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4.아스테아 아카데미의 노예.-7
최현기!
다른 여자를 꼬신다!
23년 동안 아무도 꼬시지 못했고, 돈만 벌고 동정이었던 내가 이 세계에서는 카사노바?!
라는건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
'흠.'
여자랑 말 건넨다라.
거기서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 달달한 멘트를 날리고, 건드릴 때 건드리고 건드리지 않을 때 건드리지 않는다라.
잭슨이었다면 어쨌을까.
[요! 왓더 뻑 디스 이즈 크레이지 핫 걸! 엉덩이에 내 물건을 박고 질질 싸고 싶군! 헤이 걸!]
이라고 하며 허리를 막 앞으로 박는 제스쳐를 취한다.
'흠, 조져지겠지.'
최현기가 그렇게 했다간 조져질 것이다.
아니, 그건 원래 잭슨이 했어도 조져지는거 아닐까.
아냐, 흑인이라 괜찮을지도.
흠, 예전 현실에서 싱하형 개새끼가 여자 꼬실 때 주는 팁을 생각해볼까.
[일단 존나, 멋지게 표정 찡그리고 만나.]
[왜요?]
[뭐긴, 딱 여자가 어머 이 남자 무슨 고민 있나?할거 아냐? 그리고 딱 손 잡고 술집으로 데려가. 포장마차 같은 곳.]
[첫만남에요?]
[그래, 첫만남에 그런 강렬한 인상을 주는거지.]
아무리 뭘 모르는 최현기라고 하지만 싱하형 선배의 말은 좆같음을 이해했다.
[그리고, 술을 딱 연거푸 촤! 촤!하고 입에 박아넣어! 혼자서 막 따르고 팍 먹고 따르고 팍 먹고!]
[도망치지 않을까요?]
[아니, 그게 매력이라 도망가지 못할거야. 그리고 딱 잔을 따라주고 말하는거지!]
[설마...]
예상한 그건 아니겠지.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거다? 그리고 마시면 바로 머리채 잡고 키스 갈겨! 그럼 끝난다! 끝나!]
내 주위엔 왜 미친 놈들 뿐인거지?
아니, 애초에 어떻게 이딴 새끼들이 지금까지 교도소 안 가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새끼들이지?
[야야, 그건 고전이고. 일단 만나서 친절하게 말을 걸어.]
다른 선배의 말.
[반가워요, 그렇군요. 하고 중요한건 말뒷 말을 따라해서 질문하며 대화를 유도하는거야. 자, 둘이서 보여줄테니까 잘 봐봐.]
싱하형 선배랑 다른 선배가대화를 나눈다.
[어머, 반가워요.]
[반가워?]
[네, 반갑죠.]
[반갑죠?]
[어멋! 멋진 남자! 저랑 모텔가실래요?]
[모텔가?]
[벌써 흥분했어요. 대실비는 내가 낼게요.]
[낼게?]
[빨리 와서 박아주세요.]
[박아줘?]
[흐응! 이제 싸주세요!]
[싸? 흐아아앗! 헛차! 뿅간다!]
내기를 걸어도 좋다.
이두 병신새끼는 언젠가 교도소에 들어가고말 것이다.
"흠."
일단 중요한 것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것이다.
어지간한 대학교에서 필요한 것은 엘리스의 명의로 신청하면 다 들어주게 되지만.
'적어도 빡촌이나 여자 꼬셔서 돈 쓰려면 개인돈이 필요하지.'
흠, 이세계 와서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인생이라니.
적어도 먹고 살려고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개인돈을 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니 인생이 나아지긴 한건가.
'딸랑!'
"어서오십쇼."
사람이 많이 없고 조금 구석지에 있는 인테리어가 흠...뭔가 고풍스러운 로맨스 소설에 나올 법한 작은 카페.
이런데면 이목을 쏠리지 않고 알바를 할 수 있겠군.
"직원 안 구하시나요? 돈 필요해서 알바하려고 하는데."
콧수염이 매력적인 중년 미남이 위 아래로 그를 체크한다.
"오늘부터 일하게. 검정 앞치마를 입고 시간마다 10 브론을 주지."
시간마다 10브론이라.
10실버가 200만원이라 따지면...1실버가 20만원,100브론이 2만원이니.
'어디 씨발 시간당 2000원.'
"아니, 다른데 알아볼게요."
"20브론."
어? 왜 갑자기 시급이 늘어?
