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화 〉4.아스테아 아카데미의 노예.-1 (22/86)



〈 22화 〉4.아스테아 아카데미의 노예.-1

아스테아 아카데미.


무슨 아카데미물이라고 한다면, 응당 있는 귀족들끼리 모여서 하하호호 앞으로 잘 살아보세, 뭐 교류나 하고 사세 같은 평범한 클리셰가 가득한 그런 아카데미로 생각할 수 있다.

성인들의 아카데미.

즉,대학교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현실에서도 대학교는 못 갔었는데.'

지금 엘리스의 노예가 되어 대학교 문을 밟는 것이다.

다음 날 삼각김밥 먹을 돈이 없어서, 라면 스프 조금 핥으며 허기를 채우던 그가 대학교를 갈 형편은  되지 않은가?

고아원에서 쫓겨난 이유가 미성년자라서 아르바이트에서 사기를 먹고 쫓겨나 생활비를 못 냈기 때문.


성인이 되기 전까지 겨우겨우 구한 아르바이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 노예생활도 못하고 거지가 되서 어디 한강 아랫쯤에 아사자 혹은 노숙자가 되었을 것이다.



'대학교라.'



자기가 알아서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고, 자신이 알아서 해결한다.


성인으로서, 남들이 정해주지 않는 시간표와 일정.


'진짜 대학교잖아.'


자신이 알고 있던 대학교에 대한 정보와 비슷하다.


'전생자들  누군가가 만든건가.'


알 수는 없지만, 뭐 대부분 이제 이세계로 오는 이계인들은 전부 노예가 된다고 하니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부러운 새끼였다.




'옛날에는 분명 노예가 아니라 일반인으로 들어와 던전 돌면서 하하호호 하고 다니고, 여기에다가도 대학교를 만들어볼까? 하하 재밌겠다 이러면서 아카데미를 만들었겠지.'


성인 아카데미는 다른 말로 한다면 돈 먹는 귀신이라고 할 수 있다.


쓸만한 교수도 초빙해야 하고, 매번 신입생들을 받아 등록금을 무지막지하게처먹어야 한다.


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의 수준 또한 일부러 기사작위를 쉽게 받기 위해 들어오는 무력가들도 있기에, 교수들도쩔쩔 매는 그런 사람들도 꽤나 있는 모양.



용병들 중 이름을 날리는 그런 소드 익스퍼드 최상급 유저가 들어와서 아카데미에서 소드 익스퍼드 초입인 교수를 아작낸 사건 이후, 교수들 중 줄줄히 그만둬서 곤란한 적이 있다고 했지.



'진짜 좆밥이네.'



아무리 수준이 다르다고 해도, 교수가 흥분해서 학생과 일기토 벌여 박살이 났단다.


학교 수준이 얼마나 개판인지는 보지 않아도 훤한 수준.


어쨋건 그런 아카데미에서 이름을 날린 마법사들은 원하는 마탑에 스카웃을 당할 기회도 주어지고, 기사지망생들은 제국이나 왕국을 넘어 평화조약연합에서 내려주는 어딜가서도 기사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이 수여된다고 한다.

특성이강한 성직자들이나 정령술사 등등 또한 연구원이나 교수 차원에서 상시모집을 하는데, 애초에 신성력이나 정령력 자체가 가르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영역이라서, 이름만 있는 실정.



"그러니, 우린 연구원 신분으로 입학하는거지."




퍼스티니가 엘리스와 레이나와는 급이 다르다는 듯 이야기를 한다.




"저 또한 마녀라서 그 따위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오히려 제가 가르쳐야할 판인걸요."


아렐리오르의 끝없는 자신감.

근데 좀 있어보이긴한다.


마녀라고 하면, 이 세계에서는 10인의 마녀라고 해서 마기를 다루는 존재들  최상위 존재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현재 타르곤 제국에는 알려진 마녀만 세 명.

불연꽃의 마녀, 서리의 마녀, 환희의 마녀.

아렐리오르는 그 중, 환희의 마녀라고 한다.


정신계 마법의일종으로 그  학문계에서 대가라고 하는데, 흠, 뭘 알아야 수긍이라도 하고 그러지.


일단 리치라는 언데드 몬스터와 동급혹은 상위의 실력을 가졌으며 마녀들의 목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은 존재,  언라이프 킹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뱀파이어같은 피를 마셔야 살 수 있는 존재도 아니고,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리치도 아니다.


