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4.아스테아 아카데미의 노예.-2
다섯의 여성들은 모두 합의를 본 상황이 있다.
아스테아 아카데미.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자신이 새로운 경험을 얻어 발전시킬 수 있는 특수 학교.
"모두 잘 알고 있겠지만, 최현기는 우리들이 가진 능력을 조금씩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성교로 다른 이의 능력을 얻는 이상한 능력은 지금까지 그녀들로서도 듣도 보도 못한 능력.
"역시, 최현기씨는 하늘이 내려주신 성자가 분명합니다."
기도를 올리며 감격에 찬 세린느를 무시하고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은 초반이라서 괜찮지만, 앞으로 이상태가 지속된다면 내력 불일치로 인해 어떻게 되는지는 너희들도 잘 알고 있지?"
하루이틀 내력을 만진 짬이 아닌 그들은 모두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최현기가 정액이 빼낼대로 빼내져서 쓰러져있는 와중, 모두가 심각한 얼굴로 얼굴로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아카데미에 간 이후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내력을 발전시키는걸로 앞길을 정하자고?"
"그래."
자신이 원하는 내력을 배우게 한다.
대상자의 자율권과 함께 시간을 내어줘야하며, 그들끼리 만약 서로가 자신의 내력을 익히게 하기 위해 구속을 하게 될 경우, 다른 이들이 경쟁자들이 연합하여 가해자를 처치한다는 계약.
'스릉.'
모닥불에서 천천히 자신의 단검을 저미는 퍼스티니.
"이건, 여기서 내가 제일 강하지만, 저 아이를 위해 결정한 일이다. 정령력을 내가 억지로 키우게 한다? 앞으로 위그드라실의 이름하에 내 영혼을 거두기로 하지."
엘프의 대모로서 자신의 신과 같은 세계수 위그드라실의 이름의 계약을 팔았다.
목숨을 내놓는다는 엘프의 서약.
"대신, 다른 어떤 요망한 어린 년이 강제로 최현기에게 내력을 익히게 하는 순간."
'쾅!'
모닥불 안에 꼬챙이로 꽂히는 그녀의 단검.
"엘프가 왜, 인간들 사이에서 미친 존재로 불리는지, 그리고어째서 미친 존재임에도 그리고 범죄자들임에도 손놓고 있는건지 잘 알려주겠어. 일평생 쫓기는 신세로 살아봐. 어차피 엘프는 그 순간 자체가 하나의 추억에 지나지 않는 짧은 삶일 뿐이니 누가 더 쫄릴지는 잘 알겠지."
아득하니만치 강한 퍼스티니의 능력.
다른 여성들 또한 성녀, 마녀, 소드마스터 되기 직전의 검사들이었지만 감히 대등할 수 없는 그런 존재였다.
이제 하나하나 쌓아올려 탑을 쌓는 아이들이었다면, 엘프의 느낌은 이미 탑을 쌓고 그 위에 하늘까지 정돈한 그런 규격외의 존재.
지금까지 그 엘프가 이런 어린 년들이더라도 귀찮아서 혹은 재미삼아 봐주고 있었다는 느낌.
'지금이 진심이라는 뜻이지.'
퍼스티니는 이번 만큼은 진심이라는 듯 그녀들을 불러놓고 아카데미에서 할 일을 규정시켜 놓는다.
"그럼 아카데미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알아서들 움직이도록."
모두가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다른 축에 속하는 그녀들은 다른 말로 하자면 대학교에서 다른 과에 들어가는 셈.
그 과의 이름난 교수들도 대가리를 박고 잘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미친 존재들이 대학교에 가고 있다.
능력적으로나 명성적으로 떨어지긴 하지만 엘리스와 레이나 또한 제국의 백작령의 영애라는 입장으로 들어가니 권한에서는 꿀리지 않을 그녀들.
'이제 노예에게 명령이 불가능해졌다면 회유가 남은 셈이지.'
그녀들은 하나의 단체의 최소 수장급인 존재들.
그런 그녀들이 회유라고 한다면 어찌보면 그녀들의 전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퍼스티니가 말한 이 계약의 맥락은 바로 회유.
'회유의 기본은 권력이지.'
친절? 봉사? 착한 자는 회유를 쉽게 하는 줄 아는가?