그리 바쁘지도 않아 보이는 카페에.
"아니, 그냥 가려고..."
'철컹!'
안에서 테이블 식탁 아래 버튼을 누르자 카페 문에 철창이 달려 가둬진다.
음? 이런거 뭔 첩보영화에서 본건데.
"시간당 40브론. 이게 최대일세."
시간당 8000원이라.
이 정도면 갑자기 구한 알바 치곤 할만하지 않을까?
어차피 기사 수업이나 마나 수업은 때려쳤으니 시간이 마기, 신성력,정령력 빼곤 없어서 남아돌기도 하고.
"손님 많아지면 더 주는걸로 딜하면 할게요. 근데 딜 안하면 때려침."
중년 미남 사장은 빤히 최현기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도록 하지."
'드르릉!'
철창이 열리고 오늘부터 출근이라는 말도 안 되는 근무조건과 함께 대충 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실에서 들어온게 확실한 아메리카노를 타는데, 아메리카노가 정말 최고의 커피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만들기 개편하거든.'
그리고 손님을 기다린다.
'딸랑!'
"여기 인테리어 좋네. 여기서 마시자."
그런 말을 굳이 가게에 들어오면서 멘트를 칠 이유는없잖아요. 쪽팔리게.
아카데미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둘이 들어와 커피를 고른다.
"나는...초코 시럽을 베이스로 두른,그 위에 카푸치노와 함께 시럽은 3분의 2만 넣고 위에는 휘핑을 올린 후 체리쥬빌레를 뿌리고 크런치를 뿌리고 쿠키를 넣고 체리로 마무리한 파르페."
외계언가?
옆에 사장을 본다.
묵묵히그것을준비하는 것을 본 최현기는 또 빤스런을 생각한다.
"나는 아메리카노."
흠, 얘는 착하네.
옆에서 묵묵히 파르페를 만드는 줄 알았던 사장이 뭔가를 쓴 종이를 앞에 걸어둔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시면 '젊은 알바'가 직접 만들어드립니다.]
"아메리카노요."
주문을 바꿨는데?
그리고 밀려들어오는 손님들.
사장이 밖에 '젊고 싱싱한 알바'의 립서비스 단돈 5브론'이라고 적어놨다.
"5브론 립서비스하면 인센 3브론."
나쁘지 않은 거래인걸?
근데 무슨 멘트를 쳐야할까.
생각해보면 돈을 일단 벌고, 여자를 꼬시는 법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지.
그런데 갑자기 실전이라니.
"여자 꼬셔본 적이 없어서 립서비스를 못하는데요."
"흠, 와꾸는 괜찮은데 써먹어본 적이 없는 케이스라..."
중년 사장은 고민에 빠지다 입을 연다.
"오늘도 아름다우시네요.라고 쳐. 오늘의 멘트는 그것이 좋겠군."
"그렇게 날로 먹어도 되요?"
"원래 와꾸가 괜찮으면 날로 먹어도 돼. 어중간히 생긴 놈들은 꾀꼬리를 미친듯이 날려야 하나 걸릴랑 말랑 하는거고, 와꾸 안 좋으면..."
침묵.
"아메리카노, 그리고 립서비스."
"자리에 앉아계시면 아메리카노랑 립서비스 나갑니다."
흠, 여긴 카페 이전에 뭐였을까.
이상한 이벤트를 전문적으로 하는데, 분명 평범한 카페로 보인단 말이지.
사장도 평범해 보였는데 갑자기 이런 이벤트를 하다니.
그래도 다른데보다 많이 버는 것 같으니, 상관은 없지만.
"오늘도 아름다우십니다. 마드모아제."
사장이 옆에서 급히 추진한, 나이가 있어보이면 마드모아제, 어려보이면 레이디라고 하라고 했다.
나이 취급 당하니 기분 나쁘지 않을까요?라고 물으니, 어차피 와꾸 괜찮으면 그걸로 여자들이 말걸고 꼬시려 한다고 괜찮다고 '진행시켜!'라고 외친다.
"여기서 일하는거야?"
"네, 잠시지만요."
"본래 어디서 일하는데?"
"흠...라힌리히 백작가?"
"어, 제국 출신이었구나. 이거, 제국 출신 꽃미남한테 한 잔 받는거 영광인데?"
"감사합니다."
"오늘 일끝나면 뭐해?"
"하하, 감사합니다."
뭔 말을 하든 그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정중하게 일어나라고 한 사장.
