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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5.이제부터 좀 역전물이 될거 같긴 한 노예.-4 (32/86)



〈 32화 〉5.이제부터 좀 역전물이 될거 같긴 한 노예.-4

[어쨋건 포인트는 착실히 모으시고 계시네요. 칭찬드려요.]
[예예. 어차피 뒤졌는데 칭찬 감사합니다.]


웃음 짓는 여신과 최현기 둘 밖에 은행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흔한, 프린트소리 딸깍거리는 소리 띠링하는 알림음 소리도 없이 정적만이 가득한 곳.

[원래 이렇게 한산한 곳입니까?]
[본래는 그렇지 않죠. 대부분 직원들은 다시 사람들 뽑아서 저쪽 세계 보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편이고요.]
[으흠. 대부분 노예로 가서 뒤지니 새로 인력 충원하느라 바쁘겠어요?]
[그러니까요. 으휴, 요즘 죄인들 구하기도 하늘에 별따기라니까요.]
[죄인?]
[...어머, 그냥...다른 세계로 가는 사람들을 죄인이라고 칭하는...]
[진짜요? 구라 아니고 용사로 가든, 귀족으로 환생하든 뭘 하든 전부 죄인이라고 칭한다고요?]
[......]
[거 구라인 줄 알았다. 씨발.]
[......]
[그러니까 다른 세계로노예의 위치로 가는 일은 대부분 죄인이라고 하는 잘못한 사람이 가는 길이다?]


여신이 은근슬쩍하는 눈치로 최현기를 바라본다.


[근데 왜 전 노예로  겁니까? 내가 씨발 뭔 잘못을 했다고.]
[아,아니.]
[내가 씨발, 고아로 태어나서 뒤지게 일만 하고, 아니 잘못한 것이라곤 뭐 그래. 사장놈 월급 안 주고 쫓아내서 유리창 박살낸거랑 굶어뒤질거 같아서 편의점 폐기되는 삼김 턴거랑...미성년자 씨발 좆같은 인생 하면서 소주 빨고, 담배 피운거 그거 외에 제가 죄인이라고 할 만한  했습니까?]
[아뇨...오히려 정상참작 부분들이죠.]
[하아, 씨발 그러면. 내가  때 이후로 제대로 삐뚫어져서 사람을 패고 다녔습니까? 아니면 내가 씨발!!!!]

폭발 직전.

진정한 그라데이션 분노.

전전생은 정신차리고, 사람 답게 살아보고 싶어서 포기하지 않고 돈 벌고 정규직되고 전세로 집구하고 이제 살겠다 싶어 자축하며 술 먹다 뒤졌다.

그래서 다 내려놓고 노예로서 받아들이고 살려니 배에 칼빵이나 맞고 뒤졌다.

[뭔 잘못을 했는데 노예고! 씨발, 노예로 가서 150일 동안 좆뺑이까다가 칼 맞고 뒤져야 하는데!]
[지,진정해요!]
[...진정해야죠. 여기서 더 깝치면 지옥불로 떨굴 수 있는 여신님이니까.]

상황판단이 빠른 것은 조금 씁슬한 그의 재능 중 하나였다.

아무리 욕을 하고 싸워봐도 돈 한 푼 못 건지고, 오히려 상해죄나 기물파손죄로 벌금이나 물어야 하니까.

[진정하셨어요?]

저번과는 다른 반응.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 작은 스푼으로 휘저어 건네주는 여신.

오랜만에 보는 믹스 커피를 빤히 바라본다.

'아메리카노.'

그 나마  사람답게 살아볼까 하면서 얻은 새로운 알바직장인 위험한 밤.

'사장은 좀 슬퍼하시려나.'

뒤진 후로  알아서 잘 하겠지하는 생각도 든다.

아, 근데 전전생은 전셋집에 시체는 치웠을라나.

아무리 그래도 지금 몇 달은 지났는데 시체 부패되서 냄새 때문이라도 발견됬겠지.

젊은 성인 고독사로 뉴스라도 떴으려나.

주머니에 뭐 지갑 있었는데, 거기서 시체 치우는 사람들이나 장의사들 수고비라도 챙겨갔으면 좋겠네.

[그게, 제가 당신을 노예로 추천한 이유에요.]
[뭐요?]

아무리 여신이라도  생각까지 읽어대는건 선 넘었지 썅년아.

다시 날카로워지는 최현기의 표정에 다시 흠칫하며 뒤로 물러나는 여신.


[그...누구에게나 재능이라는게 있잖아요?]
[그래서요?]
[보통 최현기씨는 그렇게 억울하면 주로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흠...]

지금 정신과처럼 치료라도 해주는건가?

뭐, 씨발 이거 병주고 약주고 인가.