미친 쌉소리하지 말라고 하라.
착하다고 소문난 유비도 하필 어릴 때 술 거하게 먹고 형동생 하지 않았다면 이미 빤스런 했을 장비, 관우를 보라.
춘추전국시절 동안 병신같은 큰형 한 명 둬서 맨날, 빤스부터 해서 갑옷까지 맨날 군복 바꿔입느라 좆뺑이를 깠다.
제갈공명은 서주대학살 이 후, 조조를 죽을만큼 싫어해서 권력 없는 유비에게 자기가 지랄하면 말 듣는 놈이라서 들어갔을 뿐.
즉, 운빨 좆되지 않는 이상, 착한 것은 리더쉽과 관련이 없는 부분이었다.
결국 나이 때문에 죽었지만 중원통일은 조조의 베이스가 걸쳐져 이뤄진 그의 업적이나 마찬가지.
그가 아니었다면, 수 많은 지 잘난 맛에 살았던 영웅들이 위나라에 모여들지도 않았을 것이며,난세는 평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회유는 조조처럼.
좆대로 산다고 해도 조조는 회유의 대가일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
[적에게빤스런한 유비의 부하인 관우에게 내 포x쉐를 선물하겠네. 중고차이긴 하지만 쓸만하지.]
포로에게 포x쉐 적토마를 선물하는 회유의 대가.
회유를 위해선 적토마같은 큰 선물을 자기 꼴리는대로 선물 줄 수 있을만큼 권력이 필요한 것이다.
관우 같은 부싼 사나이 같이 '한 번 행님은 영원한 행님아이가'하는 놈 제외하면 이미 도원결의한 복숭아 나무 불태워버리고 조조 앞에서 탭댄스 추면서 공중제비 세 바퀴 연달아 돌고 그랜드 절 올리고 있다.
착하니 츄파츕스 주면서 'ㅎㅎ내 똘마니해라'라고 하면 어떤 미친 놈이 올까.
딱 롤x스 시계 손목에 채워주고, 예쁜 여비서들 옆에 끼워주고, 슈퍼카 열쇠 던져주고, 시크쿨컨셉으로 선글라스 한 번 고쳐준 후 자기 외제차 뒷좌석에 타며 말한다.
[연락보낼테니까 내일부터 맞춰 출근해.]
좆간지.
이미 자신의 노예임에도 엘리스와 레이나가 이 협상에 응한 이유.
'제국의 백작가를 너무 무시하는데? 이 촌년들?'
마녀? 할렘가에서 이름먹히는 빌런들의 수좌라고 해도 결국 범죄자들이요.
성녀? 어디 교회 딴따라들이 발을 얹히는가.
엘프? 웃기지도 않는다, 개인 능력 강한 것 외에 이런 자본규모는 있지도 않는 것들.
진정한 회유를 보여주마.
"노예가 아카데미 다닐 때 제일 먼저 필요한게 뭔지 전부 조사하세요."
돈지랄과 함께 회유의 시작이 될 것이다.
"엘리스님께서 보내신 물건들입니다."
최현기가 전문적으로 내력을 익히기 전까지, 만나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허나, 물건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한 마디로 계약의 헛점을 이용하는것.
허름한 노예전용 아카데미 기숙실 남자방에 들어가서 없는 짐을 풀던 최현기에게 다가온 집배원들.
"일단, 엘리스님께서 기숙실 업그레이드를 요청하셔서, 노예 vip 전용실로 이전되시니 따라오시길 바랍니다."
"어...네."
다른 노예들이 '오 신입 왔나?'하면서 낄낄대다가 집배원들과 함께 수 많은 안내원들이 와서 새로운 신참 노예에게 90도 인사를 보여주고 있으니 기가 죽는다.
최현기의 뒤를 따르는 수 많은 짐들과 저열한 노예들이 머무는 공동 기숙실을 지나, 사랑받는 사노비 혹은 노예라도 큰 능력이나 어디 왕국가의 유명한 콜로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 인기 글라디우스 같은 자들이 머무는 최고급 노예 기숙실의 제일 높은 층에 위치한 최현기의 방.
"여기서 지내시면 됩니다."
'오.'
벽이 통 유리에, 거대한 거실.
보석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탁자와 푹신한 가죽 소파.