"왜요?"
"원래 간드러지게 빠져줘야 더 아쉬운 법이야. 장난으로 날렸어도 낚싯대를 날리는데 잘 안 넘어가는 물고기를 볼 때의 그 아쉬움을 줘야지."
흠, 원래 낚시는 물고기를 낚으려고 하는 짓이지 않은가?
왜 아쉬움을 줘야하는거지?
궁금함을 가진 최현기에게 사장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도박을 할 때도 잃을 때 아드레날린이 더욱 분비되서 사람이 미치는거다. 그게 중독이지."
사장은 많은 것을 아는 그런 썩어빠진 신사였다.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한다.
"대체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
"아, 여성용 호스트바에서 일하다가 나이 차서 은퇴하고 모아둔 돈으로 카페 차린 케이스. 에휴, 좀 젊을 때는 그 나마 와꾸로 돈 좀 벌었는데 나이차니 중년 취향 여성들만 겨우 꼬시며 장사 하루하루 하는 그런..."
tmi가 너무 들어갔잖아.
어쨋건 손님은 미친듯이 늘어나기만 했다.
아예, 커피 만들기는 포기하고 서빙만 하는 최현기.
"빨리 커피나 줘요. 근데 제가 아메리카노안 만들고 사장님이 만들어도 되요?"
"괜찮아. 어차피 커피를 누가 만들던, 중요한건 립서비스일테니까.가서 꾀꼬리나 날려."
"돈 진짜 더럽게 버네요. 카페인데."
"그래서 다른데보다 4배는 더 버는 알바 때려치겠다고?"
"3번 테이블이죠?"
젊은 대학생들에게 레이디를 하며 커피를 천천히 내려주고 돌아온다.
꺄르륵 거리며 웃는 여자들.
흠, 역시 배울 점은 있는 사장이야.
'흠, 생전에도 이렇게 꿀로 돈 번적은 없었는데.'
성노예가 되면서, 그리고 네 가지 속성의 내기를 몸에 담으면서 점점 더 농익어 가기 시작한 최현기의 얼굴과 몸.
'흠, 잭슨씨처럼 셧다마우스, 엔드컴온 유어 에스라고 하면서 허리 놀려도 꼬셔지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했는데, 쌉변태들이나 몰려들 것이니 때려치기로 한다.
'좋은 일이네.'
사장에게 멘트를 배울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고.
돈을 이렇게 쉽게 벌다니.
아, 현실로 돌아가도 와꾸가 이 정도로 괜찮으면 돈은 그래도 많이 벌 수 있겠다.
자신감을 가지고 일하자.
"네가 잘생겼다는걸 자각한다는 투로 이야기하지마."
"네?"
"여자들은 자기가 잘난 맛에 사는 남자들을 넘버 투로 본다. 나도 한 때는 그런 자신감으로 살아서 꽤 여자들을 꼬셨지만, 호스트바의 전설들은 절대 그렇지 않아."
간간히 사장에게 듣는 썰은 은근히 들을만 했다.
남자로서 조언을 날리듯 근엄하게 말해주는데, 시간 때우기론 이만한 것이 없었다.
"여자들이 제일좋아하는 남자는 지가 잘생겼는데 잘생긴지 모르고, 지금처럼 여운만 주고 튀고 다시 우연처럼 만나고, 색기를 보여주는데 다른 지성미나 순진미를 보여주고 하며, 처음엔 야성미였다가 점점 자연미를 뽐내는 그런 프레쉬함을 가진 자가 일류 창남이다."
진지하게 일류 창남에 대해 설명하는 사장.
그래, 너도 참 인생 끝장난 인간 중 한 사람이구나.
그나마 정신차리고 카페를 운영하니 이 와중 성공한 케이스인가.
"에이, 그런 병신이 어디있어요? 지는 몰라? 지는 순진해? 그런 애들이 원래 한 번 화나면 석궁 갈길 새끼들인데."
지가 잘생긴걸 모르고, 어물쩡거리는 프레쉬함이라니.
남자들이원하는 처녀빗치 같은 상상 속 동물과 같은건가.
"연기하는거지. 야, 어차피 여자들이든남자들이든 쎅스하고 싶은 자에게는 지가 펼치는 판타지가 있어요. 아무리 남편 때문에 힘든 유부녀라도 새로운 젊은 남자 볼 때는 알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단 말이지."