[처음에는 억울하죠. 좆같고 씨발 내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고.]
[네. 대부분 표정에서 드러나는 타입이시구요. 그게 좀 섹시하고 흥분되게 하는 매력도 가지고 있고요.]
[...아니 별첨 달지 말고 좀 들어주시죠? 사람 두 번 뒤져서 지쳤다는데?]
[아, 이해 못해서 죄송해요. 제가 하도 죽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그럼 씨발 묻지를 말던가. 이 따위가 뭔 여신이라고.]
[...맨날 하루에  만 명씩 죽은 놈들 만나봐요. 좆같은 또라이들도 많고 엉엉 하루 종일 울기나 하고. 엄마 보고 싶다 울고, 돌아가야 한다고 소리치고. 시장통이 따로 없다니까요.]
[그렇게 좆같으면 여신 때려치워야지요. 직업 적성이  맞네요.]
[억겁의 시간 동안 했던 일이고, 이 정도 짜증만 나타나는 정도라면 전 오히려 잘하고 있는 여신 맞거든요? 보통 이 정도로 좆같이 구는 영혼 있으면 바로 소멸 때리는게 기본인데 이렇게 커피나 같이 들면서 이야기  들어주잖아요.]
[대신 꿀빨고요?]
[왜 제가 지금 꿀 빤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최현기는 한숨을 푹 내쉰다.

[번호표가 1번이고, 전 아예 당신 교단 인턴이라며요?]
[그게 왜요?]
[노예가 30만명이나 오고 갔는데 거기서 잘된 애들이 있겠죠. 그리고 처음, 담당 여신으로 헤론느 여신이었습니다라는 대사. 거기서 유추해본 것으론.]


한심하다는  최현기는 여신을 바라본다.

[당신도 그리 잘난...그 12신이었나 거기서  떨어지는 여신이라는 거겠죠. 신급이나 그런 것보단 흠...정확히 말하자면 담당한 소환사들이 좆망한 케이스? 그래서 당신 담당으로 배속된 소환사로 제가  처음이라, 번호표가 1번인거고요.]
[어떻게 그리 추리를 잘해요! 역시 우리 에이스!]


라고 말하며 웃으며 뒤에서 최현기를 끌어안는데, 아깐 반 장난으로 젖탱이 만지고 싶다고 했고 지금 사람 뒤졌는데 음심이 일어날리가 없지 않은가?

[좀 치워봐요. 여신 젖탱이 감촉은 나쁘진 않은데 그럴 기분 아니니까.]
[그럼 다 유추하면서도 지금 분노하는거에요? 이유는 이미 거의 이해한거잖아요?]
[맞죠. 하지만, 내가 씨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얻는 거라곤 여신의 기쁨? 그 정도로 끝나는 좆같은 좆뺑이라 생각하니 욕나오는 것 뿐이고요.]
[그게 어때서요?  교단 사람들은 제 무표정한 얼굴만 봐도 질질 싸면서 무삽입 사정하는데.]
[...그걸 씨발 말이라고...아니...]

교단 자체가 사이비마냥 광신도들이 많은 것을 생각해보며 할 말을 멈췄다.

생각해보면 헤론느 교단 자체가 광신도들 중 으뜸인 곳이며, 거기 성녀인 세린느를 생각해보면...


'좆망한 교단인데?'
[아무리 저희 교단과 교리와 취향이 안 맞아도 거기 여신 앞에서 좆망이라뇨?!]
[생각 좀 그만 처 읽으라고요.]
[어쨋건 대부분의 추리는 얼추 맞아요. 아니, 오히려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이해득실로 따지고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게 제일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손가락으로 최현기를 가리킨다.

[당신은 최고의 노예인겁니다!]


 씨발년이 진짜 어떻게든 좋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말을 가랑이 사이처럼 하시네.

 샷건식 대화법이 필수인지 알겠다.

[그럭저럭 괜찮아보이는 애들을 죄인인 노예들 사이에 스탯창이랑 스킬창 넣어주고 집어넣었는데...그 중 하나 제가 얻어걸린게 아니고요?]
[아니요! 이 사람은 확실히 패배주의에 찌들어 있고, 천국이랑 지옥 갈만한 카르마도 아니어서 저어어엉말 애매하고. 그걸 제가 사정사정해서 얻은 사람이 바로 당신! 최현기랍니다!]

칭찬인가, 여신의 선택을 받은 것이니 칭찬이라고 들어야할지도 모른다.

[패배주의! 생존주의! 냉철한 분석!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노예로서 필요한 세 가지 요소!]


그건 좀 궁금하긴 하네.

[끈기와, 자기 합리화, 그리고 상대방이  때리게 하기 위한 불쌍한듯하면서 섹시한 와꾸.]

죽일까.

갓슬레이어같은  하나  손에 딱 쥐어주면 좋겠는데.