높은 천장에 샹들리에가 박혀있고, 마법으로 이뤄진 현대와는 다르게 보이지만 편리해보이는 수 많은 마법기구들이 주를 이룬다.
"이것은 필요한 것이 생기시면 언제든 호출할 수 있는 호출전용 마법수신기이며, 이것은 물 온도조절을 할 수 있는 온열기와 냉각기 버튼. 이것은 불을 키고 끌 수 있는 마나램프 연등입니다. 그리고."
설명을 쭉 읊으며 뒤에서는 집배원들이 선물로 내놓은 수 많은 물건들을 쭉 옮겨준다.
'지이이잉!'
버튼을 누르자 한 쪽 벽이 전부 열리며 옷장과 비슷한 것이 나왔고, 그 안에 색깔별로 정장들과 운동복,갑주까지 전시되어 졌다.
"심심할 때 읽으시라고 하신 물건들입니다."
안내원이 강조한 사항.
[마나연공법.]
[마나무기연동법.]
[마나사출법.]
마나와 관련된 수 많은 책자들이 빽빽히 옷장의 옆 벽면의 책을 넣는 찬장에 가득 매워진다.
"........"
"그럼, 지금까지 아카데미 전용 딜리버리 시설이었습니다. 나중에 평가에 좋은 점수 부탁드립니다."
"안녕히...가세요."
얼떨떨한 기분.
아카데미를 처음 와서, 일단 노예 신분으로 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표정을 찌뿌리던 안내원들.
이름과 함께 대충 나이와 사용하는 검, 그리고 노예들이 들을 수 있는 한정된 아주 코딱지만한 수업들과 가능시간을 알려주고 빨리 찍으라고 윽박을 질렀다.
대충 검술과 함께 기초 마나법, 기초 신성력, 기초 정령력, 기초 마기를 선택하니 미친 놈 보듯 바라보는데 '하긴 노예새끼들 뭘 모르고 좋아보이면 다 해볼라 하지, 가끔 이런 미친 애들 있는거지'라고 하며 꺼지라는 듯 기숙실 약도를던져줬다.
시간 맞춰서 앞으로 수업을 받으러 학관을 찾아가라고 말한 후 다음 손님!이라고 외치며 안내원들이 넘어간다.
대놓고 꾸려보이는 차별받는 사람들이 지내는 곳 같은 허름한 기숙실.
'끼익!'
문이 바스라질 듯 꾸진 그런 곳에 들어가, '오 신참인가? 오늘 밤 기대하라고'같은 얼굴로 맞이해주는 노예들.
아마, 그 날 밤 신고식을 치루고 다음날부터 수업을 받는 생활이 되어야 했지만 현재 거대한 vip 노예 기숙실의 최상층의 소파에 앉아 넓은 아카데미의 전망을 통유리 벽으로 구경하게 되었다.
마법인지 옆에서는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이게 바로 돈지랄하는 이유'라는 듯 'today pic'이라며 매일 바꿔주는 듯 바뀌는 와인의 종류가 탁자 위에 놓여져 있다.
"마셔도 되나?"
혼잣말.
일단 와인을 꺼내들어 잔에 담근 후, 맛을 음미해본다.
'아.'
이게 노예란다.
'인생이 이제 피려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며, 다음 날 수업을 기대하며 소파에서 잠을 청한다.
오늘은 은근히 피곤하기에 침대에 가지 않고 클래식을 들으며 그대로 눈이 스르르 감겨 잠을 청하는 그였다.
.
"반갑다! 이 병신 좆뺑이 신참 이쑤시개들아!"
차렷자세로 나열되어 있는 학생들을 죽일듯이 바라보는 이글아이 교관 아니면 교수.
'흠, 대가리가 까진 것을 보아하니 교수가 확실해 보이긴 하는데.'
이글아이머리 벗겨진 그러면서 근육이 불긋불긋해 보이는 교관이 뒷짐을 지며 아침 수업을 시작하는 삶.
'뭔가 이상한데.'
"자, 내 수업은 간단하다. 오늘 꺼질지 아니면 몇달을 죽어라 담금질 당해 죽어서 나가거나, 강해져서 나가는 것. 셋 중 하나를 10초안에 선택한다! 10!"
대학교는 원래 이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