오, 이 사장은 지금까지 만났던 남자들 중에 그 나마 썰이 그럴 듯 하다.
뭐랄까, 적어도 여자 마음은 이해한다는 그런 느낌.
"줄 듯 안 줄듯. 그러면서 좀 표정이 안 좋아진다? 아니면 말투가 바뀐다를 귀신 같이 알아야 해. 그 순간 들이대는거지. 그러면 흠..."
고민하다가 입을 연다.
"상장폐지되려던 투자 상단이 갑자기 떡상해서 호재요!하는 그런 기분으로 입술 박아대고, 뭐 여관가서 떡치고, 헤응하면서 남편이 벌어다준 돈으로 비싼 옷 맞춰주게 될거다."
역시나 너도 참 씹새끼처럼 살아왔구나.
어떻게 남편들한테 칼 안 맞고 지금까지 잘 살았데?
"기적적으로 안 죽고 살았네요."
"위험한 직종이지. 그러니 은퇴하고 카페 차린 것 아니냐."
"그러면서 여자들이 많이 오는 그런 직종을 차렸군요."
"내가 아는게 그런건데, 그 나마 칼은 안 맞고 살려고 그런거지."
솔직하니 좋은 사장이긴 하다.
"전에 놀았던 여자들이 오긴 해요?"
"설마, 더 걸리면 배에 칼맞는데 다 끊고 멀리까지 와서 카페 차렸지. 수염도 일부러 기르고 말이야."
여자의 표정을 귀신같이 안다고 했으니, 걸려서 쫓기는 몸이라도 알아서 잘 튀었던 사장.
지금까지 모아둔 돈으로 열심히 카페를 차렸다니 인생 성공기같은 느낌일까.
이런 세계관에서는 불륜이 걸렸다 싶으면 법원이 아니라 바로 칼 들고 배에 바람 구멍 내고, 불알을양 손으로 꽉 잡고뜯어버리는 세계관이니...바람을 유도해서 돈 뜯어내는 창남들은 더욱 위험한 직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험가 남편이 던전 돌 때, 몰래 살림 차린창남이랑 헤응헤응 짓 하는 유부녀의 일탈이라.'
과거 스파르타가 전쟁 벌이고 돌아왔는데 창남 노예들이랑 놀아재껴서 낳은 남자들이랑 아내랑 놀아난 남자들 보고 '디스 이즈 스파르타!'하면서 배 꼬챙이로 죽였다는 역사가 있긴 한데.
걔넨 알고보면 여자도 사귀고 젊은 남자도 꼬셔서 후장에 박으며 노는 씹게이들인데 소유욕은 있는 모양이다.
'어쨋건, 젊은 남자 후장박는 새끼들도 지 여자 꼬시면 노예건 뭐건 죽여버리는데...위험한 일은 피해야겠어.'
어차피 여자를 꼬시려고 일하는 중이긴 하지만, 위험한 뭔가...그런 느낌은 피해야한다.
그렇게 수업을 몇 개 듣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상이 지속되었다.
"오늘 밤에 시간 비는데 한 번 찾아오지 않을래? 아카데미 생이라며...그냥 나랑 수업 관련되서이야기나 하자..."
마법사로 보이는, 정확히는 여교수로 보이는 여자가 비단으로 된 허벅지와 목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교태로운 자세로 말을 건넨다.
"꽃향기가 나시는게 벌써 봄이 온 줄 알았습니다. 마드모아제."
"꽃향기 제대로 맡으러 내 사무실 좀 들르라니까. 그러지 말고."
"감사합니다."
"감사하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손을 잡아채며 말을 건네는 여성에게, 천천히 부드럽게 소매에 손을 살짝씩 주물거리며 놓은 후 귓가에 바람을 불듯 속삭인다.
"하...씨발. 내가 흔들리니까...더 이상 날 꼬시지 말아줄래?"
갑자기 반말.
그것을 보던 사장은 근엄한 표정으로 끄덕인다.
"이제, 더 이상 내가 가르칠 것은 없다!"
저 사장의 여한이 없다는 표정을 보라.
가게 앞의'립서비스 가능, 2차불가'라는 문구가 바람에 날려 펄럭였다.
멘트가 구리다고?
원래 존나 잘생긴 놈들이 '차가 놀라면 카놀라유'해도 여자들이 빵터져서 미친 듯이 웃기 마련이다.
여자들이 다 찡그리면서 꺼지라는 듯 표정 지었다고?
....우리 인생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