[본래 그냥저냥 불쌍한 듯한 음침한 매력? 그 정도였는데 얼마나 자기 매력을  살렸는지 지금 봐요! 성노예 특별 케이스! 자신이 알아서 알고리즘을 풀어 완성한 노예 중 스폐셜 리스트!]
[거, 씨발 자랑스러운건 알겠는데 적당히 아갈 텁시다. 사람 고혈압으로 뒷목잡고 쓰러지게 놀리지말고요.]
[어차피 영혼만 있는 상태라 고혈압으로 죽진 않아요.]
[기분이 좆같다고요.]
[어쨋건, 당신은 극도의 생존주의를 이용해서 자신도 모르게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마성의 매력을 스스로 손에 쥐었어요. 이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헤론느 교단에 비벼서 얻는 신의 권능을 아득히 넘어선 이능적인 인간이 할 있는 특별한 케이스죠.]
[특별한 케이스?]
[호감도 시스템을 이용해서 간수를 꼬신다던가, 교단의 기도를 이용해 신성력을 습득해서 신성교로 간다던가 해서 노예를 벗어나는 사람들은 많아도, 아예 그곳 수장을 꼬셔서 사노예가 된다는 케이스는 없거든요.]

원해서 사노예가 된 적은 내 기억  죽어도 없는데.

[그리고 자유민이 되거나, 교단으로 소속되는 순간부터 당신은 제 관할이 아니게 되어요.]
[뭔 소리에요? 저기 보낸게 당신이고, 그리고 헤론느 교단에 소속되면 당연히 헤론느 여신의 소속이 되는거잖아요.]
[물론, 저 안에서 교단에 속해지면, 제가 관리하는 편히 말하면 관리부 소속? 한마디로 따지면 npc가 되는 것이죠. 허나 편히 말하면 영업부, 포인트를 벌어다주는 존재. 제 소속 유저라면 무조건 노예 타이틀을 단 user여야 하거든요.]
[아니, 씨발 잠깐. 너 풍요와 가정의 여신이잖아?]


갑자기 또 분노가 치밀어올라 그라데이션 분노가 폭발한다.

이미 예상했다는  바로 앞에서 꽈악 끌어안는 헤론느 여신.

[슬슬 완전히 눈치챈 모양이네요?]
[너, 씨발 지금까지 이세계에 노예로 보낸 애들 전부  포인트벌이였지? 그리고 그 와중 뒤지지 않고 인턴 승급한 애가 나고. 그래서 특별관리로 나랑 면담하는거고?]
[정~~~답♥]
[막가자는거지?]

이상하게 움직일  없는 최현기.

당장이라도 안고 있는 헤론느 여신을 치우고 죽탱이를 한 대 꽂고 싶다.


[인생 잘 마무리하고 다음 생이 되건, 알아서 어떻게 되건 그런 사람을 지가 괜찮아보여서 끌고와서 노예 시키고 잘되니 이런다고? 이런 씨발 좆같은...]
[이런 노예적인 분노 매우 좋아요! 이런게 삶에 정말 큰 원동력이 되는거거든요!]
[뭔 쌉소리야. 이미 뒤졌는데.]


천천히 교태를 부리며 헤론느는 최현기를 가까이 끌어안으며 입술을 닿을  닿지 않을 듯 가까이 가져간다.

[정말 그렇다 생각해요?]
[뭐?]
[이건 지금까지 잘한 노예에게 주는 선물. 앞으로도 노예로 잘 있어줘요~.]

입술이 포개진다.
그리고 서서히 눈이 떠지며...


.


"음."


죽었었는데.

분명 죽었는데.


[여신의 가호.
레벨 : ???
 스텟 40 상승.
상처치유력 100% 상승.]

꾸드득 거리며 몸이 수복되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흠. 근데 뭔가...딱딱하게 막혀있는게...느껴지는...'

서서히 손을 내려 상처 환부를 만져본다.

'꼬매져 있네...분명...나 물풍선 터진거 마냥 장기 다 터졌었는데.'

이상하다...싶은 생각과 함께 눈을 떠 주위를 바라본다.

"어..."


 앞에 보이는 수 많은 눈알들과 장기들.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붉은 커텐이 눈에 띈다.

누군가 보면 이도교의 뭔가 끔찍한 것을 소환하는 소환진 같은  위에 누워 중요한 사타구니 쪽만 수건으로 가리고 있는 그.

"내 씨발, 죽어서 지옥갈  알았지."
"헛소리할 기력은 있나보네."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팔락이는 책소리와 함께 살짝 맡아지는 오래된 나무가 내뿜는 살짝 텁텁한 톱밥내음.

"아."

아멜리오르.

환희의 마녀이자...마기를 다루는 리치급의 괴물이자 자신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중 한 명.

"언데드?"


죽은지 얼마 안된 인간을 가지고 마녀가 할 수 있는 수법 중 하나.

허나, 분명 신성력이 있는 사람은...언데드가 될 수 없는데?

"어둠의 길에  것을 환영해."


좆된 모양이다.

아니? 전생에 그냥저냥 죽은 추천 직종 노예인 내가, 이 세계에선 칼빵맞고 뒤진 언데드?라는 내용으로 앞으로 내 이세계라이프가 전개되는건가?!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함께하자."

맛탱이간 하트표시가 가득한 눈을  채 서서히 다가오는 그녀.


'흠, 더욱 좆됬군.'

대략 정신이 아득해진다.

  마지막 기억은 아멜리오르가 손에 쥔 수술용 매스로 다시 배를 가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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