지가 있는 북서쪽이라고 하는 곳은 딱 알맞게 세실 왕국이 있는 접견지역이었다.

말 그대로, 제국과 세실왕국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곳이 아스테아 아카데미였다고 치면...

그 경계선이 우호지역이라면, 볼캄의 영역은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접경지역이라고 한다.

"몬스터들도 꽤 있고, 사람들 또한 많이 위험한 곳이죠."
"그렇구나."
"예! 그렇기 때문에 성자님께서 혼자 가시는 것은 무리로 사료됩니다!"
"아, 걱정해줘서 고맙네."
"크흐흡! 무슨 말씀을! 저희야 말로 영광입니다!"
"팔  구부려야지?"


인간 피라미드.
10명의 성기사들이 차례차례 4명, 3명, 2명, 1명 순으로 팔굽혀펴기 자세로 피라미드를 만들고 있다.

"제일 맨 위는 개꿀이겠다?"
"그렇습니다! 저에게도  다른 시련을! 그리고 축복을!"


미친 새끼들.

밖에서 인원통제 하고 있던 성기사들에게 달려가 죽탱이를 먹이니, 최현기인것을 알아차리고 고맙다며 절을 올린다.

이게 정상인 사람 새끼들인가 하는데, 뭐 보통 사람은 무발기 사정까지 하는데 이 정도면 약과니 넘어가기로 한다.


"그럼 도와줘야지."

발로 맨 밑의  성기사의 머리를 발로 찬다.

'콰앙!'

전신 풀플레이트를 입고 있는 최현기의 육체적 능력은 오우거와 필적할 수준.

한 방에 날아간 성기사 한 명으로 텅 비어버린 오른 쪽 피라미드.


"버텨야지?"

더욱 가중된 맨 밑과 2층의 성기사들.

"크으읍!"
"버텨!"

허나, 얼마 가지 못하고 쓰러지고 만다.


"다시 피라미드. 이번엔 위하고 아래 바꿔서."

머리를 찬, 아줌마에게 뺨을 때리려고 했던 성기사에게 다가간다.


"아파?"
"아닙니다!"
"근데 왜 못 일어나?"



크게 고함을 지르지만, 엎어진 채로 일어나지 못하는 성기사.

"일어날 수...있습...크윽!"

팔을 지지대 삼아 일어나려고 하지만, 풀썩하고 다시 쓰러지는 그.

"죄송합니다!"
"아, 빨리 머리 박아."


담배를 입에 물고 피어대며 머리를 박은 그에게 다가가 연기를 뱉어준다.

"크읍!"
"음? 비흡연자?"
"쿨럭! 그렇습니다!"
"물어."

머리를 박은채로 입에 담배를 문 성기사.


"떨구면 뒤진다."
"을긋습느드!"

이를  물고 담배를 떨구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

담배꽁초가  닳을 때까지 그의 입에서 남아있을 담배였다.

"자, 그럼 이제 여신님이 시키신 일이나 하러 가볼까."

그 말에 피라미드가 우르르 무너진다.


"여신님의 명령!"
"성자의임무!"
"으아아!"


흥분한 성기사들이 피라미드까지 무너트리고, 머리를 박고 있던 성기사 또한 벌떡 일어난다.

"떨궜네?"

바닥에 떨어진 담배.

"...죄송합니다! 제게 체벌을!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을 정도의 고통을!"

뒷짐을 지며 열중쉬어 자세를 하고 있는 그.

"안 아프냐?"
"안 아픕니다!"
"성자한테 구라치네?"
"...죄송합니다! 아픕니다!"
"어디가?"
"성자님과 조우했을 때 맞은 뺨의 타박상과, 머리를 밟힐  얻은 두통! 그리고 머리를 박느라 얻은 마찰로 인한 두피손상과 허리통증입니다! 입에 담배를 물고 있어서 호흡기 또한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어, 그렇구나. 근데 나도 아파."
"성자님!!!!"


눈이 휘둥그레지며 성기사들이 달려든다.

손에 신성력이 가득 머금어진 것이 금방이라도 온 힘을 다한 그레이트 힐이나 홀리 머젼같은 신성 스킬을 사용할 기세.

"마음이 아파."

[정확히는 대가리가 아픈거지.]


조용히 좀 해라.
네가  했던 애들 관리 내가 하잖아.


[내 짬에 애들 갈구고 있으리?]

개 꼰대 여신같으니라고.

"마,마음이..."
"어찌해야할런지..."
"아아! 성자님께서 아프신 것을 우리가 치료할 수 없다니!!!"
"크흑! 있을 수 없는 일이로다!!!"
"저희에게 벌을! 벌을 내려주시길 바라나이다!!!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성자시여!!!"
"어, 벌을 내려주마."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그들을 바라본다.