그저 영생.
그 영생의 존재를 만들기 위해서 호문쿨루스인가 복제인간도 만들고 연금술도 손대고 있다는데 아,  열심히 하십니다 하는 생각으로 대충 넘겼었다.

어쨋건 환희의 마녀가 아카데미에 들어가는 즉시, 일단 발을 햝고 들어오는 마탑 교수들로 인해 귀찮아질 것이 많아진다고 투덜거리는 아렐리오르.

교단과 사이가 어쨋건, 그녀는 영생 부분과 마법 부분에서는 리치와 비슷한 수준을 지녔으니 마법사들 입장에서는 나쁜 천재? 매드사이언티스트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긴, 성격이 어쨋건 잘나가는 사람은 어딜가던 잘나가기 마련이다.


꼬우면 공부하시던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헤론느 교단은 아카데미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아마 저는 보건실에 배속될거 같네요."

어떤 아카데미에서 다쳤을 때 보건 선생으로 성녀를 쓸까.

한 교단에 하나 뿐이라는 성녀.

교단의 목적은 대부분 성녀를 보위하며, 성자라는 메시아를 양성해 내는 것에 있다.


양성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대부분 운명으로 인해 다가온 성녀가 보필하는 뭔 홀리 나이트? 다른 말로 성자? 그렇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남 일.


뭔 이런 이야기들을 펠라치오를 하면서 설명해주는데, 흠 아아 여신님 이러면서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설명해주지 말면 좋겠다.


그 다음은 자신들의 교단의 뭔 교리같은걸 설명해주니 머리가 아파져서 패스.

"난 그냥 너랑 존나 떡치려고 움직이는건데?"



아무 목적도 없는 퍼스티니.

뭔 엘프의 운명이나 그런 것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약탈과 욕망.


순수해서 오히려 나쁘지 않다는 느낌일까.

어쨋건 이젠 그녀와 있다보면 목이 칼칼하다 싶으면그녀의 모유를 마시는 수준까지 왔다.

사실 모유 좀 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목이 좀 마르다 싶으면 귀신같이 알아서   옷깃을 걷고 젖을 물려주는데 어찌 아냐고 물으니 다 아는 수가 있단다.

흠, 이유는 모르지만 일단 그녀의 모유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타르곤 제국의 라인리히 백작가의 영애와 동료분들 입관이십니다!"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경비병.

그와 동시에 수 많은 군사들이 나열하며 예를 갖춘다.

이래놓고는 뭐? 귀족들이나 자유민이나 심지어 노예도 차별없이 배우고 대우를 한다고?

차별이 없으면 귀족들이 뭔 메리트로 아카데미에 오고 비싼 등록금을 내겠나.


자유민이나 노예들은 차별을 대놓고 받지만, 아카데미에서 오고 내 인생 달라졌다 식으로 성공한 성공신화 자유민, 혹은 노예들을 대놓고 선전하니 너희들도 그렇게  수 있다! 노력! 또 노오오력을 해라! 같은 방식으로 주입식 교육을 하니, 잘 될  밖에 없다는 엘리스의 의견.

"아이고, 오셨습니까. 엘리스님. 모쪼록 아카데미는 라힌리히 백작가를 환영하는 바입니다!"


토실토실한,  노예 조련사같은 변태성 얼굴의 남자가 치렁치렁하게 보석을 박은 채 손을 싹싹 비비며 그녀를 맞이한다.



"기사작위가 필요해서 말이다."
"하아! 그러시군요! 전에 세론 아카데미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국제 기사생도 자격증까지취득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큼흠! 그곳에서 있던 시비들은 전혀 엘리스님의 커리어에 문제 될 것이 없다만, 혹여 아카데미 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시 기사 자격증의 발급이 조금..."



바로 문제 일으키지 말라고 말을 박는 것을 보니, 전 아카데미에서 했던 사고가 이쪽 관리인에게 인계가 된 모양.


'하긴, 남자 셋 불알을 짤랐다는데.'

그 정도면 문제가 될 법도 하다.