"자, 둥글게 서서 왼쪽 사람 봐봐."
'척!'


한 순간에 둥글게 서서 서로의 왼쪽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그들.

"자기가 잘못했다 생각하는 만큼 힘줘서  사람 때려서 기절시켜."
'퍼어어억!'


동시에 주먹이 날아가고, 10명의 어퍼컷이 한 번에 터지는 진귀한 광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털썩!'


그대로 쓰러진 녀석들.


"병신새끼들."

담배를 틱하고 던진 후 주머니에 손을 꽂고 유유자적 밖으로 나온다.

정확히는 탄띠연결구를 만들어놓은 것이지만,  손이 들어갈 만큼 구멍이 크기에 문제가 없다.

"어서옵쇼."


들어간 곳은 대장간.

"예, 투구 좀 사려 하는데요."
"아, 투구요? 어디...흐아아아악!!!!"


오자마자 비명이야.

대장장이는 들어온 최현기의 휘광을 보고  소리를 내고 있다.

아까까진 그저그런 모험가, 아니면 검사 정도로 생각하며 망치질을 하다 고개를돌렸는데, 뭔 빛을 뿜는 신의 사자가 온 것이다.


[빛을 가릴 만한 투구가 있겠는가?]


목소리마저 울리는 것으로 착각이 든다.


"아아아..."
"진정해요."
[진정하거라...작은 아이야.](대장장이에게 들리는 착각의 목소리.)
"네...네...진정하겠습니다..."

무릎까지 꿇은 대장장이.

"아니, 씨발. 뭐 투구 제가직접 볼게요."
[너의 그릇과 상태가 좋지 않아보여, 직접 움직이겠노라.아이야 가만히 있어주어라.]
"아닙니다! 제가! 제가 저희 대장간에서 제일 좋은 투구를! 빛을 가릴 최고의 투구를!!!"

투구를 전시해둔 찬장에 다가가려는 최현기.

"이게 아니야! 성자님께 이런 투구는!!!!"


하면서 직접 찬장을 손으로 뜯어버린다.

"으어억! 씨발 뭐야?!"
"이게 아니야! 이런  따위! 이런 조잡한 것들 따윈 성자님께 어울리지 않아!!!!"
'콰앙! 콰앙!'

온 힘을 다해 망치로 투구들을 내리쳐 구부러트리거나 쪼개버리는 대장장이.

"으아아! 미친 놈이다!!!"
[너의 행실이 날 당황하게 하는구나.]
"걱정마십쇼! 최고의 투구를 제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급하게 안으로 들어가 뭔가 투닥거리더니 위로 올라온 대장장이.

"이것은 선대 저희 아버지께서 만드신 최고의 투구입니다!"
"......"


전체적으로 체인메일로 머리를 가리며, 윗 부근에 철제 뿔과 옆면으로 길게 쭉 뻗은 깃털로 만든 날개.

날개 길이만 1미터가 넘어가며,  아래에는 각종 짐승의 털로 사자갈기를 구현한 것마냥 알록달록한 갈기가 인상적이다.


"이것이면! 성자님의 최고의 위용에 어울리는 최고의 투구가 될 것입니다!"


기대 만발의 장인.

미안한데...이건 진짜 패드립이지만...너희 아버지 존나 미적감각 떨어진다.

"....아니 이건 좀..."
[이런 좋은 물건을 받을 수 없느니라. 아이야.]
"아아아! 역시 성자님! 이 물건은 성자님께 전해지기 위해 지금까지 대장간에 있었군요!"
"아니..개 별로라니까요."
[내 마음에 별☆로이구나.]
"으아아아! 역시 성자님!!!"
"뭐로 알아듣는거야 이 사람?"
[알아듣는 귀가 있으니, 너는 나의 말을 듣는 것이요, 말하는 혀가 있으니, 너의 말은 내게 행복을 주는구나.]
"우리는! 헤론느 여신님을 사랑해!"

미친 새끼였다.

역시나 예상대로 헤론느 교인.

박자에 맞춰 시스터들마냥 다리를 쫙 펼치고 춤을 추기 시작한 대장장이.

도망쳐야 했다.

"세상에 씨발 정상이 없어."

투덜대며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 생긴 그.


"아."


 생각해보면 기숙실도 게틀링건으로 다 부숴먹었고, 딱히 어디 지낼데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 마디로.


'개좆거지 성자?'

그런다고 미친 교단에 들어가서 재워달라고 했다간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지금도 시시각각 감시하고 있는, 저 헤론느 교단의 눈길을 어떻게든 무시하고 있기에...말 걸기도 싫다.


'씨이이발...'


집 없는 설움.

죽기 전 전세계약을 했던, 등 따시고 방 두개였던 아늑한 그 계약된 새집을 생각해본다.

도배를  한 새집 냄새에 술이 안주가 필요없었는데.

"에라이, 씨팔거 진짜..."


결국 그가 간 곳은 한 곳 밖에 없다.

.


"왔어요."
"...아니 씨발 이건 뭐야?! 으아아!!!"


사장의 환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눈뽕을 맞아 으어어어 거리는 사장.


"뭘 그리 놀래요?"
"너 씨발 뭐가 되서 온거야?"



...그건 나도 묻고 싶다.
잠시 상황 설명 후 담배 타임을 가진다.

"그래서...성자되서 좆된거라고?"
"그러죠."
"그게 알바를 짼 이유냐?"
"씨발, 날 주도해서 전쟁이 벌어졌는데 알바가 중요합니까? 그리고  전에 배에 칼빵 당했는데."
"그걸 믿으라고!"

콱하면서 손을 올리려다가 최현기의 등에 나는 휘광을 바라보며, 겸연쩍게 머리를 긁적인다.

"때리면 천벌이겠지?"
"아마 그럴걸요."


여신 자체가 좆븅신이라 제대로 신벌을 내릴  모르겠지만.

"그래서, 폭발한 후 지금까지 있던 여자들을 전부 하나하나 따먹고 다녔다고?"
"여자 따먹은 얘기만 구분해서 듣지 말라고요. 이 미친 놈아. 그렇게 따먹고 다니다가 헤론느 교단 성녀한테 이도교용 정신개조 철관? 그걸 쓰고 몇 십번 죽다 살아나다보니 머리에 휘광달고 성자 됐습니다."
"야이, 그딴 스토리는 어떤 병신이 만들었는지 몰라도 지좆대로 쓰는듯하구만."
"사람을 아주 그냥 조지는 스토리죠 뭐...요즘 대가리도 좀 이상해진거 같아서 가끔 헤까닥 합니다."
"오우 씨발. 미친 성자?"
"아마도? 사람이 배칼빵도 당하고, 대가리에 정신개조 철관  쓰고 죽다 살아났는데 이상해지지 않으면 이상한거죠."
"흐음...그렇구만."
[뭘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 끄덕거리고 있는거지?]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여신의 물음.

"역시 될 놈은 되는구만."
"예?"
"한 마디로 따지면, 하룻밤에 마녀도 따먹고, 기사도 따먹고, 성녀도 따먹고, 백작가 영애도 따먹고, 나중엔 엘프한테 대딸도 받았다는 소리지 않나?"

이 씨발 병신 사장은 역시나 지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모양이다.

"야이 개 같은..."
"삶에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단 몇 개만 들고 가는거야. 인생은 홀로 걷는 긴 주행과도 같지."

또 또, 좆븅신 있는 척하는 개쌉소리 하신다.

"내가 알고 싶어하는 것, 내가 관심 있는 것 그 몇 가지만 들고 가볍게 걸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엔 아무 것도 들지 못하고, 끌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말아."

지랄  싸네.

"자네, 앞으로 더욱 정진하게나. 내 커피나 타주겠네."

이미 자신을 넘어선 제자를 바라보는 사장.


"내가 가르쳐줄 것은 이제 없네."
"예예."

사장이 가르쳐준 것을 엘라슨과 크리스나에게 써먹다가, 껄떡댄다고 칼빵 당한 일이 이 일들의 시작점이다.

'생각해보니...'


물론 가르쳐달라 한 새끼가 븅신이지만, 가르쳐준 사람도 이 일에 책임이 있다.

'도망친 발기부전 남창이 이 전쟁을 일으킨 주범?'

까지는 너무 가긴 했지만, 괜히 엘라슨과 크리스나 꼬시다가 배에 칼빵 당해 뒤질 뻔한 것을 생각해보면 사장이 가르쳐주는 내용이 얼마나 위험한 길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남창의 길을 알겠나?"

자랑스러운 사장의 어깨.
한  죽빵 갈겨주고 싶네.
어떻게 진짜 한 놈도 정상이 없냐.

"여기 있다!!!"

문을 쾅 열고 들어오는 여성들.

"아, 영업...끝나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이야기 나누세요."


들어온 그녀들은 바로 엘라슨과 크리스나였다.

"하, 씨발..."


뭔가 돌아온 기분을 느끼며, '내 인생 그래, 좆대로 가라...'라는 생각과 함께 다 포기하고 입에 담배를 무는 최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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