"내가일으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아,아닙니다! 어찌 위대한 라인리히 백작가의 영애님께서 하시는 일이 문제이겠습니까! 하지만, 아카데미 내에서 있었던 일은 거짓없이 국제 기사판결회에 보내야 하기에...그...사람들이 기사의 절제에서 감점을 줄 수 있기도 하고..."
"그런 것은 신경쓰지 말거라. 어차피 기사의 제일 중요한 요인은 실력이니까."
"그,그렇죠! 어쨋건 수업을 배우지 않으셔도, 아,아니! 배우시면 도움이 될 수업들도 많을 것입니다! 편히 즐기러 왔다 생각하시고 수업 몇 개만 받으신다면 아카데미측에서 바로 기사 자격증을 납부시킬  있습니다!"
"그런가?"
"예! 국제 기사판결회 또한 실력위주로 채용하는 추세니까요. 굳이 몬스터들을 사냥하는 것 따위로 기사의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실리에도 맞지 않으며 꽤나 큰 전력낭비이니, 엘리스님과 그 기사 생도라고 하신 레이나님께서는 수업만 조금 즐겨주시면 바로 기사 자격증을 납입 받으실  있습니다."

분명 국제 기사 자격증은 엄청나게 까다로운 자격증이라고 했다.


몬스터들을 수 없이 잡아야 하는 업적 달성과 함께, 소드 익스퍼드라는 조건.


그리고 승마기술 체점과 갑주를 입고 얼마나 뛸 수 있는지 등등.

문학과 시집에도 능통해야 하고, 현대예티켓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도 체점 요인에 들어간다.


허나, 그런 것들을  넘는 것이 존재한다.

빽.

라인리히 백작가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그리고 최소 조건인 소드 익스퍼드란 이유로 엘리스와 레이나는 바로 기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금수저들인 것이다.



'이래서 금수저들은.'

아무 짓도 안해도 대학교에서 누구누구 따님이라고 a받고 졸업하는 것들.

현대사회도 아니고 이세계에서는 이 백작가라는 사실에 그냥 기사자격증을 자기들이 만들어서 준다고 한다.


그냥 대학교를 즐길 수 있을 수준.

"아, 그리고 전달해준 것처럼."
"아, 예! 아카데미에 전속 사노예를 입학시키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



엘리스, 대 백작가의 위엄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연신 손을 싹싹 비비는 관리자는 더욱 손이 불이 날 정도로 비비며 고개를 숙인다.



"아, 저흰 항상 재능이 있는 분들을 상시 모집중에 있습니다. 노예라도! 앞으로 백작가를 빛낼 분이 된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이지요."

거액의 등록금만 있다면 말이다.

관리자의 입가는 찢어질 듯 올라갔다.

엘리스, 레이나, 그리고 사노예 셋만 해도 등록금을 얻을 수 있다.


허나,  정도로 관리자가 나올 일은 없다.


허나.

"환희의 마녀! 아렐리오르 님이십니다!"
"헤론느 교단의 성녀! 세린느 님이십니다!"
"자연의 불멸자! 엘프! 쿠사린느 대숲속의 대모! 퍼스티니 님입니다!"

셋이 발을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아카데미에 존재하는 마탑, 교단의 성직자들, 정령력 혹은 자연의 힘을 다루는 자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우아아악! 밀지마라!"
"저기 봐! 진짜 왔어!"
"마녀다! 마녀!"
"잠깐 내가 먼저야!"


달려드는 그들을 먼저 예를 갖추며 서 있었던 경비들이 달려들어 막아낸다.


귀족이라는 큰 힘이 아닌, 자신들이 갖춘 힘.

그렇기에 그녀들은 당당히 걸음을 걸어 아카데미의 앞으로 걸어나간다.


"나중에 뵙죠."

웃으며 세린느가 성직자들과 성기사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와중, 사이를 걷기 시작했다.



"흥, 힐싸개 주제에."

아렐리오르 또한 마법사들의 존중을 받으며걸음을 걷는다.



"에휴, 지랄 똥 싼다."

퍼스티니 또한 정령력을 다루는 인간 혹은 엘프들과 이종족 사이를 걷고 있다.



"흠."
"자, 이리로 오시죠 두 분은."


엘리스와 레이나 또한 관리자의 안내를 받으며 수업을 듣기 위해 이동한다.



"자, 너는 이걸 받고 다음 배치를 받으면 된다."
"네? 저 따로 움직이나요?"
"뭐, 부모님이라도 같이 다니는건  알았나?"


관리자는 고사하고 행정업무를 보는 말단 직원이 다가와 던져준 종이.


종이의 내용에는 어떤 곳으로 가라는 약도와 함께, 노예 전용으로 배속받는 그림들이 잔뜩 있었다.



"흠."

어쨋건 처음 있는 대학교 라이프.

얼떨떨하긴 하지만, 배낭 대신 츠바인핸더를 고쳐매고, 허리에 봇짐도 허리띠를 조여  싸맨다.



'촌놈 같으려나.'




천천히 약도를 보며 걷기 시작한 최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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